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좋아하는 영화를 꼽다보면 그 좋아함에도 여러가지 층이 있음을 알게 된다. '로마의 휴일'처럼 매번 볼 때마다 왠지 아련하면서도 즐거워지는 영화가 있는 반면, '블레이드 러너'처럼 제목을 떠올릴 때마다 그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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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내가 하는 블로그 글 밑장 빼서 윗장 괴기 작업의 일환으로 오늘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글을 퍼 올리는 한편, 여기에 덧붙여 이러한 필름 느와르 (Film Noir) 장르와 에드워드 호퍼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좀 덧붙이고자 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단연 <나이트 호크스 (Nighthawks)>(1942)라고 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해서도 쓴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니가 외로움의 맛을 알아?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 (1942)
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 84.1 x 152.4 cm, Art Institute of Chicago '도시 군중 속의 고독'을 탁월하게 묘사했다고 평가받는 에드워드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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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긴 하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수많은 영화감독들에게도 영감을 준 작가로도 명성이 높다. 최근의 작품으로는 <<셜리 (Shirley)>>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13점을 바탕으로 플롯을 구성한 독특한 작품으로 미국의 3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긴 시간을 배경으로 셜리라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호퍼의 작품이 미장센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서 배우의 극적인 동작보다는 정지된 듯한 장면이 많아 연극적인 분위기의 작품이다.
영화 <<셜리>>의 공식 트레일러 Shirley: Visions of Reality (2013)
구스타프 도이치 (Gustav Deutsch)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감독 작품인 이 작품은 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영화 감독들에게 에드워드 호퍼의 영향력을 이야기하면서 더 자주 언급된다. 영화 감독들 사이에서의 호퍼의 인기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럽의 감독들에게도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젠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가 영화 감독들 사이에서만 인기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왜 호퍼의 작품이 영화 감독들에게 그토록 인기가 높은 것일까?
그의 스케치나 소품의 에칭 작품 (윗 작품)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의 작품은 영화 제작시의 콘티라고 부르는 '스토리보드'와 무척 유사하다. 그의 작품을 그대로 영화의 콘티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호퍼의 독특한 시각은 그대로 카메라의 각도로 적용시킬 수 있고, 그의 감성이 녹아든 화면은 영화 장면으로 그대로 옮기고 싶게 만든다.
대공황에 이어 급격히 현대화의 과정을 지나온 미국의 모습을 잘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호퍼의 작품 속에는 현대인이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감을 잘 포착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흑백의 대비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필름 느와르에 적합한 것이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세기말 적이고도 묵시록적 <<블레이드 러너>>의 분위기도 호퍼의 <<나이트호크스>>의 적막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실제로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야시장의 장면은 호퍼의 작품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1997년 영화와 같은 제목의 PC 게임 <블레이드 러너>의 한 장면은 각도까지 호퍼의 작품과 유사하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특히 <나이트 호크스> (1942)와 필름 느와르의 관계에 대해서 살짝 알아보았다. 자, 그럼,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그만큼 유명한 회화 작품,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의 콜라보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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