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12. 13:11
일상 이야기
1930년대말, 미국의 외딴 마을 한적하기 이를때 없는 주유소. 때는 바야흐로 해가 숲 저너머로 막 져버린 황혼, 마찬가지로 인생의 황혼길의 점원은 손님이 오긴 오는 걸까 싶은 주유소를 홀로 지키고 있다. 길은
숲 속으로 접어들수록 어두워지고 숲은 깊어진다. 반면, 방금 해가 진 하늘은 화면의 오른쪽이 가장 밝고 왼쪽으로 갈수록 어둠이 짙다. 그리고 그 자연광은 주유소의 사무실에서 비쳐 나오는 인공광과 대비를 이루며 전체 화면에 균형을 이룬다.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그린 그림임은 분명하지만, 생각없이 그린 그림은 아니다. 작품을 보는 이는 누구라도 적막한 시골길 한 켠에 자리한 주유소, 거기서 홀로 일하는 점원의 고독과 평온함을 함께 나누게 된다. 별다른 설명없이, 여백을 남겨둠으로써 보는이가 채워가게 하는 것 그것이 그가 취한 영리한 전략이다.
Edward Hopper, Gas (1940), oil on canvas ; 66.7 x 102.2 cm, MoMA
위의 작품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1882-1967)의 <주유소>라는 작품이다.
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사랑한다. 나는 호퍼의 그림을 참 좋아하지만, 항상 '그의 그림은 서툴지만 왠지 사람의 맘을 끄는 무엇이 있다'라고만 생각해 왔다.
But, 그러나.....
그려보니 어려웠다.
내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좋아하는 건 그가 그림을 잘 그려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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