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59 Page)
2018. 11. 15. 00:30 일상 이야기

건강이 최고라는 말은 누구나 다 한번씩 하고 들어본 상투적인 말이지만, 뼈저리게 절감하는 순간은 내 몸이 정말 아플 때이다. 

감기라는 감기는 종류별로 돌아가면서 하다보니 앓기 시작한지 한달이 넘어간다. 이미 잡혀 있던 일정들에도 앞으로의 계획에도 많은 차질이 생긴다.  

아프면 일단 떨어진 체력만큼 자신감이 떨어진다.  매사가 뜻대로 안 이뤄지다보니 우울해지고, 비관적이 되기 쉬운 것같다. 그리고, 생활이나 삶의 질도 떨어진다. 

긍정적인 측면은 내가 언젠가 끄적였듯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던 일상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는 것이지만, 그것은 짧게 약간 아플 때엔 그런 기특한 생각도 들더니만, 장기전으로 가다보니 좀 힘이 빠진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매일 하나씩은 올리자 했는데, 그렇게 해온지 돌아보니 두달이 조금 넘었다. 그닥 뚜렷한 명분 없이 그냥 일단 시작했으니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먼저 건강을 좀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횟수를 조금 줄이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인듯하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1. 14. 00:30 일상 이야기

노희영 이라는 사람이 며칠전 내가 인터넷 뉴스 보는 시간대에는 실검 1위에 올랐다. 이분은 누규?~ 하는 심정으로 찾아보니, 엊그제 이승기가 메인 MC를 보는 프로그램에 '사부'라는 형식으로 나온 모양인데, 댓글에 '꼰대'라느니 '갑질 조언'이라느니 비판이 뜨거워서 그 방영되었다던 프로그램을 한번 찾아서 봤다.

나는 그 분을 전~혀 모르고,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반감이나 동경의 감정 또한 전혀 없었는데, 그냥 방송을 보자하니, 사업에 대한 지식이나,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용어도 잘 모르니 그냥 그 사람, 참 자기 철학 뚜렷하구나 싶던데.

그 사람이 오락프로그램에 나와서 웃음기 쫙 빼고 진행한게 잘못이라면 '아주 큰' 잘못이긴 하지만, 각 출연자들에게 주는 조언도 '팩폭'이라는 생각이 들던데. 그리고 무엇보다 나부터도 나만이 가지고 있는게 무엇인가? 나다운것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나름 교육적이다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그러나~~  가열찬 비판이 하도 뜨거워 실검 1위에 오르는 작금의 현실을 보니, 내가 뭘 잘못봤던 것일까? 아님 내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감상은 나이브하기 이를데 없어서 창업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다 상식적인건데, TV 나와서 얄팍한 지식을 침소봉대한건지 새삼 궁금해졌다. 누가 이 분야를 아시는 분이시라면 좀 알려주시면 좋겠다. 나라도 미술사에 대해서 언론에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와서 막 아는 척하면 같은 분야를 공부했고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쫌 빈정 상할것 같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댓글에서 아이돌 가수나 MC 이승기의 감정을 다치게 했다는 이유에서의 비난이 많은 것을 보면, 짐작컨대 어린 학생들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 (팬심이라는 것에 대해 피상적으로 내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혹 그 이면에 다른 문제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릴 때 기억이 안나서 뭐라 단정은 할 수 없지만 (솔직히 나도 그다지 어른스럽거나 지혜롭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은 단정할 수 있다), 그 때 기억은 다 사라져 버리고 개구리 올챙이 기억 못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꾸짖음을 받아 본 경험보다는, 행여 감정이 다칠까 걸맞지 않게 들려준 칭찬에만 어린 학생들이 길들여져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것이 TV 오락프로그램이라는 것도 한몫을 하겠지. 스타들의 비굴할 정도의 친절이나 과장된 겸손이 익숙한 프로그램들이니까.)

하지만, 만약 비판의 융단 폭격을 날린 것이 어린 학생들이라면, 때론 냉정하게 들리더라도 적확한 비판을 받는 경우가 미성숙한 자신의 응석을 받아주기만 하며 책임없이 내뱉는 칭찬의 세례를 받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꼭 알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인격이 완성된 사람의 충고나 비판만 받아들이려고 들자면 평생 한번도 그럴 일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없을테니까.  상대의 인격의 완성도나 전달력의 우아함과는 무관하게 내게 도움이 되는 충고나 비판은 제대로 받아들여야만 내가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너무 진지하게 (진지충?) 오락프로그램에 대한 댓글들에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르나, 지난 수 년 간 가끔 20대 초반의 학생들과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느껴지곤 하는 면면도 있는 것 같아 잠시 시간을 내서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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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1. 12. 00:30 일상 이야기

아래 그림에 나온 작품들 중에 읽은 작품은 몇 작품이나 되나요?


이 페이지를 방문하신 덕에 몇달정도의 시간은 절약하셨다고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세상에 안읽은 책 참 많구나 싶으신지도.  그런 분들을 위한 위로 공연~


그리고 책 쫌 읽은 사람들이 보면 푸하하 웃을 만한 내용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1. 9. 00:30 일상 이야기

Gustave Caillebotte - The Yerres, effect of rain (1875)

가을비가 어제부터 계속 내리고 있다. 

오늘 같은 날은 커다란 창이 있는 카페에 자리하고는 느긋하게 커피라도 한잔 하는 여유를 부리고 싶어진다.  비를 맞는 건 싫지만, 비를 구경하는 일은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이다. 

현실은 독감 예방주사도 맞았건만, 기침 감기는 미련 덕지덕지 많은 애인처럼 일주일 넘게 나를 떠나려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은 그대로 쌓인 채, 매일매일 할 일이 더해져 간다.  

구스타브 카이유보트는 비의 효과를 표현하는 것에 관한 한 가장 탁월한 화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위의 작품은 원체 부유했던 그의 집안의 영지 중 하나에서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림 뒷쪽에 작게 그려진 보트도 모르긴 몰라도 카이유보트의 것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보트 놀이를 상당히 좋아해서 조정 경기에도 열의를 올리곤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의 모습은 르느와르의 <선상의 파티>에도 그려져 있다. 

그의 좀더 유명한 작품,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이라는 작품은 19세기 말의 파리지앵들의 산책하는 장면을 포착한 작품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눈을 끄는 것은 촉촉하게 젖은 포도의 모습.  

Gustave Caillebotte - Paris Street, Rainy Day (1877)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한동안 젖은 아스팔트 위로도 낙엽들이 다닥다닥 붙어 투명한 빛을 내다가 가을은 더 깊어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오겠지. 어느새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영롱하고 그렇게 이 해도 저물겠지...  몸이 아프니까, 왠지 울적 우울.  

그렇지만, 가로등 불 빛 아래의 거리 모습은 아름답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1. 3. 00:30 일상 이야기

오늘은 페북에 연결하다가 우연히 페북에서 질문을 올린 것을 발견하였다. 
"당신은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습니까?"

어떤 의미에서 신선한 질문이다.  한국에서 과연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일까? 새삼 궁금해진다.  내가 짐작하기에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시골에서 취재를 하는 오락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만 봐도 젊은 사람들은 다 대도시로 떠나고, 고향을 지키는 것은 나이가 든 노인층 밖에 없다고 하니 말이다.  서울에서 일자리를 잡은 사람들 중에서 서울 토박이도 사실상 얼마나 되겠는가?  

나만해도 태어난 곳과는 다른 곳에서 살고 있고, 지금 여기 뿐 아니라 이곳저곳 많은 곳을 옮겨 다니며 살고 있는 걸.  그러다가 예전 비행기에서 만났던 분과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 나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었고. LA로 향하는 비행기였던 것 같다.  

비행기 옆자리에는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 타고 있었는데, 원래 미인이기도 했지만, 눈이 마주쳤을 때 미소짓는 모습이 무척이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여자분이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옆자리에 앉은 그 분이 왠지 긴장하는 듯 해서 다시 살펴보니까, 한손에는 묵주를 들고 또 다른 한손으로는 팔걸이부분을 꽉 쥐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행기  타기를 두려워하는 분이군. 이렇게 생각하고, 그러냐고 물어보니 수줍게 웃으면서 그렇다고 했다.  내가 괜찮다면 내 손을 잡아도 된다고 했더니, 괜히 잡으랬나 후회될 정도로, ^^;;; 내 손이 으스러질 정도로 꼭 움켜잡았고, 드디어 이륙을 마치고 나서야 꼭 쥔 손을 풀고서는 무안한듯 내눈을 보고 웃었다.      

덕분에 맘의 거리가 많이 가까워져서였을까?  비행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텍사스의 작은 도시 출신이라는 그 분은 소위 하이스쿨 스윗하트, 즉 고등학교때의 커플이었던 분과 결혼해서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다 했다.  심지어 자신은 물론 남편 쪽 친척들도 거의 모두 지금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5마일 내의 거리 안에서 살고 있다고.  친척들이며 가족들도 다 근처에 살 뿐 아니라, 자신들 부부는 둘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해서 (We enjoy each other's company.라는 표현도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평소에는 그다지 여행도 멀리 하지 않고, 그래서 살면서 비행기를 탈 일은 전혀 없었다 했다.  이번에는 일가 친척 중 유일하게 멀리 있는 친척 하나가 LA에 살고 있는데, 이번에 생일을 맞아 'Surprise Party'를 해주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자기가 대표로 그 모임에 가는 거라고.   


나는 내 주변에 이렇게 태어난 곳에서 모든 친척들이 모여 사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이라 신기해 했고, 그녀는 그녀대로 나처럼 태어난 곳은 고사하고 태어난 나라도 아닌 곳을 여기저기 다니는 인간을 처음 만났으니 신기해 하면서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미국이라는 넓디 넓은 나라에 태어나서 살면서 삶의 반경이 5마일이었던 여인과, 비슷한 또래로 살면서 한국에서도 태어난 곳이 아닌 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생활을 하고, 또 미국이라는 전혀 다른 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생활을 하는 나.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면서.  서로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또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 이러한 감정을 교류하며 즐거운 만남을 가졌고, 이후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만남이었다. 

자고 일어나니 전혀 다른 인생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황해 하며 '만약 내가 다른 삶을 선택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가 있었는데, 제목이 떠오르지 않네.  과연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삶을 택하게 될까?  

오늘 우연히 던져진 질문 앞에서, '나는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지 않지만, 본인 뿐 아니라 온 가족이 태어난 곳에서 살고 있는 어떤 여인을 난 만난 적이 있다'라고 대답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1. 1. 00:30 일상 이야기

컨텍스트에 따라 사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한 컷

특히, 중간의 한 컷을 이해하는 당신은 우후훗 현대미술 전문가~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0. 30. 00:30 일상 이야기

오늘도 1위 발표 전에 한 번 쉬어가는 날로 할까요?

저번에 올린 '물고기들의 화파' 다들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아 오늘도 하나 올립니다. 

저번보다는 약간 난이도가 높은 거 같죠?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0. 26. 00:30 일상 이야기

오늘은 쉬어가는 코너~~  

이제까지 다룬 작가와 작품들도 몇몇 보이죠?  보고 아항~ 하시나요?  

저랑 개인적으로 아는 작가는 아니지만, 재치 넘치는 만화를 계속 올리는 분이라 가끔 보면 후훗~  재밌어요.  

제목은 물고기의 무리를 'school'이라고 하는데서 착안해서 이런 재밌는 그림을 올렸네요.  

여러분도 오늘은 이제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서 한번쯤 쉬면서 복습~ 리뷰~ 정리~ 해보세요~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