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0위와 16위 모딜리아니
2018. 10. 18. 04:27 미술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계속~ 쭈욱~  

가요 순위 프로그램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순위를 20위부터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보고 있다. 이제까지처럼 한 작가의 작품이 다수 포함 된 경우, 중복되는 언급을 피하기 위해서 이처럼 묶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먼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을 다루었던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    

http://sleeping-gypsy.tistory.com/51


오늘은 모딜리아니 (Amedeo Clemente Modigliani: 1884-1920)에 대해서 살펴볼까 한다.  

어제 살펴 본 프랜시스 베이컨의 경우, 매니아 층의 팬들은 있었지만, 대중적인 관심에서는 벗어난 작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모딜리아니는 그의 작품 뿐 아니라 작가 자체까지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 받아온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미남 화가, 잔느 에뷔테른느와의 순애보, 가난과 싸우며 예술혼을 불태우다가 각혈을 쏟으며 요절한 화가. 그가 죽은 뒤, 임신한 몸을 던져 자살한 그의 연인까지. 흔히 막연히 생각하는 고뇌하는 천재 예술가에 이 이상 부합잘되는 화가도 드문 것이다.  (반 고흐, 프리다 칼로와 함께, 삶이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할수록 대중적인 인기가 더 높은 경향이 있는듯 하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있기에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화가의 삶은 신화화되고, 이후 사실이 밝혀져도, 대다수는 자신이 사랑해마지 않는 작가의 삶이 좀 더 드라마틱한 영화같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인지, 사실보다는 '~카더라'일지도 모르는 통설을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믿음은 반복되어 재생산되고 이후 통설은 어느샌가 진실로 탈바꿈하게 된다.  

모딜리아니의 경우, 고뇌하던 천재 (게다가 미남)가 세상의 몰이해와 가난과 싸우며 피를 토해가며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잔느 에뷔테른느와의 순애보는 거기에 드라마를 더했던 것은 물론이다. 눈동자가 없는 초상화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이발소 그림'이라고 일컬어지는 밀레의 작품만큼이나 복제품으로 제작되어 여기저기서 많이 접할 수 있어왔다.  그리고 그러한 인기는 경매에서도 위력을 발휘하여, 그의 작품은 경매에 나오기만 하면 연신 고가로 판매되어 예술부문의 기사에 실리곤 했다.  죽고 나서야 세상으로부터 인정받는 천재화가의 신화는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딜리아니의 작품도 랭킹 20위 안에 두 작품 포함되어 있고, 그 작품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대략 100위 안에 적어도 4점은 포함되어 있다.) 

인플레 고려 10위)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1917) $170.4-millions (2015 Christie's auction)   $175.9-millions 

우선 위의 작품은 모딜리아니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중국의 대부호 리우 이치안이 $170.4-millions (약 1,920억)에 구매하였다. 이는 현재 인플레를 고려해서 대략 $175.9-millions (약 1,982억)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당시 그가 아멕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카드로 대금을 지불했다는 것까지 보도할만큼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작품은 공개 당시에도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경우에는 '외설논란'이었지만 말이다.   

1914년부터 몇년간 여성 누드를 집중적으로 그렸던 모딜리아니는 1917년에는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인 개인전을 열었는데, 그 당시 여성 누드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덕분에 '외설죄'로 경찰이 출동하고 전시는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한다.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모딜리아니가 이 좌절과 함께 건강을 더 해치게 된 것 같지는 않다. 경찰 출동 및 전시회가 일시적으로 중지되긴 했지만, 이후, 갤러리 앞 창가 쪽의 작품들을 치우고는 전시는 계속 되었기 때문이다.  

모딜리아니는 에콜 드 파리 화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최초의 아방가르드 화가로 일컬어지는 인물이지만, 상당기간 전통적 아카데미 미술 교육을 받은 인물이다. 오늘 살펴보는 여인 누드상들은 모두 전통적인 비너스 상의 도상을 그대로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화법, 원근법을 무시한 시점과 공간처리 등에서 아방가르드 미술의 특징을 잘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물론 파리에 와서의 생활이 곤궁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탈리아 출신 유태인인 그는 상당히 유복한 유년생활을 보냈다. 어릴때부터 병약하여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는 없었으나, 그런 그의 소양을 키워주기 위해 그의 모친은 베니스, 로마, 플로렌스 등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며 폭넓은 여행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후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고, 미술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시키기도 하고 말이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곱게 자랐고, 전통적 아카데미 훈련을 받아왔던 그는, 웬일인지 파리에 와서 일년이 채 되지 않아서부터는 갑자기 아방가르드적 보헤미안으로 변신하여 폭음과 약물 과용은 물론, 폭넓은 연예를 하는 생활을 이어갔는데, 이에 대한 이유로는 그가 어릴적부터 앓았던 결핵의 증세를 감추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당시, 결핵은 불치병이자 감염성이 강한 병으로 인식되어, 결핵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주변에서 소외당하기 일쑤였다한다.]  

인플레 고려 16위)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sur le côté gauche)" (1917) $157.2-million (2018 Sotheby's auction)  $157.2-millions 

위의 '왼쪽으로 돌아누운 누드'의 경우, 올해 소더비 경매에서 $157.2-millions (약1,771억)에 판매되었다.  이 작품은 다른 모딜리아니의 작품에 비해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누드이기도 하고, 여타 작품보다 크기도 크고 전신을 다 포함하고 있는 이례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밝혔듯이, 그의 작품은 경매에서 항상 고가로 거래되어 유명한데, 비슷한 누드 작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아래 두 작품을 들 수 있다. 

모딜리아니, 푸른 쿠션에 기대누운 누드 Amedeo Modigliani, "Modigliani Nu Couché au coussin Bleu" (1917) oil on canvas ; 60.1 x 92.1 cm,  Rybolovlev collection $118-millions (2012 private sale via Yves Bouvier) 인플레 고려 $126-millions (약 1,420억)에 상당  [Steven A. Cohen to Dmitry Rybolovlev, Private sale via Yves Bouvier]

이 작품은 금융계의 큰손이자 아트 콜렉터로 유명한 스티븐 코헨이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에게 이브 부비에를 통해 2012년 판매한 것인데, 인플레를 고려하면 약 1420억원에 상당하는 작품이다.  [이브 부비에와 러시아의 부호 리볼로프레프를 연관한 법적 사건에 대해서는 클림트의 작품 소개글에 언급했다.]  

아래의 작품은 모딜리의 작품 중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2010년 소더비 경매에서 거래된 작품이다. 누워있는 누드가 많으나, 이 작품의 경우, 모델은 고대 비너스 조각의 포즈와도 비슷한 손동작을 짓고 있으나, 정작 현대적인 긴의자 (혹은 매트리스 침대)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렸고, 배경과 인물사이의 공간은 없어 화면은 상당히 평면적이다. 이러한 화면의 평면화는 이후 현대미술의 특징 중 대표적인 것이다.  이 작품에서처럼, 모딜리아니는 전통과 아방가르드 사이에서 작업한 화가로, 그가 독자적인 화풍을 확립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모딜리아니, 긴의자에 앉아 있는 누드  Amedeo Modigliani, Nude Sitting on a Divan ("La Belle Romaine") (1917), $69-millions (2010 Sotheby's New York) 인플레 고려 $77.4-millions에 상당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