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시작했으니 계속 달리는 걸로~
처음 밝힌 대로, 가요 순위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순위를 20위부터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공약을 지켜가고 있는 겁니다.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지만~ ^^ (처음 소개 포스팅은 여기!)
오늘은 인플레를 고려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 9위와 15위를 차지한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1981-1973)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9위와 15위를 차지한 작품은 각각 아래와 같다.
9) Pablo Picasso, "Les Femmes d' Alger" ("Version O") (1954-55) $179.4-millions (2015 Christie's auction) $185.2-millions
15) Pablo Picasso, "Le Rêve" (1932) $155-million (2013 private sale) $162.8-millions
20세기 화가로 가장 유명한 화가를 꼽자면 단연 파블로 피카소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20세기 태어나고 활동한 화가 중에 피카소의 영향을 받지 않은 화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모두가 피카소를 추앙하고 따랐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화가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누자면, 그를 숭배하고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와 그의 작품을 너무 싫어해서 의식적으로 그런 작풍과 경향을 피한 화가들로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인플레 고려 9위) Pablo Picasso, "Les Femmes d' Alger" ("Version O") (1954-55) $179.4-millions (2015 Christie's auction) $185.2-millions [약 2,082억에 상당]
피카소는 자신이 거장임을 잘 알고 있었고 마티스가 자신의 적수가 될만한 상대임을 잘 알고 있었다. 마티스가 세상을 뜨고 난 뒤, 그는 '나는 내일부터 두배 열심히 일해야 한다, 마티스의 몫까지.'라고 멋있는 말을 하고 난 뒤, 이제는 세상을 뜬 동시대의 적수를 대신해 서양미술사 내에서 존재하는 거장들에게 차례차례 시합을 신청했다. 위의 작품은 낭만주의의 대가로 알려진 외젠 들라크로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알제리의 여인들>을 재해석한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가들이 그러하듯이 그는 하나에 '꽂히면' 끝장을 볼 때까지 해보는 타입이었다. '알제리의 여인들'이라는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고, 이후 미술사가들은 그 작품들을 연구하기 위해 작품들에 알파벳의 별칭을 붙였다. 위의 작품은 이름하여 '버전 O'. 그 외에도 다양한 스케치, 유화, 석판화 등으로 동일한 주제의 작품들이 남아있다.
피카소는 현대미술의 포문을 열었고 추상미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입체파 (Cubism)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초로 '입체파' 양식의 작품을 제작한 것은 초기에 피카소의 룸메이트로 지내며 공동작업을 했던 조르주 브라크라는 것도 입체파 전문가들 다수가 인정하는 바이다. (이후에도 브라크는 조용히 입체파적 작품을 평생 꾸준히 제작하며 독자적 영역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왕성한 창작열과 창의성에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의 작품 수는 어마어마해서 그의 긴 인생의 나날들로 나누어봐도 하루 20여점은 제작한 것으로 나온다고도 한다. 그는 '창의적인 진공청소기'라 불리며 항상 이전의 작품과는 다른 작품을 창조해냈고, 회화 뿐 아니라 판화, 도자기, 조각, 무대 장치,시, 희곡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열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쳤다. 자타공인 그의 이미지를 '황소'에 비유한 것은 단지 그가 스페인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피카소는 왕성한 창작열 뿐 아니라 그의 엄청난 '연예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잘 알려진 그의 여자친구만 해도 무려 7명, 두번의 결혼을 했고, 세명의 자손을 남겼다. 물론 그외 잘 알려지지 않은 여자친구는 수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그가 15세부터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사창가를 드나들기 시작한 이래, 여인들은 그의 삶과 예술의 동력이기도 했다. 미술사학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한 연구에 따르면, 그의 유명한 '아비뇽의 여인들' (1907)은 당시 유럽에 널리 퍼졌던 성병, 매독에 대한 공포와 그의 여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의 딜레마, 그리고 그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부적'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Picasso, Demoiselles d’Avignon (1907) oil on canvas; 243.9 × 233.7 cm, MoMA
오늘의 주제인 <꿈>이라는 작품은 Marie-Thérèse Walter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피카소는 그림으로 일기를 쓰는 화가여서, 그의 연애 변천사는 작품 속에 다 드러나서 그의 작품을 조금만 연구하다보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 마리-테레즈 월터의 경우, 그의 7명의 애인들 중 4번째의 여인에 해당한다. (그녀와 연애를 할때에는 그는 첫번째 부인 올가 코클로바와 결혼상태였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녀와 사는 집은 본가 살림 집 근처에 따로 구해야만 했었다. 이후 올가가 집을 나가고 이혼을 신청했지만, 위자료가 주기 싫어서 '끝까지 이혼은 안했다'는 후문이 있다.)
공교롭게도 마리-테레즈 월터를 그린 초상화는 모두 경매에서 고가로 거래되었다. 이 작품은 예술계의 두 큰 손 사이에 거래되어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을 뿐 아니라, 호텔 재벌 윈 (Wynn)이 증권계 큰손 스티브 코헨 판매 직전에 작은 흠집을 내어서 한때 거래가 중지되었다가, 수리 후 처음보다 훨씬 고액으로 결국 다시 코헨에게 팔았다는 에피소드가 더해져 더 유명해졌다.
인플레 고려 15위) Pablo Picasso, "Le Rêve" (1932) $155-millions (2013 private sale) $162.8-millions [약1,834억원에 상당]
마리-테레즈 월터를 모델로 한 또 다른 작품이 아래. 생전, 피카소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여인이 있지. 한 종류는 여신이고 또 한 종류는 발닦개 (doormat)'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는데, 여기에는 여신 (흉상으로 묘사)과 발닦개 (바닥에 누운 여인으로 표현)가 다 등장한다. 이 작품은 개인 소장으로 한동안 대중의 눈에서 사라졌다가 소장자 Frances Brody가 2009년 사망 후, 현재는 장기 대여형식으로 테이트 모던에서 전시 중이다.
Picasso, Nude, Green Leaves and Bust (1932) oil on canvas; 162 × 130 cm (2010년 경매 $106.5-millions) (private collection ; 현재 런던의 테이트 모던에 장기 대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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