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61 Page)
2018. 9. 12. 13:11 일상 이야기

1930년대말, 미국의 외딴 마을 한적하기 이를때 없는 주유소.   때는 바야흐로 해가 숲 저너머로 막 져버린 황혼, 마찬가지로 인생의 황혼길의 점원은 손님이 오긴 오는 걸까 싶은 주유소를 홀로 지키고 있다.  길은 

숲 속으로  접어들수록 어두워지고 숲은 깊어진다. 반면, 방금 해가 진 하늘은 화면의 오른쪽이 가장 밝고 왼쪽으로 갈수록 어둠이 짙다. 그리고 그 자연광은 주유소의 사무실에서 비쳐 나오는 인공광과 대비를 이루며 전체 화면에 균형을 이룬다.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그린 그림임은 분명하지만, 생각없이 그린 그림은 아니다.  작품을 보는 이는 누구라도 적막한 시골길 한 켠에 자리한 주유소, 거기서 홀로 일하는 점원의 고독과 평온함을 함께 나누게 된다. 별다른 설명없이, 여백을 남겨둠으로써 보는이가 채워가게 하는 것 그것이 그가 취한 영리한 전략이다.   

 

Edward Hopper, Gas (1940), oil on canvas ; 66.7 x 102.2 cm, MoMA 

위의 작품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1882-1967)의 <주유소>라는 작품이다.  

 

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사랑한다.  나는 호퍼의 그림을 참 좋아하지만,  항상 '그의 그림은 서툴지만 왠지 사람의 맘을 끄는 무엇이 있다'라고만 생각해 왔다.  

 

But, 그러나.....

 

그려보니 어려웠다.

내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좋아하는 건 그가 그림을 잘 그려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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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2. 08:00 일상 이야기

외국어를 사용하다 보면, 사전에는 나오지 않을테지만, 한국어로 하면 이런 뜻이겠거니 할 때가 있는데, 미국 가서 처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대표적인 표현이 'Sue me!'였다.  그리고 거기에 적합한 우리말 표현은 '배째!'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직접 듣거나 써본 경험은 없고, 시트콤에서 들은 표현이다. 친구들 사이에 '어쩜 그럴 수가 있냐?' '왜 그랬냐?' 한 사람이 막 따질때,  궁지에 몰린 상대방이 'Sue me!' 라고 다소 단호하게 말하면, 대부분 상대방이 아연실색하게 되면서 상황이 정리되는 수순으로 전개되는 식이다.  물론 한국어 표현도 실생활에서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표현상으로 적당한 것은 '배째!'가 아닐가 싶다.  

미국은 원체 소송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다소 언성은 높아질 경우가 있을 지언정, 보통 당사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은데, 미국은 정말 사소한 것도 직접 이야기 하기보다는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나온 표현 법이라고 생각되는데, 물론 심각하게 정말 소송을 걸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언어에 원체 관심이 많기도 했고, 외국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아서였기도 하지만, 언어마다 고유의 표현들이 많은데, 그런 외국어의 표현법들과 국어와 비교를 해보면 참 흥미롭다. 

그렇게 비교를 하다보면, 많은 경우, 어디서 사나 사람 사는 것 참 비슷비슷하다 여기고 있을 때 즈음, '아~ 확실히 정말 다른 문화구나' 하는 자각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기도 했다.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내가 어학연수 수업때 숙제로 낸 영어 작문에서, '기차를 타고 어디어디를 다녀왔다'는 표현을 하면서, 'in the train'이라고 쓴 표현을 선생님이 in 위에 빨간 가위표를 하고는 그 위에 on 이라고 고쳐준 적이 있었다. 나중에 내 교정문을 읽던 친구가 'in the train'이라고 쓰면, 마치 내가 기차 엔진 속에 쪼그리고 들어가 있는 것이 상상이 돼서 너무 귀엽다고 했다. 나는 'on the train'이라고 쓰면 마치 내가 미션 임파서블의 탐 크루즈처럼 달리는 기차의 지붕위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서로 막 웃었다.   (나중에 다른 선생님은 in 과 on 둘 다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

언어가 문화의 차이를 만드는 것인지, 문화의 차이가 다른 언어를 만들어낸 것인지... 오묘하고 재밌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11. 11:00 일상 이야기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체육 시간 달리기 경주라도 할라치면, 난 누군가가 내 운동복 끄트머리를 뒤에서 잡아 끄는 것 같았고, 기록만 보면 반드시 누군가 그랬었던 것 같았다. 아니 그래야만 이해가 되는 기록을 남기곤 했었다.  못하니 싫어하고, 싫어해서 안하니 나아지지를 않고, 그런 악순환으로 여지껏 살아왔다.  숨을 안쉬고 살아갈 수 만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숨도 안쉬고 지낼지도 모르겠다 싶다. 얼마 전에 등산 가는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권해서 겁없이 따라 나섰는데, 도중에 내 다리가 스스로 로그 오프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머리로는 움직이고 싶은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심각한 운동 부족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그래도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운동은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동네 요가 학원에 신청을 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한동안 일주일에 두번 가면서 세상 운동 다하는 것처럼 뿌듯한 것도 잠시...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달 내내 안가면서 등록했다는 사실만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미국에 가서 인상깊었던 것 중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는 것이었다. 동네에서도, 학교에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꼭 한 두명 씩은 내 주변을 뛰어가는 사람을 보곤 했다.  세상 호화롭게 지어놓은 학교 체육관을 가면 더했다.  국민들 운동의 생활화 범 국민 캠페인이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햄버거는 물론이고 약사에게 조제한 약을 받을 때에도, 차에서 내리는 법 없이 차창만 내리고 받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된 셈인지 차에서 내려서 세발자국만 멀어지면 죄다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신기하게 느꼈었다. 

한국에 있을 때엔 작정하고 새벽 운동을 가는사람들 이외에는 길거리에서 조깅하는 사람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 때에는 일부러 시간 내서 저러지 말고, 그냥 걸어서 음식 사러가고, 차에서 내려서 약국에 걸어들어가 약 타오고 하면 될 것을... 이라고 속으로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 돌아와서도 나는 예전만큼 전철과 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되면서, 생활 속의 운동도 잘 안하게 되었다. 결국 일부러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지속적으로 계속 하려면 그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안될텐데... 누가 운동을 좋아하면서 지속하는 방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요새는 핸드폰 앱도 잘 나오던데, 운동하는 앱을 하나 깔아서 사용해볼까?   

#운동앱추천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7. 15:38 일상 이야기

이게 무슨 그림인지 아시는 분?   

갓 미국에 도착해서 차도 없고 살림살이 없어 살게된 furnished apartment에서의 에피소드. 
이사 정리가 끝나고 얼마되지 않아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푹 담그고 목욕한번 하자 싶었다. 

그런데....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욕조에 난 구멍을 막는 마개가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여기저기 찾다가 그날은 결국 포기.

담날 아침에 마당에 나와 있는 관리인에게 물어보자 싶어 불러세우긴 했으나, 막상 욕조의 마개를 뭐라고 할지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당황하니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펜으로 흰종이에 쓱싹쓱싹!

그랬더니 관리인 아저씨가  'Oh, the stopper!'하더니 가느다란 스테인레스 링이 끼워진 까만 고무 마개를 가져다 주셨다 (낡은 아파트라 모든 비품이 빈티지 했다). 그러면서 재미나단 표정을 띄우며  '왜 GRE에는 안나와있던?' 하신다.  그러했다.  GRE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스타퍼'라는... 쾌적하고 청결한 생활에는 없어서는 안될 '스타퍼'라는 단어는...  

그리고 다시 한번 시각 예술 (?)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문화가 달라도, 그림은 '시각 미술'은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을.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6. 11:00 일상 이야기

이건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아 겪은 일.


한국은 핸드폰이 없으면 홍길동스러운 일이 종종 일어난다. 내가 나임을 증명하기가 힘든다. 어떨때에는 i-pin인가 하는 것과 핸드폰으로 본인 인증을 하는 옵션을 주기도 하지만, 핸펀 없는 내가 i-pin 인증을 선택해서 몇페이지씩 넘기며 공란을 채워도 맨 마지막 페이지엔 '이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여 인증을 완성하세요'라고 나온다. (이런 xx같은!) 내가 핸드폰 있으면 왜 i-pin 같은 듣보잡을 선택했겠느냐!!! 

몇번 이렇게 힘든 일을 겪고, 당시에는 금방 계속 일본이랑 미국에 왔다갔다 할 상황이라 한동안 핸드폰 없이 버텨보려했으나, 일단 그냥 하나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핸드폰 매장을 갔다. 

친절한 점원은 자신이 내게 꼭 맞는 핸드폰을 골라주겠다며 자신의 테이블 앞으로 날 안내를 했고 몇개의 상품을 골라서 각각의 장단점을 일러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친절한 점원이 말끝마다, '어머님이 쓰시기에는~' '어머님이 쓰시기에는~' 하시는 통에, 설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일단 그의 '어머님'이 아니고, 또 내가 초등학교때 출산해도 그만한 아들은 두기 힘들게 생긴 남성이 내게 자꾸 '엄마'라고 하는건 무슨 경우인가. 

거기가 학교면 이해를 하겠다. 내가 어떤 학교를 방문했는데, 그 사람이 그 학교의 선생님이라면, 내가 자기 동료가 아닌건 확실하고, 내가 자기네 학교 학생 연령은 아닌게 확실하니까, 그냥 '어떤 학생의 어머니'겠거니 하고 짐작해도 그냥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거기다 대고, '아니, 전 누구누구의 이모거든요, 고모거든요, 보모거든요....' 할일은 없었을거다. 

하지만, 거긴 핸드폰 매장. 내가 그에게 '어머니'로 추정받아야 할 이유는 미모로도 누를 수 없이 티나는 나의 연령대 뿐인데, 그 이유로 왜 계속 낯선 남자로부터 '어머니'로 불려야하나~ 참다가 참다가 그가 또 '어머님은~' 하길래, 고개와 함께, 내 검지를 세우고 좌우로 흔들면서, '자꾸 어머니 어머니 하지 마세요~' 그랬다. 그랬더니, 친절함을 가득 묻히고 내게 상품 소개를 하던 그 점원이 갑자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지면서, '그럼 뭐라고......(불러야하나요)' 하는게 아닌가? 그렇게 당황할줄은 몰랐고, 그런 질문에 대한 대비책도 없었던 나는 덩달아 당황하다가, '그냥....고객님 하세요!' 그랬다. 그랬더니, '아~ 고객님~이라구요~'하면서 사태는 마무리 되는가 싶었는데.... 때마침, 옆자리 점원과 고객의 대화가 들렸다: '아버님이 쓰시기에는~~이 폰이~~' 


어찌된게 여긴 죄다 가족이야~ 


듣고 가실께요.   시스터 슬레지가 부릅니다.  "We are Family."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6. 09:00 일상 이야기

요새 계속 짐정리 중이다.  

난 아무래도 '미니멀 라이프'와는 연이 멀다.  작은 도서관 만큼 책이 많은데, 이것도 엄청 버리고 난 건데...  '언젠간 필요할 자료' 'sentimental value' 이런 저런 이유로 버리질 못하다 보니, 자고 나면 책장 안에서 책이 자라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길 정도로 책이 넘쳐난다. 

작정하고 이번 기회에 대거 집을 정리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도 집안 곳곳을 채운 이삿짐 상자들을 보면서 다시 다짐한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그리고  일본에서 잠시 체재하면서 깨달은 것은 사람이 사는데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것이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고, 불필요한 것들이 가득 찬 공간은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확실히 이러한 생각은 최근 유행했던 '미니멀 라이프' 사상과 상통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아이러니 하게도, 한 명이 사나 열 명이 사나 그래도 필요한 건 필요한 거라 마련해야 할 살림은 결국은 마련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난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로는 못사나보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들로 인해 '물욕'이나 물건에 대한 애착은 많이 사라진 것 같긴하다

하지만, 또 넘쳐 나는 책을 보면....  또 잡동사니 하나 정리하면서 별의별 추억을 다 떠올리곤 다시 주워 담는걸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째 오락가락 한다.   

어쨌든 올해 안엔 이룰거다.  어중간한 미니멀 라이프!  


엊그제 블로그를 열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낯익은 글이 눈에 띈다.  이게 언제 여기 실렸지?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  ^^   내 글이니 옮겨와도 상관없겠지?  오늘 생각과 일맥상통하여 링크!  (하지만, 이 글 읽고 전시장으로 달려가지는 마세요~ 재작년 글이에요~)  

http://thehyundaiculture.com/221325482176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즘 #정리정돈 #덴마크디자인전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5. 08:07 일상 이야기

신이 내게 다른 것을 다 주시면서 빠뜨리고 안주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방향감각.  


그렇다.  그래서 난 길치이다.  


그렇기에 난 같은 장소를 최소한 대여섯 번을 왕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특정 장소까지의 경로를 겨우 기억한다.  여하한 이유가 없으면, 난 그렇게 어렵사리 기억한 경로를 고수한다.  하지만, 나의 또 다른 특징이 있으니 그건 네비게이터의 말은 엄청 고분고분 듣는다는 것이다.


길치인 나도 이제는 완전히 익숙한 신촌에서 집까지의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거기서도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평소엔 신촌 로터리 쪽에서 홍대 앞을 지나치거나, 동교동 사거리 쪽으로 나가서 홍대 전철역을 지나 결국은 SK 합정 주유소 앞쪽 진입로에서 강변북로를 타서 귀가하곤 하는데....


어제는 네비게이터가 홍대 쪽으로 가라길래 순순히 산울림 소극장이 있는 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막길로 올랐다.  그런데 그때부터 방향이 점점 이상해진다.  그래서 내 딴에는 없는 방향 감각을  최대한 발휘~ 일단 강변북로 표지판을 따라 한참 운전을 했는데, 결국 내가 발견한 건 일산쪽으로 향하는 강변북로!  평소에 가는 길에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왼쪽은  한남대교 쪽 오른쪽은 일산 쪽 이렇게 나뉘는데, 거긴 안그런가보았다. 


그래서 일대를 약간 돌다보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신촌 일대....너 오늘 되게 낯설다~) 네비게이터가 이번엔 시청 쪽으로 가랜다~  그쪽으론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방향적으로는 평소 집으로 가는 쪽의 정반대인데.... 그렇지만, 내 차의 네비게이터 양 뿐 아니라, 티맵의 네비게이터 군까지 이구동성으로 마포, 시청/광화문 쪽으로 가라고 아우성~  

결국, 아현동, 충정로, 서소문 고가차도, 세종대로, 소공로, 회현사거리, 퇴계 지하차도 옆, 퇴계로 2가, 삼일대로, 남산 1호터널 한남대교 방면, 한남대로, 독서당로, 서빙고로, 보광로, 뚝섬로, 용비교 (티맵보고 옮겨 적어봄)를 경유하여 귀가.  덕분에 터널 통과할 때 통행료를 내긴 했지만, 첨으로 가보는 길이라 신선했다.  내가 늘 다니던 길이 막혀서 교통 정보를 통합해서 네비게이터가 새로운 길을 알려줬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덕분에 생각보다 크게 막히지 않는 쾌적한 귀가 길이었다.   심지어 한남동 쪽 주유소 앞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도 만났다.  Pop Art Everywhere~




정말 간 만에 이대 앞도 지나가 보고, 학교 다닐 때 버스로 오가던 아현동, 충정로 이런데도 이제는 차로 지나가 보고, 유학 전 한국에 있을 때 자주 가던 호암아트 홀, 조선호텔 앞도 지나오다 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아마 소요시간이 평소보다 짧았다고 느꼈던건 추억따라 상념에 젖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상하다... 분명히 평소 집으로 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이었는데... 

(잠시 갸우뚱) 
아하!~ 역시 지구는 둥근 게 틀림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