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든 취미와 관심은 시각적인 것에 집중되어 있다.
미술사 공부를 하고 있고,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시간이 날때 거의 모든 시간을 책을 보거나 요새는 인터넷을 통한 자료를 읽는데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좋아하는 음악도 극히 제한되어 있고, 요새 음악도 모르고, 외국 생활이 길어서 한국의 대중 가요에도 오랫동안 노출이 안되어서 잘 모른다. (예전에 god를 '갓'으로 읽어서 면박을 당한 일도 있다. 다행히 HOT는 알고 있었다.)
그런 내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좋다고 느껴서 올려본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이 노래 제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으니, '내맘대로 음악듣기'가 되는건가?
내가 어제 첨 '발견(?)' (음악이니 발청이 되나?)한 음악은 일본 그룹인거 같은데, King Gnu라는 가수의 'Prayer X'라는 노래이다. 물론 음악과 함께 뮤직비디오라는 시각적 요소에도 맘이 끌린것도 사실이니 내 취미와 관심사와도 약간 관련이 있는지도...
얼마전, 그 유명하다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그룹 퀸에 대해서는 그냥 사람들 아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전부터도 라디오에서 퀸의 노래는 자주 나온 터라, 딱히 음악에 관심없는 나도 그들의 노래 몇 곡은 익숙하다. '위 윌 위 윌 락유'라던가, '위 아 더 챔피언'이라던가, '라디오 가가'라던가...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도 제목과 노래를 연결지은 것은 좀 이후였지만, 라디오에서 많이 들어봐서 익숙한 정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 그룹 퀸은 회화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거다. 대중문화에서의 노출이 워낙 많아 익숙하다 느끼지만, 정작 곰곰 생각해보면 아는 것이 없는 것. 그리고 알려고 하기엔 너무 많이 보고 들어서 알기도 전에 이미 지겨워진....
나한테도 그랬다. 그룹 퀸은 원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얼핏얼핏 들어서는 그닥 좋은지 모르겠고, 호기심을 갖기엔 원체 많이 들어서 알고싶다는 맘이 들지도 않았던.... 락 음악이라는 자체도 시끄러운 음악이라는 편견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고. ('락'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은 굉음과 다소 폭력적인 퍼포먼스, 그리고 길고 고운 머리카락 휘날리는 헤드 뱅잉... ㅎㅎㅎ)
그런데 개인적으로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는 수 년전에 우연한 기회에 자세히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알고 있던 것보다 한 곡 속에 담긴 음악의 깊이와 다양함에 깜짝 놀랐고 감탄하면서 좋아하게 되었다. 당시에 힘든 일을 겪을 때 나는 내 아이팟에 담긴 그 노래를 아이팟이 테이프였다면 분명히 늘어났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감정이입이 되어서, 'Mama I just killed a man'이라는 프레드 머큐리의 목소리가 '엄마 누가 날 죽였어'라고 하는 것 같이 슬프고 애절하게 들렸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음 좋았어'라는 부분에서는 반드시 눈물이 났었다.
나중에 관심있는 곡이라 조금 찾아봤더니, 혹자는 그 곡을 프레디 머큐리의 '커밍아웃'을 노래한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었다. 말이 되긴 한다. 양성애자 혹은 동성애자로서의 성인이 된 자신이 엄마가 낳아주신 한 남자 (어릴 때의 자신)을 죽인 것이 된다.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톨레랑스가 많이 생긴 요즘도 힘들다는데, 그 당시 그가 느꼈던 고통과 고민이 얼마나 엄청났겠는가?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음 좋겠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해석이 사실인지 아닌지 난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떤 경위에서 만들어진 곡이었든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노래를 들은 나에게 프레디 머큐리의 그러한 경험과는 관계없이, 당시 겪고 있던 나름의 슬픔과 고통 고민에 공명을 일으켰고, 위안과 감동을 선사했던 것이다. 그리고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단한 이유는 그런 것 아닐까?
사실, 난 한 바탕의 인기의 파도가 지나고 나서 영화를 봐서인지, 아니면 하도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가서 인지 그렇게까지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내가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받을 감동은 몇년전에 이미 충분히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는지도.
하지만,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명곡이라는 평에는 나도 추호의 이의가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의 그닥 영향력없는 표라도 한표 더 던지고 싶다.
음악은 공중에 떠도는 음들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임에 분명하다. 칸딘스키를 위시한 추상화가들이 그토록 음악 같은 미술을 만들고자 했던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이 즈음 해서 안듣고 갈 수 없겠죠?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입니다. 듣고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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