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무식한 전문가
2018. 9. 25. 07:30 일상 이야기

이 글은 공지에 올린 '양해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내 변명의 부연설명 같은 글이다. ^^;;;  


블로그를 시작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는다.  나름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티스토리 블로그인데, 이 블로그로 결정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미술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내 블로그에는 부득이하게 이미지를 많이 실을텐데 아무래도 저작권이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티스토리는 게티 이미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기에 혹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나름 전문성을 좀 살려서 블로그를 운영하기에는 티스토리 좋다는 글도 여기저기서 몇 번 읽었다. (이 장점이 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읽었어야 했다)  


단점으로는 네이버 등 메인 포털에 노출이 좀 덜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단점이긴 하나, 내가 운영할 내용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나의 관심이 이 단점에 대한 우려를 이겼다.  


결국 티스토리로 낙착!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건 홈페이지 운영에도 해당하는 것이었다.  화면 편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데, 나같은 컴.알.못에게는 크나큰 단점이었다. html이 먹는게 아니라는 것 정도 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말이다


'자유자재'로 화면을 꾸밀 운영자들을 위해 메인 옵션들이 무척이나 단출했다. 꾸밈없이 그냥 있는 옵션만으로 글을 올리면 되긴 하지만, 내가 머리 속에 그리는 메인 화면이나 네이버 블로그 같은데서 보던 보기 편한 화면은 옵션에 없어서 좀 아쉽다.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보던 이웃 맺기나 following 기능도 안보이고... 이건 메인 포털에 노출이 안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답답한 맘에 인터넷을 좀 뒤져봤더니, 코딩이니 html이니 화면 편집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튜토리얼들이 꽤 많다. 한 번 배워볼까 하는 맘에 몇 페이지 봤는데, 아주 더 기본부터 해야하나보다.  '태그'를 붙이라는데, 어디다 붙이는지 모르겠고, 너무 기본인건지 나의 의문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서도 찾기가 힘들다. 


그러다, 문득 예전 내 수업을 들으신 분 중에 한 분이 '세잔, 마네, 모네'가 이름이 예뻐서 다 여자인줄 알았노라 하셨던 기억이 났다. 그분은 아주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분야의 전문가셨다. 그때 그 말을 듣고 일동이 모두 함께 와~ 웃긴 했지만, 곧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어릴때 교과서에서 이름은 나와있었지만, 성별은 나와있지 않았었고, 그 이후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분야만 계속 파고 들었다면, 화가의 성별 쯤 전혀 모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농담으로 '마네, 모네'가 동일 인물의 미국식, 영국식 발음 아니냐, '고갱, 고흐는 종친회에서 만났냐.' 이런 말도 하곤 하지만, 실제로 마네 모네 엄청 헷갈린다는 분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나 발표가 아닌 다음에는 가급적 기본적인 것도 한번씩 언급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문제는 나는 나대로 한 분야를 오래 공부해오다 보니, 과연 처음에 내가 무엇을 몰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그래서 어떤 것들은 너무 당연하게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었던듯 여기는 내용들도 있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응애응애' 대신 '뒤샹뒤샹'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기본적인 지식인지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어떤 때엔 아예 그런 고민도 없이 당연히 '모두'가 다 안다고 생각해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는 다 알겠지'하는 정보들을 그냥 다 안다~치고 넘어가고 수업을 진행했다가, 나중에 질문이 '이 정도는~'하는 내용에서 나오면, 전체 수업 내용을 이해시켰나 걱정이 되고는 한다.  


짐작컨데, '태그를 붙이다'는 행위는 아마 '화면 편집'을 자유자재로 하는 분들에게는 '이 정도는~'하고 넘어간 대목일 것이다. 그런데, 난 그걸 모른다. 히이ㅇ~~  


이왕 시작했으니 짬짬이 코딩의 세계에 구경을 다녀볼 생각이다. 내가 요 며칠 살펴본 봐로는, 코딩은 컴퓨터 상의 언어로 우리가 편하게 보는 컴퓨터 상의 모든 화면들은 실은 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내 머리속에는 아주  조그마한 친구들이 광할한 텍스트기 위를 바삐 움직이며, 컴퓨터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막 번역해 내는 장면이 상상이 된다.  이들의 작업이 없이 인간들은 컴퓨터의 화면을 읽을 수 없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즉, 색다른 외국어인 셈이다. 이들의 언어를 알고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달라 보일까?  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못하는 나지만, 그런 의미에서 관심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이러다 제풀에 지쳐 다른 블로그로 이사간다 난리칠지도...) 


이제 이건 이해하겠다.  ^^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