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4. 11:13
미술 이야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오늘 티스토리 초대받아서 일단 블로그 개설.... 블로그 제목은 "물병과 사자"로, 그리고 필명은 "잠자는 집시"로....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에서 따온 것...보다 정확히는 그 작품의 묘사에서 따온 것.
드넓은 사막을 홀로 걷던 집시는 들고 다니던 만다린과 물병을 내려놓고, 단장은 손에 쥐고 있는 채로 지친 몸을 모래 바닥에 누이자마자 깊은 단잠에 빠져버렸다. 어디선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난 사자. 맹수 중 맹수인 사자가 하지만 어쩐 일인지 집시를 발견하고서도 킁킁거리며 냄새만 맡고 있을 뿐, 집시를 날름 잡아먹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삭막하고 위험한 사막에서 불침번을 자처하며 집시를 지켜주고 있는 듯하다. '물병과 사자'는 사막에서 집시의 생명을 지켜주는 존재.... 잠자는 집시는 유난히 아름다운 음악을 만다린으로 연주하며 행복해하는 관람객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달콤한 꿈을 꾸고 있고, 그러한 사자와 집시를 너그러운 미소로 내려다보는 보름달이 높이 뜨면서 사막의 밤은 깊어져간다.
#앙리루소 #잠자는집시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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