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타고 올라가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가벼운 맘으로 들렀는데, 규모가 엄청나다. 마치 날잡아서 성수동 팝업 다 돌아보는 것보다 더 큰 규모라는 느낌이다. 화장품 똑 떨어져서 구입하려고 생각하신 분들, 현대백화점 목동점 근처 계시거나 방문 계획 있으신 분들 2월 27일까지라고 하니까 한번 둘러보세요~
비클린 뷰티 위크 팝업 현대백화점 목동점 2025.2.14 (금)~2.27 (목)
행사기간은 발렌타인데이에 시작해서 27일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다. 모르긴 몰라도 현대백화점의 비클린 매장이 잇는 곳은 다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가 둘러본 결과 목동점의 규모가 가장 크다. 그리고 지금 내가 리뷰하는 것이 현대백화점 목동점.
현대백화점 '비클린(Be CLEAN)'은 친환경·클린 뷰티 브랜드를 선별해 제공하는 전문 스토어임을 내세운 매장이다.일종의 화장품 편집샵이라고나 할까? 비클린 자체가 브랜드는 아니고 여러가지 브랜드가 들어가 있는 곳이다. 여기 입점한 브랜드들은 자연 유래 성분, 동물 실험 배제, 친환경 패키지를 갖춘 제품을 엄선해 판매한다. 비클린은 2021년 더현대 서울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현재 전국 주요 지점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팝업스토어, 단독 콜라보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온라인에서도 구매 가능하다고 한다.
K-뷰티의 위상인가?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가 정말 많았다. 예전엔 해외 화장품 브랜드가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다 한국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다들 자신의 브랜드가 돋보이게 패키징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 디자인도 엄청 많이 발전한 듯하다.
나에게 발렌타인데이 💝는 할인가로 초콜릿 사는 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좋을 때를 보내고 있을 전국의 연인들을 위한 정보.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진행하는 발렌타인데이 맞이 팝업 소개. 행사는 발렌타인데이 당일인 이번 주 금요일 2월14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소중한 나의 그분에게 줄 선물을 아직 마련못했다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으로 고고! (다른 백화점 다른 지점에도 행사는 많을테니까 가까운데로 가십사!)
사진 위주로 올릴테니 각 점에서 진행되는 초콜릿 브랜드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이번 학기 수업에는 새롭게 아트 컬렉팅과 아트 페어, 그리고 방문할만한 갤러리 소개 등 생활밀착형 내용도 포함해서 미술사 강의를 구성했다. 나로서도 배워가는 영역이라 수업 준비할 것이 많긴 했지만 재미있게 수업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아트 컬렉팅에 대해서 조사를 하다가 갤러리 K 사태 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끔 그런 식으로 비지니스 한다는 곳이 있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내심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그런 사기인줄은 몰랐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시청했는데, 얼마전 추적 60분에서 이 사건에 대해서 다뤘다. (아래 링크 참조 요망) 방송과 기사를 참고한 갤러리 K의 사기 사건의 전모는 아래와 같다.
갤러리K는 2017년 설립된 미술품 투자 업체로, 투자자들에게 연 7~9%의 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미술 작품을 판매하여 자금을 모집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모객을 통해 판매한 이 작품들을 갤러리K에서 다시 맡아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랜트를 해서 그 이익금을 작품의 주인들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을 한다. 게다가 3년 후에 작품의 소유주가 이 작품을 되팔기를 원한다면 그 작업도 수행해주고, 만약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면 갤러리K가 작품을 되사겠다는 약속까지 한다. 한마디로 원금보장이 되는 투자라는 이야기다. 처음엔 긴가민가 했던 투자자/작품 구매자들은 최초 몇 회 렌트비가 입금되는 것을 보고는 회사운용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되고 투자금을 늘려가는 수순을 따르게 된다.
(이건 소장품으로 가득찬 거실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달리가 그려준 그림)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폰지 사기 의혹이 제기되었다. (말을 부드럽게 해서 '의혹'이지 어디서 어떻게 봐도 폰지 사기인 것같다.) 피해 규모는 약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자 수는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갤러리K의 김정필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갤러리K 관련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송치하였으며, 현재 김 대표의 신병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금 생각해보면 몇 년전부터 '아트테크'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이 단어를 만들어 유행시킨 것도 이들이 아닐까 싶기까지 하다.
나로서는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미술 작품은 언제나 감상의 대상 아니면 연구의 대상이어왔다. 한국에 돌아온 후로 아트페어나 미술 갤러리에 다니면서 미술 작품이 거래의 대상이 되는 현장을 접하면서 새로운 관심도 생겼고 그 과정이 흥미롭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흐름 없이 예술 작품이 창조될 수 없으므로 건전한 자본이 미술 시장에 유입된다면 예술의 활성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따라서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 사건의 내막을 모를 때엔 사람들이 예술 시장에 관심을 많이 갖게 시작하는 것이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갤러리K 사건을 보고 내 생각이 너무 나이브했었음을 통감했다. 추적60분 방송을 보아하니, 우리나라 같이 성숙하지 못한 미술시장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반이 부실한지 알 수 있었다. 갤러리K는 미대를 나온 연예인이나 화가로도 활동하는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대기업과의 협업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야기한 것은 물론이다. (추적60분에서는 언급이 없었지만, 내 기억에는 언론에서도 '아트테크'를 떠들면서 힙하고 새로운 투자방법이라고 앞다투어 소개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며, 미술계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어떤 식으로 어디에서 보상을 받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사기 사건의 간접적이지만 더 치명적 타격을 입은 쪽은 이곳에서 작품을 거래한 작가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쪼록 슬기롭게 문제 타결을 해서 창작활동을 잘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술품 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함께, 관련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느꼈다. 갤러리K 사기 사전으로 인해서 미술품 투자 시장의 신뢰성에 엄청나게 큰 타격을 주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미술 투자 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되어야한다. 호당 가격 제도나 미술협회에서 가격을 정해주는 식의 제도도 부적절해보였다.
화가 나는 것은 이번에 갤러리K 사기를 주도한 김정필 대표라는 사람이 실은 6년전에 유사한 사기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부책임자였고, 당시 총책임자가 도피해버려서 수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김정필이라는 사람이 체포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FMI 글로벌이라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유령회사를 운영했는데, 이 FMI 글로벌은 2018년 외환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집했다고 한다. 당시 대표 배 모 씨는 투자금 약 400억 원을 모은 후 2018년 3월 잠적하였고, 확인된 피해자만 1,0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사기 방식을 보면 이번 갤러리K 수법과 유사하다. FMI 글로벌은 투자자들에게 연 10% 이상의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하였으나, 이는 실제 투자 없이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 수법이었다. 이 회사의 부사장이었던 이가 바로 갤러리K를 설립하여 유사한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장본인인 것이다. 당시 검찰은 주범인 배 씨의 소재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를 중지하였고, 김 씨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추적60분에서 투자자 중 한명이 갤러리K 대표가 잠적하기 직전 통화했을 때, 자신이 위법한 적은 없다고 당당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그는 없어지고 갤러리K는 사라졌다. 새삼 초기 수사의 미흡함이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FMI 글로벌 사기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었다면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미술사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하는 블로그라서 내 블친님들도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기에 조심하시라는 의도로 글을 올린다. 관련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시급한데 과연 얼마나 빨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각자가 조심해야하는 수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해 본 대책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애초에 투자자들에게 비현실적으로 좋은 (too good to be true)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투자 상품은 일단 의심하고 봐야한다.
2. 투자하기 전에 투자하려는 상품 (여기서는 미술 작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어야한다.
3. 미술 작품을 구매하려면 투자 목적보다는 일단 내가 너무 사랑해서 곁에 두고 싶어서가 첫째 목적이 되어야한다.
4. 작가와 갤러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한다.
5. 유명인들이 안내한다고 함부로 신뢰감을 높이지 말자. 그들이 해당 상품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무엇보다 그들이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6. 환금성의 측면에서 미술 작품은 절대 좋은 투자가 아니다.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
이 밖에도 본격적으로 미술 작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고려해야할 부분이 더 많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만이라도 명심하고 이런 악랄한 사기에 걸려드는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
참고로 예전에 개인 컬렉터로 피카소 작품을 수집해왔던 간츠 부부에 대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런 류의 수집과 투자 (?)가 쉽지는 않겠지만 모범 사례로 알아두는 것은 좋을 것 같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 아트 테크의 한 방법 - 피카소의 작품을 수집한 간츠 부부 (Victor and Sally Ganz)
그렇다면 미술사 안에서 뱀은 어떻게 표현되어 왔었고 어떠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각 문명에서 뱀은 각각 독특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주요 작품들을 통해 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동양의 뱀의 이미지
동양미술에서 뱀은 양가적인 상징을 지닌다. 뱀이 허물을 벗는 모습은 죽음과 재생, 영생을 상징하는데, 이로써 재생과 불멸을 나타낸다. 또한 이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지속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뱀은 용이 되기 전단계로 해석될 경우 긍정적인 의미로 묘사된다. 옛날 얘기에서 커다란 구렁이는 집을 지키는 수호신으로도 등장하기도 한다.
한국 고구려 벽화의 '현무'에서 뱀과 거북이 결합된 모습은 자연의 조화와 방위를 상징하며, 수호적 의미를 지녀왔다.
수호와 재생의 상징: 불교에서는 뱀이 부처를 보호하는 역할
지혜의 상징: 힌두교의 비슈누 신은 지혜로운 큰 뱀 '아난타'의 몸에서 잠자는 모습으로 그려짐.
신성한 존재: 중국에서는 청룡이 되지 못한 신령스러운 뱀을 청망(靑蟒) 또는 청사(靑巳)라고 부름.
이번에 찾아보니 동양의 예술 작품 속에서 뱀이 그림 속에 나타난 경우는 12지신을 표현하거나 현무도와 같이 신화적 동물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대 한국 작가 중 천경자의 작품 속 뱀들은 여성의 내면과 억압, 욕망, 그리고 강렬한 생명력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https://news.cpbc.co.kr/article/1112784
서양의 뱀 이미지
서양에서 뱀은 양면적인 의미를 가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뱀이 악과 유혹의 상징으로 부정적 의미를 가진다. 이에 반해,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는 뱀이 똬리를 틀고 있어, 치유를 상징한다.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는 뱀 머리카락을 가진 무서운 존재로 묘사되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뱀 모양의 팔찌가 보호의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
1. 기독교에서의 유혹과 죄악의 상징: 에덴동산의 뱀
기독교 미술에서 뱀은 대개 유혹과 원죄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뱀은 성경 속 에덴동산 이야기에서 가장 유명한 상징으로 등장한다. 아담과 이브를 유혹한 뱀은 죄악과 타락의 상징으로 묘사되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묘사된 뱀은 여성의 모습을 한 이교도적 뱀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인간의 욕망과 유혹을 시각적으로 강화한다. 반면 루카스 크라나흐의 <아담과 이브>에서는 뱀이 황금빛으로 묘사되어 이브의 손길과 얽히며 유혹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뱀은 인간의 욕망과 죄의 근원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상징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 '원죄와 에덴동산에서의 추방' (1508-1512)
Lucas Cranach the Elder (1472-1553), Adam and Eve (1526) oil on maple wood and on panel ; 117.1 x 80.8 cm, Courtauld Gallery
2.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의 다양한 이미지
2-1. 우로보로스 - 순환, 재생, 영원성
우로보로스(Ouroboros)는 꼬리를 물고 둥글게 몸을 말고 있는 뱀이나 용으로, 고대부터 여러 문화권에서 사용된 상징적 이미지다. 가장 핵심적인 상징은 끝과 시작이 없는 순환이다.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은 끝이 곧 새로운 시작임을 보여주면서 자연의 순환(생명, 죽음, 재생)을 상징하며, 우주적 시간의 무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고대 사람들은 뱀이 허물을 벗는 모습을 보고, 뱀을 죽음과 부활의 상징으로 여긴데서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 태양의 신 라를 상징하는 그림에 등장하며, 우주의 순환을 의미.
그리스 철학과 연금술: 플라톤과 연금술사들에게는 우주의 영혼(Anima Mundi)와 연결되어,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을 상징.
노르드 신화: 미드가르드 뱀(요르문간드)은 바다를 둘러싸고 스스로 꼬리를 무는 모습으로, 세계의 순환과 멸망을 상징.
동양의 사상: 음양의 순환이나 윤회 사상과도 상통하는 맥락
현대 심리학: 자기 성찰과 개인의 통합을 상징. 칼 융의 경우, 우르보로스를 '자기 (self)'의 이미지로 보며, 인간 내면의 재생과 성숙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으로 해석했다. 이처럼 우르보로스는 고대부터 현대까지도 철학적, 영적, 심리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2-2. 치유와 재생의 상징: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그리스 신화에서 뱀은 치유와 생명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의료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 감긴 뱀은 치유와 재생의 상징으로 오늘날에도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의약 길드 문장에서도 뱀은 중요한 도상적 요소로 등장한다. 이는 뱀이 주기적으로 허물을 벗는 과정을 생명의 재생과 연결 지었던 고대의 시각을 반영한다.
2-3. 헤르메스의 지팡이 카두세우스 - 조화와 균형, 중재
그리스 신화의 에르메스는 카두세우스를 늘 지니고 다닌다. 카두세우스는 두 마리 뱀이 지팡이를 중심으로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는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에르메스는 신들 간의 전령 역할을 했고, 갈등을 중재하거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 전해지는 말로는 헤르메스가 길을 가다가 뱀 두마리가 싸우는 것을 보고 지팡이를 사이에 넣어 중재하면서 탄생했다고 한다. 뱀 두 마리가 서로 싸우지 않고 조화롭게 얽혀 있는 모습은 이러한 조정과 화해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2-4. 기타 - 그리스 신화 속의 뱀
베르니니의 '메두사' (1630)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뱀으로 이루어진 고르곤으로, 그녀를 바라본 자는 모두 돌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베르니니는 이 신화적 존재를 극적인 표정과 함께 사실적으로 조각했다.
트로이의 사제 라오콘은 트로이의 목마를 공격했다는 것으로 신의 노여움을 사서 그 자신과 그의 아들들이 거대한 뱀들에게 목숨을 잃는다. 헬레니즘 시대의 대표적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아래의 순간은 라오콘 일가의 비극적인 순간을 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 뱀은 신들의 징벌을 상징한다.
Laocoön and His Sons (Laocoön) (27 AD) marble ; 242 cm, Pio-Clementino museum
3. 근현대 미술의 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 뱀은 유혹과 죽음이라는 상징성을 뛰어넘어 더 섬세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변화했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뱀은 같은 신화적 장면을 묘사하는 작품 속에서도 인간의 탐미적 세계와 결합하여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시기의 뱀은 심리적 불안과 동시에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초현실적 존재로 여겨졌다.
앙리 루소의 '뱀을 길들이는 여인' (1907)
이 작품은 밀림을 배경으로 한 루소의 독특한 상상력과 상징주의적 해석이 돋보이는 대표작이다. 뱀과 여인의 관계는 낯설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에게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작품 속에서는 달빛이 비치는 신비로운 정글 속에서 한 여인이 뱀을 다루는 모습을 그렸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플루트를 불며 뱀을 매혹시키는 모습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작품에서 뱀은 야생적이고 원초적인 자연의 힘을 상징한다. 플루트로 뱀을 길들이려는 여인은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동시에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모습을 암시한다. 여기서 밀림은 문명과 대비되는 신비로운 자연의 세계를 나타내는데 그 속에서 여인과 뱀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시대적 맥락에서의 뱀의 의미가 변화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루소의 작품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산업화와 제국주의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의 예술적 흐름과 연결된다. 이 시기 서양에서는 이국적이고 비현실적인 주제를 통해 새로운 상상력을 탐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루소의 <뱀을 길들이는 여인>은 이국주의와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뱀을 단순한 악이나 유혹의 상징으로 그리지 않고,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매개체로 표현했다.
Henri Rousseau (1844-1910), The Snake Charmer (1907) oil on canvas ; 169 × 190 cm, Français : Musée d'Orsay
장-레옹 제롬, 뱀을 길들이는 사람 (ca.1879)
같은 주제로 그린 아카데믹 화가 장-레옹 제롬의 작품의 경우, 이국적 정취에 대한 낭만적 감성과 지배주의적 관점이 곁들여진 오리엔탈리즘적 경향을 보여준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물뱀 II' (1904-1907)
클림트는 관능적이고 장식적인 화풍으로 유명한데, '물뱀' 연작에서 여성의 머리카락이 뱀처럼 흐르는 듯한 표현으로 에로티시즘을 표현했다.
4. 현대미술과 뱀의 재해석
현대미술에서 뱀은 고정된 상징을 벗어나 다층적인 의미를 가진 존재로 재해석되었다. 예를 들어 니키드 상팔의 설치 작품에서 뱀은 여성성과 연결되며, 억압된 감정과 생명의 원초적 힘을 표현한다. 이와 함께 뱀은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금기의 상징과 자유의 상징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이처럼 서양에서도 부정적 의미와 긍정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문명권에서 뱀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는지 살펴보자.
고대 이집트와 뱀
지혜와 권력의 상징:
고대 이집트에서는 뱀이 보호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파라오의 머리에 장식된 코브라는 신성한 권위와 힘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이 이미지는 신화적 동물 우라에우스(Uraeus)로 발전했으며, 파라오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신과 같은 권위를 부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뱀은 신과 인간을 잇는 매개체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메조아메리카 문명의 뱀
출처 입력
마야 문명에서 뱀은 독특한 의미를 지녔다. 지상과 지하의 생명과 연결된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고 우주와 연결된 신화적 존재로 표현되기도 했다.
케찰코아틀 - 깃털 달린 뱀
아즈텍 문명에서 케찰코아틀은 지혜와 창조의 신으로, 뱀의 몸에 새의 깃털을 가진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는 하늘(새)과 땅(뱀)의 조화를 상징한다. 테오티우아칸과 치첸 이차의 피라미드 등 수많은 건축물과 조각에서 이 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 조사를 시작할 때는 막연하게 동양에서의 이무기, 서양에서의 아담과 이브에서의 뱀, 그리고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의 우르보로스 정도만 머리에 떠올랐었다. 그런데 조사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의미를 지닌 상징으로서 여러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미술사 내의 미술 작품들 속에서도 뱀이 등장한 작품들도 계속 떠오르기도 해서 리스트의 길이가 점점 늘어났다.
여러가지 상징을 알아보니까 흥미롭기도 했지만, 요는 같은 뱀을 두고도 생각의 방향이 무한대로 다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이하여 부정적 의미는 저 멀리 흘려버리고 긍정적 의미만 남겨서 밝고 긍정적인 한해를 만들어가봐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여러 곳에 출강하는 관계로 현대백화점에서 열리는 팝업이나 전시의 경우 대부분 가볼 수 있다. 간 김에 들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행사가 많은 편인데, 10층의 문화홀의 경우 다양한 팝업과 전시가 꾸준히 열리고 있는 곳이다.
이번에는 "Here I am"이라는 푯말이 붙어있어서 뭔가 했더니 미술전시였다. 이 곳에서의 전시는 소규모라 대대적 홍보는 하지 않지만 이 때까지 이 곳에서의 전시 퀄리티는 좋은 편이었다. 매번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근처에 가시면 둘러보시라 권해오곤 했다. 이번 전시도 흥미로워서 만약 주변에 가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가보시라고 권할만하다.
Here I Am, 현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 2025.1.11~2.2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문화홀
푯말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있었다. 전시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문구다. 새해를 맞이해서 예술을 통해 나의 정체성을 찾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2025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현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 선물하는 위로와 성찰 40여 명의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미술 전시
넓다면 넓지만 그래도 그렇게 넓은 공간은 아닌데도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신진 내지 젊은 작가들인듯 했다. 작품 옆에는 영상이 함께 있어서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가의 의도를 밝히거나 작업 장면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두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국내 작가 뿐 아니라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도 많이 있었다. 각 작가들이 치열하게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 같은 전시라서 흥미로웠다.
조금 늦게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헤드비 갤러리가 준비한 전시 Winter Gift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에서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사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되었으며, 당시 내 블로그에 리뷰를 올린 적이 있다. 원래는 12월 31일까지로 예정된 전시였지만, 일부 작품을 교체하며 전시를 연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아마 전시에 대한 관람객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듯하다.
전시 정보
전시명: Winter Gift
참여 작가: Hedwig Gallery Artists
기간: 2024.11.1 ~ 2025.1.24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 (에스컬레이터 옆)
새롭게 만난 작품들
전시장에 들어서자 반가운 작품들도 눈에 띄고, 새롭게 전시된 작품들도 있었다. 쇼핑 중에 잠시 들러보기에 적당한 위치에 있으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둘러보시길 추천한다.
스테판 비르헤네더(Stefan Bircheneder)
비르헤네더의 작품은 이미 익숙했다. 같은 갤러리에서 약 2년 전 열렸던 전시에서도 그의 작품을 접했었고, 당시 리뷰를 올리기도 했다. 그의 작업은 얼핏 보면 실제 사물을 전시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모두 회화 작품이다.
Exit (2024) oil and acrylic on canvas, 13x23cm 비르헤네더의 작품은 특히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두꺼운 프레임을 사용한다. 눈앞에 있는 작은 캐비닛 문짝이나 시계 부품이 실제 같지만, 사실은 캔버스 위에 섬세하게 그려진 것이다.
Uhren (2024) oil and acrylic on canvas, 50x50cm 눈속임 기법인 **트롱프뢰유(Trompe-l'œil)**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일상적인 물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그의 정교한 붓질이 만들어낸 회화임을 알게 된다.
기억에 남는 다른 작가들
영재
너와 함께 (feat. 오도의 노을 #2402) 한지에 혼합재료, 25x25x5cm
영재 작가의 새로운 작품들은 저번 전시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강지연
Desire (2023) 캔버스에 아크릴, 자개, 53x33.5cm
그녀의 작품은 자개와 아크릴 소재를 활용해 독특한 텍스처와 색감을 보여준다. 특히 렌티큘러판으로 제작된 성냥갑 작품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를 변화시켜 재미를 더한다.
전시 마무리
전시장에는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줄리안 오피의 행인들도 보인다. 이번 Winter Gift 전시는 오는 1월 24일에 마무리되니, 시간이 된다면 서둘러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보통 전시회 리스트 뽑을 때 내 동선과 체력을 감안해서 서울에서의 전시 위주로 정리를 하는데 이번에는 지방에서 열리는 전시 중에서 눈에 띄는 것들이 있어서 몇 개 추가했다. 나만해도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가보고 싶은 전시들이다. 일단 1월에 하고 있는 전시 중 가고 싶은 전시들 리스트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