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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14. 00:01 미술 이야기

얼마 전 구글 아트 앤 컬처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바로 직전에 소개한 미켈란젤로의 메모와 드로잉은 그 곳의 온라인 전시 중에서 한 주제와 연관이 된다.  이 흥미롭기 짝이 없는  온라인 전시회의 제목하야, Eat, Drink, and Be Merry  

구글 아트 앤 컬처의 온라인 전시 <먹고, 마시라, 그리고 즐겨라>의 첫페이지 source: https://g.co/arts/ULH4XPKHMraLmmcu5 

 

구글 아트 앤 컬처의 온라인 전시 <먹고, 마시라, 그리고 즐겨라> 소개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2016년 1월까지 J. 폴 게티 미술관에서 열렸던 전시회의 요약판인 듯하다.  source: https://g.co/arts/ULH4XPKHMraLmmcu5 

전시의 원제는 <먹고, 마시라 그리고 즐겨라: 중세와 르네상스의 음식 (Eat, Drink, and Be Merry: Food in the Middle Ages and Renaissance)>였던 이 전시회는 원래 2015년 10월에서 2016년 1월에 걸처 로스앤젤레스의 J. 폴 게티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전시를 온라인 전시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일년내내 청명한 LA의 날씨와 탁트인 게티센터의 분위기는 잘 어울린다. 
식물원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운 정원, 게티 센터와 연구소이 함께 모여 있는 J. 폴 게티 뮤지엄의 거대한 장관 

저번 포스팅에 언급했지만, 영국계 미국인인 석유왕 J. 폴 게티 (Jean Paul Getty: 1892-1976)은 유명한 고전미술 애호가였다. 평소 생활은 검약하기로 유명하다못해 악명에 가까운 명성이 있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여하튼 그의 예술 사랑은 끝이 없어서 아낌없이 수집한 예술작품들은 자신의 저택만으로는 차고 넘쳐서 1953년 게티 신탁을 설립해서, J. 폴 게티 미술관 (J. Paul Getty Museum)을 설립하게 된다.

이 게티 신탁은 게티 센터, 게티 빌라 (원래 자신의 저택), 그리고 게티 재단, 게티 연구소 (the Getty Research Institute)와 게티 보존 연구소 (the Getty Conservation Institute)를 다 아우르는 어마무시한 규모다. 따라서, 게티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품을 소장하고 전시하고 하는 역할을 넘어 학자들의 연구를 위한 연구기금, 작품을 보존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자본 등 엄청난 지원을 해오고 있다.  그와 함께 산 사람들은 어떤 고생을 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J. 폴 게티의 남다른 예술 사랑 덕분에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저작권 염려없이 쓸 수 있는 '게티 이미지'에서부터 아름다운 정원과 트램까지 구비되어 광활한 게티센터까지 누릴 수 있다.   

인생의 어떤 일이 있어도 배는 고프고 먹긴 먹어야한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낳은 이 중차대한 순간에도 아기 예수는 엄마의 젖을 먹고 요셉은 자신과 자신의 처를 위한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15세기 <성가족>의 모습을 그린 채색 삽화.  

다시 전시로 돌아가서, 전시의 제목인 <먹고 마시고 즐겨라!>에 잠시 주목해보자. 

이 구절을 얼핏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면, '인생 별거 있냐? 그냥 막 살아라~'인가 싶지만, 이 구절이 성경에서 온 것이라는 것이 함정.  이 구절이 나온 성경 구절은 여러군데로 전도서 (8:15), 이사야 (22:13), 고린도서 (15:32)이다. 문맥에 따라, 비신도들이 '길지 않은 인생, 그냥 잘먹고 잘마시고 즐겁게 살자'라며, '경건하게 살라'는 선지자의 충고에 반발하는 것을 언급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다양한 문맥에서 사용되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게 막 사는 것'에 대한 경계의 의미로도 쓰였다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즐겁게 살 것을 권고하는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성서의 구절이니만큼, 정말로 막 살라는 의미는 아닌 것은 분명하고, 연구한 분들도 많을테니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는 문구이지만,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새삼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전시 제목이다. 그도 그럴것이 전도서의 정확한 구절에서는 '먹고 마시고 즐겁게 지내라, 사람이 태양아래 할 수 있는 더 나은 일이란 없으리니'이고 이사야서랑 고린도서에도, '먹고 마시자, 내일이면 우리는 죽으리니.'이기 때문이다.   난 성서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하긴 하지만, 설마 하나님이 인생 마음대로 막 살라고 하셨을까 싶다. 요는 인생은 짧으니, 주어진 인생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일 것이라 나름 이해해본다. 

어차피 혼자서 어떻게 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수는 없으니 그냥 겸허하게 일상생활을 하며 가급적 즐겁게 생각하며 지내자는 생각이다. 미켈란젤로도 먹고 마시고 즐기신 것 같고, 예수님이 탄생한 순간 요셉과 성모 마리아, 심지어 아기 예수도 즐겁게 식사를 하신 것 같으니까.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거장이든 위인이든 다 같은 인간으로서 매일매일의 생활을 하셨을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신선하고도 재미있다. 

참고로 J. Paul Getty Museum의 홈페이지는 https://www.getty.edu/museum/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0. 5. 10. 00:01 미술 이야기

Google Art & Culture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유명 미술관의 컬렉션을 선택적으로 감상해볼 수 있다!

게티 빌라의 전경

Covid-19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가운데, 우리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유럽과 미국에서는 미술관들이 거의 다 휴관 상태에 있다.   이전부터도 미술관 컬렉션을 검색하는 기능은 각 미술관의 홈페이지마다 다 있었고, 나만해도 그렇고, 아는 사람들은 자주 이용해오고는 있었지만,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상황에선 더 유용한 기능이 아닐까 한다. 오늘은 저번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컬렉션 소개에 이어 각 미술관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방법 이외에도 구글 아트 앤 컬처 (Google Arts & Culture)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구글 아트 앤 컬처를 이용하면 각 유명 미술관의 컬렉션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편리하다. 그리고 게티 연구소가 주도하여 게티 뮤지엄의 컬렉션을 이용한 다양한 온라인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훨씬 더 흥미롭다. 

게티 뮤지엄은 원래 게티가 고전 미술 덕후였던 관계로 고전 미술 소장품이 대단하다.  자신의 저택을 대중에게 공개하여 미술관 형태로 운영했던 게티 빌라의 경우 어떤 유럽의 유적지 못지 않게 유명한 작품들로 정원이며 저택이 다 꾸며져 있어서 인상깊었다. 그 곳의 위치가 대부호의 저택이 있을 법한 말리브 해안을 따라 한참 달려야하다보니 접근성이 좀 제한이 있기도 했고, 점점 늘어나는 컬렉션과 현대미술까지 포괄하다보니 게티 센터를 짓게 된 것이다. 게티 센터가 입구부터 무료 트램까지 운영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하게 되면서 게티 빌라의 경우,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게 운영방식을 변경하였다. 따라서, 현재 구글 아트 앤 컬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게티 뮤지엄의 전시의 경우 서양의 고전 미술 관련한 전시가 많다.  이 기회에 서양의 고전미술에 익숙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도 접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에 나도 죽음의 이미지와 전염병에 관한 포스팅을 한 적도 있는데, 구글 아트 앤 컬처에서는 이와 유사한 주제의 온라인 전시가 게티 뮤지엄의 컬렉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맨 처음 소개할 전시는 <Heaven, Hell, and Dying Well> 이라는 전시이다. 

Heaven, Hell, and Dying Well 온라인 전시의 몇 장면은 아래와 같은데, 이 전시는 설명에 따르면 게티 뮤지엄에서 2012년에 개최되었던 전시회다.

게티 뮤지엄의 컬렉션을 이용해서 제공되는 '천국, 지옥, 잘 죽는다는 것' 온라인 전시. 화면의 오른쪽 중간에 있는 화살표를 누르면 화면이 옆으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이미지들을 차례로 볼 수 있다. 

 

게티 뮤지엄의 컬렉션을 이용해서 제공되는 '천국, 지옥, 잘 죽는다는 것' 온라인 전시의 또 다른 화면. 첫번째 화면에는 오른쪽에만 화살표가 있다면 두번째 페이지부터는 양쪽에 화살표가 있어 이전과 이후의 이미지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게티 뮤지엄의 컬렉션을 이용해서 제공되는 '천국, 지옥, 잘 죽는다는 것' 온라인 전시의 또 다른 화면. 전시실의 라벨이나 팜플렛에 해당하는 작품과 전시회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 

 

이 밖에도 더 많은 미술관의 컬렉션을 이용한 온라인 전시가 가득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생활방역'을 해야한다고 하는 상황이고, 새로운 확진자가 아직 속속 등장하는 상황이라, 아무래도 집에 있을 시간이 여전히 많을 수 밖에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하루에 한군데씩 혹은 한 전시씩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구글 아트 앤 컬처에서 컬렉션과 연계되는 페이지.  https://artsandculture.google.com/partner

 

컬렉션 — Google Arts & Culture

 

artsandculture.google.com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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