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가재와 전화
2020. 8. 10. 22:14 미술 이야기

한동안 안하던 팝 퀴즈~ 한번 나갑니다. 이번 학기에 다룬 초현실주의에 관련된 문제이죠?    아래 작품에서 사용된 기법을 뭐라할까요? 초현실주의 미술에 자주 이용되었던 것이죠?  이 기법은 시각예술 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활용되었습니다.  로트레아몽 (Lautréamont: 1847-1870)이라는 시인의 "수술대 위에서의 우산과 재봉틀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이라는 싯구가 잘 알려져 있죠. 

요새는 가재 아래 쪽 검은색의 물건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를 질문해도 훌륭한 팝 퀴즈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답변 및 해설 

Salvador Dalí (1904-1989) - 독특한 콧수염만큼이나 기행으로도 잘 알려진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 흘러내리는 시계로 더 유명하지만 오늘은 전화기를 가져와봤어요. 

아래의 작품은 유명한 초현실주의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 1904-1989) 의 '전화기'라는 작품입니다.  의식에 꽉꽉 눌려 억압되어 있는 무의식과 잠재의식을 해방시키자는 것이 초현실주의자들의 목표였구요. 이 작품 역시 그 선상에서 만들어진 전화로 기법상 데페이즈망 (dépaysement)이라고 합니다. 'dépaysement'이라는 단어에서 'pays'는 불어로 나라라는 뜻인데요, 부정 접두사 'dé'가 붙으면서 '추방, 유배'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낯선 환경, 낯설음'이라는 뜻입니다. 영영사전에는 'Change of scnery'라고 나오기도 하네요.  

데페이즈망 기법은 요새 말로 '니가 왜 거기서 나와~'로 요약됩니다. 전혀 맥락이 맞지 않는 이질적 사물의 결합을 통해 낯설음을 유발하며 이성의 지배를 받고 있는 '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이죠. 

Salvador Dalí (1904-1989), Telephone (1936), Steel, plaster, rubber, resin and paper ; 178 × 330 × 178 mm, Tate

초현실주의는 영어로는 'Surrealism', '쉬르리얼리즘'이라고 하는데, 원래 불어 surréalisme에서 온 것입니다. 초현실주의의 종주국은 프랑스라는 것을 보여주죠.  이번 학기 수업을 들어셨다면 더 자세한 설명도 들으실 수 있었겠지만... 물론 수업을 한 번 듣는다고 다 기억하고 있다는 보장은 못하긴 하죠. ^^  

기회가 되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짤막한 팝 퀴즈로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합니다~ 

보너스로 그의 더 유명한 그림 한장~ 

Salvador Dalí, The Persistence of Memory (1931) oil on canvas ; 24.1 x 33 cm, MoMA '기억의 끈질김' 정도로 해석이 될 'The Persistence of Memory' 달리의 대표작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