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전시리뷰' 태그의 글 목록
2024. 12. 24. 20:34 미술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할 때마다 주변 경관도 멋있고 건물도 멋있다보니 자주 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아주 가끔만 찾아오게 된다. 새해엔 진짜 자주 방문해야지. 국립과 시립 박물관과 미술관 통틀어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맘에 드는 곳인데 이렇게 전시 관람 예약일에 맞추어서야 부랴부랴 달려오게 되는 내 모습... 반성한다

이 전시는 오스트리아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의 소장품을 위주로 구성된 것인데, 내년 3월 3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다. 아직 표를 구매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아직 시간 넉넉하니  천천히 가보시길.

참고로 이 전시는 예매를 한 사람이라고 해도 매표구에서 종이로 된 입장권을 발급받아야하고, 예약한 시간대에 맞춰 입장해야한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Vienna 1900. The Dreaming Artists

From Gustav Klimt to Egon Schiele

The Leopold Museum Collection

국립중앙박물관

2024.11.30~2025.3.3

 
 

전시에 대한 개요는 아래와 같다.

프롤로그 - 비엔나에 분 자유의 바람
I. 비엔나 분리파, 변화의 시작
II. 새로운 시각, 달라진 오스트리아의 풍경
III. 일상을 예술로 비엔나 디자인 공방의 탄생
IV. 강렬한 감정 표현주의의 개척자들
V. 선의 파격 젊은 천재 화가의 예술 세계
에필로그 - 예술에는 자유를

 

19세기 말 비엔나 분리파가 형성된 시기에 활약했던 6명의 예술가에 대한 이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설명문을 제외하면 크게 5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있다. 소제목으로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라는 유명 작가의 이름이 들어가긴 했는데, 전시 전반적으로 봤을 때 클림트의 작품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에곤 실레의 작품은 수가 많기도 했고 유명 작품들도 와 있어서 에곤 실레의 작품 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덜 알려진 디자인 분야에서의 대가들인 콜로만 모저나 요제프 호프만의 작품세계와 그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독일을 위시한 북유럽 쪽에서 강세를 이루는 표현주의의 대표작가 중 하나인 오스카 코코슈카와 나도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된 리하르트 게르스틀이라는 작가의 작품들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레오폴드 미술관이 레오폴드 미술관 했다.  유명한 작품들이 다  오지는 않았지만 한정된 작품들 속에서 이만한 내용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니! 내셔널 갤러리 전시를 봤을 때도 느꼈지만 유명 미술관이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보다 세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해봐주시길.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703911823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 리뷰 @ 국립중앙박물관

오랜 감기로 정체 상태에 있던 전시회 관람 개시. 인파가 많이 몰린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던 비엔나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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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중 특히 기억에 남은 작품들 이미지들을 올려본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4. 12. 20. 10:58 미술 이야기

울산시립미술관에서의 일정 때문에 우연히 들렀던 전시인데 좋은 전시라 소개한다.

컨디션도 안좋고 서울로 돌아올 차 시간도 있었음에도 다 둘러봐야할 정도로 중요한 전시인 것 같아서 소개한다. 혹시라도 울산시립미술관에 가신다면 좋은 전시인데데가 무료에 가까운 전시이니 시간을 들여서 관람해보시길 바란다.

<<예술과 인공지능>> 전시는 지하 2층의 2개의 전시관에서 선보이고 있었는데, 7개국 17팀이 준비한 동시대 작품 40여 점을 관람할 수 있게 구성한 꽤 큰 전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날잡아 한번 가보시길 권해드린다. 

 

 

예술과 인공지능

Ar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울산시립미술관

2024.11.14~2025.2.16

 

네 개의 Section으로 나눠진 전시다. 각 섹션은 인공지능과 예술 창조와의 관련성을 각 단계별 내지 다른 측면에서 고찰하면서 해당하는 작품들을 전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Section 1 인공지능 세렌디피티 AI Serendipity

Section 2 입력과 출력사이 Between Input and Output

Section 3 얽힌 실타래를 풀며 Untangling the Knotted Thread

Section 4 부유하는 예술 Floating Art

프롤로그 

인공지능 시대에 전환점에서
인공지능은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요? 예술가의 친절한 조수이자 훌륭한 도구일까요?

1950년대 중반 실험실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탄생한 이래 오늘에 이르러 인공지능 시대는 전환점에 도달하였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전환점이라는 말은 그 기술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삶에 일상적인 도구로 완전하게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예술도 예외 없이 인공지능의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질문을 통해 우리는 예술 창작의 '조건'과 '고유함'에 대해 성찰하게 됩니다. 울산시립미술관의 특별전 <<예술과 인공지능>>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전환점에서 예술 창작의 본질을 다시 한번 논의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과 첨단기술의 상호작용과 공진화(共進化)에 대해 탐구하고 진정한 예술 창작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백남준, 월광소나타: 환상곡풍으로 Moonlight Sonata: Quasi Una Fantasia (1986) 혼합매체 (TV 세트, VHS 비디오 레코더, 변압기, 구아슈, Moon tape) ; 53x53x53cm

 

노진아, 진화하는 키메라-가이아 Evolutionary Chimera – Gaia (2024) 혼합매체 (AI 등) ; 250x640x710cm

 

홀리 헌던 & 맷 드라이허스트 Holly Herdon and Mat Dryhurst, xhairymutantx (2024) 혼합매체

 

 

오묘초, 누디 핼루시네이션 #1~#3 (2022) 혼합매체 (유리, 진주, 은, 알루미늄, 써지컬 체인, 스테인리스, UV레진, 피그먼트)

다른 일정 때문에 우연히 본 전시인데 이렇게 방대하고 깊이 있는 전시를 관람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 아무래도 서울에 예술 행사나 전시들이 집중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울산에서 이런 전시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가능하다면 많은 분들이 이 전시를 관람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이런 훌륭한 전시를 울산 시민이면 500원, 타도시 사람이라고 해도 1000원이라는 입장료만 내면 관람할 수 있다니! 앞으로도 종종 이 곳의 전시를 체크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이 곳의 전시를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에필로그 Epilogue
이번 전시를 통해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이 예술의 영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 창작의 본질에 어떠한 도전을 제기하는지 탐구했습니다. 두구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우리에게 창작의 고유함과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합니다.
이번 전시는 '부유하는 예술'이라는 관점을 통해 기술과 예술이 어떻게 끊임없이 변화하며 함께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술은 결코 예술의 주체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예술 창작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은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며, 기술은 그 질문을 더욱 확장하고 깊이 있게 만드는 도구일 뿐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 여러분이 인공지능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하길 바랍니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우리는 여전히 질문하고, 탐구하며, 창조할 것입니다. - 이 ‘에필로그’는 앞의 전시 내용을 바탕으로 Chat-GPT4가 작성한 글의 일부를 각색한 것입니다.

참고로 울산시립미술관의 위치는 아래와 같다.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https://naver.me/5JPRbDUz

 

울산시립미술관 : 네이버

방문자리뷰 263 · 블로그리뷰 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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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너무 길어 이 곳에 다 옮기지는 못하고 각 섹션별 대표 이미지 몇 개만 올려봤다.  각 섹션과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eunicemin/223698540130

 

예술과 인공지능 Ar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전시 @울산시립미술관

이번에 울산시립미술관에 방문했을 때 행사 이후에 서울 올라오기 전에 약간의 시간이 있어서 전시를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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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4. 11. 27. 00:26 미술 이야기

현대백화점 판교점 10층 토파즈홀에서 진행했던 행사인데 흥미로운 작품들도 꽤 돼서 지난 팝업임에도 불구하고 리뷰는 남겨본다.

일자와 장소는 지나버려서 별 의미 없지만 일단 기록.

 

패션X아트: 일상을 예술처럼

진도 모피 & 갤러리아이엠

2024.11.16~11.24

현대백화점 판교점 토파즈홀 10층



현대백화점 판교점 문화센터는 9층인데, 나는 10층 카페 H에 들르러 올라간 김에 같은 층의 토파즈 홀에서 행사가 있으면 둘러보고 나오는 편이다. 내가 간 날도 행사 제목처럼 일상과 예술을 아우르는 팝업겸 전시가 있어서 보고 온 것이다. 내가 이제껏 관찰해본 결과, 이 곳 토파즈홀은 이런 성격의 팝업/전시가 많이 열리는 편이다.

갤러리 아이엠이라는 곳에서 작품 전시를 맡은 것 같고, 팝업 행사는 진도 모피에서 주관한 것 같다. 난 당장 모피코트를 구입할 생각은 없어서 팝업 매장은 자세히 보지 않았다. 

권순익, 이애리, 이예림, 박경묵 작가 외라고 적혀있는데, 전시된 작품을 살펴보니 강민기, 남지형, 염석인 작가들의 작품들도 있었다.

강민기 작가의 작품은 금속을 사용한 조각임에도 회화적 특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남지형 작가의 경우, 제목이 '축적된 꽃잎'이라고 붙어있는데 제목과 조각의 조형성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인상은 못받았다. 조형적 특징만 보자면 제프 쿤스의 풍선 조각 같은 인상이었다.

염석인 작가의 경우 '테트리스'라는 옛날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서 그 게임 속의 정육면체 모양을 기반으로 한 조각을 제작했다. 노스텔지아를 자극하는 이미지다.

이애리 작가는 꽈리의 형상이 시그니처 스타일이다. 회화 작품 속에만 꽈리가 있는게 아니라 조각작품도 꽈리를 위주로 제작한다. 고전 민화처럼 길상의 의미가 강한 작품인데 이렇게 길상과 구복적 이미지의 작품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김소형 작가의 작품은 다른 전시회에서도 자주 접해서 이미지가 친숙하다. 물감을 듬뿍듬뿍 올려서 일견 조각같아 보이는 표현법으로 인간 군상을 표현한다. 독특해서 한번 보고 나면 기억에 남아 누구의 작품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김시현 작가의 작품은 얼마 전에 판교점 9층 아트라운지의 전시에서 본 것 같다. 한국판 에코백인 보자기를 그리는 분이다. 앞의 꽈리 그림처럼 길상 구복의 의미가 담긴 작품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여러 전시들에서 자주 접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미 지나버린 전시라 가보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기회에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나시면 장차 아트 페어나 다른 전시회에서 자주 접하게 될 작가들의 작품들이라 생각한다.

 

 

 

바깥의 플랜카드에는 표시가 안되어서 확신은 할 수 없는데, 아마도 가구도 함께 전시한 것 같다. 일상과 예술의 조화 속에 가구도 한 부분을 차지하니까 말이다. 가구는 달리즘이라는 브랜드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얼마전 6층의 세라핌 아트라운지에서 본 가구들과 분위기가 유사한 것 같기도 하다. 동글동글 보들보들해서 편안하고 귀엽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4. 11. 14. 10:40 미술 이야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로비 안쪽에서는 True Luxury with Art 라는 이름으로 한두달에 한번씩 내용을 바꾸는 전시 공간이 있다. 여기는 정식 갤러리라고 할 수는 없고 로비 공간에 가벽을 설치해서 여는 간이 전시 형식이다. 하지만 전시되는 작품의 퀄리티는 좋기 때문에 가끔 들러보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의 전시는 내 블로그에 소개를 여러차례 했다.

 

 

이번의 전시는 윤형재라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설명문에 따르면 홍대와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한  윤형재 (1954-) 작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 자연의 메시지, 미지의 아름다움을 백색 공간에 독창적인 시각언어로 표현하는 서양화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백색 캔버스 위에 겹쳐진 기하학적 기호와 색채 패턴 미래적 언어, 빛의 추상적 상호작용을 통해 함축된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구성과 기호의 리드미컬한 배치로 따뜻하고 편안한 감성을 자아냅니다."라고 나와있다. 

 

 

 

 

윤형재, 예술가의 십자가 White Future Another World (2024) oil, acrylic; 135x77cm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4. 11. 12. 14:15 미술 이야기

예약은 진작해놓고도 일정도 바쁘고 10월말부터 오랫동안 감기를 앓다보니 차일피일하다가 이제서야 다가왔다. 얼리버드 티켓이 아닌 이상 전시는 내년 2025년 3월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여유있게 가보시길~

 

 

미술사 개론서에서는 에콜 드 파리 섹션에 포함되는 그이지만 원래 '에콜 드 파리'라는 것이 시기적 위치적 공통점 이외에 거기에 포함된 작가들이 공통된 화풍이나 이념은 없었던 개별 작가들의 모임이다. 19세기말 파리의 몽마르트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작가들을 후대 미술사학자들이 편의상 묶어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흔히 에콜 드 파리에 속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앙리 툴루즈 로트렉의 경우 프랑스인으로 높은 귀족 가문 출신이다. 어릴 때의 사고로 (일설에는 유전병이라는 설도 있다) 평생 키가 130센티 남짓하고 불구로 살게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귀족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채 물랭루즈 같은 파리의 환락가에서 주변의 무희나 배우, 그리고 매춘부등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대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도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과 같은 벨 에포크 시대의 광고 포스터등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 이미지 자체는 도록이나 미술개론서에서 많이 본 이미지지만 직접 보기는 힘든 작품들이라 관람이 즐거웠던 전시다. 

이번 <툴르즈-로트렉: 몽마르트의 별> 전시 구성은 전부 4개로 나눠져 있다.

  • 제1부 보헤미안
  • 제2부 휴머니스트
  • 제3부 몽마르트의 별
  • 제4부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

1부부터 3부까지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들을 연대기적으로 구분해서 전시하고, 4부는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 19세기말의 광고 포스터로 유명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2부와 4부의 전시가 인상 깊었다. 

 

아래 작품은 <바빌론 달레마뉴>라는 제목인데 동명 소설의 홍보를 위해서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원래의 최초의 석판화 상태와 색을 입힌 단계, 그리고 레터링까지 다 넣은 단계를 나란히 놓아 전시해줘서 석판화 과정을 아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인상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자포니즘이라고 부르는 일본풍의 유행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에콜 드 파리 작가들 중에서는 단연 툴루즈-로트렉이 자포니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가 중 하나다.

유명 가수나 무희, 그리고 당시 그 예술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을 모아서 판화집을 내기도 했고 이를 이번에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포맷 역시 우키요에의 한 카테고리인 '야쿠사에'라고 하는 가부키 배우들의 인물들을 모아서 펴낸 형식을 따른 것이다.  

단순화된 형태와 굵은 윤곽선, 기울어진 원근법적 구도, 그리고 길베르의 머리를 의도적으로 잘라내어 이목을 중앙에 집중시키는 대범한 구성은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의 영향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기법 두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크라쉬
 (Crachis) 석판 위에 붓으로 잉크를 튀기는 기법으로, 미묘한 톤과 은은한 음영을 주거나 안개  대기의 효과를 만드는데 활용된다. 분무기와 에어브러시를 사용하여 세밀한 텍스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크로핑 (Cropping) 이미지를 잘라내어 특정 부분만을 강조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전체적인 구성에서 집중도를 높이는 기법으로, 일본 목판화의 구성으로부터 차용되었다. (하지만 이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가장자리를 잘라내는 것으로 사진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라 이것이 꼭 일본 목판화에서 온 것인가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아래 작품은 내가 최근 마네에 대한 수업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연상하게 했다. 툴루즈 로트렉의 <모던한 기술자>  물론 로트렉의 작품에서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실에 의사가 왕진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설명문에는 의사의 왕진이 아닌 기술자가 방문한 것을 의사가 왕진한 것으로 패러디해서 표현을 했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고 나와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모던한 기술자 (1896) 석판화; 92.8x64.9cm

내가 보기엔 여인의 침대 발치에서 뒷모습을 내보이게 그려진 강아지 역시 <올랭피아>에서의 검은 고양이의 참조인 것 같다. <올랭피아>에서는 없었던 '고객'의 모습이 함께 그려진 것이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까? 마네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 아닐까 싶은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모던한 기술자 (1896) 석판화; 92.8x64.9cm

 

에두아르 마네, <올랭피아> (1863) 오르세 미술관 소장

 

이번 전시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대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도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과 같은 벨 에포크 시대의 광고 포스터등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 이미지 자체는 도록이나 미술개론서에서 많이 본 이미지지만 직접 보기는 힘든 작품들이라 관람이 즐거웠던 전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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