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Sue me....배째!
2018. 9. 12. 08:00 일상 이야기

외국어를 사용하다 보면, 사전에는 나오지 않을테지만, 한국어로 하면 이런 뜻이겠거니 할 때가 있는데, 미국 가서 처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대표적인 표현이 'Sue me!'였다.  그리고 거기에 적합한 우리말 표현은 '배째!'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직접 듣거나 써본 경험은 없고, 시트콤에서 들은 표현이다. 친구들 사이에 '어쩜 그럴 수가 있냐?' '왜 그랬냐?' 한 사람이 막 따질때,  궁지에 몰린 상대방이 'Sue me!' 라고 다소 단호하게 말하면, 대부분 상대방이 아연실색하게 되면서 상황이 정리되는 수순으로 전개되는 식이다.  물론 한국어 표현도 실생활에서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표현상으로 적당한 것은 '배째!'가 아닐가 싶다.  

미국은 원체 소송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다소 언성은 높아질 경우가 있을 지언정, 보통 당사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은데, 미국은 정말 사소한 것도 직접 이야기 하기보다는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나온 표현 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물론 심각하게 정말 소송을 걸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언어에 원체 관심이 많기도 했고, 외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아서였기도 하지만, 언어마다 고유의 표현들이 많은데, 그런 외국어의 표현법들과 국어와 비교를 해보면 참 흥미롭다. 

그렇게 비교를 하다보면, 많은 경우, 어디서 사나 사람 사는 것 참 비슷비슷하다 여기고 있을 때 즈음, '아~ 확실히 정말 다른 문화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기도 했다.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내가 어학연수 수업때 숙제로 낸 영어 작문에서, '기차를 타고 어디어디를 다녀왔다'는 표현을 하면서, 'in the train'이라고 쓴 표현을 선생님이 in 위에 빨간 가위표를 하고는 그 위에 on 이라고 고쳐준 적이 있었다. 나중에 내 교정문을 읽던 친구가 'in the train'이라고 쓰면, 마치 내가 기차 엔진 속에 쪼그리고 들어가 있는 것이 상상이 돼서 너무 귀엽다고 했다. 나는 'on the train'이라고 쓰면 마치 내가 미션 임파서블의 탐 크루즈처럼 달리는 기차의 지붕위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서로 막 웃었다.   (나중에 다른 선생님은 in 과 on 둘 다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언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 문화의 차이가 다른 언어를 만들어낸 것인지... 오묘하고 재밌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