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파프리카가 자라난 것을 보고 놀랐는데, 어제 보니까, 다른 화분의 파프리카도 놀랍게 성장했다! 이러다가 파프리카 농장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열악한 환경이다보니 슈퍼에서 파는 것처럼 가지런하게 자라지는 못하고 약간 삐뚤빼뚤하게 자라는데, 그래도 자그마한 열매가 하루가 다르게 열심히 자라나는 것을 보니 대견하고 너무도 귀엽다.
슈퍼에서 뿌린 씨앗에서 이렇게 자라다니 대견하기 이를데 없는 파프리카. 또 슈퍼에서 사먹고 뿌린 씨앗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삼형제가 있었으니 바로 아보카도~ 삼형제~ 네 개를 사서 먹고, 큰 기대없이 씨를 화분에 심어뒀는데, 그 중에 세 개가 자랐다. 각각 다른 화분에 분가시켜줬더니 개성을 마구 뽐내며 자라고 있다. 올 여름 크게 신경 못쓰고 그냥 물만 흠뻑 줬을 뿐인데 제법 잎사귀들이 울창하다. 몇 년 쯤 뒤엔 아보카도 수확기를 올릴 날이 올까? 우연히 시작하게 된 그리고 지금도 보잘것 없는 베란다 화단에서 매일매일 조그마한 기쁨을 맛본다.
올 여름엔 베란다 화단에 애정을 쏟지 못한 관계로 방울토마토의 경우, 겉자라기는 엄청 겉자라 울창하긴 했으나, 정작 열매는 많이 열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운 상태. 와중에 시들시들한 가지 끝에 매달린 방울토마토를 버리기 아까워서 가지만 꺾어 물꽂이를 해줬더니 그 열악한 상황에서도 발그스름하게 익어간다. 그 놀라운 생명력에 경의를!
그런데, 파프리카는 모종도 아니고, 사먹고 나온 씨들을 뿌려서 키웠는데, 놀랍게도 이쁜 흰꽃들이 피더니, 얼마전 보니 완두콩만한 열매들이 열린걸 발견! 엊그제 보니까, 제법 자랐다.
허브는 정작 씨뿌린 라벤더는 싹도 안보이더니, 빈약한 가지 하나 얻어 꽂아둔건 꽤 자랐다. 앞으로 계속 잘 자라길...
안시리움은 우리집에 온지 벌써 햇수로 4년. 원래는 조그만 잎들 밖에 없었고, 빨간 잎도 쪼꼬맸는데, 어느새 무성하게 크더니, 뿌리 근처엔 새끼 잎들도 생겨서 화분을 옮겨 주었더니 그것도 꽤 자랐다. 며칠전 보니 파랗게만 무성해지던 잎 중하나가 아주 선홍색으로 이쁘게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작은 화분에 옮겨준 새끼 잎들도 꽤 자라서 또 작은 잎들이 더 자랐다.
본격적으로 화단을 가꾸는 분들이 보면 가소로운 규모겠지만, 화단을 가꿔본 적 없는 나로서는 지난 수년 베란다에 늘여놓은 몇 개 안되는 화분에서 생장해가는 식물들을 보는 것은 경이롭고도 힐링이 되는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잘 키워봐야지.
한동안 나의 방울토마토와 허브 생장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한동안은 너무 바빠서 사진을 찍을 틈은 커녕 가지를 정리할 틈도 없었다. 우리집에 들인 이상,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물을 주면서 최소한의 의리만을 다하며 한 여름을 보냈더니, 한동안은 방울토마토 가지가 베란다 빨래대까지 걸쳐질 정도로 너무 울창해져서 물을 주기 위해 베란다에 발을 들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사진 각도도 잘 안나올 정도였고, 그렇다고, 화분 옮겨가며 사진을 찍을 만한 시간도 맘의 여유도 없었기에 블로그에 생장보고서를 올리지 못했다.
며칠 전, 날씨도 선선해지고 해서 맘 잡고 가지 치고 잎정리 해주고 나서도 사진을 찍기엔 주변의 지저분함이 그대로 드러나 미뤄왔다. 오늘은 그래도 가을이 무르익기 전에 사진으로 한 번 정리해보기로 맘 먹었다. 비도 오고 그래서~
간간히 방울 토마토 두세개씩은 꾸준히 수확하긴 했는데, 가지가 무성해지는 동안 무심했던 대가는 컸다. 오늘 다시 보니 방울 토마토 몇 개가 조롱조롱 달린 가지가 무거움을 견디지 못해 꺾여 있어서 수분 공급이 안되어서인지 그대로 익기보다는 말라가는 것 같았다. 안타까운 맘에 잘라서 물꽂이를 해버렸는데, 익어줄지 모르겠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맴이 찢어진다. 그 와중에 꽃들도 무성하게 피었는데...
슈퍼에서 사다 먹고 남은 씨를 뿌린 파프리카와 아보카도가 무럭무럭 자랐다. 아보카도는 씨앗 4개를 심었는데, 세 개가 성공했다. 내가 같이 샀을 뿐 각각의 아보카도의 성장배경이 다르기도 했겠지만, 씨앗 세개의 생장하는 모습이 각각 다른게 참 신기하다.
파프리카는 무성한 씨앗을 우두두 다 뿌렸더니 웃자라고 겉자라고... 다 솎아주고 튼튼한 줄기만 살려주었더니, 한 여름에 노란 파프리카 딱 하나가 이상한 모양으로 열리긴 했는데, 아무래도 식용이 될 정도로 크지는 못했다. 파프리카가 제대로 열린 적은 없는데 잎사귀들은 무성했고 그것만으로도 그냥 대견해했다. 그런데, 며칠전에 보니 어느새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4월의 비는 5월의 꽃을 부른다는데, 10월의 비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겨울을 재촉하는걸까? 남은 가을 힘껏 자라주면 좋겠다. 조그마한 식물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내는 모습을 보다보면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의를 느끼게 되고, 다시금 겸허하게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한동안 내팽개쳐뒀더니, 방울토마토는 웃자라고 곁자라고 가지가 엉키고 설키고 베란다의 빨래대까지 타고 올라갈 정도라 도저히 카메라의 한 화면에 담지 못할 정도로 크다. 그리고, 파종한 허브들은 그 사이 운명하신 것도 있고 나름 잘자란것도 있는데, 정성들여 키우질 못했더니 이쁘게 자라지는 못한거 같다.
그리고 파프리카와 아보카도는 수퍼서 사서 먹고 씨를 뿌렸는데, 세상에나 싹이 엄청나게 자랐다. 파프리카는 원체 씨가 많으니까 뿌린 자리에서 너무 많이 나서 빈약한 애들은 뽑아 버리고 키웠는데, 그 중 하나에서 못생기고 작지만 파프리카 하나가 열려있어서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아보카도는 씨 4개를 심어뒀더니 3개에서 싹이 났다. 한동안 뒀더니 한화분에서 너무 비좁게 크는듯 해서 엊그제 분갈이 해줬다. 지금까지 아직 새 화분에 적응하느라 잎이 축 쳐져 있긴 한데, 잎사귀 크기가 엄청 크다. 역시 열대에서 크는 애들답다. 이제 넓은데 이사했으니 쑥쑥 크기를.
그 밖에 허브 중에서는 레몬밤과 페퍼민트가 제일 잘 크는 것 같다. 딜은 지나치게 웃자라더니만 지 크는 속도를 못이겼는지 지풀에 푹 쓰러지더니 그길로 운명. 그리고 아예 싹이 안튼 화분도 몇개 있다. 야로우라는 허브도 잘자랐는데, 잊고 안찍었고, 하나는 이름을 잊어버렸다. 담에 업뎃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