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삼미신 (Three Graces)은 비너스의 수행단원들로 젊은 여성들에게 미와 매력과 활기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세분해보자면, 아글라이아 (Aglaia), 탈리아 (Thalia), 유프로진 (Euphrosyne)으로 각각 담당분야가 아래와 같다.
아글라이아 (Aglaia) – 우아함 혹은 총명함
탈리아 (Thalia) – 젊음과 활기
유프로진 (Euphrosyne) – 환희 혹은 즐거움
이들은 우아함, 미, 그리고 매력이라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미덕을 의인화한 것이다. ‘삼미신’은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에 자주 등장한다. 사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삼미신은 이상적인 미학적 주제였다. 완벽을 상징하는 삼이라는 숫자와 아름다운 여인들이 셋이나 등장하는 그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삼미신을 주제로 한 작품은 회화와 조각을 망라한다.
삼미신이 등장한 작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봄)’을 들 수 있다. 물질계와 정신계를 좌우로 나누고 그 둘을 통합하는 존재로서 비너스를 등장시킨 작품에서 삼미신은 당연히 신의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도 보티첼리의 작품으로 “비너스가 삼미신과 함께 젊은 여성에게 선물을 주다’라는 프레스코 작품도 있다. 이 프레스코는 플로렌스 근교 레미라는 마을에서 1873년에서야 발견된 것이다. 메디치 가문의 일원의 결혼식 선물이라 추측된다.
르네상스 3대가 중 한명인 라파엘의 소품 중에서도 삼미신은 등장한다. 가장 아름다운 성모상을 그린 화가인만큼 그의 삼미신에는 그의 성모상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럽고도 온화한 느낌이 담겨있다.
북유럽 르네상스 작가 중 하나인 루카스 크라나흐 (부)도 삼미신은 빠뜨리지 않고 그렸다.
그 밖에도 고대부터의 회화나 조각 작품들도 많고, 아카데미에서도 즐겨다뤄지는 주제였다.
이 죽을놈의 인기! 삼미신의 인기는 도대체 식을줄을 모른다. 현대에 와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피카소가 그린 ‘세 무용수’는 전통적인 삼미신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고, 니키드 상팔의 ‘삼미신’의 경우 여성작가의 해석이라는 면에서 참신하다.
개인적으로는 ‘Male Gaze’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주문자나 제작자나 거의가 다 남성이었던 예술계에서 아름다운 미녀들의 앞면 측면 뒷면을 다 감상할 수 있는 삼미신은 도대체가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도상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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