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2주간 일기 - 전시관람 다음 전시관람 그리고 특강 다음 특강~

잠자는 집시 2023. 2. 25. 10:50

또 다시 2주가 흘렀다. 원래는 주간일기를 계속 쓰려고 했는데...

작년 말에는 계속 아팠다가 년 초부터는 아파서 못했던 일 한다고도 바쁘고 새로운 일정이 많아서도 바쁘다. 아직도 2023년 계획은 수립 못한 상태. 아침저녁으로는 조금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영락없는 봄 날씨 같던데, 이러다가 화창한 봄이 올 때까지 거창한 계획은 못세우고 지나갈수도!

하지만, 일은 착착 진행되어가고 있는 편.

2주전에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겨울학기 수업이 순차적으로 종강을 하고 수강생분들에게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나의 사랑과 존경이 담긴 수료증의 수료식도 완료했다.

계속 미뤄오던 프로젝트 하나가 있었는데 올해에는 어떻게든 진행시키자며 담당자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의기를 투합하기도 했다.

이집트 미라전과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 소개 특강 시리즈도 진행하고 있다. 특강 준비하면서 내가 제일 신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심도 있게 각 분야를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신나는 시간이다. 특강 준비를 위해서도 그렇고, 전시 종료가 임박한 전시들도 꽤 있어서 전시 관람도 부지런히 다녔다. 그렇게 2주를 보내다보니 여느때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충실하게 보냈다는 보람이 생긴 나날이었다.

올해엔 큰 전시가 차례로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바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작년부터 시작하긴 했고 이미 전시 소개 특강을 진행했던 함부르크 600년전과 이집트 미라전, 그리고 전시 소개 특강이 진행 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 전시가 이제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전시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3월 말에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와 피카소 전시가, 4월에는 에드워드 호퍼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피카소 전-마이아트뮤지엄.3/23~5/12

데이비드 호크니 & 브티시 팝 Swinging London-DDP. 3/23~7/2

에드워드 호퍼 - 서울시립.서소문. 4/20~8/20 ​

 

그리고 커피 맛에 진심인 사람으로서 하나 덧붙이자면,

서울커피엑스포-코엑스(4/5~4/8)

 

세부적인 정보는 하나씩 포스팅하려고 하는데,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 정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봐서 일정에 차질이 온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래도 계획이 발표된 이상 진행되리라 기억하고 구체적인 전시 정보가 언제 나오나 귀를 쫑긋하고 기다리고 있다.

나중에 한국 미술계에 대한 역사를 기술한다면 2023년은 한국에서 중요한 전시가 많이 열린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이러한 전시들이 열리는 자체도 신나지만, 이러한 전시들을 기왕이면 보다 즐겁고 유익하게 감상할 수 있는 특강들을 준비하고 제공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다. 앞으로 특강 진행도 잘 되었으면 하고, 3-4월에 열릴 전시에 대한 특강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건 계획과는 관계없고 여행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된 이야기.

저번 주엔 전시를 관람하고 갤러리아 고메이 494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거기는 언제나 사람이 많아서 테이블을 함께 사용해야 할 때가 많은데, 그 날도 어김없이 그랬다. 4인석에 혼자 앉아서 식사하는 분께 양해를 구하고 내가 식사를 하는 사이 그 분은 식사를 마치고 떠나시고, 그 자리에 어떤 여자분이 웃으면서 내 맞은 편에 앉아도 되겠냐고 해서 흔쾌히 그러시라 그랬다.

여느 때 같으면 낯 모르는 이와 식사를 하게 되면 좀 어색하니까 밥그릇만 바라보면서 조용히 식사만 했을텐데 그날은 멋진 전시를 보고 난 후라서 나도 좀 업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맞은편 그녀와 우연히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분은 혼자 부산에서 서울로 여행 온 분이었다. 한달에 한번 씩은 그런 식으로 여행한다면서 그 식사가 끝나면 부산행 기차를 타러 가실거라 그랬다. 서울 와서 머리 자르고 어디 구경갔다가 갤러리아 지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는 다시 귀향하시는거다.

여행이라 그러면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여행을 꿈꾸면서도 쉽사리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나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도 훌쩍 부산가서 바다 보고 근처 백화점 지하 식당에서 밥먹고 동래 온천에서 사우나 하고 올라오고 싶어졌다.

저번주에는 친구가 홋카이도 여행가서 계속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는데, 찍어보내는 사진마다 오겡키데스까 영화의 주인공같이 청순 순수 막 이랬다. 친구말로는 눈이 하도 많이 와서 차 안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지만 사진을 보니 또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0258614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