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미드 추천 - 코믹 수사물 <사이크 (Psych)>
2020. 3. 20. 00:50 영화 이야기

시간이 많으면 뭔가 대단한 일을 많이 해낼거 같지만, 실상은 딱히 그렇지 않다는게 함정이다.  이럴때는 아예 맘잡고 재미있는 드라마 시리즈 쭈욱 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혹 원체 티브이를 보지 않아서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거나, 혹은 달리던 드라마를 다 끝내서 새로 시작해야할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참고하시길.

두둥~ 오늘 소개할 미드 시리즈물은 Psych!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과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대비되게 소심한 바른생활 사나이인 거스가 콤비를 이루어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이들의 케미 뿐 아니라 극중 산타 바바라 경찰서의 형사들과의 티격태격도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추리물을 좋아해서, 오락으로 읽는 책은 대부분 추리 소설이었고, 드라마류도 탐정이나 형사들이 나와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을 주로 챙겨보았다.  그래도 폭력이 난무하거나, 유혈이 낭자한 고어물은 별로라, 살인 사건 일어났다~치고, 혹은 이미 사건은 벌어졌다~치고, 이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도 공교롭게 '살인의 추억'이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국내외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고, 그 작품의 훌륭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영화 분야에 대해서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살인의 추억'이 더 명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난 가끔 미술사 연구도 어떤 면에서는 '추리'가 들어가는 학문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오랫동안 계속 공부해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곤 해보기도 했다.  그러한 개인적 성향을 바탕으로, 오늘 소개하는 미드는 USA Network에서 방영된 코믹 수사물로 사설 탐정인 션과 그의 친구 거스가 주인공인 티브이 드라마 시리즈물 "사이크 (Psych)"이다.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게 나뿐만은 아니었던듯,  2006년에서 2014년까지 무려 9년에 걸쳐 시즌 8까지 연속해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였다 (한국에서는 방송이 되었나 모르겠다).  한국에서 찾아볼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방송 홈페이지를 보니 아직도 스트림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듯하다. 따라서 탐정물이나 추리물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찾아보시라~추천.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과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대비되게 소심한 바른생활 사나이인 거스가 콤비를 이루어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이들의 케미 뿐 아니라, 이 둘이 극중 산타 바바라 경찰서의 형사들과 티격태격 하는 것도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미리 밝혀두지만 진지한 수사물은 아니고, 말 장난 난무하는 코믹 수사물이다.  중간 중간 미국의 서부 도시인 산타 바바라의 아름다운 풍경도 드러나는 건 덤.     

선글래스를 끼고 있는 쪽이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 오른쪽의 양복 자켓을 입고 있는 쪽이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비해 바른생활 사나인데 항상 션의 페이스에 말려 함께 사건에 연루되는 거스. 

제목인 'Psych'는 미국에서 드라마를 볼 때에는 그다지 의문을 갖지 않았는데, 한글로 이 드라마를 소개하려고 생각하다보니 번역을 뭐라고 해야하나 다소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Psychology를 줄여서 말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생각이 되는데, 극 중 내용과 연관해서 생각하면 "사이킥 (Psychic)", 즉 영매라는 의미로 썼던 것 같다.  극중에서 "사이크"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위 주인공 두 명 (정확히는 션 스펜서라는 주인공)이 여는 사설 탐정 사무소의 간판이 "Psych"이다. 즉, 자신들은 영적인 능력을 사용해서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단, 주인공 션이 진짜 영적인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다른 통찰력이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때려잡아 상대방의 비밀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알아내간다는 것인데,  그 과정이 유쾌하고도 기발하다. 처음 볼 때에는 주인공 둘의 대화가 원체 빠른데다가 이들의 티키타카 속에 미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참조가 너무 많아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나중에 여러번 보면서, 또 내가 그나마 미국의 대중 문화 - 미국의 유명 TV 드라마나 배우나 가수 이름 등 - 에 조금쯤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만약 이걸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대중문화 코드를 건너 뛰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고, 그걸 빼면 대화 내용이 그렇게 심오하지는 않기에 알아듣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P.S. "Psych"라는 단어와 관련해서 몇 가지 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어떤 말 끝에 "Psych!"를 붙이면 앞에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뜻으로 "뻥이야!"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던 옛 유행어이다. (이 단어의 유래를 몰랐던 일부 사람들은 'Sike'라고 표기하기도 했다고도 하는데, 철자법 파괴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듯하다)  또, "Psyched!"라는 표현으로 쓰기도 했는데, 이걸 해석하자면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좋다"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속어로 바꾸면 "완전 쩔어!" 혹은 좀 더 옛날식으로 얘기하자면 "죽여줘!"는 정도에 해당할 것 같다.

블로그의 애초의 취지에 맞춰서 좀 미술사적인 내용으로 마무리하자면, 신화에 등장하는 "프시케 (Psyche)"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고, 그리스어로는 '나비'라는 의미지만, '영혼' 혹은 '정신'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프시케와 큐피트의 신화를 프시케로 상징되는 정신적 사랑과 큐피트의 육체적 사랑을 각각 상징하고 있고, 따라서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결합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해석 하기도 한다.  

François Gérard, Psyche Receiving Cupid's First Kiss (1798) 프시케와 큐피트의 아름다운 만남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프랑소아 제라르의 작품.  혹시라도 이 작품 속 아름다운 여인이 프시케인 것을 못알아챌까봐 그의 머리 위에 한마리의 나비를 그려넣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