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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27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4위 폴 고갱
2018. 10. 27. 00:30 미술 이야기

가요 순위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순위를 20위부터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봐오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계속~ 처음에 전체 순위에 대해서 살펴본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해보세요~  

http://sleeping-gypsy.tistory.com/51

매일매일 한 작가씩 살펴보다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오늘은 4위를 차지한 폴 고갱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죠~

 

인플레 고려 4위) Paul Gauguin, "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 (1892) $210-million (2014 private sale)  $217-millions [약 2,471억원 상당]

타락한 문명사회를 버리고 물질주의에 찌들지 않은 자연을 찾아 떠난 자유로운 영혼.  그것이 일반적인 폴 고갱의 이미지였다.  그리고 그가 타히티에 정착한 뒤 제작한 그림들은 그러한 이미지에 부합하는 원주민들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  그 이후 그는 '종합주의 (Synthetism)' 혹은 '구획주의 (Cloisonnisme)'라고 칭해지기도 하며 이후 상징주의의 효시로 수많은 화가들의 추종을 받았다.  이들은 색과 선을 통해 화가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였는데, 이는 자연현상의 묘사에 초점을 맞춘 인상주의자들과 차별화하는 움직임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화가들은 스스로를 '나비파(Nabis)'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히브루어로 예언자라는 뜻이라고.]  

사실 그의 역할과 영향은 미술사 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으나, 눈치빠른 독자나 관람자라면 알아챘겠지만, 요즈음 폴 고갱에 대한 전시회나 개론서에서의 그에 대한 언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그의 식민사관을 반영하는 듯한 타이티에 대한 견해, 그리고 오늘날이면 소아성애자라고 처벌받을 수 도 있었을 타이티에서 미성년자들과의 사실혼 관계 등은 전시를 준비하거나 그에 대한 에세이를 쓸 때 무시하기는 힘든 사실이고, 그러한 불편함 때문에 점점 교묘히 그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게 되어온 것이다. 

그가 예술을 위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친 것은 아니고, 당시 우리나라의 IMF에 해당할 만큼의 경제 붕괴 사태가 있었을 당시 실직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십수년간 가정을 책임지며 다섯명의 아이를 키워왔던 부인을 버리고 자유롭게 타히티로 건너가버린 무책임한 가장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건너간 타히티가 실은 프랑스의 지배하에 상당한 문명화가 이뤄져 있어 그가 기대한 만큼의 '순수한 자연'의 상태는 아니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럽인들의 환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원시 상태의 타히티를 그려서 '이국 취향'을 선호하는 파리 화랑에서 팔려고 했다는 점....  속속 드러나는 그의 삶과 예술의 이면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위의 작품은 2014년 카타르의 왕족에게 약210-millions에 판매되면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2,471억원 상당한 금액이다.       

"Nafea Faa Ipoipo?" 원제는 타히티의 원주민어로 굳이 달아놨다. 이것도 아마도 이국 취향 저격을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해석을 하자면 '언제 결혼할래?' 라는 뜻이라고.  우리나라도 명절마다 듣는 이 말이 듣기 싫어 가족모임 자체가 괴로울 젊은이들이 많을텐데, 거기도 예외는 아니었나보다.   화면에는 어느새 장성해 결혼할 나이가 된 두 명의 원주민 소녀가 그려져 있다.  앞쪽의 소녀는 그 질문을 받자 자리를 피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뒷 쪽에 자리한 여성이 입고 있는 옷은 원주민들의 전통 의상이 아니라 유럽의 현대 의상.  생각보다 현대화 되어 있어서 실망스럽다고 기록을 남기기도 했던 고갱은 파리 화랑에 그림을 팔 때에는 당시 유럽인들의 이국 정취에 대한 환상을 만족시킬만한 작품을 제공하고자 애를 썼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던 고갱은 이 작품에서 현대화 된 타히티의 모습을 무의식적으로 누설해버린 것일까?   

이처럼 자신이 살고 있는 문명사회와는 다른 원시적이지만 순수한 자연의 상태에서의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으나 평온한 삶에 대한 동경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어왔고,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이 극에 이른 로코코 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 인기가 있었다.  이러한 장르를 문학에서는 '전원시' 혹은 '목가' 미술에서는 "전원적 풍경화" "전원의 교향곡"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데, 고갱의 타히티 풍경화는 일종의 19세기 말 버전의 '전원시'라고 할 수 있다. 

다음시간에는 이러한 '전원시' 장르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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