물병과 사자 :: 브라질 아이스크림
2020. 6. 15. 19:21 일상 이야기

혹시 브라질 아이스크림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내가 중학교 다닐 때 근처의 먹자 골목에는 브라질 아이스크림이라는 것을 팔았다. 기계 아래 쪽에 콘을 대고 있으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 소복이 쌓이는 것이었다. 흔히 알고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는 조직이 단단하지만 한입 베어물면 부드러운 식감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왜 브라질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파는 이나 사먹는 사람이나 다 브라질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렀다. 난 브라질에 가보질 못해서 정말 브라질에서 그런 아이스크림을 파는지 알길이 없다.    

매일 같이 들르기엔 집에 가는 길에서 약간 벗어나서 거기 들렀다 집에 가기엔  좀 멀기도 했고, 용돈도 모자라고 해서, 주말에만 단짝 친구와 함께 그 브라질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서 들고 수다를 떨면서 집에 오곤 했다.  한동안 친구와의 주말의 의식이었고, 거기서 이번엔 무슨 맛을 먹을까 이야기하면서 가서 수다를 떨면서 꺄르르꺄르르 그렇게 집으로 향했다.

크면서 까맣게 잊고 있다가 전에 갑자기 그 추억이 생각이 나긴 했는데, 그때엔 그 아이스크림의 이름이 '브라질 아이스크림'이라는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건 바로!

 

하루종일 아이스크림을 짜내는 통에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혼났다. 네이버의 첫화면엔 '아이스크림 첫 대량생산'을 기념하면서 각양각색의 아이스크림이 끝없이 슈루룩 슈루룩~

네이버 덕분이다. 하루종일 네이버 창을 열기만 하면 끊임없이 소로록소로록 그때 처럼 아이스크림이 콘에 담기는 모습을 보다보니 그 이름이 생각이 났다. 아~ '브라질 아이스크림!' 네이버의 영상처럼 꽤 다양한 맛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편의점만 가도 하겐다즈도 있고, 골라먹는 맛이 있는 31가지 아이스크림을 파는 베스킨 라빈스도 있고, 우유맛이 진한 폴바셋의 아이스크림도 있고, 현대 백화점 매장의 백미당도 있고... 모르긴 몰라도 예전의 브라질 아이스크림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많고도 많다. 하지만 그 독특한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주말의 여유와 친한 친구와의 그닥 영양가 없지만 마냥 즐거운 수다. 그런것이 있어서 브라질 아이스크림의 맛은 내 기억 속에서 특별하다.  요새는 파는데가 없으려나? 브라질 아이스크림. 아울러 브라질에 정말 있는지도 새삼 궁금하다. 브라질 아이스크림. 

지식IN에서 찾았다. 브라질 아이스크림의 이미지! 놀랐다. 나만 기억하는게 아니라 이 아이스크림 파는데를 찾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https://kin.naver.com/qna/detail.nhn?d1id=8&dirId=8020203&docId=31646777

글을 적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있다! 지식IN에! 누가 나같은 추억을 갖고 계셨던 건지 질문을 올리셨고, 어떤 분이 친절하게 이미지까지 올려주셨다. 그래그래 바로 그거! 놀라운 인터넷의 시대이다. 사진으로도 느껴지는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이다. 엄청 반갑네!  

언젠가 '브라질 아이스크림'의 유래도 알게되면 좋겠다.  

아, 첨언하자면, 네이버가 저런 GIF 이미지를 올린건 오늘이 아이스크림 대량생산을 시작하게 된 날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생각한 대량생산된 한국의 아이스크림 중 갑은 뭐니뭐니해도 '투게더'고 콘으로 된 아이스크림은 '브라보'다. (너무 옛날 사람인가?)  최근  빙그레와 해태가 합병을 해서 투게더와 브라보가 한 회사에 나오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미국 사람의 아이스크림 사랑도 유별나서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 섹션은 무척이나 크고, 자기 이름 내걸고 특별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내는 가게도 많다. 하지만, 역시 내 최애 아이스크림 순위는 쉽사리 바뀔것 같지는 않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