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60 Page)
2018. 10. 1. 03:30 일상 이야기

お仕事頑張って下さい~~~

미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내가 관찰해 본 바로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했고 항상 바빴다.  그런데, 내가 느낀 바로는 한국에서 일본인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이미지는 있어도 미국인들은 왠지 열심히 일한다는 이미지는 없는 것 같았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건 그들의 태도 때문인것 같다.  

내가 잠시 일본에 있을 때, 내 방문의 목적이 이러저러하고, 일본에 있는 동안 이런저런 일을 하고 돌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하면, 열 명중 아홉 명은 '아 그러냐~'고 하고 나서는, 꼭 “Oshigoto ganbatte kudasai (お仕事頑張って下さい)”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흐음... 물론 글로 배울 때 그 표현의 뜻이 '일 열심히 해주세요'라는 뜻이 아닌 것은 알고, 그냥 성공을 기원한다는 식의 가벼운 격려의 의미를 담은 인사라는 것 쯤은 알고 있었을테지만, 막상 매번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미 열심히 하고 있는데, 뭘 더 열심히 하라는거지?'라는 의문이 맘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곤 했다.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 그 문화를 체득하는 데에는 원체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라면 내게 무슨 말을 해줬을까?  격려의 의미를 담아 'I hope work goes well for you.'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Good luck!' 정도라고 말했을 것 같다.  내가 스케줄에 쫓겨 언제까지 일을 마쳐야 한다고 했다면, 대부분은 (그렇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Take it easy.'라고 말해주었을 것이다.  [지금이 글을 쓰며 기억을 더듬어보니, 나부터도 처음에는 그렇게 말하는 친구의 열의 부족에 대해 의아해하며 한편으로는 무안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만약, 나보다 높은 연배의 선생님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중간에 보고서 격려 차원의 말을 해주는 경우였다면, '열심히 하라'는 말 대신, 'Keep up the good work.' 이라는 말을 해주었으리라.  친구들이라면, 바쁘더라도 여유를 잊지말고  '쉬엄쉬엄 해'라고 하거나, 선배나 선생님의 경우에는 보통  '(잘 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해.' 정도의 말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 이면을 살펴보자면, 미국인들의 경우, 개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쿨~한 것을 지향하는 문화라서인듯하다. 따라서, 자신이 할 일이 많아 무척 바쁘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시간에 쫓기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반해, 짧은 기간 밖에 머물지 않아 일본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받은 인상으로 그들은 자신의 열성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좋아하고, 또 그러한 열의가 타인에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 결과, 밖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는 커다란 온도차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미국에서 나고 자란 친구에게 영어는 할 수 있어도 문화적 차이를 잘 모르는 일본인이 'Oshigoto ganbatte kudasai'를 직역해서, 'Please do work hard.' 라고 했다면? 미국인 친구는 자신의 일이 무엇인가 크게 부족한가 엄청난 반성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역으로, 일본어를 글로만 배운 사람이 일본인 친구에게 Take it easy 이나 Keep up the good work 라는 말을 섣불리 일본어로 직역해서 말한다면?  '落ち着いて'(진정하세요) 혹은 'もっと上手に働きなさい (일을 좀 더 잘하세요)'  일본인 친구 역시 자신이 뭔가 크게 일을 잘못하고 있다고 불안해하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두 친구 모두 이직을 고려해야하나 걱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언어를 안다는 것과 문화를 안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언어는 통해도, 상호문화적 차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이는 서로 오해를 사기가 쉽다.  처음 모든 것이 낯설던 외국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자, '사람 사는 것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 곤 할 때마다, 피부에 확 닿게 느껴지는 차이... 그것이 결국 언어(만)의 익숙함 위로 덮쳐드는 문화의 차이 때문이었다.  

언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드는지, 문화가 언어의 차이를 만드는지 알 수 없지만, 따라서 나라마다 '예의바른 언행'이라는 것도 차이가 있다.  물론, 그러한 차이가 오해를 낳기도 하지만, 그 차이를 이해하고자 노력만 한다면 훨씬 더 풍요로운 경험과 폭넓은 사고가 가능해질테지만 말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29. 18:59 일상 이야기

네이버 이웃맺기 위젯을 맺었다 우쭐.뿌듯하기도 잠시...
친구기 확인못하겠다며 캡쳐를 보내준 모바일 판 블로그에서는 아닌게 아니라 확인이 되지를 않구요.

그나마 내가 로그인한 화면에선 관리자라 그런가 링크 옵션은 있는데 친구화면엔 오직 글 카테고리랑 방명록만 있군요!

관리자에게만 보이는 링크 옵션이라...  아이구 의미없다~~~

혹 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해결법을 주실분은 안계실까요?


관리 페이지에서 체크해본 결과, 태그는 제대로 붙어있는거 같긴 한데, 미리보기를 클릭하면 새창에 

페이지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Chrome이 이 페이지에서 비정상적인 코드를 감지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차단했습니다.  
ERR_BLOCKED_BY_XSS_AUDITOR 

이렇게 나오네요.  뭐가 잘못된걸까요?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주년이라니....빈 모더니즘을 기념하는 2018년  (0) 2018.10.12
성공이란~  (0) 2018.10.03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0) 2018.10.02
일 열심히 해주세요  (0) 2018.10.01
미시시피의 소금쟁이  (0) 2018.09.28
무식한 전문가  (0) 2018.09.25
불행감 극복 방법?  (0) 2018.09.18
내것이었는데 반갑다  (0) 2018.09.16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28. 03:03 일상 이야기

유학을 간 지 얼마 안되어서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012

내가 첫 유학을 시작한 학교는 미국의 종합대학답게 각 단과대별로 도서관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앙도서관의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내가 다닌 한국의 학교 도서관의 자료는 아마도 한 단과대학의 자료 소장량에도 크게 못미칠 것이라 짐작될 정도로 장서의 양은 압도적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혹시라도 거기서 찾지 못하는 자료는 interlibrary loan이라고 해서,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도 서로 빌려주고 빌려볼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추고 있으니, 적어도 자료가 없어서...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터였다. 

나는 그 거대한 중앙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맡은 일은 누락 소장 자료의 기록이었다. [방대한 양의 장서와 소장품을 가진 도서관이다보니, 도서관에서 소장 중이지만 미처 기록이 되지 않은 책이나 자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사람이 찾지 않는 한 확인이 불가능한 일이다.  그때 깨닫게 되었다. 흔히 공식 기관의 웹사이트에 있는 기록이라면 일단 믿고 보는 경우가 많지만, 생각 외로 잘못된 정보와 오류가 많다는 것을).]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 수도 꽤 많았던 것 같은데, 그 학생들에게 섹션을 할당해서 누락 자료 정리를 하도록 하는 식이었다.  내가 할당 받은 구간은 무려 생물 분야의 '곤충학'!  곤충학 분야의 크고 작은 학회지의 누락된 기록 정리.  처음 할당 받고는 세상 재미없고 보람없는 구간을 배정받았다 한숨을 쉬었다. 내 평생 이 자료들을 볼 일 있겠냐 그러면서.....  '뭐, 재미 있으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으니'라고 시작한 일은 정리하는 일 자체는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고, 뭔가 하나씩 정리해서 완성해 나가는 재미도 있었다. 그다지 길지 않은 동안 일을 했지만, 그 사이 익숙해진 이름도 생기고 말이다. 

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한 학자가 있었는데, (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의 이름은 잊었다) 그는 미조리인지 미시시피*의 (지역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호수인지 저수지(이것도 가물가물) 인지에 거주하는 소금쟁이에 대한 생태를 조사한 것을 1910년대부터 무려 4-50여년간 (2차세계대전 기간 동안의 공백은 있었다)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발표를 했었고, 학회지에 게재하고 있었다.  솔직히 처음엔 그의 주제가 좀 다른 의미로 놀라왔다. 뭐 그렇게 사소한 것을 이렇게 오랫동안 연구하지? 하는 생각이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정리하던 내내 매년 꾸준히, 그것도 몇 십년동안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던 주제로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특정 학술지들에 이름을 올리는 그를 보고선 나중엔 경탄해 마지않을 수 없없다. 

그 때 느꼈다. 남들은 관심갖지 않고, 남들이 얼핏 보기엔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이라도 그렇게 지속적으로 파고들어야 되는 것이 학문이라는 것이구나.  그리고 결국 학문이라는 것이 저러한 작지만 지속적인 노력들이 모여 우뚝 서게 되는 것이구나... 결국, 우리가 가볍게 찾아보는 구글, 네이버, 다음 등 에서 얻는 지식의 바탕도 실은 저러한 지난한 노력들의 축적의 결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소금쟁이에 대한 어린이용 교육 동영상에서 알게되는 것들도 다 학자들의 노력이자 성과이다. 

 

나는 학문이라는 것을 떠올릴때마다, 저 미조리인지 미시시피인지의 작은 마을 조그마한 호수가에서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 긴 장화를 신고 손에는 뜰 채같은 것을 들고 하루 종일 작은 곤충들을 관찰하면서 반세기를 보냈을, 이제는 세상에 없을 그 노 학자를 떠올린다. 남들은 어떻게 보든 그는 자신이 하는 그 작업이 좋아서 견딜 수 없게 즐거웠으리라 생각한다.  지리멸렬한 노력들의 축적. 학문이란 그런 것이다.  

* 내 기억으로는 미시시피 강인데, 자신이 없다. ^^;;;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25. 07:30 일상 이야기

이 글은 공지에 올린 '양해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내 변명의 부연설명 같은 글이다. ^^;;;  


블로그를 시작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는다.  나름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티스토리 블로그인데, 이 블로그로 결정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미술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내 블로그에는 부득이하게 이미지를 많이 실을텐데 아무래도 저작권이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티스토리는 게티 이미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기에 혹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다. 그리고, 나름 전문성을 좀 살려서 블로그를 운영하기에는 티스토리 좋다는 글도 여기저기서 몇 번 읽었다. (이 장점이 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읽었어야 했다)  


단점으로는 네이버 등 메인 포털에 노출이 좀 덜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단점이긴 하나, 내가 운영할 내용과 저작권 문제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나의 관심이 이 단점에 대한 우려를 이겼다.  


결국 티스토리로 낙착!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건 홈페이지 운영에도 해당하는 것이었다.  화면 편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데, 나같은 컴.알.못에게는 크나큰 단점이었다. html이 먹는게 아니라는 것 정도 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말이다


'자유자재'로 화면을 꾸밀 운영자들을 위해 메인 옵션들이 무척이나 단출했다. 꾸밈없이 그냥 있는 옵션만으로 글을 올리면 되긴 하지만, 내가 머리 속에 그리는 메인 화면이나 네이버 블로그 같은데서 보던 보기 편한 화면은 옵션에 없어서 좀 아쉽다.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보던 이웃 맺기나 following 기능도 안보이고... 이건 메인 포털에 노출이 안되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답답한 맘에 인터넷을 좀 뒤져봤더니, 코딩이니 html이니 화면 편집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튜토리얼들이 꽤 많다. 한 번 배워볼까 하는 맘에 몇 페이지 봤는데, 아주 더 기본부터 해야하나보다.  '태그'를 붙이라는데, 어디다 붙이는지 모르겠고, 너무 기본인건지 나의 의문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서도 찾기가 힘들다. 


그러다, 문득 예전 내 수업을 들으신 분 중에 한 분이 '세잔, 마네, 모네'가 이름이 예뻐서 다 여자인줄 알았노라 하셨던 기억이 났다. 그분은 아주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분야의 전문가셨다. 그때 그 말을 듣고 일동이 모두 함께 와~ 웃긴 했지만, 곧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어릴때 교과서에서 이름은 나와있었지만, 성별은 나와있지 않았었고, 그 이후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분야만 계속 파고 들었다면, 화가의 성별 쯤 전혀 모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농담으로 '마네, 모네'가 동일 인물의 미국식, 영국식 발음 아니냐, '고갱, 고흐는 종친회에서 만났냐.' 이런 말도 하곤 하지만, 실제로 마네 모네 엄청 헷갈린다는 분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나 발표가 아닌 다음에는 가급적 기본적인 것도 한번씩 언급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문제는 나는 나대로 한 분야를 오래 공부해오다 보니, 과연 처음에 내가 무엇을 몰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그래서 어떤 것들은 너무 당연하게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알고 있었던듯 여기는 내용들도 있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응애응애' 대신 '뒤샹뒤샹'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기본적인 지식인지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어떤 때엔 아예 그런 고민도 없이 당연히 '모두'가 다 안다고 생각해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는 다 알겠지'하는 정보들을 그냥 다 안다~치고 넘어가고 수업을 진행했다가, 나중에 질문이 '이 정도는~'하는 내용에서 나오면, 전체 수업 내용을 이해시켰나 걱정이 되고는 한다.  


짐작컨데, '태그를 붙이다'는 행위는 아마 '화면 편집'을 자유자재로 하는 분들에게는 '이 정도는~'하고 넘어간 대목일 것이다. 그런데, 난 그걸 모른다. 히이ㅇ~~  


이왕 시작했으니 짬짬이 코딩의 세계에 구경을 다녀볼 생각이다. 내가 요 며칠 살펴본 봐로는, 코딩은 컴퓨터 상의 언어로 우리가 편하게 보는 컴퓨터 상의 모든 화면들은 실은 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내 머리속에는 아주  조그마한 친구들이 광할한 텍스트기 위를 바삐 움직이며, 컴퓨터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막 번역해 내는 장면이 상상이 된다.  이들의 작업이 없이 인간들은 컴퓨터의 화면을 읽을 수 없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즉, 색다른 외국어인 셈이다. 이들의 언어를 알고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달라 보일까?  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못하는 나지만, 그런 의미에서 관심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이러다 제풀에 지쳐 다른 블로그로 이사간다 난리칠지도...) 


이제 이건 이해하겠다.  ^^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8. 07:54 일상 이야기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지만....

나는 왠지 모든것이 뒤죽박죽 엉클어진 것 처럼 느껴지고, 왠지 우울하고 불행한 맘이 들때면, 내가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를 떠올린다. 배탈이나 몸살 같이 작은 병이라도 걸려 며칠 몸져 누워있을때에는 다른 모든 일들과 염려들을 미뤄두고 오직 몸이 나아지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는가? 그리고 일단 몸만 나아지면 좋겠다고 아주 겸손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아파서 오직 낫기만을 바랄 때를 떠올리면, 이상하게 머리가 맑아지면서 엉클어진 실타래가 풀리는 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하면 된다. 겸손하게... 

나 같은 경우, 스트레스는 원인을 짚어가다보면, 대부분 결국은 해야할 일을 미루는데서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하곤한다. 따라서, 해야할일들을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우선순위대로 해나가는 것.  그것이 결국 내게 강같은 평화가 흐르는 지름길이더라는.... 


이렇게 적어두고 가끔 찾아 읽어보리라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6. 07:14 일상 이야기

미국서 가져 온 책 상자들을 본격적으로 풀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항상 차일피일하다가 이러다 내 살아생전에는 정리 못하지 싶어 결단을 내리고 조금씩 시작하자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그렇게 힘든 일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상자를 열어 그 속의 책들을 꺼내보다보면, 내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책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 분명히 내것이었는데 무척 반갑다. 그런 책들은 대부분 내가 아직 읽지 못한 것들이라 재밌는 읽을거리가 생긴것같아 설레기까지 하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줄 알았으나, 어디 박혀있는지 몰랐던 책들을 발견하게 되면, 연락 끊겼던 벗을 만난듯 반갑다. 아~ 여기 있었구나....  


이제 책꽂이에 나온 책들은 앞으로 시간을 들여 주제별로 옮겨 꽂게 되겠지만, 일단 많은 박스들을 내다버릴수 있게 되어 홀가분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과감히 헌책들을 정리했다. 혹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된다 위안삼으며....


이렇게 미니멀라이프에 한 발자국 다가섰다. 아니, 반발자국... 이 참에 헌옷이랑 다른 잡다구리 소지품들도 왕창 덜어낼 생각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4. 08:00 일상 이야기

미국 채널 중에 Turner Classic Movie라는 영화 전문 채널이 있는데, 주로 옛날 클래식 영화를 많이 상영해주는 채널이다.  그 중에서 많이 상영되는 것이 '필름 느와르'인데,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이 영화의 미장센으로 많이 이용된다는 것은 지난 번에 밝혔다. 그래서였을까?  


우리나라의 방송에서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채널 로고송이 들어가는 것처럼 미국 방송도 그런데, TCM의 경우, 영화 채널의 특징을 살려 짧은 영화같은 동영상이 중간중간에 들어간다. (그것을 영어로는 bumper라고 한다고...)  쳇 베이커 (Chet Baker)의 "Look for the Silver Lining"이 흐르면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을 애니메이션처럼 제작해서 보여준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쳇 베이커의 재즈를 들으면서, 평화로운 호퍼의 작품 속 인물들과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살아 본 적 없는 그 곳과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시시피의 소금쟁이  (0) 2018.09.28
무식한 전문가  (0) 2018.09.25
불행감 극복 방법?  (0) 2018.09.18
내것이었는데 반갑다  (0) 2018.09.16
에드워드 호퍼는....  (0) 2018.09.12
Sue me....배째!  (0) 2018.09.12
운동에 대한 고해성사  (0) 2018.09.11
이걸 찾아요~  (0) 2018.09.07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2. 13:11 일상 이야기

1930년대말, 미국의 외딴 마을 한적하기 이를때 없는 주유소.   때는 바야흐로 해가 숲 저너머로 막 져버린 황혼, 마찬가지로 인생의 황혼길의 점원은 손님이 오긴 오는 걸까 싶은 주유소를 홀로 지키고 있다.  길은 

숲 속으로  접어들수록 어두워지고 숲은 깊어진다. 반면, 방금 해가 진 하늘은 화면의 오른쪽이 가장 밝고 왼쪽으로 갈수록 어둠이 짙다. 그리고 그 자연광은 주유소의 사무실에서 비쳐 나오는 인공광과 대비를 이루며 전체 화면에 균형을 이룬다.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그린 그림임은 분명하지만, 생각없이 그린 그림은 아니다.  작품을 보는 이는 누구라도 적막한 시골길 한 켠에 자리한 주유소, 거기서 홀로 일하는 점원의 고독과 평온함을 함께 나누게 된다. 별다른 설명없이, 여백을 남겨둠으로써 보는이가 채워가게 하는 것 그것이 그가 취한 영리한 전략이다.   

 

Edward Hopper, Gas (1940), oil on canvas ; 66.7 x 102.2 cm, MoMA 

위의 작품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1882-1967)의 <주유소>라는 작품이다.  

 

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사랑한다.  나는 호퍼의 그림을 참 좋아하지만,  항상 '그의 그림은 서툴지만 왠지 사람의 맘을 끄는 무엇이 있다'라고만 생각해 왔다.  

 

But, 그러나.....

 

그려보니 어려웠다.

내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좋아하는 건 그가 그림을 잘 그려서였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식한 전문가  (0) 2018.09.25
불행감 극복 방법?  (0) 2018.09.18
내것이었는데 반갑다  (0) 2018.09.16
만나면 좋은 친구~MBC 문화방송~은 아니고~ 또 에드워드 호퍼  (0) 2018.09.14
Sue me....배째!  (0) 2018.09.12
운동에 대한 고해성사  (0) 2018.09.11
이걸 찾아요~  (0) 2018.09.07
'We are Family~" 호칭에 관한 문제~  (0) 2018.09.06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