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스 KEYTH라는 브랜드는 올해 초에 성수동에서 한 매장 코너에서 작게 열리는 팝업에서 처음 접했다. 그 때는 향수만 소개하는 팝업이었는데, 그 때도 정작 향보다는 디자인이 독특해서 눈에 띄었었다.
퀄리티는 내가 직접 발라보지는 않아서 알 수 없지만 일단 공간의 디스플레이나 상품의 패키지가 취향저격이었다. 특히 공간의 중간에 있는 하트 모양에 꽃무늬가 너무 아름다웠다.
이번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층 꽤 넓은 공간을 할애해서 진행한 팝업이었는데 향수 뿐 아니라 다른 화장품들도 같이 소개하는 장이었다.
전반적 분위기가 작년 말에 이 곳에서 했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잡지명인 토일렛 페이퍼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팝업이랑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인상이었다. (아래 이미지 및 아래 포스팅 링크 참조요망) 물론 세부적으로가면 차이가 있지만 산뜻한 색감에서 비슷한 느낌. 한편으로는 구찌랑도 분위기 비슷하기도 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여하튼 색감이 짱짱하고 선명하고 상쾌하다는 이야기다.
구입은 하지않았지만 나름 괜찮아서 내맘속에 일단 저~장한 향은 아래 두 개. At Her Apartment와 Dropped Pearl of Dragon. 요즘 아파트 노래가 유행하던데 거기서 영감을 받은 건...아니겠지? 그리고 용이 떨어뜨린 진주라니! 너무 신비롭고 동화같잖아?
아직 크리스마스는 멀었고 크리스마스라고 별다른 행사가 있지도 않은 나지만 이즈음 크리스마스 장식들보면 괜히 맘이 들뜨고 설렌다. 오늘은 일없이 오가면서 찍어본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 사진들 올려본다. 그래봤자 유명하다는데 돌아다니면서 찍은 것은 아니고 내 동선 상에 발견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들과 스노우글로브들 사진들이다.
내가 이제까지 가본 것 중에서 제일 이쁘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전 포스팅했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구 앞의 르 그랑드 시어터 옆의 크리스마스 트리들이다. (아직 더 현대는 못가봤지만 그 곳에 제일 규모면에서도 그렇고 장식성 면에서도 거기가 제일 멋질 것 같긴하지만 말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1층 하늘정원 공간도 이쁘다고 생각한다. 올해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주제가 서커스이다보니 여기저기서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곳곳에 같은 주제로 곳곳에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있다. 곰돌이 해리는 지난 수년간 현대백화점 크리스마스의 마스코트다.
백화점에서는 크리스마스 굿즈들도 판매를 많이하는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스노우글로브들. 미국에 있을 때엔 스노우글로브를 여행갈 때마다 하나씩 사가면서 수집하는 사람들도 꽤 되기에 지인 집에 놀러가면 유서깊은 스노우글로브들을 구경했던 기억도 있다. 오래전부터 수집을 해온 집이라면 스노우글로브마다 그것을 갖게된 추억이 깃들어 있어서 그 얘기도 다채로웠었다. 개중에는 아버지가 출장을 갔다 오시면서 사온 것도 있었고 개중에는 가족 여행에서 사온 것도 있었다.
아시다시피 스노우글로브는 작은 유리 구나 투명한 플라스틱 구 속에 미니어처 장면이나 조형물이 담겨 있고, 그 안에는 물과 인공 눈이나 글리터 같은 입자가 들어 있는 장식품이다. 이걸 흔들거나 뒤집으면 안의 입자들이 떠오르며 눈이나 눈보라가 내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스노우볼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퍼져있지는 않지만 외국에서는 스노우글로브는 종종 기념품이나 장식품으로 사용되어서 관광지마다 다 판매한다. 그래서 장소나 이벤트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테마를 가지고 있다. 눈 내리는 풍경의 설정이라서 겨울철 분위기나 특정 장면을 낭만적으로 연출할 수 있어 수집품으로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내 경우에는 '스노우글로브'라고 하면 오손 웰즈 감독의 <<시민 케인>>이라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는 미국의 언론 재벌 찰즈 포스터 케인이 마지막 순간에 손에 쥐고 있던 스노우글로브를 떨어뜨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영화나 문학에서 스노우글로브는 기억, 향수,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이나 순수함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되곤 한다. 아닌게아니라 스노우글로브는 이런 장치로 적합한 소도구인것 같다. 나만해도 스노우글로브를 한참 들여다보면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장면인데도 향수가 느껴지곤 하는 것이다.
10월 하순부터 계속 감기로 고생을 하다보니 어느새 연말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아직 감기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2024년이 한달하고 열흘 남짓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그래서 더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더 소중하고 예뻐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나로서는 11월과 12월에 일정들이 많으니 남은 2024년을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올해로 세 번째 가보는 서울카페쇼. 올해 행사일자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였지만 일반인 참관은 8일과 9일 밖에 안되게 구성된 올해의 서울카페쇼. 한참 뒤늦은 리뷰지만 기록 차원에서 그리고 이번에 못가보신 분들이 부족하나마 간접 구경하시라고 올려보는 많이 부족한 리뷰.
내가 일정이 토요일 밖에 안되어서 내가 다녀오고 바로 리뷰를 올렸어도 어차피 내 블친님들이 가보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리뷰가 늦어졌다. 그 밖에도 마지막 날이라 이미 종료한 행사도 있었던것인지 미리 리뷰 몇개 읽어본 것에서 있었던 행사도 못찾기도 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내가 간 날이 마지막 날인데다 토요일이라 너무 붐벼서 내가 꼼꼼히 둘러보지 못했던 이유도 있다. 내년에 가게 된다면 일반인 관람일 첫째 날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시간 되는 날이 마지막 날인 토요일 밖에 없어서 가서 한국인들의 커피사랑을 체감하고 돌아왔다. 미리 방문기 몇개 읽어보고 나름 꿀팁 접수해서 E홀 예약부터 하고 움직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E홀 안에 들어가서부터 진짜 줄서기가 시작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그 안에서의 엄청난 대기줄은 예상을 못했다. 난 줄서는거 잘못해서 애저녁에 포기해서 그냥 인파를 뚫고 한바퀴 도는 걸로 만족해야했다.
입장 대기를 위해 번호를 입력하면 시간이 되면 연락이 온다. 이 대기줄도 꽤 길었지만 여기는 인내력을 발휘해서 기다렸다 번호 입력해놓고 같은 3층과 1층의 다른 곳을 구경하다가 폰으로 차례되었다는 연락이 오면 올라오면 되었다. 3층 E홀에 커피 앨리라고 적힌 작은 문을 통과하면 유명 커피점들만 모여 있는 공간이 나온다.
이 곳에는 일본 토쿄부터 이집트의 카이로, 네덜란드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곳의 내로라하는 커피 전문숍들과 전국의 유명 카페들이 다 모여 있었다. 각 부스 앞에는 어마어마한 인파와 줄들이 있었고. 마지막 날이라 열기가 첨 같지는 않았으리라 기대를 했었는데 마지막 날인데다 주말이라 무척 붐볐다. 줄 서는거에 취약한 나로서는 그냥 훑어보다가 그나마 줄 짧은 곳에서 시음하거나 설명 듣고 나오는걸로. 커피 관심은 있지만 커알못에 가까워서 어디가 진짜 유명한지 (그 곳에 입점한 자체가 이미 유명하다는거긴 하다) 뭘로 유명한지 몰라서도 더 헤매게 되었던듯. 내년에는 약간의 리서치를 해보고 가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리브즈 커피는 직원분들도 다 일본분이신듯 했다. 얼핏 봐서 줄이 없어서 기웃거리다 보니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를 막지 않으려고 입구쪽 벽에 길게 줄을 서 계신 대기자들이 보였고 맨 앞의 분이 "여기가 리브즈 커피 줄입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계신게 보여서 재빨리 포기.
처음 제대로 둘러본 커피 판매처는 로스팅도 함께 하는 카페 6군데가 같이 조합처럼 협업하는 곳이라고 했다.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시는데다가 블라인드 시음 식으로 마셔보니 맛이 괜찮았기에 커피 원두를 몇 봉 구입했다.
6가지 종류의 커피가 있는데, 나는 디카페인과 Soop Blend를 구입했다. 그리고 가격이 저렴하길래 평소에는 선뜻선뜻 사기 힘든 게이샤 커피도 하나 구매했다. 서비스라고 하면서 더 주셨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까 꽤 많이 더 주셔서 놀랐다. 요즘 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리고 시음하고 너무 맛있어서 다른 게이샤 커피도 하나 구입했다. 코자 게이샤라는 제품을 구입했는데 설명대로 바디감이 있었다. 사실 아직 커피 애호 초보자로서 커피에 대한 묘사가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커피는 바디감이 있다는 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 것 같았다. 최종 구매에는 앙리 루소의 사진으로 패키징을 한 것과 부스의 디스플레이가 이쁜 것도 한 몫했다.
나오기 전에 지나다가 우연히 시음한 코코아. 평소에 약간 텁텁하고 떫은 끝맛 때문에 코코아를 안좋아하는 편인데 이 코코아는 그런 맛이 없이 끝맛이 깨끗하다. 특별한 공정 때문에 그렇다고. 판매하시는 사장님이 너무 유쾌하시고 재미있으셔서 결국 구매까지. 요즘 잘 마시고 있다.
거의 끝날 때라서 초콜릿 몇 개도 떨이로 주워왔다. 다크 초콜릿이 몸에 좋다니 야금야금 먹어야지.
지난 2년 매번 보면 브랜드인 1킬로커피나 커피세상은 이번에는 못봐서 아쉬웠다. 그리고 작년에 리뷰를 잘써서 1개월분의 커피를 상품으로 받기도 했던 랩씨앤씨도 못봤다. 왠지 제대로 다 살펴보지 못하고 왔다는 아쉬움이 남으면서 다시금 내년에는 일찌감치 가봐야지 다짐하게 된다. 그래도 나름 득템한 아이템들도 있으니 보람찬 하루를 보낸걸로.
얼마전 뉴스에서 삼성역 이름이 올리브영점으로 바뀐다는 걸 들은거 같아 검색해보니 지금은 못찾겠어서 의아해 하던 와중에 어제 올라온 뉴스를 보니 성수역을 올리브영 역으로 하려다가 안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봤다. 내가 자주 오가는 역들이라 내가 '성수' '삼성' 헷갈렸나보다. 여하튼 성수역을 올리브역으로 안하면서 위약금을 내게되었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삼성역이라고 잘못 알았던 그 뉴스가 인상에 남았던 차에 일전에는 파르나스몰에서 새로 오픈한 올리브영을 발견하고 몇 컷 찍었었다.
아래는 올리브영 파르나스몰점의 모습이다. 여긴 안들어가보고 그냥 지나치면서 사진만 찍었다. 여기도 오픈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얼마전까지 세포라였던 공간에 새로 들어선 올리브영을 발견! 아니 세포라가 폐업을 한 것은 좀 되었는데 올리브영이 여기에 들어선 걸 이번에 알았다. 한동안 차로 수업을 다니면서 이 곳을 지나지 않아서 이제서야 발견한 건다.
파르나스몰에 새로 입점한 올리브영과 거리도 가깝고 같은 파르나스몰 안이라 지점명이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올리브영 파르나스 삼성타운 점"이다.
해외 주소를 가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인가 했는데 외국인 한정은 아니었다. 이제 외국 나가서도 올리브영에서 주문해서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래는 이벤트로 받은 파우치. 안에는 샘플도 몇개들어있었는데, 무엇보다 파우치가 얇아서 여기저기 쑥쑥 편하게 넣고 다니면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맘에 들었다.
작년에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전시를 보고 나오다가 우연히 발견한 공간이었는데 1층 로비 공간에 너무 멋진 작품들이 많아서 한참 구경하다 나왔던 기억이 있다. 이 이야기를 내 강의를 듣는 수강생분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거기가 정확히 어디냐고 개인적으로 물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보제공 차원에서 이렇게 포스팅을 올린다.
며칠 전 올렸던 마이아트뮤지엄의 툴루스 로트렉 전시를 보러 가신다면 바로 옆 건물이니까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리는 바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시면 마이아트뮤지엄 바로 길건너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니까 거기 11층 갤러리 H에서 진행 중인 전시도 보시길. 현재는 8층 공간에서 Winter Gift라는 전시도 진행 중이니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란다.
아울러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로비에서의 전시도 보시면 더 좋을거 같다.
그럼 일타쌍피 아니 일타사피!! 게다가 마이아트뮤지엄 전시 빼고는 다 무료! 신경을 조금만 쓰면 이렇게 좋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이렇게나 많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로비 안쪽에서는 True Luxury with Art 라는 이름으로 한두달에 한번씩 내용을 바꾸는 전시 공간이 있다. 여기는 정식 갤러리라고 할 수는 없고 로비 공간에 가벽을 설치해서 여는 간이 전시 형식이다. 하지만 전시되는 작품의 퀄리티는 좋기 때문에 가끔 들러보면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의 전시는 내 블로그에 소개를 여러차례 했다.
이번의 전시는 윤형재라는 작가의 개인전이다. 설명문에 따르면 홍대와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한 윤형재 (1954-) 작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 자연의 메시지, 미지의 아름다움을 백색 공간에 독창적인 시각언어로 표현하는 서양화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백색 캔버스 위에 겹쳐진 기하학적 기호와 색채 패턴 미래적 언어, 빛의 추상적 상호작용을 통해 함축된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구성과 기호의 리드미컬한 배치로 따뜻하고 편안한 감성을 자아냅니다."라고 나와있다.
예약은 진작해놓고도 일정도 바쁘고 10월말부터 오랫동안 감기를 앓다보니 차일피일하다가 이제서야 다가왔다. 얼리버드 티켓이 아닌 이상 전시는 내년 2025년 3월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여유있게 가보시길~
미술사 개론서에서는 에콜 드 파리 섹션에 포함되는 그이지만 원래 '에콜 드 파리'라는 것이 시기적 위치적 공통점 이외에 거기에 포함된 작가들이 공통된 화풍이나 이념은 없었던 개별 작가들의 모임이다. 19세기말 파리의 몽마르트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작가들을 후대 미술사학자들이 편의상 묶어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흔히 에콜 드 파리에 속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앙리 툴루즈 로트렉의 경우 프랑스인으로 높은 귀족 가문 출신이다. 어릴 때의 사고로 (일설에는 유전병이라는 설도 있다) 평생 키가 130센티 남짓하고 불구로 살게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귀족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채 물랭루즈 같은 파리의 환락가에서 주변의 무희나 배우, 그리고 매춘부등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대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도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과 같은 벨 에포크 시대의 광고 포스터등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 이미지 자체는 도록이나 미술개론서에서 많이 본 이미지지만 직접 보기는 힘든 작품들이라 관람이 즐거웠던 전시다.
이번 <툴르즈-로트렉: 몽마르트의 별> 전시 구성은 전부 4개로 나눠져 있다.
제1부 보헤미안
제2부 휴머니스트
제3부 몽마르트의 별
제4부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
1부부터 3부까지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들을 연대기적으로 구분해서 전시하고, 4부는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 19세기말의 광고 포스터로 유명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2부와 4부의 전시가 인상 깊었다.
아래 작품은 <바빌론 달레마뉴>라는 제목인데 동명 소설의 홍보를 위해서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원래의 최초의 석판화 상태와 색을 입힌 단계, 그리고 레터링까지 다 넣은 단계를 나란히 놓아 전시해줘서 석판화 과정을 아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인상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자포니즘이라고 부르는 일본풍의 유행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에콜 드 파리 작가들 중에서는 단연 툴루즈-로트렉이 자포니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가 중 하나다.
유명 가수나 무희, 그리고 당시 그 예술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을 모아서 판화집을 내기도 했고 이를 이번에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포맷 역시 우키요에의 한 카테고리인 '야쿠사에'라고 하는 가부키 배우들의 인물들을 모아서 펴낸 형식을 따른 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기법 두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크라쉬(Crachis)는석판위에붓으로잉크를튀기는기법으로,미묘한톤과은은한음영을주거나안개낀대기의효과를만드는데활용된다.분무기와에어브러시를사용하여세밀한텍스처를만들어낼수도있다.
크로핑(Cropping)은이미지를잘라내어특정부분만을강조하거나불필요한부분을제거하여전체적인구성에서집중도를높이는기법으로,일본목판화의구성으로부터차용되었다. (하지만 이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가장자리를 잘라내는 것으로 사진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라 이것이 꼭 일본 목판화에서 온 것인가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아래 작품은 내가 최근 마네에 대한 수업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연상하게 했다. 툴루즈 로트렉의 <모던한 기술자> 물론 로트렉의 작품에서는 환자가 누워있는 침실에 의사가 왕진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설명문에는 의사의 왕진이 아닌 기술자가 방문한 것을 의사가 왕진한 것으로 패러디해서 표현을 했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고 나와있다.
내가 보기엔 여인의 침대 발치에서 뒷모습을 내보이게 그려진 강아지 역시 <올랭피아>에서의 검은 고양이의 참조인 것 같다. <올랭피아>에서는 없었던 '고객'의 모습이 함께 그려진 것이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까? 마네의 작품을 패러디한 것이 아닐까 싶은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대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도 쥘 세레와 알폰스 무하 등과 같은 벨 에포크 시대의 광고 포스터등도 많이 전시되고 있다. 이미지 자체는 도록이나 미술개론서에서 많이 본 이미지지만 직접 보기는 힘든 작품들이라 관람이 즐거웠던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