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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 19:44 미술 이야기

언젠가 같은 제목 "내맘대로 작품보기-회화는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올린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설명한 것이 아래 그림!

오늘 볼 그림은 헨리 알렉산더의 <겨울 창을 통해 본 눈이 있는 풍경>(1870)이다.  페북을 통해 발견한 그림인데, 너무도 포근한 느낌.  정말 특별할 것 그닥 없는 창가, 그리고 그 창을 통해 바라본 평범한 이웃의 풍경의 장면이다.  특별할 것 없지만 세상 편하고 포근하고 안락했던 순간들이 뇌리를 마구 스치게 하는 그림.  

'회화는 세상으로 열린 창'이라는 메타포는 서구에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창을 그린 화가는 무척이나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앙리 마티스가 있을 것이고, 에드워드 호퍼도 창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 중 하나이다.  인상파 화가들은 전반적으로 창, 혹은 창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을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은 그렇게 많고 많은 창 그림 중 하나인데, 오늘 유독 내맘에 들어온 이유는 아마도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져서인가보다.  창 밖 풍경은 눈이 소복소복 쌓여 추워보이지만, 푸르름을 유지한 화분이 놓여진 실내는 모르긴 몰라도 벽난로가 피워진 따뜻한 곳 같아 보여서...  그림에는 보이지 않지만 벽난로 앞의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놓여져 있을 것 같아서...  약간 거리는 있지만, 겨울 이불 속에 몸을 감싸고 그 속에서 발가락 꼼지락 거리며 귤 까먹고 노닥거리던 평화롭고 한가로운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데, 인터넷으로 작가를 검색하니 이 작가의 생몰년이 맞나 싶게, 1860~1894로 나온다. 이상하다. 이 작품 제작년도는 1870년인데. 그럼 이 화가는 불과 35년 인생을 살면서 10살에 이렇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관통한 듯한 작품을 남겼단 말인가?  일단 여기 글 남겨놓고 담에 차차 더 찾아보기로 한다. 

 

Henry Alexander Bowler (1824-1903)?, Snow Scene through a Winter Window (1870)

P.S.  짧은 시간이지만, 이 글을 포스팅하고 작가의 생몰년과 작품 완성년도와의 미스테리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큰 성과는 없었다.  이게 페북의 폐단이다.  전부 한 사람이 포스팅한걸 공유하거나 포스팅 할 뿐 딱히 해당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단 사람이 없다. 구글 검색을 해보고, 그 작가 이름으로 '일본 다도'라는 작품에 기모노 입은 소녀들이 찻상 앞에 모여 있는 그림이 하나 있길래 일본어로까지 야후 재팬으로 검색해봤는데도 해당작가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이름의 작가가 있었는데, 그 작가의 생몰년은 (1824-1903).  만약 헨리 알렉산더라는 것이 작가명이 맞다면, 페북에 나온 Henry Alexander가 아닌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작가 쪽이 위 작품의 작가로는 더 신빙성이 높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10세 소년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위의 그림은 기법적인 측면에서나 작품 속에 녹아든 삶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나 무리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작가도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은듯, 유일하게 작가의 작품이 실린 미술관 사이트는 Tate인데, 작품도 달랑 하나다. 제목하야, The Doubt: ‘Can these Dry Bones Live?’ (의문: 이 마른 뼈들은 (되)살아날 것인가?)라는 부활에 관한 의문을 언급하는 성서적 내용이다. 정확한 제작년도는 알 수없고, 1855년 전시한 적이 있다는 기록만 있는 모양. 테이트 소장의 성서적 주제가 담긴 알레고리 회화는 정물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화풍면에서는 크게 거리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일견 정물화로 보이는 위의 작품도 충분히 알레고리적 의미를 끌어낼 수도 있어보이고...     

 

테이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작품은 1855년 전시된 기록이 있다고만...  Henry Alexander Bowler, The Doubt: ‘Can these Dry Bones Live?’  출처: https://www.tate.org.uk/art/artists/henry-alexander-bowler-46

'내맘대로 작품보기'를 쓰기로 할 때에는 그냥 작품을 보고 직관적 감상만 쓰는 연습하려는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또 죽자고 한번 덤벼 보았다.  앞으로도 혹 더 작가나 작품에 대해 더 알게 된다면 덧붙여 나가려고 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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