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페북에서 발견한 그림....
Gabriel von Max, Drunken Monkey
작자와 작품의 배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못하나 재미있어서 일단 올려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술먹으면 '강아지 (격조 있는 블로그이므로 좀 순화한 표현을 사용함)'라고 하지 않나? 서양에서는 다른 표현이 있는 것일까? Gabriel Cornelius Ritter von Max (1840-1915)라는 체코 출신의 화가의 Drunken Monkey라는 제목의 그림. 구글링을 좀 해보니 원숭이를 잘그리는 화가였던듯 하다. 기법을 보아하니 정통적인 예술교육 받은 분 같고, 굳이 분류하자면, 일종의 '장르화'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르화 (genre-painting)'란 풍속화의 일종으로 귀족이나 교회가 주축이 된 대작과는 대조되는 소품 위주의 중산층의 오락을 위해 탄생한 회화장르인데, 17세기 네덜란드 중산층에 의해 많이 소비되었다) 일례로 '튤립 매니아"에 대한 글에서도 풍자화로 귀족들을 원숭이로 묘사한 그림을 하나 소개했다. (그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교회나 궁전에 그려지거나 걸린 회화 작품은 신화나 종교적 주제를 다루고 있고, 대부분 교훈을 전달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TV 프로그램으로 비유하자면, EBS나 BBC의 교양프로그램이라면, 장르화는 저녁시간 오락프로그램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 장르화가 David Teniers (1610-1690)의 "술집의 원숭이들"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들 중 하나
17세기 네덜란드 장르화에서 풍속화에서나 19세기 가브리엘 폰 막스의 작품 속에서의 원숭이 둘 다 풍자와 해학의 의도가 다분하다. 거기에 특히 19세기 중반 다윈의 '종의 기원'을 발표되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다윈의 학설에도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도 짐작해본다.
좀 찾아보니, 가브리엘 폰 막스라는 이 작가는 자신의 아이처럼 원숭이를 안고 그린 자화상도 있는 것이 있던데, 그렇다면 그가 실제로 원숭이를 키웠던 듯도 하지 않을까? 그리는 대상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아 자세히 관찰했음이 느껴지던데, 원숭이를 원체 좋아했었나보다. 그리고 그러한 그림의 내면에 면면히 흐르는 인간에 대한 풍자는 오브 가 코스로 담겨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연말연시 '지나친 음주는 몸에 좋지 않습니다.'라는 캠페인에 사용해도 손색없을 듯한.... 아니면, 이 사진 옆에 쌩쌩한 젊은이 사진하나 대비해서 넣고, '컨디*' 혹은 '헛개**'을 마신날과 마시지 않은 날.... 이렇게 비교하면서 숙취예방 내지 해소제 광고에 쓰여도 좋을 법한...
세상에는 정말 모르는 화가들도 많고, 모르는 작가들도 많고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순간. 그닥 유명화가는 아니었던 탓에, 표피적인 구글링으로는 자료를 많이 발견할 수 없다보니, 과연 그는 어떠한 화가였고, 어떠한 삶을 살았으며, 이러한 작품은 당시 화단에서 어떤 평을 받았을까? 궁금해진다. 시간이 나면 한번 찾아보고 싶어진다.
Drunken Monkey라는 바가 현재 프라하에 있어서 검색하면 맨 먼저 뜨는 것을 보면, 성업중인듯 한데, 이것도 그와 관계가 있는 것일까? 심지어, 한글로 '술취한 원숭이'를 검색해보니, 실제로 '술취한 원숭이'라는 이름의 홍탁주라는 생소한 술이 우리나라에 있다. 아~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먹거리 마실거리가 참 많고나...하는 생각도 함께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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