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크리스마스는 멀었고 크리스마스라고 별다른 행사가 있지도 않은 나지만 이즈음 크리스마스 장식들보면 괜히 맘이 들뜨고 설렌다. 오늘은 일없이 오가면서 찍어본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들 올려본다. 그래봤자 유명하다는데 돌아다니면서 찍은 것은 아니고 내 동선 상에 발견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들과 스노우글로브들 사진들이다.
내가 이제까지 가본 것 중에서 제일 이쁘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전 포스팅했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구 앞의 르 그랑드 시어터 옆의 크리스마스 트리들이다. (아직 더 현대는 못가봤지만 그 곳에 제일 규모면에서도 그렇고 장식성 면에서도 거기가 제일 멋질 것 같긴하지만 말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1층 하늘정원 공간도 이쁘다고 생각한다. 올해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주제가 서커스이다보니 여기저기서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곳곳에 같은 주제로 곳곳에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있다. 곰돌이 해리는 지난 수년간 현대백화점 크리스마스의 마스코트다.
백화점에서는 크리스마스 굿즈들도 판매를 많이하는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스노우글로브들. 미국에 있을 때엔 스노우글로브를 여행갈 때마다 하나씩 사가면서 수집하는 사람들도 꽤 되기에 지인 집에 놀러가면 유서깊은 스노우글로브들을 구경했던 기억도 있다. 오래전부터 수집을 해온 집이라면 스노우글로브마다 그것을 갖게된 추억이 깃들어 있어서 그 얘기도 다채로웠었다. 개중에는 아버지가 출장을 갔다 오시면서 사온 것도 있었고 개중에는 가족 여행에서 사온 것도 있었다.
아시다시피 스노우글로브는 작은 유리 구나 투명한 플라스틱 구 속에 미니어처 장면이나 조형물이 담겨 있고, 그 안에는 물과 인공 눈이나 글리터 같은 입자가 들어 있는 장식품이다. 이걸 흔들거나 뒤집으면 안의 입자들이 떠오르며 눈이나 눈보라가 내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스노우볼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퍼져있지는 않지만 외국에서는 스노우글로브는 종종 기념품이나 장식품으로 사용되어서 관광지마다 다 판매한다. 그래서 장소나 이벤트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테마를 가지고 있다. 눈 내리는 풍경의 설정이라서 겨울철 분위기나 특정 장면을 낭만적으로 연출할 수 있어 수집품으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내 경우에는 '스노우글로브'라고 하면 오손 웰즈 감독의 <<시민 케인>>이라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는 미국의 언론 재벌 찰즈 포스터 케인이 마지막 순간에 손에 쥐고 있던 스노우글로브를 떨어뜨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영화나 문학에서 스노우글로브는 기억, 향수,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이나 순수함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되곤 한다. 아닌게아니라 스노우글로브는 이런 장치로 적합한 소도구인것 같다. 나만해도 스노우글로브를 한참 들여다보면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장면인데도 향수가 느껴지곤 하는 것이다.
10월 하순부터 계속 감기로 고생을 하다보니 어느새 연말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아직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2024년이 한달하고 열흘 남짓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그래서 더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더 소중하고 예뻐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나로서는 11월과 12월에 일정들이 많으니 남은 2024년을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