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이걸 찾아요~
2018. 9. 7. 15:38 일상 이야기

이게 무슨 그림인지 아시는 분?   

갓 미국에 도착해서 차도 없고 살림살이 없어 살게된 furnished apartment에서의 에피소드. 
이사 정리가 끝나고 얼마되지 않아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푹 담그고 목욕한번 하자 싶었다. 

그런데....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욕조에 난 구멍을 막는 마개가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여기저기 찾다가 그날은 결국 포기.

담날 아침에 마당에 나와 있는 관리인에게 물어보자 싶어 불러세우긴 했으나, 막상 욕조의 마개를 뭐라고 할지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당황하니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펜으로 흰종이에 쓱싹쓱싹!

그랬더니 관리인 아저씨가  'Oh, the stopper!'하더니 가느다란 스테인레스 링이 끼워진 까만 고무 마개를 가져다 주셨다 (낡은 아파트라 모든 비품이 빈티지 했다). 그러면서 재미나단 표정을 띄우며  '왜 GRE에는 안나와있던?' 하신다.  그러했다.  GRE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스타퍼'라는... 쾌적하고 청결한 생활에는 없어서는 안될 '스타퍼'라는 단어는...  

그리고 다시 한번 시각 예술 (?)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문화가 달라도, 그림은 '시각 미술'은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을.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