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물병과 사자
2025. 6. 29. 16:55 미술 이야기

이번 학기에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네덜란드 미술로 보는 서양미술사 - 르네상스에서 현대까지』

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 중 서양미술사의 메인스트림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미술을 언급하긴 하지만 수업시간이 제한적이라 이렇게 보조자료 겸 하나 포스팅을 한다.

​프랑소아 부셰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미술사적으로 그가 속한 로코코 미술에 대해서 잠깐 써보려한다. 로코코 미술은 바로크 미술에 이어 유행했던 미술사조를 의미한다. 먼저 프랑소아 부셰 (François Boucher: 1703–1770)의 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François Boucher (1703-1770), Toilet of Venus (1751) oil on canvas ; 108 x 85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The Toilette of Venus" - 비너스가 치장하는 방

부셰의 원제는 "The Toilette of Venus"다.

여기서 "toilette"는 영어로 번역하면 화장실이지만, 여기서는 문자 그대로 화장실, 즉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때론 목욕을 하는 방'이다. 불어로 트와이예트 toilette는 '치장' 혹은 '화장'이라는 의미도 있고, '목욕을 하거나 화장을 하는 등 치장을 하는 방'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향이 약한 향수를 '오드 트왈렛'은 원래 '화장 + 물' 즉, '화장수'라는 의미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토일렛 toilet'보다는 '베스룸 bathroom'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인데, 이 '욕실'이라는 표현이 불어의 트와예트 toilette와 더 가깝다. 뭐 지금은 어차피 '베스룸'도 '화장실'이라는 의미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어 꿀팁 하나. 미국에서 '토일렛'이라는 단어는 우리말로 치자면 '변소'라는 정도의 어감이라 쓰지 않는 편이 좋다. 화장실 찾을 때, 손을 씻을 데를 찾는 'Where can I wash my hands?' 우회적 표현을 쓰긴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toilet'이라고 하지말고, 그냥 'bathroom' 한 단어만 얘기하자.)

프랑소아 부셰는 로코코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위의 작품은 그 중에서도 '로코코'의 시대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서...

제목은 <비너스의 화장방> 정도에 해당할텐데, 여인의 모습은 여신이라기보다는 부유한 귀족이나 왕족의 정부같은 분위기다. 발그레한 볼을 가진 곱디고운 그림 속의 앳된 여성은 '신들은 누드로 그리자'라는 회화적 관례에 따라 비너스라고 억지로 주장하기엔 그녀가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현세적이기 때문이다. 쾌락적이고 방탕하고 경박한 것이 로코코 문화의 특징이라고 비판하곤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비판의 근거로 사용해도 될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포동포동 귀여운 아기 천사, 푸토들이 있어도, 품에 새하얀 비둘기를 품고 있어도, 이 여성은 궁전이나 저택의 한 방에서 꽃 단장을 하고 있는 현세의 여인이지 천상의 비너스처럼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퐁파두르 부인 (Madame de Pompadour) - 로코코 미술의 상징적 존재

이 작품은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았던 퐁파두르 부인 (Madame de Pompadour)의 주문으로 제작된 것이다. 그녀는 뛰어난 미모로도 유명했지만, 예술과 문화 애호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프랑소아 부셰에게 퐁파두르 부인은 가장 중요한 고객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그녀의 주문을 받은 작품도 많았고, 그녀의 초상화도 그렸다.

François Boucher (1703-1770), La Marquise de Pompadour (1700~50), oil on paper ; 60 x 45.5 cm, Louvre

 

베르사이유 궁에서 소장 중인 <사냥의 여신 다이애나로 나타낸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다. 일설에 따르면, 루이 15세가 처음 퐁파두르 부인을 만난것이 베르사이유 궁에서의 가면 무도회였다고 하는데, 그때 그녀가 꾸민 모습이 바로 다이애나였다고 한다. 이때 반한 왕이 그녀를 정부로 삼게 되었고, 그녀는 평생 그의 사랑을 받았다. Jean-Marc Nattier (1685-1766), Marquise de Pompadour (1746), oil on canvas ; 102 x 82 cm, Palace of Versailles

 

부셰가 그린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 의상이나 가구의 화려함을 보라! 이것이 로코코다! 방안의 분위기를 보면 위의 <비너스의 화장방>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François Boucher (1703-1770), Portrait of Madame de Pompadour (1756), oil on canvas ; 212 x 164 cm, Alte Pinakothek

 

목욕후 휴식을 취하는 다이애나 Boucher, Diana Resting after Her Bath (1742) Louvre

사정은 부셰의 또다른 작품 <목욕 후 휴식을 취하는 다이애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이애나 여신과 퐁파두르 부인과의 관계는 앞서 살펴봤다. 그래서일까? 또 사냥의 여신 다이애나라는 제목의 작품을 그렸다. 초승달 모양의 티아라를 머리에 장식하고 있고, 사냥 도구와 포획물들이 옆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보아 사냥을 즐기던 달의 여신, 다이애나의 지물은 충실히 지니고 있다. 설정상, 사냥을 마친 다이애나가 자신의 수행원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다이애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처녀의 신으로 자신만 처녀로 남기를 고집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수행원들도 처녀로 남기를 명했고, 이를 어길시엔 엄벌을 내렸던 여신이다. 오죽하면 우연히, 정말 우연히 사냥하다 다이애나가 목욕하는 장면 한 번 쳐다봤다고, 무구한 사냥꾼 청년 악테온을 쪽쪽 찢어 죽임을 당하게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아무리 봐도 부셰의 다이애나가 그렇게 결벽증 있는 여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에 있어서 너무 숨김이나 경계가 없어, 감상자들이 맘껏 그녀의 아름다운 누드를 감상할 수 있게 그려져있다. 위의 비너스와 마찬가지로, 앳되보이고 발그레한 볼이 어여쁜 이 아가씨 둘이 누드라는 것의 정당성은 결국 제목에서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라는 (얇디얇은) 외투를 입은 암묵적이지만 명백한 관능성 또한 로코코 미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미술사에선 바로크 미술이 남성적이라면, 로코코 미술은 여성적이라는 평가를 하곤 한다. '바로크'는 '다듬지 않은 진주 (baroque)'에서 기인한 것이고, '로코코'는 '로카이유 (rocaille)'라는 장식때 잘 사용되는 조개껍질에서 유래했다고 구분한다. 하지만, 교육받지 않은 눈으로는 바로크 미술과 로코코 미술을 단박에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두 사조다 화려하고 장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통 우리가 여행 중 구경하는 성의 건축이나 그 안의 인테리어는 바로코 시대에 제작된 것과 로코코 시대에 제작된 것이 혼재되어 있어 그러하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작품들은 너무나도 로코코 적인 회화 작품이라 혼동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9. 21:14 일상 이야기

 

인플루언서는 떨어졌지만… 이래봬도 브런치 스토리 작가입니다 😎

블로그 + 브런치 스토리, 두 공간에서 미술사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인플루언서는 아니어도 브런치 스토리 작가입니다 😎

미술사 이야기, 두 공간에서 계속됩니다!”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미술사 이야기와 전시 감상 글을 읽어주신 이웃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블로그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 이어갑니다.

그런데 한 가지 소식이 있어요.

 

사실 저는 여러 번 인플루언서 신청에 고배를 마셨지만,

이래봬도 브런치 스토리 공식 작가랍니다! 😎🎨

(소리 질러~~~!)

 

브런치에서는 조금 더 차분하고 정돈된 미술사 글, 전시 감상,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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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정의 브런치스토리

강연자 | 서양미술사학자로서 강의, 저술, 큐레이팅을 통해 예술의 즐거움을 쉽게 전하고자합니다. 누구나 예술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깊이 있지만 재미있는 글을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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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8. 21:37 미술 이야기

미술사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지난 2~3년 간 국내에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규모의 수준 높은 전시가 열리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고 감격해왔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가 수업 시간에도 블로그에서도 수차례 언급한 바가 있다.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예술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이에 따른 수요도 높아져서 이런 전시를 유치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리라 짐작한다. 

그렇다고 열리는 전시가 모두 훌륭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모든 관람객들이 변별력을 다 갖춘 것은 아닌지 전시의 퀄리티보다는 유명세를 몰아 한몫을 챙기려는 듯한 전시도 눈에 띈다. 내 글은 샤갈전만 특정한 것은 아니고 일례로 드는 것이니 그 점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저번 반 고흐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전시는 관람하지 않기로 해서 전시의 세부사항은 모른다. 혹시 전혀 다른 경험을 하셨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마르크 샤갈 특별전: BEYOND TIME》은 2025년 5월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한가람미술관 제1, 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가 공동 주최하며, ㈜아튠즈가 주관했다고 한다.

전시는 오픈 전에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그 홍보 내용에 따르면, 전시에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유화 7점을 포함하여 총 17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천장화와 하다사 의료 센터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재현하여 관람객에게 색채와 빛의 마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1) 샤갈의 작품은 그렇게 새로운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은 98세까지 장수하신 작가분이시기도 하고 다작을 한 작가다. 게다가 판화 작품도 많아서 작품의 양이 방대하다. 그런데 거의 80년 가까이 작품활동 하는 동안 작풍이 거의 유사하다. 그가 처음 작품을 했었던 에콜 드 파리 시절에 그의 작품은 혁신적일만큼 독창적이다. 그리고 색감 사용도 피카소도 인정했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데 그 이후 80여년간 그의 화풍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미술사에서는 피카소와 마티스가 고전이 될 정도의 추상을 위시한 급진적인 현대미술의 세계가 펼쳐졌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 도도한 현대미술의 물결 속에 꾸준히 자신의 작품세계를 지켰다는 점이 대단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미공개 유화 7점'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의 전반적 화풍에서 그렇게까지 다른 것일지 모르겠다.

2)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는 미술전시의 범주가 아니다.

나는 매달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볼 전시회' 리스트를 꾸준히 올려왔다. 누누히 밝히는 바지만, 그 전시 리스트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나의 동선을 반영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 전체 리스트와 비교해본다면 아주 미미한 리스트다. 미술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무슨 작품을 보는게 좋을까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맘에서 시작했기에 그런 목적은 달성하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내 취향이기도 하지만 내 기준 그다지 좋은 전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 절대 포함시키지 않는 전시 중 하나가 소위 몰입형 미디어아트다.

난 그런 전시는 진정한 미술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한동안은 판단을 유보했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해상도 떨어지는 영상을 빔으로 벽에 쏜 것을 봤다고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감상했다고 할 수 없다고 믿는다. 오히려 그런 경험은 진짜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를 보고 받을 감동과 즐거움을 저해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직접 보기도 전에 질린 이유는 그 이미지를 품질 나쁜 인쇄물을 통해 너무 많이 접해서다.

애초에 내가 이 전시에 불신감을 가졌던 이유는 그 직전에 열렸던 반 고흐 전 때문이었다. 이 전시에 대한 리뷰는 이미 포스팅 해두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 전시회에 실망하고 나름 조사를 좀 해봤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은 마찬가지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작년 11월29일부터 올해 3월16일까지 열린 전시다. 당시 광고로는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 등에서 소장한 반 고흐의 원화 76점을 전시하며, 보험 총평가액이 1조 원을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전시"라고 홍보했었다. 그리고 국내외 팬덤으로 치자면 원탑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반 고흐의 전시라 연일 인산인해를 이룬 전시였다.

이 전시 기획을 어디에서 했나 했더니, MBN과 HMG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센터뮤지엄이 주관했다고 나온다. 이 기업 모두 엄밀히 말해서 미술이랑 크게 관련이 없다.

1. MBN (매일방송)

  • 본질적으로 언론사다.
  • 하지만 종합편성채널(MBN TV)로서 '콘텐츠 비즈니스' 수익에도 적극적이다.
  • 특히 최근 몇 년간, 전시/공연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어.
  • 즉, 순수한 문화기획보다는 "흥행성과 대중성" 중심 접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 따라서 '흥행을 위한 대규모 홍보, 티켓 판매'에 방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2. HMG 그룹

  • 부동산 개발 및 운영 전문회사다. (건설, 호텔, 개발, 투자 분야)
  • 최근에는 '문화 콘텐츠 사업' 쪽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 그러나 기본 DNA는 부동산과 투자 쪽이라, 예술적 순수성보다는
  • "프로젝트 수익성" 또는 "자산 가치 상승"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 전시 자체를 "투자 상품"처럼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3. 서울센터뮤지엄

  • 전시 주관사다.
  • 하지만 독립 큐레이터 기관이라기보다는,
  • MBN과 HMG 쪽의 기획 의도를 실행하는 실행 기관에 가깝다.
  • 다시 말하면, 기획과 방향을 주도하지는 않는다.

 

지난 반 고흐 전시가 지나치게 상업적이 된 근본 이유는 MBN과 HMG 그룹이 흥행성과 수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샤갈전(예술의전당) 은 어떨까? 주관사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구성이다.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가 주관한다. 언론사와 흥행에 방점을 두는 기획사의 콜라보다.

 

1. 아튠즈(㈜Artoons)

  • 문화 콘텐츠 제작과 전시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상업 전시회사다.
  • 특히 "몰입형 미디어아트" 연출에 강점을 내세운다.
  • 과거에도 "빛", "환상", "감성" 같은 키워드로 대중을 겨냥한 전시를 기획했다.
  • 본질적으로는 흥행성과 체험형 소비를 최우선하는 회사다. 즉 작품 감상 중심보다는, 사진 찍고 공유하는 "체험 전시" 스타일을 말한다.

 

2. 이번 샤갈전 구조

  • 주최: 예술의전당, KBS미디어, 머니투데이, 아튠즈
  • 주관: 아튠즈 (즉, 실제 기획, 연출, 진행은 아튠즈가 주도)

예술의전당은 장소만 빌려주고

KBS미디어와 머니투데이는 홍보와 마케팅 지원

아튠즈가 실제 전시 기획의 키를 쥔 형태로 진행되었을 것 같다.

 

3. 미디어아트 요소

  • 샤갈의 진짜 유화나 수채화를 온전히 감상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 '샤갈의 색채 세계를 재현했다'는 명목으로 미디어 쇼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 이 경우, 진품 앞에서 충분히 감상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 체험형 전시 분위기에 관람 동선이 휘말리기 쉽다.

결론

이번 샤갈전의 근본 기획 방향은

"깊은 예술 감상"이 아니라 "몰입형 체험 + 티켓 판매" 에 가까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이번 샤갈 전은 "이건 걸러야겠다" 라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미디어아트가 전시에 부분 포함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게 광고에서 큰 부분으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전시의 중심이 작가의 원작이 아니다" 라는 뜻이니까.

 

참고로 아튠즈가 과거에 기획하거나 주관했던 전시들은다음과 같다.

  • 〈모네, 르누아르... 그리고 샤갈〉 – 빛의 벙커 (제주)
  • 〈빛의 시인, 클로드 모네〉 – 제주 빛의 벙커
  • 〈알폰스 무하 특별전〉 – 예술의전당 외
  • 〈반 고흐 인사이드: 빛과 음악의 축제〉 – DDP, 세종문화회관
  • 〈아르떼 뮤지엄〉 – 전국 각지

이 전시들의 특징은 진짜 원화보다는 대형 프로젝션, 영상, 사운드를 이용한 '몰입형 미디어 전시' 라는 점이다. 특히, 빛의 벙커 시리즈를 통해 "미술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느끼는' 체험"이라며 이런 전시를 대대적으로 상품화했다. 가족 나들이 삼아 이 곳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후기도 많다.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놀이공원에 가까운 체험이지 미술감상의 경험이라고 할 수는 없다.

2. 아튠즈식 전시의 공통 구조

  • 1단계: 유명 작가(모네, 반 고흐, 샤갈 등) 이름을 내세운다.
  • 2단계: 진품이 아닌 디지털 이미지나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다.
  • 3단계: 관객에게 "감동", "힐링", "몰입"을 키워드로 감성 마케팅을 한다.
  • 4단계: 관람객이 인생샷(사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을 곳곳에 배치한다.
  • 5단계: 굿즈 판매존을 대규모로 설치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결국 전시의 핵심은 '미술 감상'이 아니라 '체험 콘텐츠 소비'로 이동해버린다.

3. 왜 한국 전시 시장이 이렇게 변했나?

(1) 미술 전시의 상업화

  • 코로나 이후 미술관 운영비가 부족.
  • 국공립이건 민간이건 전부 '관람객 수'와 '수익'을 우선시하게 됨.
  • 그래서 "확실히 표가 팔릴 전시"만 선택하게 됨

(2) 미디어아트 전시 붐

  • 디지털 기술 발달 + 사람들의 '체험 욕구'가 맞물려
  • 진품 없이도 대형 몰입형 전시를 빠르게 열 수 있게 됨.
  •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표 값은 그대로 받는다.
  • 당연히 주최 측 입장에서는 훨씬 이윤이 큰 장사.

(3) 관람객 기대의 변화

  • 미술 애호 계층에 거품이 많이 있다는 말이 된다.
  • 진지하게 미술사를 공부하거나 작품을 오래 감상하려는 사람은 줄어들었고,
  • 대신 "인스타용 감성 사진", "힐링 체험" 을 원하는 관람객이 많아진 듯하다.
  • 시장은 결국 수요를 따라가니까, 지금처럼 '사진 찍는 전시'가 우후죽순 생기는 거야.

4. 결론

지금 한국에서 열리는 유명 작가 전시 중 상당수는

"깊이 있는 미술 감상"이 아니라, "상업적 체험 소비" 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샤갈전도 예외가 아니다.
  • 아튠즈가 주관하는 이상, 진짜 샤갈의 '정신'이나 '작품 세계'를 느끼기는 어렵다.

 

왜 그렇게 판단할 수 있나?

  1. '샤갈'이라는 이름 자체가 상업적 소비에 최적화된 소재다.
    • 샤갈은 "사랑", "색채", "꿈"이라는 키워드로 쉽게 대중에게 먹힌다.
    • 그래서 미술에 깊은 관심이 없어도 "샤갈=좋은 전시" 라는 이미지를 주기 쉽다.
    • 주최 측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해설과 깊이로도 표를 팔 수 있는 작가라는 뜻이다.
  2. 예술의전당은 자체 기획보다는 외부 전시 유치형이 많아졌다.
    • 과거에는 국공립기관으로서 퀄리티 높은 전시를 자체 제작했지만,
    • 최근에는 흥행형 민간 주최 전시(MBN, HMG 같은)랑 계약을 맺고 장소 제공하는 방식이 많다.
    • 즉, "예술의전당"이라는 간판을 빌려주는 셈이고,
    • 실제 전시 내용은 외부 사업자 논리에 의해 결정된다.
  3. 이미 시작된 대규모 광고와 얼리버드 판매
    • 반 고흐전 때와 마찬가지로, 개막 몇 달 전부터 포스터, 홍보 기사, 사전 예매가 쏟아졌다.
    • 이건 '깊이 있는 감상 기회'보다는 "회전율 높은 티켓 판매"를 노리고 있다는 신호다.
    • 그리고 전시가 열리면 관람객을 '밀어넣고' '빨리 나가게' 하면서, 진지한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
  4. 대관 구조 상, 전시기간 동안 최대 수익을 뽑아야 한다
    • 예술의전당도 대관료+매출 연동 수익을 노린다.
    • 전시회가 '예술적 완성도'보다 '입장객 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리하자면 이번 샤갈전은 이름값과 감성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철저히 상업적 흥행 전시로 기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반대의 경험을 하신 분들이라면 의견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겸허하게 내 의견이 잘못되었음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1. 진짜 좋은 미술 전시를 고르는 기준

(1) 주최/주관을 먼저 본다

  • 국공립 미술관 자체 기획이면 신뢰도가 높다.
  • (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자체 기획전)
  • 해외 유명 미술관 공동 주최 전시도 꽤 믿을 만하다.
  • (예: 루브르, 오르세, 테이트, 휘트니 같은 기관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좋음)

→ 반대로 대중매체, 건설·부동산 회사, 상업 전시 전문회사가 주최하는 전시흥행 우선 전시일 확률이 높으니 주의.

(2) 진품 비율을 확인한다

  • "진품 몇 점", "원화 몇 점" 이 명확하게 공개된 전시가 좋다.
  • 아예 진품이 없이 미디어아트만 있는 전시는 걸러도 된다.

→ 특히 "세계 최초 공개", "국내 최초" 같은 문구는 진품 여부와 상관없이

'감성 홍보용 수식어' 일 수 있으니 속으면 안 된다.

(3) 학술적 해설이나 큐레이터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지 본다

  • 전시 소개에 '큐레이터 해설', '전시 도록' 같은 게 제대로 준비되어 있으면
  • 작품 감상용으로 기획된 전시다.
  • 반대로, '감성 체험', '몰입', '힐링' 같은 키워드만 강조되면
  • 미술 감상이 아니라 소비용 전시일 가능성이 높다.

(4) 포스터와 홍보 문구를 읽는다

  • 포스터에 "인생샷", "빛의 향연", "몰입 체험" 이런 말이 있으면 일단 의심한다.
  • 반대로, 작가의 작품 세계, 사조, 영향관계 등을 설명하려는 흔적이 보이면 신뢰할 만하다.

2. 앞으로 기대할 만한 전시 트렌드

(1) 진품 중심 회고전 강화

  • 미술계 안팎에서 "진짜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는 반성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계속 학술적 깊이 있는 전시를 시도할 예정이다.
  • 특히 국내외 유명 작가의 '대형 회고전'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것.

(2) 지역 거점 미술관 전시 강화

  • 지방 국공립 미술관(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질 좋은 전시를 많이 기획하고 있어.
  • 서울보다 관람객이 적어서 오히려 조용하고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3) 개인 작가전, 아카이브 전시 확대

  • 이름난 거장들뿐 아니라, 개인 작가 연구 중심 전시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 특히 여성 작가, 비서구권 작가,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다루는 전시가 많아질 것.

 

다시 말해서, "좋은 전시"를 고르려면 주최/주관 체크 → 진품 여부 확인 → 홍보 문구 판별 → 학술적 해설 여부를 기준 삼으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는 존재해서 '반드시'라고 할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는 "진짜 미술 감상"을 중시하는 전시도 서서히 힘을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다만 상업적 체험 전시도 계속 병행될 거라서, 스스로 걸러낼 눈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9월25일 개관하는 《세잔 & 르누아르, 근대를 개척한 두 거장》전시는 어떨지 궁금하다.

 

* 반고흐 전 유감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738801303

 

반고흐 전 유감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내 성향을 아는 지인들이나 블친들이라면 내가 이렇게 나쁜 리뷰를 남긴다는 것을 알면 평소의 나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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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5. 15:53 미술 이야기

조르조네(Giorgione, 1477?–1510)는 베네치아 르네상스 회화를 대표하는 화가다.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그가 남긴 작품은 많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폭풍》은 단연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이 그림은 지금도 미술사에서 ‘설명되지 않은 그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Giorgione, The Tempest (c.1508) oil on canvas ; 83×73 cm, Gallerie dell'Accademia, Venice

🎨 작품 속 장면

그림을 보면 오른쪽에는 아기를 안은 나체의 젊은 여성이 앉아 있다. 왼쪽에는 창을 든 병사(혹은 목동으로 보기도 한다)가 서 있다.

둘 사이에는 물이 흐르고, 폐허 같은 기둥과 벽이 풍경에 불안감을 더한다.

하늘은 어둡고, 번개가 번쩍이는 순간이 포착되어 있다.

조르조네는 이 작품에서 이야기를 설명하지 않는다. 누구도 두 인물의 관계를 확언할 수 없다. 한때 이 그림을 성서 이야기, 신화, 알레고리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여전히 미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시도한 미술사학자들이 많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석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이 불확실함이 조르조네 예술의 핵심이자 베네치아 회화의 서정적 전환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 미술사적 의미

《폭풍》은 회화에서 풍경이 단순한 배경을 넘어 감정을 전달하는 주체로 등장한 전환점이다.

마사초나 보티첼리 같은 피렌체 화가들이 인물과 이야기 중심의 구성을 중시했다면, 조르조네는 자연과 분위기 자체를 화면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비가 올 듯한 공기, 나무의 습기, 땅과 물의 대비, 하늘을 가르는 번개. 이 모든 것이 말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이 그림은 베네치아 화파가 빛과 색의 미묘한 변화를 어떻게 탐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작이기도 하다.

후기 르네상스의 색채화(tradition of colorism)는 이처럼 조르조네의 회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0분 감상법

전체 화면을 먼저 본다.

인물보다 풍경과 하늘의 긴장감을 느껴본다.

세부를 천천히 관찰한다.

여성의 표정, 아기의 자세, 병사의 시선, 무너진 벽, 번개까지 하나하나 살핀다.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이 폭풍은 무엇을 암시할까?”

“두 인물은 왜 이 자리에 있는 걸까?”

“조르조네는 왜 이야기를 숨겼을까?”


오늘은 베니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티치아노의 스승으로 유명한 조르조네의 《폭풍》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았다. 이 작품은 감상자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림이다. 단순한 ‘정답 찾기’보다 오늘 내 기분과 생각을 이 풍경에 비춰보는 감상이 더 의미 있을지 모른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12. 19:28 일상 이야기

지난 며칠 간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 김민지 씨의 허위 경력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 구조의 취약함과 감정 중심 공론장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이 글은 사건의 흐름과 구조, 그리고 그 안에서 침묵하게 된 진짜 피해자들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 우연히 의혹 제기 단계부터 당사자의 사망까지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다. 처음엔 최근 스레드에 사기 사건에 대한 경험에 대한 글이 많기도 하고 자신의 경력을 부풀리는 사람도 워낙 많아서 그냥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인가보다 했다. 그런데 김민지 씨 사건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아서 한번 논의해보려 한다.

지난 며칠 동안 스레드에서 시작되어 전개된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1. 사건의 시작

김민지 씨는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라는 책의 홍보에서 자신은 “하버드 심리학·뇌과학 학사, UCLA 임상심리학 박사”라고 소개하였다. “하워드 가드너, 데이비드 카루소, 딘 키스 시몬튼” 등 해당 분야 유명 교수가 직접 추천 찬사를 보냈다는 주장과 함께 저명 교수들의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2. 경력 의혹 폭로 흐름

스레드에서 누군가 ‘김민지 임상심리학자에 대해서 아느냐?’며 자신이 경력에 대한 질문을 했더니 갑자기 자신을 차단했다’는 짧은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이어서 한글로 쓴 책에 어떻게 미국 전문가가 극찬을 했는지도 이상하다는 의혹도 떠오르고, 연령대를 봐서도 주장하는 경력을 갖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의혹이 확산되었다. 결국 실제로 임상병리학자 학위를 가진 사람이 의혹에 동참하며 졸업자 리스트에 ‘김민지’라는 이름도 없고, 라이선스 소유자 목록에도 없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결국 김 씨의 연구에 찬사를 보냈다는 해당 교수들에게 문의를 했더니, ‘김민지라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며 그의 논문을 ‘추천한 적도’ 당신의 사진을 ‘제공한 적도 없다’는 답장이 왔다는 얘기도 올라왔다. 하루이틀 사이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를 언론에서 옮겨 싣기 시작하고, 해당 출판사 길벗은 책 판매 중단·회수 조치 발표하기에 이른다.

3. 권위 도용의 구조적 문제

위의 사항을 종합해보면 김민지 씨는 허위 경력 권위 도용의 범죄 저지른 것이 된다. 명문대 학력 및 박사 학위 모두 검증이 불가하고, 교수들의 사진, 추천사 모두 허위 사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판사의 검증 실수 문제도 대두된다. 마케팅용 띠지에 그녀가 주장한 내용을 검증없이 그대로 사용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피해의 규모도 크다. 해당 분야가 ‘심리’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고가의 상담료를 내고 김민지 씨에게 수년간 상담을 받아온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이들은 무자격자에게 자신들의 문제를 상담해왔기 때문이다. 듣자하니 공공도서관에까지 다 들어가있는 그 저서를 읽은 독자들 또한 피해자다. 간접적으로는 그의 말을 믿고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미디어에 노출된 진짜 전문가들도 명예를 실추했으므로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4. 사망 이후 ‘약자 프레임’ 역전

스레드에 그녀의 경력이 모두 허위라는 사실이 확실시 된 뒤 그녀는 자신이 운영하던 모든 SNS를 폐쇄하고 상담소도 문을 닫고 잠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모든 것이 모두 2~3일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리고 곧 김민지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남편이 SNS에 부고 게시)

그러자 갑자기 그녀의 허위 경력을 밝혀낸 것을 두고 ‘사적 제재’니 ‘마녀사냥’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허위 경력을 드러낸 일이 ‘정의감에 취한 마녀사냥’이며 ‘잔인한 폭력’이었다는 주장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프레임은 본질을 흐린다. 진짜 피해자가 누구인지, 왜 검증 시스템이 실패했는지라는 중요한 문제가 사라진 채 ‘감정적 동정’만 남게 된다.

5. 핵심 분석 포인트

보통 부고를 받으면 우리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을 한다. 이번에도 명복은 빌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민지 씨가 야기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도 면죄부가 발행되는 것도 아니다. 값싼 동정과 얄팍한 휴머니즘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만 한다. 그녀가 살아 있었다면 마땅히 물어야 할 도의적 법률적 책임은 어디에 갔고, 그로 인해 진짜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들의 정의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말이다.

권위에 대한 조직적 기만 vs. 감정적 동정의 착시

김씨는 도용된 권위를 통해 상담료,·출판과 강연 등을 통해 실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녀의 극단적 선택은, 의도치 않게 ‘책임 회피’로 기능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상황을 감정 중심으로만 해석하고 덮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폭로자 공격은 문제의 핵심 회피 수단

“방법이 가혹했다”는 건 도용 자체와 무관한 문제다. ‘사적 제재’라는 말이 옳지도 않지만 이 모든 허위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한다는 비판자들의 주장은 그녀의 죽음을 통한 ‘책임회피’를 정당화 시킨다. 그렇다면 그 허위 경력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보호는 왜 논의되지 않는가?

피해자의 목소리가 실종됨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몇몇 포스팅에서 실제로 상당한 상담비를 내고 그녀와 상담했다며 망연자실한 목소리도 올라온다. 그리고 그녀의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 책을 산 독자들, 강연을 초빙하고 그녀의 책을 도서관에 비치하면서 그 과정의 담당자들 모두 피해자다. 해당 저서를 낸 출판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지만 출판사의 신뢰에 큰 금이 가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이 곳 역시 피해자다.자살자 보호 프레임만 강화되면서 진짜 피해자들이 심리·경제적 피해를 호소할 창구가 사라졌다.

진짜 질문은 “왜 이런 행위를 몇 년간 아무도 몰랐는가”여야 한다.

‘감정 중심 약자 프레임’의 도덕적 함정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 약자의 증거라고 한다해도, 그러면 약자가 만든 거짓까지 모두 책임에서 면제시켜야하는 것인가?

‘진실탐사와 비판이 곧 폭력’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공익을 생각한 책임있는 비판자체는 금지되어야하는가?

“동정이 곧 정의”라면 구조적 문제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이 사건의 추이를 살펴보다 보면 진실 시스템의 붕괴와 도덕적 위선이 결합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십수년 전에도 한번 위조 학력논란이 크게 있었다. 다른 분야도 아니고 내가 몸담고 있는 미술사 분야에서 시작된 위조 학력 논란이 연예계와 언론, 정치권 할 것 없이 확산되어서 우리가 존경하고 선망하던 많은 이들의 학력이 실은 위조되었고 근거 없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내 기억에 그 당시 해당 큐레이터 빼고는 모두 ‘창피함’이라는 형벌 이외에는 큰 처벌 없이 넘어갔었다.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학벌 숭상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었 던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잊혀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검증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해야한다는 논의가 앞서야한다고 본다.

이번 문제에서 다뤄야할 문제는, 검증 실패의 구조, 시장 시스템과 권위의 책임을 중심으로 다루어야 의미가 있다. 그리고 ‘마녀사냥’운운 하는 사람들 탓에 감정 중심 공론장의 위험도 한번 논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참고 기사 링크를 달까 하다가 그냥 안달기로 했다. 이 기사들이라는 것이 사실상 며칠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민들이 집요하게 추적한 내용을 요약한 것에 가깝다. 기자들이 직접 해당 교수나 기관에 취재한 것이 아니라, 이미 공유된 내용을 정리한 수준에 머문다. 이러한 보도 양상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지금 시대에 진실을 밝혀내는 힘이 언론이 아니라 ‘시민 감시’에 있다는 점, 그리고 오보 혹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얼마나 손쉽게 유통되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9. 17:17 미술 이야기

이미 끝난 전시지만 신진 갤러리들의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라 기록용 및 소개용으로 작성해보는 포스팅.

 

신한 더프리뷰 2025

옛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2025.5.30~6.1



 

더프리뷰 전시는 2년전 성수동에서 열렸을 때 처음 가봤다. 작년엔 왠일인지 못가본 것 같은데, 올해는 프리뷰 VIP 초청권을 받아서 다녀왔다. 올해는 "옛국립극장 백성희장민호 극장"이라는 곳에서 열렸는데 처음 가본 곳이었다. 이름에도 '옛'이 붙어 있었는데, 가서 보니 왠지 일본의 쇼와 시대, 우리나라 일제시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런데 나중에 살펴보니 역사가 그렇게 오래된 곳은 아니었다. 백성희장민호 극장은 2010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내에 개관한 소극장으로, 한국 연극계의 원로 배우인 백성희와 장민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두 배우는 60년 넘게 국립극단의 중심에서 활동하며 한국 연극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들이라고.

 

 

 

 

 

 

 

 

 

 

 

방문 당시엔 그렇게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은 곳이라는 것은 미처 모르고 왠지 역사 속의 장소를 시간여행하는 듯한 느낌으로 A라고 적힌 빌딩부터 들어가봤다. 벽에는 이번에 참가하는 갤러리들 중에서 그 곳에서 전시하는 갤러리들의 리스트를 벽에 적어두었다. 일정표를 보니까 퍼포먼스는 정식 전시일에만 진행할 예정이어서 그날은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번에 가서 느낀건데 인스타에서 자주 접하다보니 익숙해진 갤러리 이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나를 모르고 나또한 그들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느껴지는 어떤 내적 친밀감 같은게 있었다. 

전시장 한켠에는 이런게 마련되어 있었다. 떠오르는 신진 작가가 궁금하다면 실린더, 샤워, 상히읗, 띠오 갤러리를 주목하세요.

고요한 나만의 순간을 가질 수 있는 작품과 마주하고 싶다면, 별관, 삼원갤러리, 오브제후드, 전시공간 리플렛 갤러리를 방문하시고요. 황학삼 작품의 설치 공간에 한번 가보세요.

신생 갤러리가 궁금하시면, YK Presents, APO project, 도잉아트 dohing art, 페이지룸8 를 방문해보세요.

 

더 프리뷰 행사 자체는 끝났지만, 아직 홈페이지는 열려 있으니 갤러리 메뉴에서 갤러리를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된 공간을 다녀오면 열심히 작업하는 작가들이 많아보여서 다행스럽다. 아트테크 사기도 횡횡하고 내용보다는 유명세로 인기몰이만 하려는 전시가 범람하는 시절에 이렇게 묵묵히 열심히 작업하는 작가들의 노력이 있고 그들의 성과도 훌륭하다는 것에 안도하게 된다.

https://thepreviewartfair.com/tpaf/html/main.html

 

더프리뷰서울 2025

더프리뷰서울 2025 with 신한카드

thepreviewartfair.com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보시길. 

* 신한 더프리뷰 2025 @ 옛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893465368

 

신한 더프리뷰 2025 @ 옛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난 관람하는 시간보다는 리뷰 작성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다보니 제때 딱 맞춰서 리뷰를 못올리는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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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3년 처음 가본 더 프리뷰 리뷰 포스팅이다. 

*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 에스팩토리 D동 (2023.4.20~4.23)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081881862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 에스팩토리 D동

4월 23일까지에요. 관심있는 분들 빨리 갔다오세요!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행사에 다녀왔다. 4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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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6. 7. 18:26 미술 이야기

 

이번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여름 학기 강의 주제는 『네덜란드 미술로 보는 서양미술사 - 르네상스에서 현대까지』로 잡아서 시작했다. 강의 소개문을 옮겨보면, "렘브란트의 빛, 페르메이르의 고요, 반 고흐의 열정, 몬드리안의 질서까지― 신화 대신 일상을, 왕이 아닌 시민을 그린 미술. 유럽 미술사의 또 다른 중심, 네덜란드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미술 여행입니다."라고 썼다.

 

이렇게 주제를 정한 것은 지난 수년 미술사 강의를 해오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미술사 강의 교양 강좌 101식으로 한동안 진행했었다. (지난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그 포스팅의 내용을 참고하시길) 그러다가 코로나로 인해서 그 리듬이 깨지게 되기도 하면서 다시 변화를 꾀하면서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 때처럼 마치 큐레이터가 전시기획을 하듯이 주제를 선정해서 거기에 따라 강의를 구성해서 진행해왔다. 코로나 이후, 다시 교양강좌 구성으로 강의를 하기도 했고 주제를 선정해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번 학기에는 '네덜란드 미술 특집'으로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 미술 특집'이라고는 하지만 기본 구성은 미술사적 연대를 따라 진행할 것이고, 그 순서에 따라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과 미술사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다. 기존의 수업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못했던 네덜란드를 포함한 플랑드르 지역, 미술사에서 '북유럽'이라고 불리는 지역의 미술에 대해서 살펴보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술사 개론 수업에서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강의를 할 때 주로 이탈리아의 미술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그 이외 지역의 예술은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 이번 내가 진행하는 여름학기 수업에서는 시각을 이탈리아 중심에서 탈피해서 그 이외 지역의 르네상스 미술은 어떤 아름다움과 특색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지역의 예술도 함께 비교하며 진행할 예정이다. 미술사 개론 수업은 맞지만 시각을 좀 다르게 해서 접근해보려는 노력이다. 혹시 편협한 내용이 아닐까해서 수강을 망설이는 분들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니 안심하고 등록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아래는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라는 작품이다. 얀 반 에이크라는 네덜란드 작가의 작품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탈리아인으로서 플랑드르로 건너와 최초로 성공한 상인인 아르놀피니와 그의 아내다. 

아르놀피니의 부부의 초상 (이전에는 아르놀피니의 결혼) Giovanni Arnolfini and His Wife Portrait (Arnolfini Marriage) (1434) oil on oak panel of 3 vertical boards ; 82.2 ×60 cm; panel 84.5×62.5 cm, National Gallery, London

 

그 밖에도 거울에 비친 화가와 조수 두명이 결혼식의 증인이라고 생각하고, 남자의 손모습,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초가 하나 켜진 것 등등을 종합해서 파노프스키가 "아르놀피니 부부의 결혼식을 묘사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근거 탄탄하고 워낙 고명하신 학자가 하신 분석이라 다 믿고 따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그러한 분석에 이의가 제기되었고, 그냥 이들 부부의 초상화일 뿐 결혼식 장면을 묘사한 것은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지배적인 상태다. 혹자는 샹델리에의 초가 남편 쪽은 켜있고 아내쪽은 꺼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아내는 이미 세상을 뜬 상태에서 그녀를 기리는 의미로 그린 작품이라는 해석도 있다. 따라서, 예전 책에는 <아르놀피니의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지만, 최근 출판물에서는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라는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또 언제 다른 의견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상 너무나도 유명하고 자주 언급되는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 대해 알아봤다. 이 작품을 살펴보는 시간이 즐거우셨다면 제 수업도 한번 들어보시길. 익숙하게 봐왔지만 의미는 잘 몰랐던 작품들, 그리고 본 적 없었지만 막상 살펴보면 의미깊고 재미있는 작품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이 되시리라 믿는다. 

아르놀피니의 부부의 초상 (이전에는 아르놀피니의 결혼) 세부, 거울 부분. 거울 가장자리 돌기 부분에 각각 10가지의 예수의 고난을 묘사해놓았다. Giovanni Arnolfini and His Wife Portrait (Arnolfini Marriage) (1434) oil on oak panel of 3 vertical boards ; 82.2 ×60 cm; panel 84.5×62.5 cm, National Gallery, London

 

*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2025년 여름학기 수강신청 안내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867026023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2025년 여름학기 수강신청 안내

어느새 봄은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도 봄학기는 종강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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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5. 5. 31. 11:20 미술 이야기

올해 초에 갤러리 K의 아트 테크 사기 사건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다. 이후로도 올해만해도 서정아트갤러리, 지웅아트갤러리, 그리고 동백아트갤러리와 관련해서 폰지 사기 의혹이 거론되거나 수사에 착수되기도 했다고 한다.

 

2024년 초 갤러리K 사태와 아트테크 사기

  • 이전에 올렸던 포스팅을 읽어보셔도 되지만, 일단 아래 간략히 상황을 정리해본다.
  • 갤러리K는 이미 폰지 사기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대표의 도주와 함께 국세청 세무조사 후 수십억 원의 추징금이 부과되어 파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 갤러리K는 무명 작가의 작품을 고가로 홍보해 투자자를 유인했고, 투자금은 돌려막기로 운영되었다는 의혹이 크다.

해당 기사: https://www.dailyan.com/news/article.html?no=649759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단독/이슈기획15] 사기 파문 갤러리K, “수십억 추징금 부과에 파산

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폰지사기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갤러리K(갤러리케이, 대표 김정필)가 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후 수십억 원의 추징금을

www.dailyan.com

 

 

이후 아트테크 사기사건 정리

최근 한국 미술 시장에서 ‘아트테크’라는 이름 아래 고수익을 미끼로 한 투자 사기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2024년 초에는 ‘갤러리K’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2025년에는 ‘서정아트갤러리’가 유사한 방식으로 사기 혐의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방식이 미술품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거래라기보다는, 투자금을 돌려막는 방식의 ‘폰지 구조’와 유사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술품 공동 구매, 위탁 판매 등 생소한 구조를 악용해 투자자에게 실체 없는 기대 수익을 주는 방식은 아트테크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신종 금융사기에 가깝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은 ‘실물 확인’, ‘투자 구조 분석’, ‘작품의 진위 및 거래 이력 확인’ 등 기본적인 검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최근 서정아트갤러리, 지웅아트갤러리, 동백아트갤러리, 조현갤러리 사건 요약

1. 서정아트갤러리(가명, A 갤러리) 사건

  •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갤러리 대표와 운영진이 2016년 6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900억 원을 투자 받아 미술품 투자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1,100여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사건이다.
  • 투자자에게 미술품을 구입해 맡기면 매달 1%의 저작권료(수익)를 지급하고, 원금 손실이 없도록 재매입을 보증한다고 홍보했다.
  • 실제로는 미술품 전시·대여 등 수익 활동은 전혀 없었고,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할 수익금과 원금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돌려 막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였다.
  • 실물 미술품 보유 여부도 허위로 꾸몄으며, 대표와 일부 임직원은 투자금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유용했다.

 

해당기사: “우아하게도 해먹었네”…미술투자 사기로 900억 등친 일당들

https://www.mk.co.kr/news/society/11124061

 

“우아하게도 해먹었네”…미술투자 사기로 900억 등친 일당들 - 매일경제

갤러리 직원 등 14명 검찰송치 수익활동 안하고 투자금 받아 저작권료 돌려막고 명품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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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웅아트갤러리 사건

  • 2019년 6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약 1,100명의 투자자로부터 900억 원 이상을 끌어모아, 매월 1% 수익과 3년 내 재매입 보증을 약속했다.
  • 실제로는 투자금으로 미술품을 구매하지 않고, 대표가 운영하는 부동산 사업 등에 유용했다.
  •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작품 이미지를 임시로 받아 투자자에게 실물 소유를 가장했다.
  • 2024년 3월, 검찰은 회장에게 징역 25년, 전 대표 10년, 사내이사 1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갤러리K 등 아트테크 업체에 대한 수사로도 확산됐다

 

해당기사: “첫 계약금부터 회장이 빼갔다” 900억대 아트테크 사기 전말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88331

 

[단독] “첫 계약금부터 회장이 빼갔다” 900억대 아트테크 사기 전말

[일요신문] ‘아트테크’(미술품 재테크)를 빙자해 900억 원대 돌려막기 사기를 벌인 지웅아트갤러리(지웅아트) 일당에 대한 판결이 3월 10일 선고된다. 판결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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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백아트갤러리 사건

  • 동백아트갤러리는 해외 유명 작가(뱅크시, 피카소 등)의 작품에 투자하면 연 48%의 고수익을 돌려준다고 홍보해 약 80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60억 원 이상을 편취했다.
  • 약속한 수익금과 원금 지급이 지연되다 결국 연락이 두절되고, 대표는 잠적했다.
  •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도 폐쇄되었으며, 수사 결과 대표 큐레이터 등도 실존 인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기사: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52

 

[아트테크 가면 쓴 폰지 사기 ③] 동백아트갤러리, 해외 유명 미술품 미끼로 아트테크 사기 혐의

동백아트갤러리가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수십억 원을 편취한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었다. 피해자들은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면 연 48%의 고수익을 돌려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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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는 정말 조심해야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저번 글에도 올렸지만, 아래 항목들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하시길 바란다.

1. 애초에 투자자들에게 비현실적으로 좋은 (too good to be true)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투자 상품은 일단 의심하고 봐야한다.

2. 투자하기 전에 투자하려는 상품 (여기서는 미술 작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어야한다. [제 수업을 들으시면 좋겠죠. ㅎㅎ]

3. 미술 작품을 구매하려면 투자 목적보다는 일단 내가 너무 사랑해서 곁에 두고 싶어서가 첫째 목적이 되어야한다.

4. 작가와 갤러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한다.

5. 유명인들이 안내한다고 함부로 신뢰감을 높이지 말자. 그들이 해당 상품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무엇보다 그들이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6. 환금성의 측면에서 미술 작품은 절대 좋은 투자가 아니다.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

 

최근 아트테크 열풍을 타고 미술품 투자 사기, 이른바 ‘아트테크 폰지 사기’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서정아트갤러리, 지웅아트갤러리, 동백아트갤러리, 갤러리K 등은 모두 고수익과 원금 보장, 실물 미술품 투자라는 명목으로 투자자를 현혹했으나, 실상은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구조였다. 투자자들은 아트테크 투자 시 실물 확인, 수익 구조의 투명성, 업체 신뢰도 등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그럼 모두 사기 당하는 일 없이 즐거운 문화생활을 하시면서 부자되시길~ 트테크 사기 사건 - 조심하세요!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754615462

 

갤러리 K 사건 - 사기가 된 예술

이번 학기 수업에는 새롭게 아트 컬렉팅과 아트 페어, 그리고 방문할만한 갤러리 소개 등 생활밀착형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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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