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저번 주에 했던 마르첼로 바렌기 전시회 관람기 2탄 쯤 된다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마르첼로 바렌기 전을 보고 친구랑 들렀던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친 작품들에 대한 <내 맘대로 작품 보기>이기 때문이다. (불어로 다 읽자면 "아방 플뤼스 (Avant+)"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여하튼....)
김찬주 작가의 <공존>이라는 작품이 오늘의 <내 맘대로 작품보기>의 주인공이다. 벽에 같은 작가의 작품이 여러개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카페의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품 아래 작가명과 제목, 그리고 작품 가격이 있는 것을 보고 심증이 확증으로....
용산역 아이파크몰의 1층 카페 AVANT+라는 곳에 김찬주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걸려있었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마르첼로 바렌기 전을 감상하러 가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카페에 들러 김찬주 작가의 작품도 한번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작가와는 일면식도 없고 부탁받을 영광도 얻지 못했음을 밝혀둔다. 요새 '내돈내산' 리뷰가 유행이던데, 나의 경우, 내눈내감상이라고나 할까? <내 맘대로 작품보기>이다.)
미국에 있을 때 내가 자주 가던 카페들에 미대 학생들이나 아직 이름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는 경우가 꽤 됐다. 내가 주로 가는 카페가 학교 근처이기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작은 카페로서는 이름난 작가의 작품들로 인테리어를 꾸미는 경비를 아끼고, 화랑에 전시할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이나 신참 작가들에게는 전시 공간이 생기는 윈윈 전법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오늘의 주인공 김찬주 작가와 그 작품으로 돌아와보자.
집에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많은 자료가 검색되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인듯 하다. 몇 개의 블로그에서 동일한 전시 리뷰가 실려있는 것을 봤는데, 아마 예전 전시회의 카탈로그에 실린 비평가의 글을 옮겨둔 것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는 김찬주 작가의 <공존> (2019)라는 작품을 보고 맨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노먼 락웰의 <감식가>라는 작품이었다.
노먼 락웰 (Norman Rockwell: 1894-1978)의 <감식가 (The Connoisseur)>는 1962년 Saturday Post Evening 이라는 잡지의 표지를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하지만, 락웰의 작품이 5-60년대 미국을 위시한 전 세계의 미술계를 풍미하던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비판을 겸비한 것이라면, 김찬주 작가의 작품은 딱히 어떤 비판을 염두에 둔 것 같지는 않다. (노먼 락웰의 이 작품과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평은 지면 관계상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고자 한다)
락웰의 작품이 점잖게 옷을 차려입은 연륜 있는 '감식가'가 작품을 감상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면, 김찬주의 <공존>이라는 작품에서는 소녀 혹은 소년이 동물들과 함께 작품을 직접 제작하는 장면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닮은듯 다르다. 김찬주의 작품에서는 동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단편을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닐까 하는데, 그의 작품의 경우, 잭슨 폴록을 연상시키는 추상의 작품과 대조되는 사실주의적으로 묘사된 어린이들과 동물들의 모습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대조가 인상깊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기법의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잭슨 폴록 풍의 작품속 작품의 부분과 아이들과 동물들의 모습을 그린 기법이 확연히 다르고, 그로 인해서 작가의 탁월한 기량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미국 아이들에게 폴록의 작품에 대해서 감상을 물었더니, 첫인상에 대해서는 'Chaos (혼돈)'이었는데, 한참 토론도 하고 설명도 해주고 나중에 다시 감상을 물으니 'Cosmos (우주)'라고 하더라는 일화를 접한 적이 있다.
내 맘대로 작품을 보며 해석해보자면, 작가는 혼돈과도 같은 무질서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질서를 창조해낸 우주와도 같은 세상에 인간과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닐까 한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수만가지 가능한 해석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없이 그냥 직관적으로 작품에 대한 감상을 논한 것이므로 얼마나 작가의 '의도'에 맞닺아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냥 나는 오늘 처음 이 작가의 이 작품과 조우하였고, 대조적인 기법이 '공존'하는 작품 속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그 작품의 제목과 주제들이 표현된 방식에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 직접 아방 갤러리 카페에 가서 김찬주 작품을 만나게 되시면 한번쯤 유심히 보시고 자신만의 <내 맘대로 작품보기>를 해보시는 건 어떠실지?
P.S. <내 맘대로 작품보기>는 원칙상 가급적 참고자료를 보지 않고 내가 본 작품만으로 글을 쓰려고 하고 있다. 글을 쓰고 검색을 좀 더 해봤더니, 작가의 약력과 보다 풍부한 작품들이 담긴 기사가 있어서 여기 링크를 걸어둔다. 그의 사실주의적 작풍 쪽이 러시아에서 받은 교육이라 생각하니 더더욱 흥미롭다.이건 마치 소련의 소셜 리얼리즘과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의 "공존"이 아닌가 말이다!
이은 작가의 작품은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까 무척 궁금하다. 카오스 속에서 코스모스를 연상시킨다는 면에서는 폴록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색채는 훨씬더 다채롭다.
몇 번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LG Signature Art Gallery는 참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공간이다. 이벤트 참가하느라 저번엔 스킵했던 전자제품 전시관도 둘러봤는데, 감탄이 나온다. 전자제품 광고치고는 너무 작품성 있는거 아냐? 싶을 정도로... 어쨌든 제시한 이미지 다 맞혔으니 이벤트 참가하러 가야지~
정답 공개: 시그니처관의 냉장고 Zone & TV Zone ; 기획전시관의 1관 & 3관, 달이춤춘다, 이은작가 --> 참고해서 찾아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