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56 Page)
2019. 3. 20. 21:25 일상 이야기

몇 차례 작은 수확 (그래봤자 대여섯개씩 두세번)



지난 주일엔 놀러온 조카들에게 하나씩 하사. 

오늘 마트에 갔더니 봄이라 그런지 유난히 꽃 화분이 많았다. 예전부터 허브도 길러보고 싶은데 그곳에서 일하는 분한테 여쭤보니 꽃화분보다 허브를 키우기가 훨씬 더 까다롭다고 한다. 

유실수를 성공적으로 길러본 나로썬 직접 수확하는 즐거움을 포기하기 힘든데... ㅎㅎ  봄엔 허브를 키워볼까나~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24. 17:29 일상 이야기

네이버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네이버가 알아주는 내 생일. 아니 네이버 밖에 안 알아주는 내 생일? ㅎㅎㅎ  예전에 인터넷 검색 해보고 나면, 내 핸드폰이나 컴퓨터 광고에 내가 지금까지 살펴봤던 상품이나 아니면 관련 상품이 뜨는 것 보고 놀란 적도 있는데... 이젠 그 정도로는 놀라지 않지만, 생일까지 알고 축하해주는 걸 보고는 좀 놀랐다.  앞으로 얼마나 더 변화 ('발전'이라고 썼다 고쳐씀)해갈까? 이제는 자연스러워진 웹 서핑도 생각해보면 불과 2-30년전에 내 주변에는 없던 것이다.   

학문을 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나보다 이전 세대야 어떻게 했는지 감도 안잡히지만, 아마도 도서관에서 전문 서적을 뽑아들고, 그리고 도서관 한 켠에 마련된 색인함에서 주제별로 검색해서 카드에 적힌 청구기호를 보고 관련자료를 찾아보지 않았을까? 나만 해도 그런 세대는 아니긴 하지만, 관심 있는 주제에 관련된 전문 자료를 찾기 위해서는 bibliography 전문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야 했고, 주요 논문의 뒷 쪽의 참고문헌 목록에 의지해서 자료를 추적하곤 했다. 

학부 때야 딱히 공부를 많이 안해서 그런 경험이 많이 없지만.  나중에 다시 공부한 과목이 미술사이다보니 발표나 페이퍼에 사용하거나 첨부할 이미지들이 많았는데, 처음엔 직접 사진을 찍어 제작한 슬라이드라는 걸 캐러솔이라고 하는 동그란 통에 발표 순서대로 집어 넣어 발표 준비를 했다.  촬영을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내가 가진 책에서 구할 수 없을 경우, 그 이미지를 발표할 때 제시할 수 없어도 양해가 되었다.  


오늘날은 사용되지 않는 슬라이드와 캐러솔

캐러솔을 장착시켜 작동시키는 프로젝터

 

그 이미지 중 일부는 인화를 해서 페이퍼에 첨부하는 식으로 준비했고. 곧 파워포인트를 쓰는 방식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미지들은 역시 전문 기관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야 했는데, 그 사이트는 유료사이트였다. 그 사이트에 들어가면 각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 유명 학교의 도서관들이 자신들의 소장작품들과 희귀 자료들의 이미지들을 업로드해 놓은 것이었다. 물론 학생인 경우에야 학교에서 그 기관과 계약을 맺어 놨기에 학교 도서관 사이트로 들어가면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반드시 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그 사이트들 여러개 합한것보다, 구글에서 찾는 이미지들의 품질이 더 좋고 방대하다. 어느 때부터인가 그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물론 출판을 할때에는 보통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화질이 필요하므로 직접 소장처에 문의해서 이미지를 구입해야 하긴 하지만, 그냥 파워포인트로 발표 준비하거나 페이퍼 쓸 때 정도는 가뿐히 커버가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뀐 건 주제에 관련된 자료를 검색하는 방식일 것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도서관에서 찾아야 했던 자료의 주제를 이제는 구글로 검색하면 된다. 오죽하면 '구글링 (googling)'이라는 단어가 탄생했겠는가? 예전엔 웹 상의 정보는 믿을 수 없는 것이 많으니까 거르라는 충고를 선생님들이 많이 하셨는데, 요새는 그렇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에는 특정 사이트에 등록을 해서 들어가야 할 전문 포털에서만 가능했던 정보들이 간단한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필요한 아티클이 있으면 더이상 도서관 복사기 앞에서 두꺼운 책을 이리저리 방향 바꾸어 가면서 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클릭만 하면 pdf파일로 글자 번지는 일 없이 깨끗하게 내 컴퓨터에 저장이 된다.  혹 필요한 자료가 pdf화 되지 않은 오래된 자료이고,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그 자료가 없을 경우에도 보통 interlibrary service라고 해서 도서관 간에 협조가 이뤄져서,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신청을 하면, 그 자료를 가진 학교에서 pdf파일화 시키거나 복사한 자료로 내게 배달해준다.  

공부하기 너무 편해진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미처 읽을 수 없었다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미지가 없어서 이미지를 준비 못했다는 핑계는 댈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고 예전 학생들보다 요즘 학생들이 공부를 더 하는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차원이 다르게 달라졌기에 앞으로 학문의 방향이나 자세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23. 21:50 일상 이야기

손대면 톡~하고 떨어질것 같은 것만 일단 수확한 나의 방울토마토들. 동네방네 자랑하고 하나씩 주면서 생색을 내고 싶었지만, 그건 아직 덜익어서 매달려 있는 나머지 애들로 하기로 하고, 일단 잘익은 것을 수확. 먹어보니 너무나도 달콤한 것. 정말 열매가 달아서일까 그냥 기분탓일까?  후숙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정말 별것 아니긴 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으로 주말 저녁이 즐거웠다. 

(2019년 2월 23일 수확한 방울토마토들)


(우정출연: 2018년 4월2일 수확한 방울토마토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22. 21:34 일상 이야기

난 성질 급해서 이런 류의 퍼즐 원래 좋아하지도 않지만, 이건 상상 이상의 강적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20. 20:35 일상 이야기

내가 다니는 이마트의 주차장 5층에 손세차 하는데가 있다는 걸 최근 알게 되었다. 매일 4층에만 주차를 해서. 

차 산지는 조금 되었지만, 손세차는 한번도 따로 안해봤는데, 얼마전부터 트렁크랑 내 자리 밑에 나뭇잎 마른게 들어가서 부스러져 가루가 되어 있는게 신경이 쓰여 손세차를 생각해낸거다.  며칠 전 거기 가서 가격을 물어보려고 기웃거리니 사무실에서 젊은 직원이 하나 나와서, 손세차 처음 하냐고 묻더니 2-3년 동안 한번도 안했으면 광택, 코팅 뭐 이런거 다해야한다며, 기계세차만 했던 나의 관리태만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내가 갔던 그때 하면 원래 35만원 65만원... 각각 해서 다하면 요금이 100만원도 넘는데, 둘 합해서, 실내 가죽 광택까지 다해서 60만원에 해주겠다 거다. 그러면서 시간은 4시간 이상 걸리니까 그냥 아예 차를 맡기고 가라고 했다.   

내가 세상 물정이 원체 어둡기도 하고, 차에 대해서는 그 무지함이 극을 달하므로, 요금이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 하면서도 다들 그렇게 하는데 나만 몰랐나, 싸게 해준다고 할 때 해야하나 망설여졌다.  만약 그때 이후 약속이 없었으면 맡겼을 수 도 있을 뻔 했다.  근데 나는 거기서 물건 하나 사서 그걸 차에 싣고 그 다음 약속 장소로 가려고 했기에, 짐들고 다니기 그렇다 그랬더니, 그 청년 택시비로 10만원 빼주겠다는거다. (그 때 약간 이상하다 느꼈다. 아무리 서비스래도 날 언제 봤다고 무슨 택시비로 10만원이나 빼주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내가 다른 가족과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더니, 지금 (그 당시) 예약 캔슬이 되어서 자기네 시간이 나서 그런거니 다음엔 그 가격 보장 못해준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어리숙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 때만 해도 난 거기가 바가지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 직원분 전화번호까지 물어서 저장하면서, 담에 전화해서 시간 빌 때 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결정적으로, 그 직원은 자기 핸펀 번호는 가르쳐주면서도 자기 이름은 안밝히면서, '클*보이 (상호) 부장'이라고만 적어두란다. 거기서 부장은 자기 하나라면서.  나중에 카톡으로 자동 연결된 그의 카톡 프사에는 여자친구랑 뿌잉뿌잉 사진도 찍은 젊은 친구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바가지를 씌우다니... (물론 지금은 기분이 나빠 전화번호를 지워버렸다)

나중에 알아보니, 다들 펄쩍 뛰면서 무슨 세차에 그렇게 돈 쓰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크게 당할뻔 했다고 했다.  

물론 내가 어리바리한 것도 있지만, 거기 위치가 어디 동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이마트 안에 있으니까 거의 동네 장사인데 설마 사기에 가까운 바가지를 씌울리가 있겠냐 하는 심정도 커서 그렇게 의심을 못했다. 게다가 이런게 나이 차별인지 모르지만, 그 권유한 직원이 엄청 어린 친구이다.  나이가 지긋하고 영업에 뼈가 굵은 사람이면 경우에 따라선 좀 어리바리한 나 같은 사람한테 바가지 씌울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장생활 오래 안한것 같은 젊은 청년이 막 열성적으로 권하니까, 그렇게까지 바가지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내 생각에는 원체 유동인구 많은 장소에서 영업을 하면 정직하게 하는게 장기적으로는 낫지 않나 싶기도 했는데, 그렇게 바가지 씌워도 영업이 잘 되나보다. 과연 그 영업점의 사장은 그런 바가지 행태를 알고는 있는지....  신뢰사회는 아직 요원한가 싶어서 뒷맡이 씁쓸했고, 나의 이 끝없는 어리바리함에 스스로에게 약간의 자괴감도 느껴졌다.  다들 이러지 맙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14. 12:15 일상 이야기

한겨울인지 모르고 무럭무럭 자라는 우리집 과수원. 빈약하기 그지없는 줄기에 무려 방울 토마토가 20개가 열렸다. 처음엔 모두 녹색이라 구분도 안되더니, 이제는 제법 붉은 색이 올라와서 확연히 열매임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2019년 1월에는 모두 푸른 나의 방울토마토 줄기와 열매 

이제는 확연히 붉은색을 띠는 방울토마토들



그리고 독야청청 올라오는 줄기는 파프리카인지 방울토마토인지 알 수 없었는데,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방울토마토 같다.  재작년 방울토마토가 열린 후, 난생 처음 수확의 기쁨을 가지고 이번에는 내가 사서 씨를 뿌렸건만 아무 소식도 없어서 그냥 망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중에 생존한 씨앗이 있었나보다. 

정체를 알수 없었던 독야청청 줄기 

이제는 방울토마토임이 분명해진 독야청청 줄기

파프리카도 너무 무성해서 분갈이를 해준다고 했는데, 난생처음 해보는거라 제대로 살아날지 안할지는 모르겠다.  파프리카 싹들은 분갈이 후에 다시 올리는 걸로...제발~ 살아나라~ 

너무 무성해진 파프리카 싹들. 


키우는 즐거움 3탄~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4. 00:30 일상 이야기

드라마 Sky 캐슬이 인기가 있긴 있었나보다.   

모르긴 몰라도 선생님 말씀은 듣는게 좋은거 같다. 그리고 선생님은 전적으로 신뢰해야한다.  올해는 꼭 대박나고 복많이 받는다 믿어야겠다. 블로그를 읽는 모든 분들도 선생님 말 잘 들으셔야 합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2. 00:30 일상 이야기

사단이 된 것은 내가 본 이 기사, 아니 사진 한장이 발단이었다. 

Frigid Chicago Bean Shrivels Up From Below-Zero Temperatures 라는 기사아래 사진 한 장 달랑. 

아무리 아래위로 훑어도 기사는 없고.... 그래서 상상력을 발휘해서, 하지만, 그 외에는 사실에 기반한 포스팅 하나를 올렸다. 제목하야, 내 맘대로 작품 보기-아니쉬 카푸어 (Anish Kapoor)의 <구름문 (Cloud Gate)>

하지만 '합리적 의심'이 뒤늦게 발동해서 그 외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그런 기사는 없었고, 그래서 2탄 포스팅을 했다. 역시 사실에 기반한 포스팅이었다.  그 제목하야, 내 맘대로 작품보기-아니쉬 카푸어 2탄...Cloud Gate 다시 한번

내 잘못은 첫째. Onion.com이라는 매체의 성격을 모르고 그 곳에 오른 사진을 보고 그것이 실제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고 성급하게 믿어버린 것에 있다. 뉴스 매체와 같은 모습을 띠고 있으면 믿기 쉽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범한 두 번째 잘못은 그런 사진을 뒷받침할 만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 포스팅을 작성한 데 있다.  알고 보니, Onion.com이라는 내가 사진을 발견한 저 사이트는 진지한 매체는 아닌듯하고, 따라서, 위의 이미지는 합성한 이미지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그나마 내가 '합리적 의심'이 발동하여 Onion.com이라는 매체의 성격을 모르면서도, '그럴 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에 있을까? 두 번째 포스팅에는 그러한 사실을 전달하고, 첫 번째 기사의 오류를 정정하면서 해당 작품에 대한 다른 사실들을 보강해서 올렸다. 

문제는 링크를 건 페북의 그룹에서 몇 차례 '항의 아닌 항의'를 받았다. 그룹의 성격 상 회원의 포스팅은 관리인의 승인 후 게시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후속 글이 안 올라 간 상태에서, 내 첫 번째 포스팅만 보고 내 글의 오류를 지적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메시지들이 온 것이다. (오류를 지적하는 메시지나 댓글이 친절한 것만은 아니라서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험이었음은 안비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인류가 검증없이 말 퍼뜨리는 부류인데, 졸지에 그 반열에 합류하게 된 지경이 되었다. 으흑~  두 번째 글 쓰면서는 내가 '가짜 뉴스 & 합성 사진'에 홀라당 넘어간 것에 어의없으면서도 그래도 헤프닝같기도 해서, 약간 재밌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그런데, 막상 '글 막쓴다'라는 식의 대응을 겪다보니, 그건 어떻게 생각해도 내 신념과 이제까지의 노력에 반하는 반응이라 화도 좀 났다. 그러나 단초를 제공한 건 어쨌든 나이고 그 첫 번째 글을 올린 것도 나니까 어쩌겠는가?  앞으로 조심하는 수 밖에.  그리고 잘못한건 잘못했다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수 밖에.  

이번 기회로 좀더 신중하게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요즘 같은 시기에 소위 거짓 뉴스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에 경각심을 다지는 계기도 되었다. 

하지만, 합성 사진 하나로 펼쳤던 상상의 나래가 즐거운 순간을 제공한 것도 사실이긴하다.  앞으로 글을 읽는 분들이 순차적으로 글을 읽는다면 어떤 감상이 들까? 댓글도 있고, 이미 글을 올린 곳도 있으니, 그냥 글들은 그냥 남겨두는 걸로...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