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물병과 사자
2025. 9. 16. 13:40 미술 이야기

강남의 버버리 플래그십스토어 4층에 있는 버버리 아트스페이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전시가 있어서 다녀왔다. 

 

Emotional Legacies

Celia Hampton, Martyn Cross, Tomo Campbell

2025.9.3~9.25

Burberry Art Space

작년에 오픈했던 버버리 플래그십 스토어 내의 버버리 아트 스페이스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작년의 오픈전에는 영국의 여성 신진 작가 3인전이었는데, 이번에도 3인전은 3인전인데 여성작가 한정은 아니고 영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먼저 예약 링크를 올려둔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가능한 일자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도슨트 예약을 추천. 낯선 매장 공간, 더 낯선 작가들의 작품을 편하게 관람하면서 이해하기 좋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1232531

 

네이버 예약 :: 버버리코리아

영국 현대 미술을 조명하는 버버리 아트 스페이스 시리즈의 두 번째 전시, 감정의 유산(Emotional Legacies)을 만나보세요. 오랜 시간 예술을 후원해 온 버버리는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예술가들의

booking.naver.com

 

원래 VIP용 공간이었던 것을 갤러리로 바꿔서 작년에 오픈전을 했는데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좋은 작품으로 가득 채워서 인상 깊었다. 이번에도 3명의 영국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가 있어서 도슨트 설명이 있는 시간을 예약해서 다녀왔다.

 

크지 않은 공간이고 3개의 벽에 각각 한 작가의 작품들이 걸려 있는 식이다. 작년에도 그랬다. 뭐라고 딱 꼬집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작년의 전시와 이번 전시에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이게 영국적인 것인지는 잘모르겠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토모 캠벨이라는 작가의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신화적인 내용이나 유려한 선을 좋아하는구나 느끼게 되었다.

아래가 토모 캠벨의 작품. 

가운데 하얗고 어린 망아지 같은 생물체 위로 청록색 선이 그어져 있는데, 내 눈에는 그게 유니콘처럼 보였다. 약해보이면서도 신비로운 힘을 가진 듯한 모습이라 맘이 갔다. 유니콘(?)의 양쪽 위쪽으로는 그리스 여신과도 같은 여인의 모습이 얼핏얼핏 보여서 더욱더 신화적 분위기가 감돌았다. 프라이머를 칠하지 않은 로우 캔버스에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그린듯한데 이러한 작법이 화면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듯하다.

Tomo Campbell, Almost Always Without Saying (2025)

 

가운데 있었던 가장 큰 작품은 <If by then>이라는 제목이다. 이 역시 '만약 그때까지~'라는 뜻이지만 작품과의 연관성은 읽어내기 힘들다. 가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안보인다. 하지만 자유로운 선의 흐름, 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인물과 동물의 모습들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콜라쥬 작품인가 했는데 도슨트 분 말로는 아니라고 하셨고, 자세히 보니 아닌게 아니라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 떼었는지 경계선이 있긴 하지만 하나의 캔버스 천이었다. 왜 그런 경계선을 넣기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면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더 풍요로운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아래의 인물은 전체 화면에서 상단의 거의 가운데 그려진 인물인데 마치 나무에 몸을 숨기고 얼굴만 내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인데 다리쪽을 보면 아래 그려진 말 위에 타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그리스 신화라면 소년 혹은 청년이 손에 든게 카두케우스라는 가정 하에 에르메스인가 싶기도 하다.

Tomo Campbell, If by then (2025)

라벨이 한켠에만 붙어서 세 작품의 제목을 주루룩 적어놔서 정확히 확언할 수는 없지만 짐작컨데 <Meanwhile>이다. '(어떤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라는 의미인데 이 제목이 그림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은 없다. 이 작가의 작품 제목은 추상화에서 <무제>라고 적힌 것과도 같다. 제목으로 작품의 내용을 짐작하거나 이해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면의 두 남자가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얼핏보고 신부복인가 했는데 그건 아닌거 같고 동일인이 움직인 동선대로 표현하는 채색삽화식 그림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면 그것도 아닌거 같다. 

작품의 수가 가장 많았고 작품 크기도 다양했던 마틴 크로스의 작품들. 그의 작품은 일견 구상화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유심히보면 주제를 알아보기 힘든 작품들이다. 아래 맨 왼쪽 작품 <Silent Cipher>의 경우, 얼핏보면 소보로 소금빵같이 생겼는데 오른쪽 아래쪽으로 눈이 있고, 삐져나온 팔과 손이 보인다. 게다가 그 손의 엄지손가락에서는 연기같은게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다. 생명체라고 하기에도 괴기한 모습은 남자의 두상을 그린것 같지만 자세히보면 그렇지도 않은 <Living Sapphires>라는 작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번 전시에서 유일한 여성작가인데 내용은 가장 터프하다. 아래의 제목이 모두 <Demolition>. 철거 장면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그 철거 현장에서 나온 콘크리트나 자갈 등의 부스러기들을 함께 물감에 섞어 사용하기도 해서 자세히보면 화면에 요철이 있기도 하다. 그런 파괴의 현장을 그리면서도 색상은 파스텔톤으로 화사한 것이 대조적이다. 그리고 가장 작은 가운데 작품의 높이가 유난히 낮게 걸려 있어서 눈에 띄었는데 그게 작가의 요청이었다고.

9월25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니까 관심있는 분들은 예약 후 가보시길. 

 

* 24년 버버리 아트스페이스 전시리뷰 및 예약 정보 @버버리 코리아 플래그쉽 스토어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637973263

 

버버리 아트스페이스 전시리뷰 및 예약 정보 @버버리 코리아 플래그쉽 스토어

이 전시에 대해서는 따로 알리는 포스팅을 작성하지 않았다. 요즘 너무 바쁜데다가 감기까지 걸려서 느긋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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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9. 1. 15:31 미술 이야기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많은 분들이 꿈꾸는 도시, 뉴욕. 그 중심에 자리한 세계적인 문화의 보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직접 가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현대백화점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맺은 파트너십을 기념하여,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메트로폴리탄 컬렉션 특강을 소개해드립니다. 그동안 세계 유명 미술관을 다루는 정규강의에서는 매주 다른 미술관을 순회하며 개괄적으로만 살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5천 년 인류 문명사를 아우르는 메트로폴리탄의 방대한 컬렉션을 깊이 있게 탐험해보세요. 고대 이집트의 신비로운 유물부터 인상파 거장들의 명작까지, 평소 스쳐 지나갔던 작품들 속에 담긴 숨겨진 이야기와 역사적 맥락을 함께 발견해나가겠습니다. 뉴욕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고, 당장 여행이 어려우시다면 이 강의가 특별한 문화적 여행이 되어드릴 것입니다. 흔치 않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현대백화점 X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트너십 기념 특강 안내

현대백화점과 미국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하며 제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6회 특강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연계 행사에 대해서는 두차례에 걸쳐서 포스팅을 한바 있는데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그 내용을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알아두시면 유용한 정보입니다.

* 현대백화점 APP 회원 혜택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강의가 진행될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지점은 판교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입니다. 가까운 지점을 택하셔서 수강신청 하시길 바랍니다.

📅 강의 일정표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하이라이트 가이드》

판교점

수 15:30~17:00

9.3 1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속으로 – ‘세계 미술의 집합소’

9.17 2강: 고대의 미 –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

10.1 3강: 중세와 신의 미술 – 종교와 상징의 세계

10.15 4강: 르네상스와 인간의 재발견

11.5 5강: 빛과 감정의 시대 – 바로크와 로코코

11.12 6강: 근대와 현대 – 인상주의에서 추상화까지

 

무역센터점

목 14:00~15:30

9.18 1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속으로 – ‘세계 미술의 집합소’

9.25 2강: 고대의 미 –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

10.16 3강: 중세와 신의 미술 – 종교와 상징의 세계

10.23 4강: 르네상스와 인간의 재발견

11.6 5강: 빛과 감정의 시대 – 바로크와 로코코

11.13 6강: 근대와 현대 – 인상주의에서 추상화까지

 

목동점

화 15:30-17:00

9.9 1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속으로 – ‘세계 미술의 집합소’

9.23 2강: 고대의 미 –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

10.14 3강: 중세와 신의 미술 – 종교와 상징의 세계

10.28 4강: 르네상스와 인간의 재발견

11.11 5강: 빛과 감정의 시대 – 바로크와 로코코

11.25 6강: 근대와 현대 – 인상주의에서 추상화까지

 

이상 이번 가을 놓치기 아까운 강의 정보를 알려드렸습니다.

잘 살펴보시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수강해보시길 바랍니다.

 

 

* 현대백화점 APP 회원  혜택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926164717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현대백화점 APP 회원 혜택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번에 현대백화점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한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현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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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936811928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feat.현대백화점APP 혜택)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현대백화점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파트너십을 기념하여 현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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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8. 27. 13:38 미술 이야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가을학기 정규수업 개강이 다가왔습니다!

수강을 희망하시는 분들이라면 개강 일주일 전까지는 수강신청을 완료해주시길 바랍니다. 수강신청은 이제 온라인으로만 가능합니다. 

미술계에서 가을은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키아프&프리즈 행사도 열리고 있고 이에 발맞춰 미술전시는 물론 연계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가을에 좋은 전시들과 행사들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어제는 현대백화점 각 지점에서 열리는 풍성한 전시와 연계행사에 대해서 알려드렸는데요.

오늘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가을학기 미술사 강의와 이번에 현대백화점X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특강 시리즈에 대해서 재공지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일전에 전해드렸지만 놓치면 아까운 기회라고 생각되어서 다시한번 더 공지해 드립니다. 평소에 미술사나 미술관람에 관심이 있었던 분,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 혹은 예전에 방문했는데 그 곳의 작품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 모두 이번 학기의 정규강의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특강 시리즈를 수강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025년 가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미술사 강의안 및 일정 안내

명화는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

《명화 속 인간극장》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보세요.

2025 현대백화점 가을학기 강의안
🎨《명화 속 인간극장: 그림에 숨은 이야기와 운명》
강사: 민윤정 (미술사학자)
1주. 사랑과 스캔들, 그림이 된 치명적 관계: 보티첼리, 앵그르, 마네
2주. 죽음과 영광, 미술 속 비극의 영웅: 제리코, 브뤼헬, 피카소
3주. 왕과 권력자들의 이미지 전략: 루벤스, 리고, 다비드
4주. 여성 화가들의 그림자와 빛: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메리 카삿, 수잔 발라동
5주. 명화 속 반려동물과 상징의 세계: 얀 반 에이크, 티치아노, 고야
6주. 미술관에서 단 하나만 본다면? 엘 그레코, 존 싱어 사전트, 모네 프라도에서 오르세까지
7주. 폭력, 저항, 풍자 — 캔버스 위 사회 비판: 고야, 도미에, 게르하르트 리히터
8주. 미술 속 패션과 시대 정신: 와토, 프라고나르, 르누아르
9주. 빛, 창, 거울 — 시선의 미스터리: 얀 반 에이크, 베르메르, 벨라스케스
10주. 명화를 읽는 힘, 그리고 나만의 미술 감상법: 프리드리히, 호퍼, 호크니

■ 수강 추천 대상: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깊은 이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껴왔던 분, 미술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 예술적 감각을 키우고, 미술관에서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합니다.

🕰️ 강의 일정

지점
일정
시간
횟수
(월1회 백화점 휴관시 휴강)
중동점
9.1 ~ 11.10 (월)
13:40~15:00
10회 [9.15/ 10.6 /11.10 휴강예상]
신촌점
9.1 ~ 11.3 (월)
16:30~18:00
8회
천호점
9.9 ~ 11.4 (화)
14:30~16:00
8회
판교점
9.3 ~ 11.12 (수)
13:40~15:00
10회
무역센터점
9.4 ~ 11.13 (목)
12:10~13:30
10회
목동점
9.5 ~ 11.14 (금)
13:10~14:30
10회
 

👩‍🎨 강사 소개 – 민윤정

  • 오하이오 주립대 미술사 박사과정 수료 (ABD)
  • 텍사스 주립대 미술사 석사
  • 미국 웩스너 센터, 어반 스페이스 큐레이터 부서 근무
  • 《폴 존슨의 새로운 미술의 역사》 ,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의 역사》 등 번역
  • 예술의 전당 <프란시스 베이컨 展> 도록 집필


현대백화점 X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트너십 기념 특강 안내

현대백화점과 미국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하며 제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6회 특강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연계 행사에 대해서는 두차례에 걸쳐서 포스팅을 한바 있는데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그 내용을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알아두시면 유용한 정보입니다.

* 현대백화점 APP 회원 혜택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

강의가 진행될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지점은 판교점, 무역센터점, 목동점입니다. 가까운 지점을 택하셔서 수강신청 하시길 바랍니다.

📅 강의 일정표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하이라이트 가이드》

 
회차
강의 주제
판교점
(수 15:30)
무역센터점
(목 14:00)
목동점
(화 15:30)
1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속으로
– ‘세계 미술의 집합소’
9월 3일
9월 18일
9월 9일
2강
고대의 미
–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미술
9월 17일
9월 25일
9월 23일
3강
중세와 신의 미술
– 종교와 상징의 세계
10월 1일
10월 16일
10월 14일
4강
르네상스와 인간의 재발견
10월 15일
10월 23일
10월 28일
5강
빛과 감정의 시대
– 바로크와 로코코
11월 5일
11월 6일
11월 11일
6강
근대와 현대
– 인상주의에서 추상화까지
11월 12일
11월 13일
11월 25일

이상 이번 가을 놓치기 아까운 강의 정보를 알려드렸습니다.

잘 살펴보시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더 이상 미루지 마시고 수강해보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이전에 포스팅했던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가을학기 정규 강의 내용, 현대백화점X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트너십 기념 특강시리즈, 그리고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온라인 등록방법들에 대한 포스팅 링크입니다.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으니 해당 항목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미술사 강의 개강공지 및 수강신청 안내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948305959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미술사 강의 개강공지 및 수강신청 안내

세월이 정말 빠릅니다. 어느새 다시 가을 학기 등록을 할 시간이 돌아왔어요. 아직 시간이 좀 있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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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8. 17. 17:13 미술 이야기

어느새 다시 가을 학기 등록을 할 시간이 돌아왔어요. 아직 시간이 좀 있긴 하지만 미리 알려드릴게요. 곧 다시 알려드리겠지만 9월에는 행사가 풍요롭습니다. 아시다시피 9월에는 Kiaf/Frieze 행사가 열릴거구요. 그리고 9월부터 11월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강의 시리즈가 계획되어 있거든요. 일전에 현대백화점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 파트너십을 기념하기 위해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컬렉션을 소개하는 강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오늘은 먼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가을 학기 미술사 강의에 대해서 안내해 드리려고 합니다.

2025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가을학기 강의 안내

🎨《명화 속 인간극장: 그림에 숨은 이야기와 운명》

강사: 민윤정 (미술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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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그림 안에, 인생 전체가 숨어 있다.”

사랑과 스캔들, 권력과 저항, 빛과 시선, 그리고 한 인물의 운명까지—

명화 속엔 그 시대의 인간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고전 명작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그림 속 이야기와 상징을 해독하는 시간.

단순 감상을 하는 미술사 강의를 넘어 ‘그림을 읽는 눈’을 키우는 인문학 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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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주제:

2025 현대백화점 가을학기 강의안 《명화 속 인간극장: 그림에 숨은 이야기와 운명》

1주. 사랑과 스캔들, 그림이 된 치명적 관계 : 보티첼리, 앵그르, 마네 – 시대의 도덕과 충돌한 사랑의 얼굴들

2주. 죽음과 영광, 미술 속 비극의 영웅 : 제리코, 브뤼헬, 피카소 – 비극과 고통이 남긴 이미지의 힘

3주. 왕과 권력자들의 이미지 전략 : 루벤스, 리고, 다비드 – 권력은 어떻게 그림이 되는가

4주. 여성 화가들의 그림자와 빛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메리 카삿, 수잔 발라동 – 여성의 눈으로 본 세상

5주. 명화 속 반려동물과 상징의 세계 : 얀 반 에이크, 티치아노, 고야 – 동물과 함께 그려진 인간의 욕망과 은유

6주. 미술관에서 단 하나만 본다면? 엘 그레코, 존 싱어 사전트, 모네 프라도에서 오르세까지"

7주. 폭력, 저항, 풍자 — 캔버스 위 사회 비판 : 고야, 도미에, 게르하르트 리히터 – 미술로 사회를 비추는 거울

8주. 미술 속 패션과 시대 정신 : 와토, 프라고나르, 르누아르 – 옷과 장신구가 말해주는 계급과 미감

9주. 빛, 창, 거울 — 시선의 미스터리 : 얀 반 에이크, 베르메르, 벨라스케스 – 공간의 장치로 말하는 회화의 시선

10주. 명화를 읽는 힘, 그리고 나만의 미술 감상법 : 프리드리히, 호퍼, 호크니 – 그림을 읽는 나만의 감상법 만들기

■ 강의 특징

• 명화 속 숨겨진 이야기와 작가의 감정을 해석하며 작품의 의미를 분석

• 유명 작품 속 인물들의 갈등과 운명을 통해 시대적 배경과 미술의 흐름 이해

•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시각을 기르는 수업  

•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는 시각을 확장

■ 수강 추천 대상: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깊은 이론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껴왔던 분, 미술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감상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 예술적 감각을 키우고, 미술관에서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합니다.

🕰️ 강의 일정  

지점
일정
시간
횟수
(월1회 백화점 휴관시 휴강)
중동점
9.1 ~ 11.10 (월)
13:40~15:00
10회 [9.15/ 10.6 /11.10 휴강예상]
신촌점
9.1 ~ 11.3 (월)
16:30~18:00
8회
천호점
9.9 ~ 11.4 (화)
14:30~16:00
8회
판교점
9.3 ~ 11.12 (수)
13:40~15:00
10회
무역센터점
9.4 ~ 11.13 (목)
12:10~13:30
10회
목동점
9.5 ~ 11.14 (금)
13:10~14:30
10회

 

👩‍🎨 강사 소개 – 민윤정

  • 오하이오 주립대 미술사 박사과정 수료 (ABD)
  • 텍사스 주립대 미술사 석사
  • 미국 웩스너 센터, 어반 스페이스 큐레이터 부서 근무
  • 《폴 존슨의 새로운 미술의 역사》 ,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의 역사》 등 번역
  • 예술의 전당 <프란시스 베이컨 展> 도록 집필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미술 감상을 좋아하지만, 작품 해석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
  • 미술관에서 그림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분
  • 그림 속 ‘사람 이야기’에 끌리는 분
  • 명화를 통해 시대와 인간을 함께 읽고 싶은 분

📌 수강 신청 안내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등록만 가능합니다.

👉 수강신청 바로가기

https://www.ehyundai.com/newCulture/CT/CT010100_L.do

접수 시작일은 지점별로 상이하니, 해당 지점 문화센터에 확인 바랍니다.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빠른 신청을 권장드립니다.

 

강좌찾기 | 문화센터 | 현대백화점

개강년도 2024년 2025년 2026년 선택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월 선택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일 ~ 폐강년도 2024년 2025년 2026년 선택 01 02 03 04 05 06 0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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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는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

《명화 속 인간극장》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보세요.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29. 16:55 미술 이야기

이번 학기에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네덜란드 미술로 보는 서양미술사 - 르네상스에서 현대까지』

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 중 서양미술사의 메인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미술을 언급하긴 하지만 수업시간이 제한적이라 이렇게 보조자료 겸 하나 포스팅을 한다.

​프랑소아 부셰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미술사적으로 그가 속한 로코코 미술에 대해서 잠깐 써보려한다. 로코코 미술은 바로크 미술에 이어 유행했던 미술사조를 의미한다. 먼저 프랑소아 부셰 (François Boucher: 1703–1770)의 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François Boucher (1703-1770), Toilet of Venus (1751) oil on canvas ; 108 x 85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The Toilette of Venus" - 비너스가 치장하는 방

부셰의 원제는 "The Toilette of Venus"다.

여기서 "toilette"는 영어로 번역하면 화장실이지만, 여기서는 문자 그대로 화장실, 즉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때론 목욕을 하는 방'이다. 불어로 트와이예트 toilette는 '치장' 혹은 '화장'이라는 의미도 있고, '목욕을 하거나 화장을 하는 등 치장을 하는 방'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향이 약한 향수를 '오드 트왈렛'은 원래 '화장 + 물' 즉, '화장수'라는 의미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토일렛 toilet'보다는 '베스룸 bathroom'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인데, 이 '욕실'이라는 표현이 불어의 트와예트 toilette와 더 가깝다. 뭐 지금은 어차피 '베스룸'도 '화장실'이라는 의미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어 꿀팁 하나. 미국에서 '토일렛'이라는 단어는 우리말로 치자면 '변소'라는 정도의 어감이라 쓰지 않는 편이 좋다. 화장실 찾을 때, 손을 씻을 데를 찾는 'Where can I wash my hands?' 우회적 표현을 쓰긴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toilet'이라고 하지말고, 그냥 'bathroom' 한 단어만 얘기하자.)

프랑소아 부셰는 로코코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위의 작품은 그 중에서도 '로코코'의 시대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제목은 <비너스의 화장방> 정도에 해당할텐데, 여인의 모습은 여신이라기보다는 부유한 귀족이나 왕족의 정부같은 분위기다. 발그레한 볼을 가진 곱디고운 그림 속의 앳된 여성은 '신들은 누드로 그리자'라는 회화적 관례에 따라 비너스라고 억지로 주장하기엔 그녀가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현세적이기 때문이다. 쾌락적이고 방탕하고 경박한 것이 로코코 문화의 특징이라고 비판하곤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비판의 근거로 사용해도 될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포동포동 귀여운 아기 천사, 푸토들이 있어도, 품에 새하얀 비둘기를 품고 있어도, 이 여성은 궁전이나 저택의 한 방에서 꽃 단장을 하고 있는 현세의 여인이지 천상의 비너스처럼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퐁파두르 부인 (Madame de Pompadour) - 로코코 미술의 상징적 존재

이 작품은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았던 퐁파두르 부인 (Madame de Pompadour)의 주문으로 제작된 것이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로도 유명했지만, 예술과 문화 애호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프랑소아 부셰에게 퐁파두르 부인은 가장 중요한 고객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그녀의 주문을 받은 작품도 많았고, 그녀의 초상화도 그렸다.

François Boucher (1703-1770), La Marquise de Pompadour (1700~50), oil on paper ; 60 x 45.5 cm, Louvre

 

베르사이유 궁에서 소장 중인 <사냥의 여신 다이애나로 나타낸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다. 일설에 따르면, 루이 15세가 처음 퐁파두르 부인을 만난것이 베르사이유 궁에서의 가면 무도회였다고 하는데, 그때 그녀가 꾸민 모습이 바로 다이애나였다고 한다. 이때 반한 왕이 그녀를 정부로 삼게 되었고, 그녀는 평생 그의 사랑을 받았다. Jean-Marc Nattier (1685-1766), Marquise de Pompadour (1746), oil on canvas ; 102 x 82 cm, Palace of Versailles

 

부셰가 그린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 의상이나 가구의 화려함을 보라! 이것이 로코코다! 방안의 분위기를 보면 위의 <비너스의 화장방>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rançois Boucher (1703-1770), Portrait of Madame de Pompadour (1756), oil on canvas ; 212 x 164 cm, Alte Pinakothek

 

목욕후 휴식을 취하는 다이애나 Boucher, Diana Resting after Her Bath (1742) Louvre

사정은 부셰의 또다른 작품 <목욕 후 휴식을 취하는 다이애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이애나 여신과 퐁파두르 부인과의 관계는 앞서 살펴봤다. 그래서일까? 또 사냥의 여신 다이애나라는 제목의 작품을 그렸다. 초승달 모양의 티아라를 머리에 장식하고 있고, 사냥 도구와 포획물들이 옆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보아 사냥을 즐기던 달의 여신, 다이애나의 지물은 충실히 지니고 있다. 설정상, 사냥을 마친 다이애나가 자신의 수행원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다이애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처녀의 신으로 자신만 처녀로 남기를 고집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수행원들도 처녀로 남기를 명했고, 이를 어길시엔 엄벌을 내렸던 여신이다. 오죽하면 우연히, 정말 우연히 사냥하다 다이애나가 목욕하는 장면 한 번 쳐다봤다고, 무구한 사냥꾼 청년 악테온을 쪽쪽 찢어 죽임을 당하게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아무리 봐도 부셰의 다이애나가 그렇게 결벽증 있는 여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에 있어서 너무 숨김이나 경계가 없어, 감상자들이 맘껏 그녀의 아름다운 누드를 감상할 수 있게 그려져있다. 위의 비너스와 마찬가지로, 앳되보이고 발그레한 볼이 어여쁜 이 아가씨 둘이 누드라는 것의 정당성은 결국 제목에서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라는 (얇디얇은) 외투를 입은 암묵적이지만 명백한 관능성 또한 로코코 미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미술사에선 바로크 미술이 남성적이라면, 로코코 미술은 여성적이라는 평가를 하곤 한다. '바로크'는 '다듬지 않은 진주 (baroque)'에서 기인한 것이고, '로코코'는 '로카이유 (rocaille)'라는 장식때 잘 사용되는 조개껍질에서 유래했다고 구분한다. 하지만, 교육받지 않은 눈으로는 바로크 미술과 로코코 미술을 단박에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두 사조다 화려하고 장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통 우리가 여행 중 구경하는 성의 건축이나 그 안의 인테리어는 바로코 시대에 제작된 것과 로코코 시대에 제작된 것이 혼재되어 있어 그러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작품들은 너무나도 로코코 적인 회화 작품이라 혼동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9. 21:14 일상 이야기

 

인플루언서는 떨어졌지만… 이래봬도 브런치 스토리 작가입니다 😎

블로그 + 브런치 스토리, 두 공간에서 미술사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인플루언서는 아니어도 브런치 스토리 작가입니다 😎

미술사 이야기, 두 공간에서 계속됩니다!”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미술사 이야기와 전시 감상 글을 읽어주신 이웃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블로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이어갑니다.

그런데 한 가지 소식이 있어요.

 

사실 저는 여러 번 인플루언서 신청에 고배를 마셨지만,

이래봬도 브런치 스토리 공식 작가랍니다! 😎🎨

(소리 질러~~~!)

 

브런치에서는 조금 더 차분하고 정돈된 미술사 글, 전시 감상,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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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정의 브런치스토리

강연자 | 서양미술사학자로서 강의, 저술, 큐레이팅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쉽게 전하고자합니다. 누구나 예술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깊이 있지만 재미있는 글을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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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8. 21:37 미술 이야기

미술사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지난 2~3년 간 국내에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규모의 수준 높은 전시가 열리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고 감격해왔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가 수업 시간에도 블로그에서도 수차례 언급한 바가 있다.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예술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이에 따른 수요도 높아져서 이런 전시를 유치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리라 짐작한다. 

그렇다고 열리는 전시가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모든 관람객들이 변별력을 다 갖춘 것은 아닌지 전시의 퀄리티보다는 유명세를 몰아 한몫을 챙기려는 듯한 전시도 눈에 띈다. 내 글은 샤갈전만 특정한 것은 아니고 일례로 드는 것이니 그 점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저번 반 고흐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전시는 관람하지 않기로 해서 전시의 세부사항은 모른다. 혹시 전혀 다른 경험을 하셨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마르크 샤갈 특별전: BEYOND TIME》은 2025년 5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한가람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가 공동 주최하며, ㈜아튠즈가 주관했다고 한다.

전시는 오픈 전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그 홍보 내용에 따르면, 전시에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유화 7점을 포함하여 총 1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천장화와 하다사 의료 센터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현하여 관람객에게 색채와 빛의 마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1) 샤갈의 작품은 그렇게 새로운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은 98세까지 장수하신 작가분이시기도 하고 다작을 한 작가다. 게다가 판화 작품도 많아서 작품의 양이 방대하다. 그런데 거의 80년 가까이 작품활동 하는 동안 작풍이 거의 유사하다. 그가 처음 작품을 했었던 에콜 드 파리 시절에 그의 작품은 혁신적일만큼 독창적이다. 그리고 색감 사용도 피카소도 인정했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데 그 이후 80여년간 그의 화풍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미술사에서는 피카소와 마티스가 고전이 될 정도의 추상을 위시한 급진적인 현대미술의 세계가 펼쳐졌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도도한 현대미술의 물결 속에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지켰다는 점이 대단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유화 7점'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의 전반적 화풍에서 그렇게까지 다른 것일지 모르겠다.

2)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미술전시의 범주가 아니다.

나는 매달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볼 전시회' 리스트를 꾸준히 올려왔다. 누누히 밝히는 바지만, 그 전시 리스트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나의 동선을 반영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 전체 리스트와 비교해본다면 아주 미미한 리스트다. 미술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무슨 작품을 보는게 좋을까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맘에서 시작했기에 그런 목적은 달성하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내 취향이기도 하지만 내 기준 그다지 좋은 전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 절대 포함시키지 않는 전시 중 하나가 소위 몰입형 미디어아트다.

난 그런 전시는 진정한 미술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한동안은 판단을 유보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해상도 떨어지는 영상을 빔으로 벽에 쏜 것을 봤다고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감상했다고 할 수 없다고 믿는다. 오히려 그런 경험은 진짜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받을 감동과 즐거움을 저해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직접 보기도 전에 질린 이유는 그 이미지를 품질 나쁜 인쇄물을 통해 너무 많이 접해서다.

애초에 내가 이 전시에 불신감을 가졌던 이유는 그 직전에 열렸던 반 고흐 전 때문이었다. 이 전시에 대한 리뷰는 이미 포스팅 해두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 전시회에 실망하고 나름 조사를 좀 해봤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은 마찬가지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작년 11월29일부터 올해 3월16일까지 열린 전시다. 당시 광고로는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 등에서 소장한 반 고흐의 원화 76점을 전시하며, 보험 총평가액이 1조 원을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전시"라고 홍보했었다. 그리고 국내외 팬덤으로 치자면 원탑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반 고흐의 전시라 연일 인산인해를 이룬 전시였다.

이 전시 기획을 어디에서 했나 했더니, MBN과 HMG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센터뮤지엄이 주관했다고 나온다. 이 기업 모두 엄밀히 말해서 미술이랑 크게 관련이 없다.

1. MBN (매일방송)

  • 본질적으로 언론사다.
  • 하지만 종합편성채널(MBN TV)로서 '콘텐츠 비즈니스' 수익에도 적극적이다.
  • 특히 최근 몇 년간, 전시/공연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어.
  • 즉, 순수한 문화기획보다는 "흥행성과 대중성" 중심 접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따라서 '흥행을 위한 대규모 홍보, 티켓 판매'에 방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2. HMG 그룹

  • 부동산 개발 및 운영 전문회사다. (건설, 호텔, 개발, 투자 분야)
  •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사업' 쪽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 그러나 기본 DNA는 부동산과 투자 쪽이라, 예술적 순수성보다는
  • "프로젝트 수익성" 또는 "자산 가치 상승"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 전시 자체를 "투자 상품"처럼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3. 서울센터뮤지엄

  • 전시 주관사다.
  • 하지만 독립 큐레이터 기관이라기보다는,
  • MBN과 HMG 쪽의 기획 의도를 실행하는 실행 기관에 가깝다.
  • 다시 말하면, 기획과 방향을 주도하지는 않는다.

 

지난 반 고흐 전시가 지나치게 상업적이 된 근본 이유는 MBN과 HMG 그룹이 흥행성과 수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샤갈전(예술의전당) 은 어떨까? 주관사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구성이다.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가 주관한다. 언론사와 흥행에 방점을 두는 기획사의 콜라보다.

 

1. 아튠즈(㈜Artoons)

  • 문화 콘텐츠 제작과 전시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상업 전시회사다.
  • 특히 "몰입형 미디어아트" 연출에 강점을 내세운다.
  • 과거에도 "빛", "환상", "감성" 같은 키워드로 대중을 겨냥한 전시를 기획했다.
  • 본질적으로는 흥행성과 체험형 소비를 최우선하는 회사다. 즉 작품 감상 중심보다는, 사진 찍고 공유하는 "체험 전시" 스타일을 말한다.

 

2. 이번 샤갈전 구조

  • 주최: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
  • 주관: 아튠즈 (즉, 실제 기획, 연출, 진행은 아튠즈가 주도)

예술의전당은 장소만 빌려주고

KBS미디어와 머니투데이는 홍보와 마케팅 지원

아튠즈가 실제 전시 기획의 키를 쥔 형태로 진행되었을 것 같다.

 

3. 미디어아트 요소

  • 샤갈의 진짜 유화나 수채화를 온전히 감상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 '샤갈의 색채 세계를 재현했다'는 명목으로 미디어 쇼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 이 경우, 진품 앞에서 충분히 감상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 체험형 전시 분위기에 관람 동선이 휘말리기 쉽다.

결론

이번 샤갈전의 근본 기획 방향은

"깊은 예술 감상"이 아니라 "몰입형 체험 + 티켓 판매" 에 가까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이번 샤갈 전은 "이건 걸러야겠다" 라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미디어아트가 전시에 부분 포함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게 광고에서 큰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전시의 중심이 작가의 원작이 아니다" 라는 뜻이니까.

 

참고로 아튠즈가 과거에 기획하거나 주관했던 전시들은다음과 같다.

  • 〈모네, 르누아르... 그리고 샤갈〉 – 빛의 벙커 (제주)
  • 〈빛의 시인, 클로드 모네〉 – 제주 빛의 벙커
  • 〈알폰스 무하 특별전〉 – 예술의전당 외
  •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 – DDP, 세종문화회관
  • 〈아르떼 뮤지엄〉 – 전국 각지

이 전시들의 특징은 진짜 원화보다는 대형 프로젝션, 영상, 사운드를 이용한 '몰입형 미디어 전시' 라는 점이다. 특히, 빛의 벙커 시리즈를 통해 "미술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느끼는' 체험"이라며 이런 전시를 대대적으로 상품화했다. 가족 나들이 삼아 이 곳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후기도 많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놀이공원에 가까운 체험이지 미술감상의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아튠즈식 전시의 공통 구조

  • 1단계: 유명 작가(모네, 반 고흐, 샤갈 등) 이름을 내세운다.
  • 2단계: 진품이 아닌 디지털 이미지나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다.
  • 3단계: 관객에게 "감동", "힐링", "몰입"을 키워드로 감성 마케팅을 한다.
  • 4단계: 관람객이 인생샷(사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을 곳곳에 배치한다.
  • 5단계: 굿즈 판매존을 대규모로 설치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결국 전시의 핵심은 '미술 감상'이 아니라 '체험 콘텐츠 소비'로 이동해버린다.

3. 왜 한국 전시 시장이 이렇게 변했나?

(1) 미술 전시의 상업화

  • 코로나 이후 미술관 운영비가 부족.
  • 국공립이건 민간이건 전부 '관람객 수'와 '수익'을 우선시하게 됨.
  • 그래서 "확실히 표가 팔릴 전시"만 선택하게 됨

(2) 미디어아트 전시 붐

  • 디지털 기술 발달 + 사람들의 '체험 욕구'가 맞물려
  • 진품 없이도 대형 몰입형 전시를 빠르게 열 수 있게 됨.
  •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표 값은 그대로 받는다.
  • 당연히 주최 측 입장에서는 훨씬 이윤이 큰 장사.

(3) 관람객 기대의 변화

  • 미술 애호 계층에 거품이 많이 있다는 말이 된다.
  • 진지하게 미술사를 공부하거나 작품을 오래 감상하려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 대신 "인스타용 감성 사진", "힐링 체험" 을 원하는 관람객이 많아진 듯하다.
  • 시장은 결국 수요를 따라가니까, 지금처럼 '사진 찍는 전시'가 우후죽순 생기는 거야.

4. 결론

지금 한국에서 열리는 유명 작가 전시 중 상당수는

"깊이 있는 미술 감상"이 아니라, "상업적 체험 소비" 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샤갈전도 예외가 아니다.
  • 아튠즈가 주관하는 이상, 진짜 샤갈의 '정신'이나 '작품 세계'를 느끼기는 어렵다.

 

왜 그렇게 판단할 수 있나?

  1. '샤갈'이라는 이름 자체가 상업적 소비에 최적화된 소재다.
    • 샤갈은 "사랑", "색채", "꿈"이라는 키워드로 쉽게 대중에게 먹힌다.
    • 그래서 미술에 깊은 관심이 없어도 "샤갈=좋은 전시" 라는 이미지를 주기 쉽다.
    • 주최 측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해설과 깊이로도 표를 팔 수 있는 작가라는 뜻이다.
  2. 예술의전당은 자체 기획보다는 외부 전시 유치형이 많아졌다.
    • 과거에는 국공립기관으로서 퀄리티 높은 전시를 자체 제작했지만,
    • 최근에는 흥행형 민간 주최 전시(MBN, HMG 같은)랑 계약을 맺고 장소 제공하는 방식이 많다.
    • 즉, "예술의전당"이라는 간판을 빌려주는 셈이고,
    • 실제 전시 내용은 외부 사업자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
  3. 이미 시작된 대규모 광고와 얼리버드 판매
    • 반 고흐전 때와 마찬가지로, 개막 몇 달 전부터 포스터, 홍보 기사, 사전 예매가 쏟아졌다.
    • 이건 '깊이 있는 감상 기회'보다는 "회전율 높은 티켓 판매"를 노리고 있다는 신호다.
    • 그리고 전시가 열리면 관람객을 '밀어넣고' '빨리 나가게' 하면서, 진지한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
  4. 대관 구조 상, 전시기간 동안 최대 수익을 뽑아야 한다
    • 예술의전당도 대관료+매출 연동 수익을 노린다.
    • 전시회가 '예술적 완성도'보다 '입장객 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리하자면 이번 샤갈전은 이름값과 감성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철저히 상업적 흥행 전시로 기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반대의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의견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겸허하게 내 의견이 잘못되었음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1. 진짜 좋은 미술 전시를 고르는 기준

(1) 주최/주관을 먼저 본다

  • 국공립 미술관 자체 기획이면 신뢰도가 높다.
  • (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자체 기획전)
  • 해외 유명 미술관 공동 주최 전시도 꽤 믿을 만하다.
  • (예: 루브르, 오르세, 테이트, 휘트니 같은 기관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좋음)

→ 반대로 대중매체, 건설·부동산 회사, 상업 전시 전문회사가 주최하는 전시흥행 우선 전시일 확률이 높으니 주의.

(2) 진품 비율을 확인한다

  • "진품 몇 점", "원화 몇 점" 이 명확하게 공개된 전시가 좋다.
  • 아예 진품이 없이 미디어아트만 있는 전시는 걸러도 된다.

→ 특히 "세계 최초 공개", "국내 최초" 같은 문구는 진품 여부와 상관없이

'감성 홍보용 수식어' 일 수 있으니 속으면 안 된다.

(3) 학술적 해설이나 큐레이터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지 본다

  • 전시 소개에 '큐레이터 해설', '전시 도록' 같은 게 제대로 준비되어 있으면
  • 작품 감상용으로 기획된 전시다.
  • 반대로, '감성 체험', '몰입', '힐링' 같은 키워드만 강조되면
  • 미술 감상이 아니라 소비용 전시일 가능성이 높다.

(4) 포스터와 홍보 문구를 읽는다

  • 포스터에 "인생샷", "빛의 향연", "몰입 체험" 이런 말이 있으면 일단 의심한다.
  • 반대로, 작가의 작품 세계, 사조, 영향관계 등을 설명하려는 흔적이 보이면 신뢰할 만하다.

2. 앞으로 기대할 만한 전시 트렌드

(1) 진품 중심 회고전 강화

  • 미술계 안팎에서 "진짜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반성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계속 학술적 깊이 있는 전시를 시도할 예정이다.
  • 특히 국내외 유명 작가의 '대형 회고전'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것.

(2) 지역 거점 미술관 전시 강화

  • 지방 국공립 미술관(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질 좋은 전시를 많이 기획하고 있어.
  • 서울보다 관람객이 적어서 오히려 조용하고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3) 개인 작가전, 아카이브 전시 확대

  • 이름난 거장들뿐 아니라, 개인 작가 연구 중심 전시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 특히 여성 작가, 비서구권 작가,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다루는 전시가 많아질 것.

 

다시 말해서, "좋은 전시"를 고르려면 주최/주관 체크 → 진품 여부 확인 → 홍보 문구 판별 → 학술적 해설 여부를 기준 삼으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는 존재해서 '반드시'라고 할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는 "진짜 미술 감상"을 중시하는 전시도 서서히 힘을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다만 상업적 체험 전시도 계속 병행될 거라서, 스스로 걸러낼 눈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9월25일 개관하는 《세잔 & 르누아르, 근대를 개척한 두 거장》전시는 어떨지 궁금하다.

 

* 반고흐 전 유감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738801303

 

반고흐 전 유감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내 성향을 아는 지인들이나 블친들이라면 내가 이렇게 나쁜 리뷰를 남긴다는 것을 알면 평소의 나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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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5. 15:53 미술 이야기

조르조네(Giorgione, 1477?–1510)는 베네치아 르네상스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다.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그가 남긴 작품은 많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폭풍》은 단연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이 그림은 지금도 미술사에서 ‘설명되지 않은 그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Giorgione, The Tempest (c.1508) oil on canvas ; 83×73 cm, Gallerie dell'Accademia, Venice

🎨 작품 속 장면

그림을 보면 오른쪽에는 아기를 안은 나체의 젊은 여성이 앉아 있다. 왼쪽에는 창을 든 병사(혹은 목동으로 보기도 한다)가 서 있다.

둘 사이에는 물이 흐르고, 폐허 같은 기둥과 벽이 풍경에 불안감을 더한다.

하늘은 어둡고, 번개가 번쩍이는 순간이 포착되어 있다.

조르조네는 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설명하지 않는다. 누구도 두 인물의 관계를 확언할 수 없다. 한때 이 그림을 성서 이야기, 신화, 알레고리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여전히 미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시도한 미술사학자들이 많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석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이 불확실함이 조르조네 예술의 핵심이자 베네치아 회화의 서정적 전환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 미술사적 의미

《폭풍》은 회화에서 풍경이 단순한 배경을 넘어 감정을 전달하는 주체로 등장한 전환점이다.

마사초나 보티첼리 같은 피렌체 화가들이 인물과 이야기 중심의 구성을 중시했다면, 조르조네는 자연과 분위기 자체를 화면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비가 올 듯한 공기, 나무의 습기, 땅과 물의 대비, 하늘을 가르는 번개. 이 모든 것이 말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이 그림은 베네치아 화파가 빛과 색의 미묘한 변화를 어떻게 탐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작이기도 하다.

후기 르네상스의 색채화(tradition of colorism)는 이처럼 조르조네의 회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0분 감상법

전체 화면을 먼저 본다.

인물보다 풍경과 하늘의 긴장감을 느껴본다.

세부를 천천히 관찰한다.

여성의 표정, 아기의 자세, 병사의 시선, 무너진 벽, 번개까지 하나하나 살핀다.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이 폭풍은 무엇을 암시할까?”

“두 인물은 왜 이 자리에 있는 걸까?”

“조르조네는 왜 이야기를 숨겼을까?”


오늘은 베니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티치아노의 스승으로 유명한 조르조네의 《폭풍》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았다. 이 작품은 감상자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림이다. 단순한 ‘정답 찾기’보다 오늘 내 기분과 생각을 이 풍경에 비춰보는 감상이 더 의미 있을지 모른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