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Hippolyte Flandrin' 태그의 글 목록
2019. 4. 15. 11:17 미술 이야기

깊은 우물 속 물 길러 올리듯, 목차가 일목요연하지 않은 내 블로그의 깊은 곳 글들 하나씩 다시 재게재하는 작업 중.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에는 주로 여성의 누드로 표현되곤 하는데, 아름다운 젊은 남성의 누드가 화면 전체를 차지하도록 그린 예외적 작품, '바닷가의 젊은 청년'에 대한 글이다.  

그리고 '차용' 혹은 'appropriation'이라고 불리는 고전을 '의미없이' 복사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잠시 살펴보는 시간.  

Photograph after Flandrin's study by  Wilhelm von Gloeden

https://sleeping-gypsy.tistory.com/22

 

건강과 미의 상관관계-플랭드랭의 바닷가의 젊은이

흔히 미의 여신 비너스는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폴리트 플랑드랭은 청년의 누드로 지극히 고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어떤 사연을 가지고 바닷가에 올 누드로 저런 포즈로 앉아있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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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7. 07:30 미술 이야기

흔히 미의 여신 비너스는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로 표현된다. 하지만, 이폴리트 플랑드랭은 청년의 누드로 지극히 고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어떤 사연을 가지고 바닷가에 올 누드로 저런 포즈로 앉아있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체가 표현해내는 곡선과 사색적인 포즈,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푸른색의 바다와 하늘.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Hippolyte Flandrin (1809-1864), Young Man by the Sea (1836) oil on canvas ; 98 x 124 cm, Musée du Louvre, Paris


이 젊은이의 동그랗게 말린 등의 곡선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비단 나뿐은 아니었고, 그렇게 동그란 등을 가진 인물이 저 젊은이가 최초도 아니다. 


Piero della Francesca, Resurrection (c.1460) the Palazzo della Residenza, Tuscany, Italy 


초기 르네상스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부활>에서는 예수님이 다시 깨어나시는 역사적 순간을 놓치고 잠이 들어버린 안타까운 보초병들의 한명이 등을 동그랗게 말고 앉아있다. 


Piero della Francesca, Resurrection (c.1460) the Palazzo della Residenza, Tuscany, Italy, 세부 


그리고,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보초병과 플랑드랭의 청년에게서 영감을 받은 화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19세기말의 신인상주의자 조르주 쇠라 (1859-1891)이다. 


Georges Seurat  (1859-1891), Bathers in Asnières (1884, retouched 1887)  oil on canvas ; 201 x 300 cm, National Gallery   



일요일 강변에 물놀이를 하러 나온 청년들을 그린 <아니에르에서의 목욕하는 사람들>에는 플랭드르의 누드를 연상시키는 굽은 등의 청년이 등장한다. 


Georges Seurat, Bathers in Asnières (1884, retouched 1887)  세부



그리고,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보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청년도 눈에 띈다. 굽은 등과 세운 무릎, 그리고 보초가 입은 외투의 주름을 연상시키는 주름진 바지에서 쇠라가 확실히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포즈는 원경의 흰색 옷을 입은 남성에게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 


Georges Seurat, Bathers in Asnières (1884, retouched 1887)  세부


그리고, 아래의 작품은 아베 코야의 프린트 작품. 플랑드랭의 작품 이미지에 우타가와 쿠니요시의 문신의 이미지를 덮어 씌운것.  플랑드랭의 작품이 서구의 미를 표현했다면, 거기에 우타가와 쿠니요시의 문신을 함께 표현하여 이를 통해 동양의 아름다움을 결합한 것이라고.... ('이레즈미'라고 하는 문신.  뜯어보면 아름답긴 한데, 저 청년은 우리나라 대중탕은 출입하기 힘들 것 같다) 


Abe Koya, Inkjet print combining Young Man Beside the Sea by Hippolyte Flandrin and Ding Desun and a Snake by Utagawa Kuniyoshi. From an edition of 10.  55.9 x 43.2 cm, reproduced by permission of the artist ©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움을 지닌 플랑드랭의 청년의 등, 그러나.... 그것은 건강에는 좋지 않다.  정녕 건강과 아름다움은 함께 갈 수 없는 것인가~~  어쨌든 척추가 바로 잡혀야 건강하다는 사실!  바른 자세로 생활합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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