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물병과 사자
2019.09.19 06:02 미술 이야기

황금 박~쥐!는 아니고!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당신은 후후훗! 최소 국민학교 다닌분들~) 

이탈리아 작가 모리조 카텔란 (Maurizio Cattelan)의 작품, 무려 싯가 60억원에 해당하는 황금 변기가 도난당했다는 뉴스!  블레넘 궁에서는 모리조 카텔란의 개인전 <Victory is Not an Option (승리란 불가능하다)>이  2019년 9월 12일부터 10월 27일까지 예정으로 개최되었는데, 전시가 시작된지 불과 이틀 뒤인 지난 9월 14일, 전시 중이던  그의 《미국 (America)》 (2016)이라는 금으로 만든 변기가 도난당했다는 것이다.  

이 변기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18K 진짜 금으로 만든 변기는 실제로 화장실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게 포인트인 작품이다.  사람들은 농담으로 금덩이라 훔치고 싶어도 더러워서 안가져 갈 것이라 그랬는데, 설마설마 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Blenheim Art Foundation이 주최하여 블레넘 궁에서 열린 모리조 카텔란의 개인전 <<Victory is Not an Option>> (2019년 9월 12일 ~ 10월 27일)에 전시되었던 그의 "아메리카" (2016)라는 작품이 지난 9월 14일 도난당했다는 뉴스.       
모리조 카텔란의 황금 변기 "미국"이 도난당하고 난 뒤 사건 현장 Photograph: Pete Seaward
2016년 9월 뉴욕의 구겐하임에 전시되었을 당시의 모리조 카텔란의 변기 작품 <아메리카>의 모습. 화장실에 설치하여, 실제로 변기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작품의 핵심!  Installation view: Maurizio Cattelan, “America,” 2016. Gold.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September 16–ongoing. Photo: Kristopher McKay

2016년 뉴욕의 구겐하임에  이 작품 《미국》이 처음 설치되었을 때, 미국 뉴욕의 유명 미술관에 전시된 '변기'의 제목이 '미국'이라 미국인들이 불편한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현대의 빈부차이와 물질문명에 대한 코멘트라는 파격적 작품을 한 작가치고는 다소 판에 밖힌듯한 뻔한 주장을 한다 싶기도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에 건물 전체 유리를 24K로 도금한 트럼프 호텔 (Trump International Hotel Las Vegas)을 떠올리다보면 2016년 12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을 예견이라도 했나 싶기도 하다.    

트럼프의 최애 색상이 황금색이라는 것은 유명하다. 뉴욕의 트럼프 타워의 경우, 간판은 물론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실내 디자인을 온통 금색이다. 가끔 TV에 나오곤 했던 그의 펜트 하우스는 정말 블링블링 온통 황금색. 라스베이거스에 설립된 그의 트럼프 호텔의 경우, 그의 금색 사랑의 결정판! 유리전체에 24K 도금을 했다고 한다. Trump International Hotel Las Vegas 

도널드 트럼프의 황금 사랑은 알만한 사람이 다 안다~치고, 미술사적으로 황금의 상징하는 바, 시공을 초월한 영원이라는 개념은 다음 기회에 살펴보기로 하고, 오늘은 카텔란의 변기의 영감의 원천일 것이라 생각되는 뒤샹 오라버니의 남성 소변기  《샘 (Fountain)》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자.   

 

뒤샹의 1917년 'original' 남성 소변기는 소실되어 현재 테이트를 위시한 세계 각국의 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뒤샹의 소변기는 이후 뒤샹의 승인하에 제조사에 주문해서 새로 만들고, 그가 직접 사인하거나 그의 사인을 에칭으로 복제하여 만든것이다. 원래는 예술가의 독창적이고 유일한 작품!이라는 예술의 개념을 전복하려고 '선택'하여 '제시'했으나, 복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전통적 예술에서의 'originality'에 대한 개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마르셀 뒤샹이  1917년  약간의 참가비 ($6)만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그런 전시에 철물점 변기를 하나 사서는 거기에  R. Mutt 라는 서명을 하고는 《샘》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하게 된다.  예술품은 '제작'이 아닌 '선택'에 뽀인트가 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과 함께. 

결국 그 문턱 낮은 전시에서조차도 퇴짜를 맞았지만, 그의 황당무계한 행동은 이후 미술의 판도를 바꾸게 되었다. 이제 어떤 놀라운 작품을 봐도 현대미술의 관람객들은 '당황하지 않~고' 낯설고도 황당한 작품들을 감상할 자세가 되었다고나 할까? 10대 소년이 장난으로 SFMoMA 전시장 바닥에 안경을 벗어놓아도, 관람객들은 '당황하거나' 그걸 주워서 분실물 센터에 맡기기 보다는, 그 '작품일지도 모르는 안경' 주변에 모여 감상을 하고, 급기야 사진촬영까지 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2016년 5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작품이라 여긴 관람객 중 한명이 촬영하는 장면. 이후 이 안경은 10대 학생의 장난으로 밝혀졌다고.  촬영: Kevin Nguyen, 출처: New York Times


한편, 이번 소동의 핵심이 된 작품의 작가, 모리조 카텔란은 종교와 정치적 풍자가 담긴 작품들로 유명하다. 아슬아슬 위험하고도 장난스러운 작품들이 특징적인 그 작가가 창간한 잡지의 이름이 Toilet Paper~ 삐딱선을 제대로 탄 작가가 분명하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La Nona Ora(1999)라는 작품이 있다. 유성에 맞아 쓰러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모리조 카텔란의 이 작품 중 가장 충격적이고,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작품이다.  밀납과 수지 등으로 만든 교황의 모습이 마치 진짜 사람과도 같은 모습이라 충격적인데, 일반인들에게도 그러하겠지만, 독실한 카톨릭 교인들이라면 그 충격은 배가 되리라. 이 작품의 제목인  '9번째 시간'은 예수가 돌아가신 시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새벽 6시에 하루가 시작된다는 관념에서 계산해서 오후 3시에 해당한다고.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그러하듯 카톨릭 종교하에서 성장한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탈리아판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인가? 아니면 오늘날 종교의 무력함을 얘기하고자 한 것인가? 실사에 가까운 교황이 유성을 맞고 쓰러진 모습 앞으로는 깨진 유리조각들이 붉은 카펫위에 흩뿌려져 있어 더욱더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그 밖에도 자신의 모습을 인형으로 만들거나 실제 말의 박제를 이용한 설치를 하기도 하지만, 히틀러의 초상을 이용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Him》(2001)이라는 작품의 경우, 교복을 입은 히틀러가 무릎을 꿇고 경건히 기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그 조각이 놓인 장소나 맥락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어설프게 작업을 했다면, 더한 비난을 받고 기억 저편에서 잊혀졌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의 스케일이나 풍자의 강도가 워낙 강렬해서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뿐더러 미술계에서의 위치도 확고한 듯하다. 자고로 삐딱선을 탈려면 제대로 타야하나보다.  이번 도난 사건도 어떻게 해결이 될 지 모르지만, 그가 언급하고 싶다던 현대의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지적의 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성에 맞아 쓰러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의 제목은  '9번째 시간'이라는 작품.  모리조 카텔란의 이 작품 중 가장 충격적이고,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작품이다. 예수가 돌아가신 시간에 해당하는 9번째 시간은 예전에는 새벽 6시에 하루가 시작된다는 관념에서 계산해서 오후 3시에 해당한다고.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그러하듯 카톨릭 종교하에서 성장한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탈리아판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선언인가?  Maurizio Cattelan, "La Nona Ora" (1999) wax, clothing, polyester resin with metallic powder, volcanic rock, carpet, glass dimensions variable. Photo by Attilio Maranzano Courtesy of the artist
블렌하임 궁에서 전시 중인 카텔란의 작품 '그' 라는 작품.  누구 닮았는지는 설명안해도 다들 한눈에 알아볼 것이다.  세계를 파멸로 이끈 인물도 기도를 한다? 결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인가? 아니면 세계를 파멸로 이끈 인물의 이율배반적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것인가? Maurizio Cattelan, "Him" (2001) Wax, human hair, suit, polyester resin and pigment ; 101 x 43.1 x 63.5 cmat Blenheim Palace (Photo: Leon Neal/Getty)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구겐하임에서 열렸던 대규모 전시회인 모리조 카텔란의 전시 <<All>>  구겐하임의 전체적인 건축적 특성과 전시의 구성이 잘 어울렸던 전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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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14:47 일상 이야기

언젠가 블로그에서 밝혔듯이, 난 체질상 드라마를 잘 보지는 않는다.  중간 중간 CM 나올 때 그 사이를 못견디고 딴 짓을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다시 방송을 시작할 때를 놓치기 일쑤고, 그러다 보면 그냥 흐지부지 시들해져서 못보게 되기를 반복하다보니.  그래서 혹 드라마를 본다고 해도 스트리밍으로 보게 되서, '본방사수'는 못해본 상황. 그리고 내가 약간 취향이 독특한 건지 로코는 현실성 떨어지고, 오글거려 못보겠고, 시청률이 4-50프로 된다는 드라마도 딱히 재밌어보이는 게 없었고, 무엇보다 장르의 특성상 긴 호흡으로 봐야하는게 좀 답답하게 느껴져서이다.     

한국 드라마 중에서 재밌게 본 걸로는 '비밀의 숲'이라는 드라마가 있고, 좀 황당하게 끝까지 본 드라마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BBC 원작이 있어서 궁금증에 본 '라이프 온 마스'가 있다. [그 중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해서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단연 '비밀의 숲'인데, 이번에 그와 유사한 드라마 하나를 발견해서 정주행했다. 이름하야 '왓쳐.

빈 말로도 '네이밍 센스'가 좋다고는 말 못하겠는데, 일반화된 외래어도 아닌 Watcher라는 영어 단어를 꼭 저렇게 낯선 한글로 바꿔 드라마 제목으로 했어야 했나 싶었다.  제목을 빼고는 뭐하나 나무랄데 없이 재밌게 본 드라마인데, 이번 추석 집안 일 하면서 다시 보았는데, 다시 봐도 재밌었다.  매회 끝날 때마다 그 담주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까 생각해보느라 머리 속이 바빴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전개를 아니까 그런 추리는 건너 뛰었지만, 새삼 이야기의 전개가 참 절묘하게 잘 되었다고 감탄하면서 보게되었다.  매 회 전개될 때마다 '나쁜 놈'은 누굴까 추리하면서 매번 그 추리가 엇나가다가 나중에 다시 그 처음의 '나쁜 놈'이 결국 '나쁜 놈'이 맞다는 결과에 이를 때까지 퐁당퐁당 지그재그 전개가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놈'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착한 놈'이 착하기만 한 것이 아니며, '착한 놈'도 언제나 '나쁜 놈'이 될 수도 있다는 대전제가 유치하고 단락적인 권선징악이 아니라 맘에 들었다. 

스포일러(?) 경고~  혹 안본 분들 찾아 보시라~ 강추!  

다 지난 드라마이니 스포일러 한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 경고 날리고 계속 얘기를 이어가자면, 워낙 시청자와의 밀당이 탄탄해서 미처 생각 못했는데, 다시 보다보니 결정적 '옥의 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억울한 누명을 썼던 김재명이 15년이나 감옥살이를 하면서 간직하고 있었다는 비밀금고가 결국 전체 드라마를 이끄는 견인차이자, 전체  문제를 푸는 핵심 열쇠가 되는 셈인데....  조그마한 usb 드라이버 하나도 발견했다는 사실을 불과 두명에게 더 알렸을 뿐인 상태에서도, 5분도 안되어 '나쁜 놈'이 나타나 뺏어가는 상황인데, 어떻게 핵심 인물이 그것도 감옥에서 15년간이나 매달 꼬박꼬박 돈을 내며 유지해온 비밀금고를 그 '나쁜 놈'들이 몰랐을 수 가 있었단 말인지. 다 이해한다 치고, 그건 차명계좌로 개설해서 그렇다 치고 이해하려 해도, 김재명 사후 한달만에 경찰인 그의 아들 주소지로 비밀계좌 유지비 미납건으로 독촉장이 날라오는데... 그럼 차명도 주소지 위조도 안한 상태란 말인데...    

백보 양보해서, '나쁜 놈'들도 실수를 해서, 이전에는 감옥에 있는 김재명만 지켜보느라 그의 계좌는 추적을 안해서 그렇다 쳐도, 불과 일이주 전에는 더 긴박하고 신속하게 대처했었는데 말이다.  즉 김재명 아들이 집안에서 usb 드라이브 발견한지 몇 분 안되서 그 집으로 '나쁜 놈'이 난입해서 난폭하게 그 usb를 뺏어갔는데.... 은행 비밀금고 유지비 미납 독촉장 건은 독촉장 받아 아들이 확인할 때까지 우편함에 놓여있어서 그 공백이 꽤 있는데도 그 '나쁜 놈'들이 주목하지 않았다는 것.  그게 무엇보다 '나쁜 놈'들이 혈안이 되어 찾아헤매던 핵심 열쇠인데 말이다.  드라마의 모든 원인이자 해결책. 

웃자고 만든 드라마, 또 죽자고 덤벼보았다. 그래도 한국와서 본 가장 재밌는 드라마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드라마 각본을 쓴다는 건 정말 힘드는 일이겠구나 다시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에서는 하다못해 잠시 등장하는 마약 중독 재벌 3세역까지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없었다는 점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는 큰 요소. 다들 경험한 것도 아닐텐데 참...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극작가, 연출가이고 연기자들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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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3 05:21 미술 이야기

John Atkinson Grimshaw – November Moonlight (1883)

난 추석하면 무엇보다 보름달이 떠오른다.  어릴 때, 지방의 큰댁에 모였을 때 봤던 휘영청 밝은 달에 대한 기억 때문일까?  물론 그 때의 풍요롭고도 따뜻한 분위기를 사진으로 찍을 생각도 그림으로 남길 생각도 못했기에 지금은 낭만주의 풍의 (조금쯤 우울해보이는) 달 그림으로 대신하지만 말이다.  

Norman Rockwell, Freedom from Want (1943)

모르긴 몰라도, 미국 사람들 맘 속에 추석, 아니 추수감사절 (Thanksgiving)이라고 하면 노먼 락웰의 이미지가 떠오르리라.  그래서인지 추수감사절 시즌이면 수많은 매체에서 그의 작품을 패러디하곤 한다.

드라마 <모던패밀리>에서 락웰의 이미지를 패러디해서 Tableau vivant (살아있는 그림) 버전을 제작 
자고로 심슨즈가 패러디 하지 않은 작품은 명작이 아니다! 

맥락은 조금 벗어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수확과 풍요를 관장하는 것은 데메테르 (혹은 로마 버전으로는 세레스)이다. [때로는 케레스라고 표기된 것도 봤는데, 아침마다 먹는 시리얼과 어원이 같다는 점에서 '세레스'라는 표기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일텐데, 이번에 신화 공부를 하면서 찾아볼 때, 데메테르 여신에 대한 회화나 조각의 이미지가 많이 없어서 의외라 생각했다. 오히려 미모탓에 지하의 신 하데스에 납치된 페르세포네의 이미지는 차고 넘치는데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쁜 것은 중요하다)  

18세기 후반 도자기로 만든 세레스 여신상. 데메테르 혹은 세레스의 지물인 풍성한 이삭 다발을 쥐고 있는데, 때로는 풍요를 상징하는 과일이 담긴 뿔 (Cornucopia)을 함께 들고 등장하기도 한다. Porcelain model of Ceres with cereals by  Dominik Auliczek  of the  Nymphenburg Porcelain Manufactory , late 18th century

 

 

폼페이에서 발견된 세레스 여신을 묘사한 프레스코의 스케치, 현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 of Naples)  Pompeii in the Casa del Naviglio
2세대 라파엘전파에 속하는 프레드릭 레이튼의 작품 속에서도 데메테르는 조연으로 등장한다.  하데스의 꾐에 빠져 일년에 4개월은 지하로 되돌아와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어머니 데메테르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된 페르세포네.  Frederic Leighton, The Return of Persephone (1891) oil on canvas ; 203 x152 cm, Leeds Art Gallery 

페르세포네의 이미지로는 단연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회화에서의 이미지가 선명하다.  라파엘전파 화가들은 신화속의 여인들을 많이 그렸고, 그 중 프레드릭 레이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그의 그림 속 데메테르는 어디까지나 페르세포네가 구출되는 장면에 등장하는 조연이다.  

그녀의 운명을 바꾸어놓은 석류를 손에 쥐고 있는 페르세포네. 제목은 로마식으로 표기하여 '프로세르피네'라고 되어 있다. Dante Gabriel Rossetti, Proserpine (1874) oil on canvas ; 125.1 × 61 cm, Tate Britain, London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닥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심슨즈와 락웰은 중시했던, 그리고 우리 조상들이 더도덜도 말고 딱 요만큼만 하라던 풍요로운 추석이다.  즐거운 추석을 다들 보내시길 바라는 의미에서 짧은 포스팅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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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12:08 미술 이야기

시즌이 시즌이다 보니 연이어서 강의 공지만 하게 되네요.   다른 지점과는 달리 무역센터점에서는 전체 8주 강의로 진행되니까 차질 없으시길 바라구요.  추석 지나서 개강하니까, 미리미리 등록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구요~~  올 추석에는 보름달 볼 수 있다는 기사를 보긴 했는데, 요새들어 비가 자주, 많이 와서 과연 그럴 수 있을지...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추석이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정규 강의 제목: 미술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 

날짜: 2019년 9월 19일~11월 14일 목요일 (10월 3일 휴강) 

시간: 19:10~20:20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센터 11층 3번 강의실 

수강료: 12만원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39-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하세요~ [현대백화점 회원  가입을 하시고 나서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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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00:30 미술 이야기

일전에 밝혔듯이, 알려지지도 않은 강의에는 신비주의 전략이 왠말이냐~라는 반응에 '그렇다면!'이라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자고 생각했으나, 막상 알릴 데가 기껏해야 강의보다 훨씬 덜 알려진 블로그 밖에 없기에, 부득이 이번부터는 강의 공지를 제 블로그를 통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미술사에 관심이 계셨던 분들은 한번쯤 살펴봐 주시고 지리적 시간적 여건이 맞으시는 분들은 한번 수강해보세요~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만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공개 강의도 마찬가지라, 수강하는 분들에 따라 강의의 내용과 분위기가 무척 달라져요.  모쪼록 역량 높으신 분들이 강의를 많이 들으셔서 더욱더 재밌고 완성도가 높은 강의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제보다 멋있게 나온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외관. 요번에 식품관의 레노베이션을 거쳐서 새롭게 오픈한지 얼마안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익숙해져있어서인지 예전 구조가 더 편하고, 쇼핑의 옵션도 더 많았던 것같은건 안비밀~)

이번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의 가을 학기 내용과 일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강사명: 민윤정

강의제목: 서양미술사Ⅲ : 미술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 10주 강의

일시: 2019년 9월 10일 ~ 11월 12일. 매주 화요일 15:00~16:20  

장소: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센터 11층 5번 강의실 

수강료: 150,000원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326-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이곳을 클릭!하시면 등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현대백화점 회원가입을 먼저 하신 후에 수업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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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4 00:08 미술 이야기

블로그 시작한지 만 1년이 되는 날.  2018년 9월 4일부터 시작했네... 

티스토리 '물병과 사자'를 운영할 '잠자는 집시'

 

티스토리 '물병과 사자'를 운영할 '잠자는 집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오늘 티스토리 초대받아서 일단 블로그 개설.... 블로그 제목은 "물병과 사자"로, 그리고 필명은 "잠자는 집시"로....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에서 따온 것...

sleeping-gypsy.tistory.com

사실 처음 글은 그냥 시작한다는 내용이었고, 두번째 글이 내 블로그 이름의 유래랄까?  내가 애당초 미술사 공부하게된 연유랄까를 썼었다. 

이 블로그의 제목과 필명의 근간이 된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1897) 이야기 

 

이 블로그의 제목과 필명의 근간이 된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1897) 이야기

이 블로그의 제목과 필명의 근간이 된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1897) 이야기 앙리 루소 (Henri Rouseau: 1844-1910)의 <잠자는 집시 (The Sleeping Gypsy)> (1897) Henri Rousseau, The Sleeping Gypsy (La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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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여름이 무더워도 어느새 가을은 오고, 아무리 겨울의 찬바람이 매서워도 봄날 새싹은 돋고...

첨에는 꽤 신경쓰고 글도 주기적으로 올리고 하다가 중간에 내팽개치다시피 글을 안올리고 했는데도 어쨌든 1주년은 된다.  그만두지 않는한 2주년 3주년 계속 돌아오겠지.  앞으로는 좀 더 시간 정해놓고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도록 해야지~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가을의 뽕나무 (The Mulberry Tree in Autumn)>는 1889년 10월 그려졌다. 이 그림을 완성된 후 채 일년이 되지 않아 그는 세상을 떴고,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은 그가 본 마지막 가을 풍경이 되는 셈이다.   

내친 김에 뽕나무 이야기~  

우리말로 뽕나무의 열매는 오디라고 불리는 건 아는데, 난 우리나라에서 오디를 육안으로 직접 본적은 없다. 옛날 얘기를 듣다보면 가끔 나오는 그 '오디'라는 열매가 무척이나 달콤하다는 이야기만 어른들에게 들었을 뿐이었다.  소시적에 오디를 잔뜩 따먹고 나서 보면 손가락이랑 입주위가 까맣게 물이 들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나중에 뽕나무는 누에들의 최애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비단을 얻기 위해 누에를 키우는 농장에서는 으레 뽕나무도 함께 키운다고 알게 되었다. 이번에 조금 자료를 찾다보니,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는 고대부터 뽕나무를 신성시 했던 것 같다.  '부상 (扶桑)' 이라는 단어는 '해가 뜨는 동해'라는 의미도 있고, 그 곳에서 자란다고 알려진 뽕나무를 일컫기도 한다. 일례로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가 딛고 서있는 나무가 뽕나무인데, 이생과 천상을 연결해주는 나무라는 인식이 있고, 이야기에 따라서는 뽕나무에서 해가 열린다는 이야기도 있는 듯하다. 모르긴 몰라도, 뽕나무는 달콤한 열매도 제공해주고, 그 잎으로 무럭무럭 자라난 누에들이 아름다운 비단실도 만들어주니 귀중한 나무였음에 분명한다. 

2세기 중반 중국의 무씨사의 무덤에 새겨진 부조의 탁본. 부상 扶桑 나무가 묘사되어 있다.  여기서 부상 扶桑이란 해가뜨는 동해, 혹은 그 곳에서 자란다고 믿는 뽕나무라고 한다. 

한편, 서구에서 뽕나무는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피라무스와 티스베'의 비극적 사랑이야기와 관련이 깊은 나무이다. 피라무스와 티스베의 러브스토리는 이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뽕나무는 그들의 밀회 장소였고, 그 뽕나무의 열매가 붉은 것은 피라무스와 티스베의 피가 스며들어서라는...  죽기 불과 9개월 전 뽕나무를 그렸던 반 고흐는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까?  단지 고즈넉하게 서있는 나무가 맘에 들어서 그렸던 것일까?

David Kandel의 일러스트레이션,  Hieronymus Bock의 식물도감 Kreuterbuch (1539)에 실린 것. 이 작품은 식물도감용이라 신화의 스토리보다는 '뽕나무'와 '오디'의 형태에 더 주력해서 묘사한 것이 흥미롭다.  

멀베리는 요새들어서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고 있는 '베리' 패밀리의 일원으로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고, 패션계에서는 핸드백 브랜드가 유명하다.  나는 명품백은 잘 모르고, 이 멀베리라는 백이 명품의 반열에 드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브랜드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의 절반이상이 이 뾰죽 빼꼼 뻗은 귀여운 잎사귀들이 오밀조밀하게 묘사된 로고 때문!  언젠가 위조품을 구분하는 법을 안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어느 브랜드든 그렇겠지만, 위조품의 로고는 조악하기 짝이 없다.  진품의 로고에서는 나뭇잎의 크기와 놓여진 잎들의 간격과 각도가 적당하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균형감이 조화롭다. 그리고 금속을 찍어 낸 패임의 깊이가 적절하다. 이에 반해 위조품 로고에서의 나뭇잎은 너무 크고, 금속판은 너무 깊이 패여있고, 간격도 엉망이다. 패션의 완성이 얼굴이라며 '패완얼'이라 한다고?  그렇다면 명품의 완성은 로고인 것같다. '명완로'?   

핸드백 브랜드 중엔 꽤 알려진 멀베리의 로고는 뽕나무를 형상화 한 것이다. 요리조리 놓인 귀여운 잎사귀의 모습이 절묘하게 조화롭다. 명품백은 잘 모르고, 이게 명품의 반열에 드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브랜드. 그 이유의 절반이상이 이 뾰죽 빼꼼 뻗은 귀여운 로고때문...  

 

진품과 가품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트에서 진짜와 가짜 로고를 비교해주고 있다. 누가봐도 진품의 로고가 훨씬 귀엽고 예쁘고, 가품의 그것은 왠지 지저분한 느낌이다. 역시 명품의 완성은 로고인가봉가.

참고로 뽕나무와 오디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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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02:32 미술 이야기

Norman Lewis, “Afternoon” (1969)

요새 한동안 계속 포스트모던한 작품들만 쳐다보고 살았더니, 이런 '고전적인 (?)' 작품이 참 반갑다. 하하하  그렇다고 추상 작품이 무조건 다 좋아보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작품은 선명한 색감과 함께 필치가 참 세련되었다.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페북에서 읽은 기사의 자료에 따르면 할렘 출신의 화가이자 교사라고 한다.  추상표현주의적 작품이라 나도 모르게 백인 남자 화가일거라 지레 짐작했는데, 그의 작품의 주제가 주로 흑인들의 도시 생활에 관한 것이라고.  위의 작품으로는 그게 흑인들의 도시 생활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가을이 가까워와서일까? 난 정작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떠올렸다. 

얼마전 노란색에 대한 글을 올렸을 때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지는 않지만, 노란색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썼었는데... 위의 작품은 보자마자 왠지 맘이 확~ 밝아지는 느낌을 가졌다.  일전에 공원에 홀로 서있는 은행나무의 단풍을 보고 느꼈던 것처럼...

올해는 봄도 제법 길었었는데, 가을도 좀 제대로 머물다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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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30 13:07 미술 이야기

알려지지도 않은 강의를 가지고 신비주의 전략으로 나아가는 것은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주변의 의견을 반영하여 이번부터는 강의 공지를 그보다 더 안알려진 제 블로그를 통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미술사에 관심이 계셨던 분들은 한번쯤 살펴봐 주세요~  

먼저, 가장 일자가 임박한 무역센터점 특강 공지:

https://sleeping-gypsy.tistory.com/208

 

특강 공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몇 몇 지점에서 특강 및 정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이번부터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공지를 하고자 합니다. 기존 수강생분들은 물론 관심 있는 분들은 스케줄 참고하시라구요. 이번..

sleeping-gypsy.tistory.com

이번엔 신촌점에서의 정규강의 개강 공지: 

Elmgreen & Dragset, Prada, Marfa, TX

저번 특강 공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제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지점들 몇 군데에서 특강 및 정규강의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요번학기는 연대기 순으로 진행해오던 강의의 세번째 시리즈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에 대해서 개강합니다. 저로서도 포스트모던 미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처음이라 의욕도 넘치고 기대도 됩니다.   

(압구정 점의 경우, 이번 학기는 추석도 있고 개천절도 있고 해서 중간중간 휴강이 있으니까요.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쉬엄쉬엄 하실 수 있는 장점도 있네요.) 

강사명: 민윤정

강의제목: 서양미술사Ⅲ : 미술에서의 포스트 모더니즘 10주 강의

일시: 2019년 9월 5일 ~ 11월 21일. 매주 목요일 14:40~16:00 (9월 12일, 10월 3일 휴강) 

장소: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문화센터 1층 1번 살롱 H 강의실 

수강료: 180,000원

(*압구정 본점의 문화센터는 백화점과 조금 떨어진 압구정 교회 옆, 현대 아파트 79동 앞에 위치)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49-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이곳을 클릭!하시면 등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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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9 18:08 미술 이야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몇 몇 지점에서 특강 및 정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이번부터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공지를 하고자 합니다. 기존 수강생분들은 물론 관심 있는 분들은 스케줄 참고하시라구요.   이번 학기 특강이나 정규 강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원체 강의란게 수강생들과 함께 완성되는 것이라 해당 수강생들의 반응과 관심도에 따라서 진행하면서 내용을 가감하다보면 전체적으로는 조금씩 내용의 차이는 있습니다. 

신촌점과 압구정본점 특강의 열화같은 성원 (?)에 힘입어 무역센터점에서도 특강을 진행합니다.

강의 제목: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날짜: 2019년 9월 5일 목요일 

시간: 19:10~20:20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센터 11층 3번 강의실 

수강료: 1만원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39-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하세요~ 

강의 내용 안내)

가을 학기 정규 강의에서는 "미술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모저모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정규 강의 전에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과는 상반된다고 할 수 있는 서사 가득한 미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이라는 주제로 신화 속 이야기들이 어떠한 다양한 모습들로 미술 작품속에서 표현되었나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신화에서 다뤄지는 '사랑'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려구요.  

'사랑'은 예술과 문학 속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인데요.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은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그러한 남녀의 사랑은 물론 보다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포함, 문학 작품인 신화 속의 사랑 이야기가 과연 어떤 식으로 시각예술에서 표현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다양한 신들과 그들과 관계한 영웅들의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그 많고 많은 신화 속 이야기들 중에서 특정 주제와 영웅들이 인기있었던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던 것일까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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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5 20:31 일상 이야기

언제까지 유효한지 알 수 없으나~

1. 구글로 가서 검색창에 'Wizard of Oz'를 입력한다.

2. 보이는 '빨간 구두'를 클릭!

3. 그 다음엔 '토네이도'를 클릭!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직접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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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2 18:25 미술 이야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의 몇 몇 지점에서 특강 및 정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이번부터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공지를 하고자 합니다. 기존 수강생분들은 물론 관심 있는 분들은 스케줄 참고하시라구요.   이번 학기 특강이나 정규 강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원체 강의란게 수강생들과 함께 완성되는 것이라 해당 수강생들의 반응과 관심도에 따라서 조금씩은 내용의 차이가 있습니다.   

저번에는 신촌점 특강 일정을 소개해 드렸구요.  오늘은 압구정 본점 특강 일정 소개해드립니다. 

강의 제목: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날짜: 2019년 8월 29일 목요일 

시간: 14:40~16:00

장소: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문화센터 1층 1번 살롱 H 강의실 

수강료: 1만원

(*압구정 본점의 문화센터는 백화점과 조금 떨어진 압구정 교회 옆, 현대 아파트 79동 앞에 위치)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49-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강좌찾기 | 문화센터 | 현대백화점

 

www.ehyundai.com

 

강의 내용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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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예술과 문학 속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인데요.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은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그러한 남녀의 사랑은 물론 보다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포함, 문학 작품인 신화 속의 사랑 이야기가 과연 어떤 식으로 시각예술에서 표현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다양한 신들과 그들과 관계한 영웅들의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그 많고 많은 신화 속 이야기들 중에서 특정 주제와 영웅들이 인기있었던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던 것일까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해요.  

 

참고로 신촌점 특강에 대한 안내는 이곳을 클릭!해보세요~

 

특강 공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신촌점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가을 정규 강의 전에 먼저 특강을 진행합니다. 출강하는 지점에서 특강과 정규 강의 일정을 순차적으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신촌점입니다~! 강의 제목: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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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18:29 미술 이야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가을 정규 강의 전에 먼저 특강을 진행합니다.  출강하는 지점에서 특강과 정규 강의 일정을 순차적으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신촌점입니다~!  

강의 제목: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날짜: 2019년 8월 27일 화요일 

시간: 15:00~16:20

장소: 현대백화점 신촌점 11층 문화센터 제 5 강의실

수강료: 1만원

백화점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 1번 출구쪽에 위치

강의실 및 문의는 11층의 안내데스크에서 문의 요망 (02-326-4560)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강좌찾기 | 문화센터 | 현대백화점

 

www.ehyundai.com


강의 내용 안내)

가을 학기 정규 강의에서는 "미술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모저모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정규 강의 전에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과는 상반된다고 할 수 있는 서사 가득한 미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이라는 주제로 신화 속 이야기들이 어떠한 다양한 모습들로 미술 작품속에서 표현되었나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신화에서 다뤄지는 '사랑'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려구요.  

'사랑'은 예술과 문학 속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 중 하나인데요.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은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습니다.  이 강의에서는 그러한 남녀의 사랑은 물론 보다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포함, 문학 작품인 신화 속의 사랑 이야기가 과연 어떤 식으로 시각예술에서 표현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다양한 신들과 그들과 관계한 영웅들의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그 많고 많은 신화 속 이야기들 중에서 특정 주제와 영웅들이 인기있었던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던 것일까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해요.  

 

참고로 압구정 본점에서 하는 특강에 대한 안내에 대해서 알고싶은 분은 이곳을 클릭!해보세요~

불러오는 중입니다...

P.S)이제까지 블로그는 블로그, 강의는 강의, 이래왔는데, 앞으로는 블로그를 통해서 강의 공지를 하기로 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강의 들으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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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9 14:34 일상 이야기

난 귀여운 소녀 낚시 사진으로 낚시?! 

평화로운 월요일 점심 나절, 메시지 들어오는 소리가 띠릭!

50만원 정도의 삼성 에어콘을 내가 구입결제했다며, 승인번호 다섯자리가 도착해있다.  내가 아직 잠이 덜 깨서 몽유병 상태에서 그런걸 구입하지 않은 다음에야 그럴 리가 없어서 거기 나온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니, 내 이름까지 확인하며 해외 사이트 아마존에서 삼성 에어콘을 구입하셨단다. 내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하면서 일단 다른 가족에게 확인해보겠다 전화를 끊고 곰곰 생각하니 이상했다.  거기는 애당초 승인해주는데 일텐데 그 곳에서 그런 상세한 정보까지 다 아는걸까?  내가 이상하다 싶어서 전화온 번호 02-830-3406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M-pay 사칭 허위 결제 사기 문자 스미싱" 전화번호로 나온다. 

보이스 피싱은 들어봤지만, 스미싱은 또 뭘까? 검색해보니, "Smishing"으로 'SNS + Fishing'의 합성어로 '보이스피싱'의 '문자버전'이다.  이런 경우 연결된 링크를 클릭하거나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그 때 악성바이러스 같은게 감염되서 내 정보가 빠져나가고 그러는 모양이다. 내용도 다양해서, '교통법규 위반' 등 각종 범칙금 통보의 형식으로 확인을 하려면 링크를 누르라고 유도하거나, '택배 관련'해서 배송 확인용이나 주소 확인 용이라면서 링크를 유도하거나, 심지어 돌잔치, 청첩장까지 있었고, 내 경우처럼 승인번호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었다. 뭔지는 몰라도 그런걸 누르면 악성웨어가 저절로 깔리는 모양!  

난 전화번호를 클릭했는데!  걱정이 되서 신고를 했더니, 전화번호만으로는 그런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을거라고 해서 일단은 안심했지만, 뒷맛이 씁쓸하다.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이렇게 낚시 대국이 되었는가? 가입해 있는 사이트 마다 몇 달 지나면 비밀번호 바꾸라고 난리이고, 공인인증서다 i-pin이다 한국 처음 왔을 때 날 아주 곤란하게 만들었던 자기를 자기라고 입증하는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하게 개발되어 있는데....  수 년간 비밀번호 한번 바꾼 적도 바꾸라고 권유받은 적도, 공인인증서도 없던 곳에서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느껴지다니.  이게 다 우리가 IT 강국이라서 그런건가? 

여하튼 경각심을 일으키는 차원에서 이건 널리 알리자 싶어 몇 자 적는다.  함부로 클릭클릭! 하지 마세요! (단 내 블로그 사이트는 예외. 최악의 경우래봤자, 재미없는 예전글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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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4 20:37 미술 이야기

며칠 전 제프 쿤스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Playfulness' 혹은 '장난스러움'이 아닐까 하며 글을 마쳤다. 

오늘 그 꼬리를 다시 잡아, 그 장난스러움은 실은 비단 제프 쿤스 작품의 특징만은 아니라는 반전으로 이어갈까한다. 

사실 제프 쿤스의 비지니스 능력이랄까 상업적 수완은 타고 난 점도 있다. 작가가 되기도 전 아직 어린 시절 예술에 재능은 있었던 듯, 가구점을 하던 부모의 가게에 자신의 작품을 장식해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손님이 가구를 사갈 때 그 앞에 걸어둔 작품을 함께 팔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게 또 호평을 받았고 부모님의 상업도 성업을 이뤘다는 소문이다.  시드니에서도 전시된 바가 있고, 록펠러 센터 앞에서도 전시된 적이 있는 꽃으로 꾸며진 거대한 강아지 조각은 원래 1992년, 독일 아롤슨 지방의 작은 성 앞에 전시되었다.  일설에 따르면 자신의 작품이 경매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팔리지만, 예술계에서는 그다지 평가받지 못하자,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꽃과 강아지를 결합해서 거대한 조각을 만들기에 이르렀고, 그것을 바젤에서 도큐멘타가 열리는 해에 독일에서 전시했다고 한다. 이후 예술계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다소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후문도 함께 따르고 말이다. 물론 그 조각품의 가격이 4,500배 오른 것은 안비밀! 

제프 쿤스의 거대한 강아지의 최초 버전. 1992년 독일의 아롤슨 지방의 성 앞에 세워졌다.  Jeff Koons, Puppy (1992) Stainless steel, wood, soil, geotextile fabric, internal irrigation system, live flowering plants ;  1234.4 x 1234.4 x 650.2 cm

그 조각은 여러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현재 빌바오 구겐하임에 전시된 작품이다. 제프 쿤스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optimism, confidence and security"를 표현하기 위한것이라고.  어쩌면 이 구호는 비단 이 작품 뿐 아니라, 그의 전 작품 속에 흐르는 정신이 아닐까 싶다. "낙천주의, 확신, 그리고 안정감." 그리고, 이는 요즘 사람들이 작품에서 갈구하는 어떤 것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빌바오 구겐하임에 전시된 제프 쿤스의 <강아지> 조각.  무려 12 meters 40 cm x 830 cm x 910 cm에 이르는 조각상을 빽빽히 채운 꽃들을 30명의 정원사가 끊임없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일전의 포스팅에서 제프 쿤스로 대표되는 요새 미술의 특징이 'playfulness' 혹은 '장난스러움'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것이 결국은 제프 쿤스가 주장한 'optimism'과 맞닿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시대는 "대공황을 견디고, 전쟁을 겪은 후 더이상 '꽃이나 소파에 기대 누운 미녀'를 그릴 수 없는 상황"이라 토로하던 추상표현주의자 바넷 뉴먼의 대척점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오늘날 우리의 삶이 반드시 전후의 상황보다 훨씬 더 즐겁고 평온한가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지만, 적어도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예술에서 더이상 작가의 치열한 실존적 투쟁을 보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겠다. 몇년전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 그리고 내가 갤러리들의 홈페이지나 전시장에서 자주 발견하는 작품들의 경향은 어느쪽인가 생각해보면 큐비즘도 추상표현주의도 아닌 팝 아트 쪽이 많다. 조형에 대한 탐구도 심각한 철학적 자아탐구도 아니라는 말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요새 미술'은 즉각적으로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유머와 즐거움이 넘치는 작품이 훨씬 더 많고, 작법이나 주제면에서 팝아트 혹은 네오팝에 훨씬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David Gerstein, BIKING B (1998) Hand Painted Laser-Cut Metal Cutout, 3 Layers ; 137 x 56 cm, Edition of 295
David Gerstein’s “Fifth Avenue” wall sculpture, 2016
David Gerstein, United States
David Gerstein, Synergy (2013)

사진으로 봐서는 잘 구별되지 않지만,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작품은 준조각 혹은 부조 작품들로 '벽조각 (Wall Sculpture)'이라 불린다.  색상은 밝고, 주제는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는 사물과 사람들이고, 그 속에서 이들은 활기차고 행복하다.  팝아트의 후예답게 그의 예술은 판화처럼 수많은 에디션이 존재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affordable'한 편이다. (절대적으로는 물론 아무나 살 수 있는 가격이 아니지만, 경매에서 최고가를 갱신하는 작가들이나, 유명 작가들의 '호당 얼마'하는 가격보다는 저렴하다는 뜻이다. 대략 명품백을 큰 맘먹고 살 수 있을 정도라면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하면 될까?)   

데이비드 걸스타인 스스로도 자신이 팝아티스트임을 밝히면서, 자신이 굳이 앤디 워홀의 추종자는 아니지만, 그와 같은 색상이나 대중적 이미지들을 이용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내 철학은 예술은 삶과 맞닿아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작품이란 일년에 한 번 미술관에 가서나 보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그는 "(내 작품은) 관람객의 눈 높이에서 이야기한다. 내 작품은 수수께끼가 아니다. ... 나는 사람들이 내가 의도한 것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히고 있다.  즉, 어려운 미술은 안하겠다는 소리다. 그는 심지어 관람객들이 전시실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지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예술은 더 이상 심각한 철학을 논하거나, 유일무이한 작품이라거나 극소수의 지성과 교양을 갖춘 이들만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팝 아트 이래 지속적 흐름이긴 하다. 물론 이 와중에 추상 작품들에서 빠진 서사를 철학적 담론으로 채워가는 작업은 계속 되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관람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내 삶이 실존인데 굳이 작품까지 심각한 걸 봐야하나 하는 심정이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혹자는 넷플릭스의 성공이 바로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파악해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즉, 명화니 예술 영화니 하는 것에 대해 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작 그런 사람도 힘든 일 끝나고 집에 가서 보는 영화는 그냥 가벼운 오락 영화이기 십상이고, 그래서 그러한 영화를 다수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즐거운 미술들이 지배적인 요즈음,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삶이 힘든것일까? 아니면 예술이라는 것이 결국 저녁 후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과 같은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일까?

아래는 내가 최근 발견한 '즐거운' 미술 작품들이다.  

고근호, 즐거운 상상 

 

김경민 , Good Morning (2012) 청동 , 우레탄 ; 220x90x420 cm
임승현, 도형을 닮아가는 사람들, 원래 도형이었던 사람들
전영근, 자작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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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3 21:10 미술 이야기

얼마전 생존 작가의 작품으로서는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제프 쿤스의 작품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제프 쿤스의 표절 사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늘은 제프 쿤스의 표절 사건에 이어 그로 대표되는 요새 미술의 특징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최근 경매 결과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오늘 이야기는 제프 쿤스 제 2편 혹은 제 3편!

2019년 5월 15일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92,210,000로 거래된 제프 쿤스의 <토끼> (1986) 

1986년의 위의 작품은 비치볼처럼 바람을 불어 부풀릴 수도 뺄 수도 있는 싸구려 풍선 인형을 모델로 만든 것으로 그 원형이라고 생각되는 인형을 원형대로 만든 작품이 아래의 1979년 작품 속의 토끼 인형이다.  제프 쿤스의 작품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지만, 인기와 유명세는 최근의 경매에서 입증된 셈이다.  (작품 가격이나 인기와 소위 말하는 '진정한 예술성'에 대한 고찰도 잠시 해본 적이 있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Jeff Koons, Inflatable Flower and Bunny (Tall White, Pink Bunny) (1979) vinyl, mirrors ; 81.3 x 63.5 x 48.3 cm

초기부터 풍선 인형에 꽂힌 제프 쿤스는 아주 최근까지도 계속 그 인형을 조각품으로 만들고 있고, 그 가격 또한 경매 기록을 남긴 작품 만큼은 아니지만 상상을 뛰어넘게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기다란 풍선으로 요래조래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드는 인형을 모형으로 한 것이고, 아래의 경우 강아지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보통의 경우, 아이들의 생일파티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서 삐에로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아이들 앞에서 휘리릭 만들어 주는 그런 인형들 말이다.  인형이 완성되었을 때 으레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고, 완성된 인형을 건네받기라도 한 아이는 눈빛을 반짝이며 기뻐하고 말이다. 

Jeff Koons, Balloon Rabbit (Red) (2017) porcelain with chromatic coating ; 24.1 x 16.4 x 21 cm, edition of 999, 가격 $22,500.00

파티에 온 삐에로 오빠들이 그러하듯이, 제프 쿤스도 강아지 인형만 만든 것은 아니다. 꽃 모양도 만들었는데, 아래의 <푸른 풍선 꽃>의 경우, 2010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16,882,500 [한화로 약 204억 상당]에 판매되었는데, 이는 예상가  $12,000,000 [한화 약15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이토록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제프 쿤스의 풍선 조각은 미국의 공공장소 곳곳에서 어렵잖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0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 금액 145억을 훨씬 넘어 200억 이상의 금액으로 판매되었던 작품. Jeff Koons (b. 1955) Balloon Flower (Blue) 10 November 2010 Christie's Price realised USD 16,882,500 ; Estimate USD 12,000,000 - USD 16,000,000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전시된 제프 쿤스의 풍선 시리즈 중 꽃  Jeff Koons, Balloon Flower (Red) at 7 World Trade Center

아주 '19금'스러운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제프 쿤스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렇게 누구나 보고 즐거워할 소재를 주로 택해왔다.  몇 년전 록펠러 센터 앞 광장에 전시된 <앉아있는 발레리나>도 마찬가지였다. (20세기 초 우크라이나의 Oksana Zhnikrup라는 작가의 도자기 조각 작품의 표절로도 시끌시끌했던 작품이다) 

2017년 한시적으로 뉴욕의 록펠러 센터에 전시된 제프 쿤스의 <앉아 있는 발레리나> 이 작품은 20세기초 러시아 작가 Oksana Zhnikrup의 도자기 인형을 모델로 하여 만든 풍선 조각이다. (진짜 바람을 불어 부풀린 풍선 조각이다)

 

Oksana Zhnikrup (1931-1993), Ballerina, the Kiev Experimental Ceramic-Art Factory.  제프 쿤스가 표절했다고 알려진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가 옥사나 즈니크럽의 도자기 작품이다.  비교해보면 제프 쿤스의 작품이 훨씬 더 조야해보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네오팝'이라고 하는 팝아트의 후예이다.  앤디 워홀의 스프 캔의 그림이 그러했듯이, 자세히 뜯어보면 그의 작품은 그다지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다.  그의 작품은 어느 누구든 미리 사전 조사나 공부 없이도 바라보는 순간, 다 알아볼 수 있는 대상이 대부분이다.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보통 사람들의 거실이나 벽난로 위 장식장에 놓여 있음직한 장식품, 아니면 정크 메일로 날라드는 상품들의 카탈로그에서 봄 직했던 상품들의 목록과도 같은 작품들 밖에 없다.  

창의력이 떨어지면 기술력이라도 있던지 그렇지도 않다.  그의 조각이나 평면 작품이나 조야하기 짝이 없다.  기존에 존재했던 공산품, 즉 이러한 'ready-made'의 활용은 마르셀 뒤샹이 처음 소변기를 엎어서 전시한 이래, 수많은 작가들이 따라 했던 것이고,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은, 아니 오히려 일부러 더 싸구려스럽게 표현해 내는 '키치'는 앤디 워홀의 팝 아트가 이미 선점했던 영역이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앤디 워홀이 미국 상업문화의 세례를 받은 마르셀 뒤샹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면, 제프 쿤스는 명실공히 앤디 워홀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워홀의 성공은 당연히 제2, 제3의 제프 쿤스를 예견할 수 있었다.        

워홀이 등장하기 전까지, 진정한 예술가란 모름지기, 빈센트 반 고흐같이, 예술의 가치 따위를 모르는 세상의 몰 이해속에서 외롭고 가난하게 살다가 사후에나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앤디 워홀의 등장과 성공 이후, 그는 재능과 독창성을 가진 작가라 할지라도 돈과 명예를 다 가질 수 있다는 산 증인이 되어버렸다.  (비록 해석에 따라서는 무척이나 깊이 있고, 철학적일수도 있긴 하지만, 그 깊이를 과연 워홀이 만든 것인지, 워홀을 연구한 미술사학자이나 비평가들이 만든것인지 애매하기에, 작품의 내용과 깊이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건너뛰도록 하겠다) 일견 심각함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경박하고도 흔해빠진 물건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제작하였고, 그것이 작가의 살아 생전 높은 가격으로 팔리면서, 그 싸구려 같은 작품을 만든 작가는 헐리우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유명세를 누렸다는 점. 그리고, 그의 명성은 다른 반짝 스타처럼 그의 사후에 스러지기는 커녕, 이제는 미술사의 한 챕터를 당당히 차지하며 그의 업적을 두고두고 그리는 주요 작가로 등극했다는 점.  워홀 이후의 예술가 지망생이 과연 반 고흐와 워홀 중 누구의 인생을 롤 모델로 삼고 싶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제프 쿤스는 국적까지 이어받은 정통적 워홀의 후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프 쿤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Playfulness" 이다.  장난스러움, 장난기 정도로 해석이 될 테인데... 이 playfulness를 화두로 다음번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기약하며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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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1 14:04 미술 이야기

오늘의 '내 맘대로 작품보기'는 며칠 전에 다룬 '초록색의 이야기'와 연결이 된다.  

Armand Point (1860-1932), Reminiscing by the Pond (1893) oil on canvas ; 87.3 x 53.3 cm.

프랑스 상징주의자 아르망 프왕의 <연못가의 회상>(1893)이라는 작품.  오똑한 콧날이 돋보이는 옆얼굴의 아름다운 여인이 지긋이 눈을 감고 손에 든 아이리스 꽃 한송이의 향기를 맡으며 회상에 젖어있다. 그녀의 드레스는 물론 정원, 그리고 수목의 그림자가 드리운 연못까지 죄다 초록이다. 낭만주의적 분위기가 뿜뿜 풍기는 이 작품에서는 며칠전의 초록색의 치명적 독성이 연상되지는 않는다.  죽음을 연상시키지도 않고, 화면 속의 여인이 키르케와 같은 팜므 파탈인 것 같지 않다. 

페북에 게시된 이 작품 아래 누군가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를 떠올린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초록색을 입은 여인은 단연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가 으뜸.

Dante Gabriel Rossetti, The Day Dream (1880) oil on canvas ; 158.7 × 92.7 cm, Victoria and Albe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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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0 15:50 미술 이야기

어느새 다섯번째 색깔 이야기 - 파랑에서 시작해서 자주, 빨강, 초록에 이어 오늘은 노랑.

참고로 이제까지 내가 언급한 색의 시리즈:

파란색의 역사와 티파니의 청록색

 

파랑색의 역사와 티파니의 청록색

구글 어스에서 마우스를 잘못 놀려 바다 쪽으로 커서가 움직여서 확대 화면이 되기라도 하면 컴퓨터 스크린에 검푸른 색만 가득할 때가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난 그렇게 화면 전체가 검푸른 색이 될 때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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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혹은 자주색의 역사

 

보라색 혹은 자주색의 역사

의도한 것은 아닌데, 어제 파랑색에 관한 글을 쓰다가 자유연상 작용으로 오늘 보라색에 대해서도 쓰게 되었다. 어제 파랑색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상이라고 밝힌 바가 있고, 나도 파랑색을 좋아한다고 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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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의 역사와 다양한 작품 이야기

 

빨강색의 역사와 다양한 작품 이야기

'빨강색'하면 머릿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혹자는 붉은 장미꽃, 혹자는 아름다운 여인의 붉은 입술, 많은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있겠지만, 의외로 빨강색은 내가 좋아하는 자주색과 연관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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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그 치명적 색의 역사

 

초록색, 그 치명적 색의 역사

우연히 시작한 '색에 대한 이야기'의 네번째 시리즈 (?) [시리즈가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네번째니까 나름 시리즈] 봄에 돋아오르는 새싹과 새순들만큼 가슴설레게 하는게 또 있을까? ['신록'이라는 단어를 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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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을 차례로 써왔다면 오늘은 약간은 구색 맞추는 경향이 없잖아 있...

노란색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는 왠지 그렇다 싶은데는, 지난 번 초록색에 대한 글을 쓰면서 잠시 언급했지만, 인쇄 체계에서 사용되는 CMYK에서 Y가 노란색이고, 삼원색에도 들어가는 것이 노란색이고... 많은 화가들이 사랑한 노란색이다보니 중요한 색이기도 하고, 말할 거리도 많고...  노란색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왠지 색깔의 이야기가 완결이 안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컬러인쇄의 기본이 되는 4색: 사이안 (cyan), 마젠타 (magenta), 노랑 (yellow), 검정색(key혹은 black). 이 네가지가 각각 혼합되어 2차색인 빨강, 초록, 파랑이 만들어진다. 

   

노란색을 사랑한 것으로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화가로는 단연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이다. 그의 유명한 해바라기 시리즈는 대놓고 노란색이 많지만, 그 밖에도 그의 화면에는 노란색이 많이 사용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수많은 해바라기 시리즈 중 한 작품. 배경까지 노란색으로 한 작품. Vincent van Gogh (1853–1890), Sunflowers (F.458), repetition of the 4th version (yellow background) (August 1889) Van Gogh Museum, Amsterdam
Vincent van Gogh (1853–1890), The Night Café, 1888. Yale University Art Gallery, New Haven, Connecticut

워낙 유명한 화가이고 인기있는 작가이다보니, 그의 노란색 사랑에 대한 연구도 많았고, 그에 대한 글도 쏟아져 나왔다. 혹자는 빈센트 반 고흐가 ‘황시증 (Xanthopsia)’이라고 하는 안질환을 앓았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즉 노란색 필터 안경을 눈에 쓰고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증상을 앓았다는 것이다. 또 혹자는 그러한 황색에 민감한 그의 시각을 정신병과 연결해서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이 유난히 황색을 즐겨사용한다는 임상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안과나 정신과나 내 영역을 훌쩍 벗어나는 분야라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빈센트 반 고흐가 사용한 노란색의 활기와 명료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에는 깊은 공감.

대중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미술계에서는 또 반 고흐 못지않게 노란색을 사랑했고, 탁월한 노란색의 발색을 화면위에서 구현했던 것으로 유명한 작가가 또 한 명 있었으니, 그가 바로 윌리엄 터너 (J.M.W. Turner: 1775-1851)이다. 연배상으로는 고흐보다 거의 80년 가까이 앞서는 선배이다.  오늘 날 19세기에 이미 정확한 형상의 묘사보다는 폭풍우가 치는 바닷가의 '분위기'만을 강조해서 표현함으로써 표현주의와 추상의 선구자로서 칭송받는 이 작가의 노란색 사랑은 각별하다. 

 

해양화가로도 잘 알려진 J.M.W 터너.  눈부신 노랑색으로 표현된 바다 위로 비추는 태양의 빛은 강렬하다.  
J. M. W. Turner, The Fighting Temeraire, tugged to her last Berth to be broken up (1838) oil on canvas ; 91 × 122 cm, National Gallery, London

특히, 터너가 사랑한 노란색은 '인디언 옐로우 (Indian Yellow)'라고 해서, 망고잎과 물만 먹인 소의 오줌에서 추출한 노란색이었다고 하는데, 이후 동물학대를 금한다는 이유로 생산이 중단된 색이라고.  (다이어트 한다고 한가지 음식만 줄기차게 먹어야만 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해본 사람은 알것이다. 한 가지만 먹고사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를!  아름다운 색을 포기하더라도 소들이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살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화가들은 이 색상이 단종되는 것을 무척 슬퍼했다고 한다.) 

노란색에 대한 글을 적으면서 곰곰 생각해봤는데, 난 노란색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굳이 노란색을 선택해야한다면 '겨자색'이라고 불리는 노란색 계열의 색은 좋아하지만 최우선으로 선택하는 색은 아니고 말이다. 내가 노란색에 감명받은 적은 단 한번. 어느 가을, 집 근처 공원에 외로이 서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노란 은행잎이 죄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그 노란색이 일종의 반사판 효과를 일으켜서 은행나무의 일대가 환해진 것을 본 때이다.  그 날은 조금 우울한 날이었는데,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아!'하는 낮은 탄성이 흘러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 기분이 갑자기 확 밝아진 느낌을 받았던 기억도. 이후로도 노랑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때의 그 아름다운 풍광.  모르긴 몰라도 영화나 사진에서 이탈리아의 투스카니 지방의 가을 풍경도 노랑이 아름답던데, 기회가 되면 그곳을 여행해보고 싶다~ 작은 차 하나 몰고 구릉지를 오르고 내리며~   세상에는 다양한 노란색이 존재한다는 것을 참고하시라 표를 하나 올리며 오늘의 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컴퓨터 해상도에 따라 색의 채도는 천차만별이니 참고하시길~

다양한 노란색의 종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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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7 00:15 미술 이야기

우연히 시작한 '색에 대한 이야기'의 네번째 시리즈 (?) [시리즈가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네번째니까 나름 시리즈] 

봄에 돋아오르는 새싹과 새순들만큼 가슴설레게 하는게 또 있을까?  ['신록'이라는 단어를 썼더니, 학생들이 '연륜이 묻어나온다'며 꺄르르꺄르르] (정녕 너희들은 피천득 선생님을 모른단 말이냐!)   난 보라색 계열 중에는 검정색이 섞인 짙은 자주색 계열을 더 좋아하지만, 초록은 아주 쨍하고 선명한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자연속에서 발견하는 '신록'은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지만 말이다. 

물감으로 만드는 초록색이야 파랑과 노랑색을 섞으면 된다는 것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초록색에 대해서 좀 조사를 하다보니, 의외로 초록색은 화학과정에서 생산된 것이 많아서 놀랐다. 뿐 만 아니다. 초록색은 단순히 화학과정으로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화학 염료 중에서는 유독성이 가장 높은 색이라는 것이다.  영어로도 'green'은 “to grow”라는 의미의 동사“growan”에서 나온 단어일 뿐 아니라, '초록'하면 제일 먼저 딱 떠오르는 것이 나뭇잎이라 생명력과 자연과 관련이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19세기 말 에콜 드 파리의 화가들과 파리지엥들이 사랑해마지 않았던 술 압생트, 이후 독성이 강해서 유통이 금지되었던 술의 색깔도 초록색이었다! 

 

반 고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전해지는 독성 강한 술 "압생트 Absinthe" 드가를 위시한 에콜 드 파리 화가들의 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한 술 

예전에 미국에 있을 때 읽은 패션 관련 잡지에서 원래 패션계에서는 초록색을 금기로 여긴다는 글을 읽고 좀 의아했었던 기억이 났다. 어떤 배우가 행사장에서 초록색 드레스로 등장한 것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치부하면서 말이다.  최근 패션 관련 기사에서도 '금기에서 유행색이 된 초록색'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것을 보면 초록을 패션에서 금기한 역사가 깊은 모양이다.   

관련기사: Fashion’s most feared colour – how green went from taboo to trendy

2018년 S/S 패션을 소개하는 패션지의 사진 SPRING 18: GUCCI, MARNI, BALENCIAGA, LOEWE. IMAGE COURTESY OF VOGUE

그 잡지의 기사에 따르면, 패션 잡지에서 녹색을 꺼려하는 이유는 인쇄 기법 (CMYK printing)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녹색을 금기시하는데에는 더 깊은 역사가 있다. 

물론 역사적으로 초록색을 처음 쓴 것은 고대 이집트인들로, 그들은 공작석 (Malachite)에서 녹색 염료를 추출해서 사용했다. 그들은 오시리스 신을 그릴때 얼굴을 초록색으로 그렸는데, '위대한 초록 (Great Green)'이라 불렀다 한다.  하지만 이들의 초록에 대한 인상은 이후 서구에 이어지지 않았던 듯 하다. 

오시리스 신은 전통적으로 얼굴을 초록색을 칠했고, '위대한 초록색'이라 불렀다고.

공작석은 르네상스 시대에도 계속해서 초록색의 염료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그 예가 페루지노가 사용한 <예수 탄생>(1503)에서의 목자의 셔츠에 사용된 초록색이다. 물론 뒤쪽 벽에도 톤이 다른 녹색이 사용되어 있다.  이후로도 초록은 오늘처럼 염료가 다양하지 않던 시절에 즐겨 사용되던 색상 중에 하나였다.  이는 19세기 말, 자연에서 모티브를 주로 따오던 아르누보의 예술 작품들 속에서도 계속 되었다. 초록은 자주 사용되었고, 이 경우엔 자연을 연상시키기 위해 사용되었음은 물론이다. 

Perugino, Nativity (1503) Museo Pinacoteca di S.Francesco, Montefalco, Italy  물론 모든 초록색이 악마를 그릴때만 사용된 것은 아니다. 페루지노가 그린 <예수 탄생>의 장면에서 그의 탄생을 경배하는 목자의 의상에 초록색이 사용되었다. 여기서 사용된 것이 공작석이다. 
Michael Pacher (1435–1498), Saint Wolfgang and the Devil (1471-75) oil on panel ; 103 x 91 cm, Alte Pinakothek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초록색과 연상되는 것들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서구에서 악마는 초록색이었다. 일견 안정되고 안전한 것과 같은 색으로 위장하고 있는 악마는 우리가 악의 유혹에 쉽사리 빠질 수 있다는 것에서 생겨난 연상일까? 성인의 로브가 붉은색인 것에 선명하게 대비되는 악마의 초록색 피부가 인상적이다. 만약 이것이 동양에서 그려진 것이라면 성인이 초록색의 의상이고, 악마의 피부색이 붉은 색이 아닐까? (어릴적 내가 본 동화책 속에서 머리에 뿔이 나고 뾰족한 이를 가진 도깨비는 죄다 빨강색이었다.)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동양에서 나무와 숲, 산은 사색의 공간이자 도인의 거처이자 세속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서구의 숲은 마녀가 사는 위험한 공간이었다는 점에서도 서양인들의 사고 방식 안에서 초록색은 위험하고 악한 것이라는 연상이 자라왔나보다.  이러한 녹색 공포와 악몽은 18세기에 접어들면 어떤 의미에서는 현실화된다.   

1775년 스웨덴의 화학자 칼 빌렘 쉴르 Carl Wilhelm Scheele가 초록색의 염료를 발명하게 되고, 이를 '쉴즈 그린 (Scheele's Green)'이라 불렸다.  저렴하여 빅토리안 시대 널리 사용되었던 이 밝고 아름다운 초록색의 염료가 비소를 다량 함유하여 치명적 독성이 있었다.  일설에는 이 염료를 이용해 만든 녹색 벽지가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하고, 녹색을 즐겨 입던 지체 높으신 공작 부인이 피부염을 앓았다는 기록도 있다.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Sheele's Green

일견 생명과 자연을 연상시키는 색이 실은 치명적 독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치명적 매력을 가지고 있으나 결국 유혹에 빠진 남성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팜므 파탈'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독소를 함유한 섬유, 그리고 그로 인해 연상되는 팜므 파탈. 이 때문일까? 소위 하이패션계에서는 매년 다양한 색상으로 새로운 유행색을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초록색은 암암리에 오래도록 금기색이 되어왔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를 유혹하였던 마녀 키르케가 독을 만들어내는 모습. 청명하게 맑은 초록색이 치명적인 독이 들어있는 것과 아름다운 모습의 키르케가 실은 냉혹한 마녀라는 것이 어우러져 신비로우면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John William Waterhouse, Circe Invidiosa (1892) oil on canvas ; 180.7 x 87.4 cm, Art Gallery of South Australia, Adelaide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키르케 인디비오사> (1892)의 경우, 마녀의 대명사인 키르케가 동굴 속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물에 독을 섞는 모습을 매혹적으로 그리고 있다.  낭만주의적 성향의 라파엘전파의 경우 유난히 팜므 파탈의 이미지가 많다.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가 그린 프로세르피네는 대지의 여신의 딸로 너무 예뻐서 지하의 신이자 죽음의 신인 하데스에게 납치되었고, 그곳에서 석류알 4알 먹는 바람에 거기서 풀려나서도 일년에 4개월은 저승에서 머물러야했다. 팜므 파탈은 아니지만, 죽음의 세계와 깊은 연관이 있던 그녀가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건 당연해보인다.  예전에 초록색의 의미에 대해서 깊은 생각없이, 혹은 동양적 관념의 초록만 알고 작품을 봤을 때엔 존 에버렛 밀레의 <오필리어>(1851)는 오필리어의 죽음과 생명력 넘치는 자연과의 대조미로만 파악했었는데, 초록의 의미를 음미하며 감상하니, 그 초록색들 울창한 수풀이 죽음의 향기를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팜므 파탈은 아니지만, 일년의 4개월씩은 지하에서 머물러야할 프로세르피네가 녹색 드레스를 입은 것은 TPO에 적합한 듯하다.   Dante Gabriel Rossetti, Proserpine (1874) oil on canvas ; 125.1 x 61 cm, Tate Britain

 

예전에는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은 오필리어와 신선한 초록의 자연의 절묘한 대조가 그녀의 죽음을 더욱더 슬프고도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고만 느꼈는데, 정작 존 에버렛 밀레는 초록이 지니는 죽음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하며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John Everett Millais  (1829–1896),  Ophelia (ca. 1851) oil on canvas ; 76.2 x 111.8 cm, Tate Britain

비슷한 시기에 쉴즈 그린의 대체물로 만들어진 패리스 그린 (Paris Green) 혹은 에메랄드 그린 (Emerald Green)도 독성을 갖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네가 노년에 실명을 하게 된 것, 세잔이 심한 당뇨를 앓게 된 이유가 이 초록색을 즐겨 사용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하니 말이다.  패리스 그린 혹은 에메랄드 그린...예술적일 것 같은 이쁜 이름에 걸맞지 않게 독성을 갖고 있었다니. 무엇보다 초록색 염료가 거의 예외없이 독성을 가지고 있었다니... 무서운 색이다.  

물론 최근에는 더이상 그런 독성을 지닌 염료를 사용해서 초록색을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점차  환경문제까지 더해져서 초록색이 환영받게 되었고, 패션계에서도 유행색이 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리라.  

컴퓨터의 해상도가 어디까지 협조를 해줄지 모르지만, 참고로 몇 가지 초록색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Cobalt green 코발트 그린 

 

에메랄드 그린  Emerald Green

 

녹청  Verdigris    '베르디그리' 혹은 '녹청'이라고 번역되는 Verdigris는 원래 불어로  vert-de-Grèce, 즉 '그리스의 녹색'이라는 뜻이다. 고대 청동상이 오랜 세월 공기나 바닷물에 노출되는 경우, 녹색으로 변하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나의 경우, 이번 봄에 에메럴드 그린의 얇은 트렌치코트를 사서 초록을 만끽하며 봄을 보냈는데, 모를때엔 '신록'을 떠올리며 신나하며 입고 다녔건만, 녹색에 대해서 좀 알다보니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펴며 생각이 복잡해진다.  (흠...그렇지만, 난 녹색 코트 '놓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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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00:15 미술 이야기

어제에 이어 지난달 7월 14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서울모던아트쇼의 뒤늦은 방문기 겸 '내 맘대로 작품보기'편 2탄. 어제는 임승현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오늘은 권혜조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 작품을 멀리서 봤을 때엔 판화 작품인줄로만 알았다. 화면의 질감이나 색감이 다색 판화의 그것과 비슷해서였다. 그런데 캔버스에 유채 작품들이라 그런 점에서도 특이했다.  나중에 이력을 읽어보니 판화 작업도 많이 하는 작가인듯했다. 전체적 색감은 수채화 같기도 하고, 목판의 질감도 느껴진다. 주제는 도시의 풍경인데, 독특한 색감 탓에 해질녁같기도 하고, 비오는 날의 풍경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외로움이 묻어나는 화면인데 그 속에 고즈넉함과 따뜻한 느낌이 든다. 

비 갠 오후의 데이트 (2018)

 

해외 여행중의 스냅사진과도 같은 작품들

선과 색의 오묘하게 겹쳐서 어떨때에는 색의 역할을 선이 해내기도 하고, 어떨때에는 선의 역할을 색이 해내기도 하는 화면. 나무의 색과 결이 드러나는 액자와 조화를 이룬다. 예기치 않게 좋은 작품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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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5 15:29 미술 이야기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제때제때 못올리다보니, 약간 뒤늦은 업로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내 블로그가 발빠른 리뷰 프리뷰가 안되는게 결정적 단점이다.  한동안 할 일이 많은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블로그가 뒤로 밀리다보니, 차일피일하게되고 지나고 나서 보면 한동안 글 업로드가 뜸하게 되는 상태가 반복되는 것 같다. 앞으로는 시간을 할당해놓고, 좀더 규칙적으로 글을 올리도록 해야겠다고 급반성!  

지난 7월 14일 토요일 양재 aT센터에서 서울모던아트쇼에서 알게된 작가와 작품.  꽤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던 모던아트쇼이지만, 그 쇼를 통틀어 개인적으로는 임승현 작가의 작품과 권혜조 작가의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기에 여기에 소개하는 바이다.  권혜조 작가의 소개는 담 기회에~

오늘은 임승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요새 작품들의 경향이 전반적으로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 그리고 장식성이 강한 작품들이 대세인듯하고, 굳이 나누자면 이 작가의 작품도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유화 작품으로는 아주 독특한 질감이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작가가 동양화를 전공해서 화선지에 유화로 작업을 한다 했다. 물론 개중에는 캔버스에 유화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어느 작품이고 색감이 독특하고 섬세해서 맘에 쏙 들었는데, 작품의 주제는 동심으로 돌아간듯 천진하고 순수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봤을 슈퍼맨 놀이.  소년시절의 순수한 동심을 포착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기법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왼쪽은 화선지에 유화를 그린것이고, 오른쪽은 유화를 나이프로 긁어낸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왼쪽의 그림이 어린시절의 추억에 대한 아련함이 더 묻어난다면 오른쪽 그림에서는 무르팍 성할 날 없었을 개구진 소년의 모습이 더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위의 두 작품은 어린 시절 한번쯤은 해봤을 슈퍼맨 놀이를 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소년시절의 순수한 동심을 포착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기법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왼쪽은 화선지에 유화를 그린것이고, 오른쪽은 유화를 나이프로 긁어낸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왼쪽 작품의 경우,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풍으로 그려진 소년의 모습에 옅은 흰색으로 그려진 꽃과 별, 구름 등이 더해져서 어린시절의 추억에 대한 아련함이 더 묻어난다면, 오른쪽 작품에서는 물감이 긁혀나간 자리가 만들어내는 질감으로 화면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무르팍 성할 날 없었을 개구진 소년의 모습이 더 두드러지는 듯하다.   

나오는 길에 부스에 앉아 계시던 분에게 내가 작품에 대한 질문 몇 가지를 했는데, 왠일인지 아주 자세히 대답해 주신다 했더니 작가 본인이셨다!  작가의 직문직답을 받은 셈이다.  내가 블로그에 작품 소개를 해도 되겠냐 했더니 '그래주시면 제가 고맙죠'라며 흔쾌히 승낙. 사실 내맘대로 작품보기는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작품을 올리는거고, 나로선 편견없이 작품을 보고 그 감상을 적는 글의 연습코너 같은 곳이라 그렇게 물어본거기도 했는데... 정작 작가의 의도나 지향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내가 그림을 읽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특정 작가를 홍보하려는 의도도 없이 그냥 '내 맘대로' 맘에 드는 작품들을 올려와 왔기에, 고마와하시는 작가분의 대응에 작가의 겸허함이 따뜻하게 묻어나서 고마우면서도 아주 약간 당황스러운 맘도 있었다. ('내 맘대로 작품보기'라는 코너 자체를 내가 뭐 그렇게 오랫동안 거창하게 많이 올린건 아니라서 괜찮을거 같긴하다) 

 

앙리 루소에게 사자가 있다면 임승현 작가에게는 코끼리가 있다. 그에게 있어서 코끼리는 일종의 수호천사 같은 것일까? 큰 상아를 가진 코끼리이지만 순둥순둥한 코끼리는 등에 태운 인물들을 태우고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줄 것만 같다. 

 

'동양화' '서양화'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매체와 주제에 대한 구분이 유난히 엄격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자유롭고 독창적으로 작품을 하는 작가를 만나서 기뻤다. 오늘 전시된 작품 말고도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서정성 넘치는 또 다른 작품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검색을 하다보니, 임승현 작가가 방송도 하는 모양이다. 알고보니, 한국의 '밥 아저씨'였나? 참고하시라 링크를 걸어둔다.  

https://youtu.be/BqKxnC7W9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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