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내 맘대로 작품 보기-짐 에드워즈
2020. 5. 8. 00:52 미술 이야기

한동안 빈센트 반 고흐의 꽃 그림을 시리즈로 올리는 통에 '내 맘대로 작품 보기'의 원래 취지에는 벗어나서 반 고흐의 그림을 줄창 포스팅 했다.

원래 내가 '내 맘대로 작품 보기'라는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작품을 가장 기본적인 정보만 가진 채, 작품 자체만 직관적으로 보고 감상평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면 글 한번 쓰기 너무 어렵고 준비시간이 너무 걸리는데, 그렇게 오랜 조사기간을 거친는 것이 반드시 작품 감상을 자~알 하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품과 작가에 대한 오랜 조사를 한 뒤에서야 글을 쓰는 작업은 어차피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일이라 블로그에서만이라도 연구에 대한 부담감은 덜어내고, 직관적으로 작품 감상을 해보자 싶어서다.  결국 '내 맘대로 작품보기'는 내가 가진 '훈련된 직관'이란 것이 있다면, '훈련'부분보다는 '직관'이라는 부분을 좀 더 다듬어보고 싶어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그러한 '내 맘대로 작품 보기'의 취지에 잘 맞는 작품이다. 이 작가나 작품에 대해서는 페북에서 발견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고, 그냥 단순히 그림이 맘에 들어서 포스팅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름은 짐 에드워즈 (Jim Edwards), 작품 제목도 발음 자신없게시리, 'Plas Canol to the Moelwyns'이라는 제목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실제 지명인듯 하다. 

Jim Edwards, Plas Canol to the Moelwyns

다른걸 다 차치하고라도 그림을 보고 하~하며 안도가 섞인 탄성을 내뱉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고마운 그림이다. 아직도 맘 놓고 맑은 공기 들이키며 바깥을 나돌아다니지 못한 상황에서 명료한 색상으로 이토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을 눈 앞에 펼쳐지게 해주다니!  맑은 공기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결코 나올 수 없을것 같은 선명한 색상과 명확한 윤곽선. 그리고 간략화한 선들은 질서감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조화롭게 깃들여진 율동감은 화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아래는 우연히 작가 이름을 검색하다가 발견하게 된 기사. 

https://www.chroniclelive.co.uk/whats-on/arts-culture-news/artist-jim-edwards-opening-ouseburn-10497237

 

Artist Jim Edwards is opening his Ouseburn Studio doors for the special Christmas event

The working spaces of more than 200 artists and designers will be open to the public during the popular festive shopping weekend

www.chroniclelive.co.uk

기사 속에 등장한 작가가 작업중인 사진 한장. https://www.chroniclelive.co.uk/whats-on/arts-culture-news/artist-jim-edwards-opening-ouseburn-10497237

기사를 읽어보니, 작가는 영국 작가이고 자신의 스튜디오 겸 갤러리도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심지어 그의 홈페이지와 페북 주소도 발견했다.  덕분에 그의 다른 작품들도 (온라인 상으로나마) 더 둘러볼 수 있었는데, 역시 난 내가 처음 발견한 작품이 가장 맘에 든다. 

https://www.jimedwardspaintings.com/

 

Jim Edwards

Cityscape & landscape painter, artist. Studio Gallery.

www.jimedwardspaintings.com

https://www.facebook.com/jimedwardsartist/

이즈음 되니, 새삼 우리가 얼마나 네트워크가 촘촘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오늘 날에는 제2의 빈센트 반 고흐는 나오기 힘들 것같다.  프랑스나 네덜란드에서 알아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는 반드시 그의 작품의 진가를 알아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며칠 전만해도 난 이 제임스 에드워즈라는 작가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오늘 나는 그의 홈페이지와 페북을 통해서 그의 당일 스케줄까지 알게 되었지 않은가?  

 

 

미술사적으로 조금 생각해보면 그의 화풍은 야수파의 시초라고도 표현주의의 선구자라고도 알려진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1866-1944)의 초기 풍경화와도 유사하고, 그의 동반자이자 최초의 표현주의 그룹인 청기사파에도 속했던 가브리엘 뮌터 (Gabriele Münter: 1877-1962)의 화풍과도 유사하다. (칸딘스키의 경우 점점 더 과격하게 추상으로 내달리면서 초기의 러시아 전통미술에서 영향을 받았던 윤곽선이 뚜렷하고 원색이 강렬한 화풍은 버리게 된다. 미술사 개론서엔 일반적으로 후기의 작품들만 예로 실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의 초기 작품들은 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아래는 초기의 칸딘스키 작품과 가브리엘 뮌터의 작품의 예들.

칸딘스키의 초기 풍경화
가브리엘 뮌터의 작품

  

맥락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앤디 워홀이 수십년전 '누구나 다 15분간의 명성은 가질수 있다'고 했다. 매일 떠오르고 사라지는 유명 유튜버들을 보면서, 그 말이 오늘날 실현되고 있음을 실감하는 중인다.   오늘날은 알려지기까지도 잊혀지기까지도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맹점은 있긴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