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라는 화가는 인기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저서를 통해서 널리 알려진 화가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저서로는 Secret Knowledge 라는 책이 있다. 원제는 Secret Knowledge: Rediscovering the Lost Techniques of the Old Masters.
이 책은 한국어로도 번역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서의 인기는 모르겠지만, 해외에서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책이다. 물론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고, 엄청난 논란도 일으킨 책.
그 책에서 그는 1430년대 이후의 많은 유명 화가들이 실은 렌즈와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음을 밝혔다. 대중들은 '놀랍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제까지 천재라고 여겨왔던 베르메르나 카라바조와 같은 대가들이 실은 그런 도구와 기구를 사용해서 그렸었던 것을 알게 된데서 오는 '배반감'에 대한 토로도 많았다.
거기에 엄청난 반대들... 데이비드 호크니를 반대하는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자신이 미술교사인데, 학생들에게 한 몇 개월만 가르치면 베르메르나 카라바조 같이 그릴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한다며 반증들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폭탄 발언에 대해서는 언론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표하며, 인터뷰 방송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 중에 하나가 이것이다.
David Hockney, The Lost Secrets of the Old Masters: camera lucida obscura (이 곳의 댓글도 반대글이 엄청나다)
많은 논란과 관심을 불러 일으킨 그의 Secret Knowledge 의 후속편 아닌 후속편으로는 2016년 출판된 A History of Pictures: From the Cave to the Computer Screen 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어쩌다가 내가 번역하게 되어서, 출판과 동시에 번역을 진행해서 책의 출판과 거의 동시에 국내에서도 출판된 바 있다. 그 제목하야 A History of pictures 한국어로 <그림의 역사>
국내판은 여기를 참조. (참고로 표지도 다 데이비드 호크니께서 직접 아이패드 사용해서 그린거라 책에서 언급하심)
그 책의 내용에는 다음번에 기회가 있으면 가끔씩 언급할테지만, 요번에는 아이패드 관련 소식만.
캔버스 위의 회화작품 뿐 아니라, 2차원의 모든 작품들 (사진, 드로잉, 영화의 스틸...)을 언급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제목에서도 'Painting'이 아닌 소문자 p를 사용한 'pictures'로 한 그. 그 책에서 자신은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반드시 사용해 본다고, 그래서 팩스가 나왔을 때에는 팩스를 이용해서 작품을 제작해봤고, 지금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작업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참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이 책이 대담집 형식이니까, 이야기 한 것의 기록이므로)
그 때였다. 내가 '내가 데이비드 호크니 이름을 들은 게 언젠데, 그리고 도대체 팩스 나올때 작업을 할 정도면 나이가 어느 정도 되시나?' 하고 다시 찾아본게. 1938년 생, 만으로 해도 81세 되셨다. 그 때 대단하다 싶었다. 여하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굽히지 않는, 자신이 몰두한 연구의 결과 에 대한 신념.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얼마나 열심히 연구했겠는가?)
그리고, 멈추지 않는 탐구열과 성실성.
물론 호크니는 매 번 옥션에서 고가로 작품이 거래되는 '유명' 작가임엔 분명하나, 대중적 기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있는 작가이고, 비평계 쪽에서도 그를 인기만을 추구하는 가벼운 작가라는 평도 적잖게 있는 터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그의 원근법에 대한 관심, 동양의 산수화에서 적용된 이동하는 원근법을 적용한 풍경화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중에 미술사적으로는 어떻게 평가될까'라며 궁금해 하던 작가였다. 하지만, 그 때 그의 열정적인 탐구심과 노력과 성실성에 대해서는 깊은 경의를 품었었다.
David Hockney, Garrowby Hill (1998), oil on canvas ; 152.4 x 193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David Hockney, Road to Thwing 제작 장면, 2006년
그런데, 오늘 기사를 하나 봤다. 팔순의 그가 아이패드로 작업해서 그 결과물인 스테인드 글래스를 웨스트민스터 대사원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뉴스는 여기를 참고)
David Hockney and The Queen’s Window. Photo by Alan Williams.
결국, 모든 논란을 재우는 것은 성실과 끈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욕하고 비난하기는 싶지만, 한 분야를 열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오랫동안 연구하고 실험하고 생산물을 만들어내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혹자는 신념을 이야기 할 수도 있으나, 진정한 신념은 끈기와 성실한 노력과 함께 성장하고 확립된다. 안그러면 x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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