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2022. 2. 14. 10:31 영화 이야기

간만에 오래된 클래식 영화 한편 소개해봅니다. 필름 느와르라는 장르에 속하지만 전개는 약간 독특합니다. 

https://blog.naver.com/eunicemin/222645389906

 

오래된 영화 한편 - 창가의 여인 (Woman in the Window)

프리츠 랭 (Fritz Lang)의 고전적인 영화 "창가의 여인 (Woman in the Window)"의 소개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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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tzLang, #프리츠랭, #프릿츠랭, #창가의여인, #WomaninWindow, #영화리뷰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1. 8. 27. 07:40 영화 이야기

어제 올렸던 프랑소아 부셰의 작품과 퐁파두르 부인으로 살펴본 로코코 미술에 대한 포스팅에 이어서 오늘은 로코코 미술을 대표하는 또 다른 작가 프라고나르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 로코코 문화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한국 영화 <스캔들>, 그리고 그것의 원형이 아닐까 싶은 미국 영화 <위험한 관계>도 한번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그럼으로써 로코코 미술의 특징에 대해서 좀 더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https://blog.naver.com/eunicemin/222479714858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Untold Scandal, 2003) - 로코코 시대 화가 프라고나르 <그네>와 함

보통 리메이크 영화는 믿고 거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의 경우, 소설이 원작인 영화인 경우에도 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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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로코코미술, #부셰, #Boucher, #프라고나르, #Fragonard,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위험한관계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0. 4. 2. 00:02 영화 이야기

이제까지 추천한 수사물 미드 두 개가 있었다: 

1. 사이크 (Psych)

사이크 (Psych)

2. 멘탈리스트 (The Mentalist)

멘탈리스트 (The Mentalist)

 

오늘 소개할 드라마는 <몽크 (Monk)>라는 미드이다.  이 작품 역시 <사이크 (Psych)>처럼 USA Network에서 방영되었던 방송으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시즌 8까지 제작되었다.   

미드 <몽크 (Monk)>의 주인공 에이드리안 몽크

이 드라마는 <사이크 (Psych)><멘탈리스 (The Mentalist)>의 내용면에서 중간 정도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에이드리안 몽크 역시 <사이크>의 션이나 <멘탈리스트>의 페트릭 제인처럼 탁월한 재능을 지닌 인물이다.  약한 자폐증이라고도 보이는 주인공은 실생활에는 장애가 많지만, 그의 역시 예리한 관찰력과 사진처럼 정확한 기억력은 수사할 때는 놀라운 재능으로 발휘된다. 유머스럽고 엉뚱한 내용면에서는 <사이크>와 유사하고, 주인공이 아내를 죽인 원수가 있다는 면에서는 <멘탈리스트>와 유사하다. 

가뜩이나 결벽증, 편집증과 강박증이 있던 몽크는 아내가 살해당하면서 신경쇠약으로 자신이 근무하던 경찰직에서도 정직을 당한 상태에서 상담역으로 프리랜서로 경찰과 협업하여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몽크를 돌봐주는 비서겸 간호사 역할의 샤로나와 몽크의 케미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였는데, 샤로나 역의 배우가 드라마가 인기를 얻게되자 개런티를 너무 높게 불러서 중간에 다른 배우로 교체되는 비극 (?)이...      

편집증과 강박증으로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몽크의 곁에서 비서역, 간호사 역, 때로는 엄마역까지 다하는 샤로나 

뭐 중간에 바뀐 간호사인 나탈리 역시 나름 선전을 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샤로나가 훨씬 더 연기를 잘했다. 싱글맘으로서 생활에 치이면서도 인정이 많아서 몽크를 내치지 못하고 때론 엄마같이 그를 보살피는 인간미가 훨씬 더 돋보였다는게 개인적 소감. 

중간 에피소드에 전직 간호사 샤로나 (왼쪽)와 현직 간호사 나탈리 (오른쪽)가 함께 등장했다.

 

세상의 모든 공포증이라는 공포증은 다가지고 있어서, 먼지, 세균 등은 물론이고 우유까지 무서워하는 우리의 몽크는 혼자서는 일상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매사가 좌우 대칭이라야 하고, 악수를 하고나면 반드시 물티슈로 손을 닦아야하는 사람 (이 덕에 주인공 배우가 물티슈 광고를 찍기도 했다고), 한번 쓴 비누는 버려야하고, 정사각형으로 자르지 못한 식빵을 버리고, 귀퉁이가 찌그러진 통조림도 용서못하고, 여행을 할때면 양말, 속옷, 베개 등 모든 준비물을 여분의 여분까지 준비해야만 하는 몽크. 예전에 미국 친구가 만약 자기 친구 중 그런 애가 있으면 한번은 때려주고 싶을거라고 하기도 하던데.  여하튼 어리숙하고 모자라보이기도 하는 외견으로 처음에는 악당 내지 범인에게 무시를 받는 과정 끝에, 이러한 기벽으로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고통받는 몽크가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통쾌하기 짝이 없다.   

스토리 전개는 그다지 치밀하다고 할 수는 없고, 주인공의 결벽증과 강박증의 증세도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일관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몽크와 간호사, 그리고 경찰 멤버들간의 인간적 관계와 아울러 간간히 섞이는 유머와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0. 3. 31. 00:01 영화 이야기

수사물 덕후인 나는 수사물은 거의 빼놓지 않고 한번씩 도전해보는데, 내가 제일 재밌게 봤던 미드는 지난번에 밝혔듯이 <사이크 (Psych)>였다.  내가 두번째로 재밌다고 생각한 미드는 사실은 <몽크 (Monk)>이지만, 오늘은 <사이크>와도 연관이 있고 해서 <멘탈리스트 (The Menatlist)>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시몬 베이커가 주인공 페트릭 제인 역을 맡아 연기하는 미드 <멘탈리스트>

 <사이크>가 인기리에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9년간 방영되었듯, <멘탈리스트 (The Mentalist)>도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CBS에서 시즌 7까지 방영되었던 인기 드라마였다.  제목이 된 '멘탈리스트'란 무엇인가?  멘탈리스트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여 상대방의 심리를 알아내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을 지칭한다.  이 드라마는 한마디로 말하면, 페트릭 제인이라는 '멘탈리스트'가 경찰과 협력해서 범죄자를 잡아간다는 얘기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예리한 관찰력과 냉철한 추리력으로 영적인 능력이 있는 것같이 꾸미는 주인공이 경찰과 협력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골격 때문에 '<멘탈리스트>는 <사이크>의 표절이다.'라는 의견도 분분했던 드라마다. 

이러한 논란을 반영하여, 코믹한 내용의 <사이크>에서는 여러차례 <멘탈리스트>와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사이먼 베이커를  언급하기도 하였고, 열렬한 팬이 분명한 누군가에 의해 유튜브에서 그 언급한 장면을 짜집기 하여 올리기도 했다.  

Psych vs. Mentalist - <사이크>에서 <멘탈리스트>나 사이먼 베이커를 언급한 장면들

Psych versus The Mentalist supercut  https://www.youtube.com/watch?v=sW3PuMGyv88

<사이크>와 <멘탈리스트>는 기본 골격은 비슷하지만, 드라마를 진행하는 논조랄까 톤은 상당히 다르다. 우선 <멘탈리스트>는 무척 심각한 드라마이다. 가끔 주인공인 페트릭 제인의 기행이나 독특한 언행으로 상대방이 당황하는 모습에서 웃음이 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말장난과 유머 가득한 <사이크>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페트릭 제인에게는 '멘탈리스트'로 인기와 부를 다 거머졌던 시절, TV에서 공개적으로 연쇄 살인범인 '레드 존 (Red John)'을 도발했다가 자신의 아내와 딸이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은 인물이고, 전체 드라마의 기저에 레드 존을 추적하는 것이 깔려있다.  

난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주인공에 천적이 있는게 영 별로다.  기발함이나 치밀함에서는 <멘탈리스트> 쪽이 한수 위라고 할 수도 있는데, 내가 미드 <멘탈리스트>를 <사이크>의 뒤에 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다음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몽크>에서도 탐정 몽크가 자신의 아내를 죽인 자를 쫓기 위해 노력하긴 하지만 강도가 강하지 않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멘탈리스트>의 경우, 그 복수를 위한 천적의 추적이 주요 줄거리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흥미가 끊기곤 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평생 복수를 목표로 좇고 있는 천적이 있는 경우, 그 천적 관련한 에피소드는 다 재미가 없었다.  아마도 나는 뒷끝있게 평생 복수를 위해 칼날을 갈 수 있는 집념형 인간은 아닌가보다.  (그러고보니, <사이크>에서도 한 두회 주인공 션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팬이 사건을 일으키는 사건을 다루기도 했지만, 다른 두 드라마에 비해 강도가 약했고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미드 <멘탈리스트>의 등장인물들

하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멘탈리스트>는 짝퉁이니 재미없을 것이라는 속단은 말자. 그리고 천적이 있는 주인공이 그 숙적을 끈질기게 쫓는 얘기가 별로라는 건 내 개인적 소견일 뿐이다.  <멘탈리스트>는 여러 평론에서 <사이크>의 기본 포맷과 아이디어를 따온 것을 지적 받기는 했지만, 대표적 평론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고, 주인공인 사이먼 베이커의 연기는 여기저기서 극찬을 받기도 했다. 추리를 좋아하고,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시국이 하 어수선하여 답답하고 일이 손에 안잡히신다 싶으면, 이 참에 미드 하나 달려보는거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20. 3. 20. 00:50 영화 이야기

시간이 많으면 뭔가 대단한 일을 많이 해낼거 같지만, 실상은 딱히 그렇지 않다는게 함정이다.  이럴때는 아예 맘잡고 재미있는 드라마 시리즈 쭈욱 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혹 원체 티브이를 보지 않아서 뭘 봐야할지 모르겠다거나, 혹은 달리던 드라마를 다 끝내서 새로 시작해야할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참고하시길.

두둥~ 오늘 소개할 미드 시리즈물은 Psych!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과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대비되게 소심한 바른생활 사나이인 거스가 콤비를 이루어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이들의 케미 뿐 아니라 극중 산타 바바라 경찰서의 형사들과의 티격태격도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추리물을 좋아해서, 오락으로 읽는 책은 대부분 추리 소설이었고, 드라마류도 탐정이나 형사들이 나와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을 주로 챙겨보았다.  그래도 폭력이 난무하거나, 유혈이 낭자한 고어물은 별로라, 살인 사건 일어났다~치고, 혹은 이미 사건은 벌어졌다~치고, 이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도 공교롭게 '살인의 추억'이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국내외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고, 그 작품의 훌륭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영화 분야에 대해서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살인의 추억'이 더 명작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난 가끔 미술사 연구도 어떤 면에서는 '추리'가 들어가는 학문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오랫동안 계속 공부해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곤 해보기도 했다.  그러한 개인적 성향을 바탕으로, 오늘 소개하는 미드는 USA Network에서 방영된 코믹 수사물로 사설 탐정인 션과 그의 친구 거스가 주인공인 티브이 드라마 시리즈물 "사이크 (Psych)"이다.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게 나뿐만은 아니었던듯,  2006년에서 2014년까지 무려 9년에 걸쳐 시즌 8까지 연속해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였다 (한국에서는 방송이 되었나 모르겠다).  한국에서 찾아볼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방송 홈페이지를 보니 아직도 스트림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듯하다. 따라서 탐정물이나 추리물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찾아보시라~추천.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과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대비되게 소심한 바른생활 사나이인 거스가 콤비를 이루어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이다. 이들의 케미 뿐 아니라, 이 둘이 극중 산타 바바라 경찰서의 형사들과 티격태격 하는 것도 보는 재미중의 하나이다.  미리 밝혀두지만 진지한 수사물은 아니고, 말 장난 난무하는 코믹 수사물이다.  중간 중간 미국의 서부 도시인 산타 바바라의 아름다운 풍경도 드러나는 건 덤.     

선글래스를 끼고 있는 쪽이 뛰어난 관찰력을 밑천으로 사이킥인척 하며 탐정 노릇을 하는 션, 오른쪽의 양복 자켓을 입고 있는 쪽이 션의 소꿉친구로 얼렁뚱땅하는 션에 비해 바른생활 사나인데 항상 션의 페이스에 말려 함께 사건에 연루되는 거스. 

제목인 'Psych'는 미국에서 드라마를 볼 때에는 그다지 의문을 갖지 않았는데, 한글로 이 드라마를 소개하려고 생각하다보니 번역을 뭐라고 해야하나 다소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Psychology를 줄여서 말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생각이 되는데, 극 중 내용과 연관해서 생각하면 "사이킥 (Psychic)", 즉 영매라는 의미로 썼던 것 같다.  극중에서 "사이크"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위 주인공 두 명 (정확히는 션 스펜서라는 주인공)이 여는 사설 탐정 사무소의 간판이 "Psych"이다. 즉, 자신들은 영적인 능력을 사용해서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단, 주인공 션이 진짜 영적인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다른 통찰력이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때려잡아 상대방의 비밀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알아내간다는 것인데,  그 과정이 유쾌하고도 기발하다. 처음 볼 때에는 주인공 둘의 대화가 원체 빠른데다가 이들의 티키타카 속에 미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참조가 너무 많아서 알아듣기 힘들었다. 나중에 여러번 보면서, 또 내가 그나마 미국의 대중 문화 - 미국의 유명 TV 드라마나 배우나 가수 이름 등 - 에 조금쯤 익숙해지고 난 뒤에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만약 이걸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대중문화 코드를 건너 뛰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고, 그걸 빼면 대화 내용이 그렇게 심오하지는 않기에 알아듣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P.S. "Psych"라는 단어와 관련해서 몇 가지 덧붙여 이야기 하자면, 어떤 말 끝에 "Psych!"를 붙이면 앞에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뜻으로 "뻥이야!"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던 옛 유행어이다. (이 단어의 유래를 몰랐던 일부 사람들은 'Sike'라고 표기하기도 했다고도 하는데, 철자법 파괴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닌듯하다)  또, "Psyched!"라는 표현으로 쓰기도 했는데, 이걸 해석하자면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좋다"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속어로 바꾸면 "완전 쩔어!" 혹은 좀 더 옛날식으로 얘기하자면 "죽여줘!"는 정도에 해당할 것 같다.

블로그의 애초의 취지에 맞춰서 좀 미술사적인 내용으로 마무리하자면, 신화에 등장하는 "프시케 (Psyche)"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고, 그리스어로는 '나비'라는 의미지만, '영혼' 혹은 '정신'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프시케와 큐피트의 신화를 프시케로 상징되는 정신적 사랑과 큐피트의 육체적 사랑을 각각 상징하고 있고, 따라서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결합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해석 하기도 한다.  

François Gérard, Psyche Receiving Cupid's First Kiss (1798) 프시케와 큐피트의 아름다운 만남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프랑소아 제라르의 작품.  혹시라도 이 작품 속 아름다운 여인이 프시케인 것을 못알아챌까봐 그의 머리 위에 한마리의 나비를 그려넣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9. 25. 11:36 영화 이야기

요새 집안 정리할 것이 많다보니, 정리하는 동안 영화를 많이 보게 된다.  엊그제 본 영화도 재미있었는데, 어제 본 것은 "예스터데이"라는 영화였다. 

무명가수인 내가 이 세상에서 비틀즈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발칙한 상상이 영화의 근간이 된다.  발상도 재밌고, 코미디 영화의 전개도 재밌지만, 영화 전편에 흐르는 비틀즈의 음악이 즐겁다. 

 이 영화를 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스포일러 없는 영화의 주제 몇 가지 남기자면,

1. 자기 능력 이상의 것으로 과대평가 받게 된다는 것은 반드시 행복한 일만은 아니다. 상식적인 사고를 하고 사는 보통의 사람의 경우, "거짓된 인생의 정의 속에 살아가는 것" 같아서 맘이 편치만은 않다. 

2. 유명인들은 사생활의 고충을 겪고, 사랑을 위해서라면 명성따윈 개나 줘버려야 한다.  안그러면 빨리 죽는다. 

3. 비틀즈가 없는 세상은 점점 더 나빠진다. 

영국 영화 특유의 어이없는 유머 포인트 몇가지. 

1. 비틀즈가 없는 세상은 코카 콜라도 담배도 없다.

2. Hey Dude

3. 엉성하지만 좋은 곡이야. 

4. The Beatles 검색하면 곤충 Beetle, 딱정벌레에 대한 정보만 뜬다. 

 

난 가끔 유명한 석학들의 지식의 깊이와 넓이를 보면서, 저 사람들은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100년도 안되는 인생을 살면서 저렇게까지 그들이 아는 것을 다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가 12초 동안 정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9. 21. 22:34 영화 이야기

오랜만에 영화 한편 감상.  한글 제목은 '데드 위크: 인생 마감 7일전'. 원제를 해석해보면, '일주일 안에 죽음, 아니면 환불 보장'   [Dead in a Week (Or Your Money Back)]  이 정도 될 것 같다. 

첨에 한글 제목을 읽었을 때, Dead Week은 기말고사 전주를 지칭하는 속어라  영화 포스터랑 내용이 매치가 되지를 않아서 잠깐 갸우뚱했는데, 원제를 읽어보니 제목도 흥미롭고,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가벼운 맘으로 집안 일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코미디 영화는 맞고 가벼운 맘으로 볼 수 있는 영화인 것도 맞지만, 생각해 볼 거리가 있고, 보는 관점에 따라 꽤 심오한 인생관이 담긴 철학적인 영화라고 볼 수도 있는 영화이다.  IMDB 찾아보니 평점이 애매한 6.2이고, 한국의 다움웹에서의 4점. 전체적으로 좀 박하다는 느낌.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生卽必死 死卽必生'이라고나 할까?  즉, '살려는 자 죽고, 죽으려는 자 살 것이다.'라는 것?  (복선 및 혼선의 의도 있음)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한 주인공 청년은 자신이 불멸의 존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번번히 자살에 실패하게 된다.  다리에 기대어 강물어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그의 앞에 마치 선지자와 도 같이  홀연히 검은 실루엣으로 등장한 한 노인.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왜그러냐며 자신이 도와줄 수 있을텐데...라고 이야기 할때만 해도, 난 그가 그런식의 선문답을 통해 청년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준다는 식의 다소 뻔한 교훈 감동 스토리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 노인은 전혀 신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그의 직업은 '킬러' 혹은 '암살자'!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그 이름도 생소한 자살 대행 킬러 (?).  보험 영업 사원처럼 매달 할당량을 채워야하는 직원이었고, 요새는 동유럽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감을 많이 앗아가서 매달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서, 절벽이나 다리를 다니며 자살 희망자를 만나 직접 구매자를 찾아 영업을 하는 참이었다.  그의 도움을 받아 죽으려는 청년.  그리고, 청부 킬러 (하지만, 여기서 청부는 죽을 사람에게 직접 받는게 기존 킬러와의 큰 차이점)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평생 열심히 '죽여주며' 살아온 노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스포일러 없이 감상을 얘기하자면, 영화 전반에 영국 특유의 블랙 유머가 참 재미있었다는 것이 총평이다.

킬러가 주인공에게 하는 말, '계약서에 작은 글자들 읽어봤어?' 

킬러 회사 사장과 킬러와의 대화. 특히 그 사장이 '마이클 J 폭스'를 이야기 할때.  

특히, 출판사 편집장과 주인공의 만남에서 편집자가 하는 이야기도 재밌었고, 그와 함께 전개되는 사건의 타이밍도 절묘하다.

(대략 생각나는 대목은 위의 세 장면 정도.  깔깔깔은 아니지만 푸훗푸훗 하게 된다.  궁금하세요?  궁금하면 500원! 아니, 그냥 영화를 보시면 됩니다.) 

브리티시 유머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미국 영화의 그것과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직업이 '청부 킬러'라는 점을 잠시 잊고 대화를 듣노라면, 그냥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내용의 대화다.  킬러도 불법주차 했다가 티켓 끊으면 경찰에게 '잠시 대논거'라며 사정을 하기도 하고, 주인공이 킬러에게 날짜 조정을 요구하면서, 킬러가 그러마 하니 진심 고마워한다.  킬러를 진정 사랑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조를 하는 사랑스러운 킬러의 아내와 킬러와의 대화는 평생을 함께한 금슬 좋은 부부의 대화이다.  

이러한 소소한 대화가 '자살'이니 '킬러'니 하는 도덕적 잣대나 사회 규범을 잠시 덜어내고 바라보면  일상생활의 그것과 전혀 다를 것 없다. 게다가 평생을 성실한 직업윤리의 노년이 정년을 앞두고 겪는 혼돈과 상실감.  그리고 유머스럽게 전개되지만 끊임없이 재기되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심오하기까지 하다.  전체적으로 잘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조밀하게 잘 엮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무엇인가 고민이 있거나, 힘들다고 느껴질 때, '죽음'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고민이 쉽게 풀리고 그전까지 힘들다고 느꼈던 일들이 그다지 심각할 것 없이 가볍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죽음'은 많은 문제를 명쾌하게 해준다.   죽음을 떠올리면 어두워질것 같지만, 내 경험상 반드시 그렇지 않다.  오히려 미련이나 욕심으로 가려져 있던 것들이 선명해지면서, 무엇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일까 분명하게 떠오르곤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 복잡했던 맘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맑아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제목과는 달리 삶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켜주거나, 적어도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P.S.  주인공 청년은 백수에 가까운 작가지만, 그의 작업 방식은 참 독특하고 맘에 들었다.  카페의 냅킨 혹은 포스트 잇 사이즈의 작은 메모지에 차례로 적어나가는 그의 이야기와 간단한 삽화. 그렇게 전개된 이야기 책이 있다면 사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예전에 읽던 Micro Fiction, 혹은 Flash Fiction, 혹은 short short stories 등으로 불리던 아주 짧디 짧은 소설 장르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말이다.  '마이크로 단편 소설' 혹은, '초단편 소설'은 마치 소설의 하이쿠 버전이라고나 할까?  대략 1500 단어 (짧은 것은 300 단어에 불과하기도) 정도의 길이로 왠만한 광고에서의 상품 설명 정도의 길이밖에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소설'이다.  당시에 나는 우연히 수업시간에 그런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호기심에 한동안 도서관에서 이것저것 찾아 읽어보곤 했었다.  이런 마이크로 단편소설은 참신하다는 장점과 짧은 이야기 속에 심오한 내용이 담겼을 때의 감동의 깊이는 생각보다 묵직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무래도 시가 아닌 소설인데 단어의 수의 제한은 많은 내용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가 플롯이 가능하지 않은 길이이니 이야기에도 전개가 있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요새 긴 블로그 글이나 페북 포스팅에 꼭 달린다는 댓글 - '좋은 내용 같은데, 위 내용을 세줄로 요약 좀 해주세욤.' - 을 염두에 둔다면 쉽사리 없어질 것 같지는 않은 장르이긴 하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13. 18:23 영화 이야기

일전에 올렸던 영화 <<화양연화 (花樣年華)>>에 대한 글을 다시 한번 올려본다.

화양연화 ... In the Mood for Love

 

화양연화 ... In the Mood for Love

며칠 전 지인이 앙코르와트 여행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떠올랐다. "화양연화 (花樣年華)" 영어판 제목으로는 In the Mood for Love. 사실 이 포스터가 요약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자는 남자가 다가올 여..

sleeping-gypsy.tistory.com

다시 읽어보니, 저번에 올릴 때 덜 친절하게 처음 도입부에 등장한 싯구를 언급하지 않았다.  모두 봤다 치고, 글을 시작하였다.

이번에는 그 싯구가 소개된 한글판 화양연화 트레일러를 올려본다.

https://youtu.be/Ak3HxhTx3xE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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