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진주에 대해서 한번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 글을 읽어보려면 여기를 클릭!)
진주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귀중한 보석으로 여겨졌다. 중국에서는 무려 기원전 2300년부터 왕실에서 선물로 주고 받았다고 알려져 있고, 고대 로마에서도 진주를 몸에 지니는 자체가 궁극의 지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한다. 얼마나 귀중했으면, 기원전 1세기 줄리어스 시저는 지배계층만 진주를 착용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고! (좋은건 지들만 하려구!) 고대 로마인들의 진주 사랑은 그만큼 각별했던듯 하다. 진주는 부와 지위의 상징이었고, 미의 여신인 비너스 상에 최상의 진주를 장식하기도 했다고. 진주의 가치를 각별히 여기다보니, 그 가치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진주를 걸치는 것 자체를 금하기로 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경우, 진주가 사랑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했기에 결혼식에서 많이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스인들에게 진주는 아프로디테, 즉 비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신화에 따르면, 비너스는 바다의 포말이 일어난 곳에서 태어났고, 진주 역시 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는 점에서 였을 것이다. 미와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 이상 아름다운 진주와 어울리는 신이 또 어디 있겠는가? 보티첼리의 작품에서 커다란 조개 껍질을 타고 해안에 도달한 모습으로 그려진 것도 이와 관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새삼 생각하게 된다.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진주 장식품으로는 루브르에 전시중인 '수사 목걸이'가 있다. 현재 이란에 해당하는 수사 지역에서 발굴된 진주 목걸이로 금과 함께 엮은 작품이다.
서양미술사에서 진주 장식을 한 인물상은 많고도 많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페르메이르(이전에는 '베르메르'라 표기했었던)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일 것이다. 물론, 그녀가 하고 있는 귀걸이가 실은 '모조 진주'라고 밝혀지긴 했지만 말이다. (자세한 정보를 위해서는 여기를 클릭!)
모조 진주이긴 하지만, 커다란 귀걸이와 그녀의 입술, 그리고 아련한 눈빛의 커다란 눈동자까지 삼위일체로 은은하고도 우아한 광택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오늘 길게 진주이야기와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아래 작품 때문!
루시 멕켄지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진주'와 소녀의 눈동자를 클로즈업해서 아름다움이 배가 된 작품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내 맘대로 작품보기'라는 코너는 특징 상, 내가 잘 모르는 작가의 처음보는 작품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다. 이 작품도 우연히 발견한 작품으로, 작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고, 작품을 직접 본 적도 없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바로는 작품의 크기가 무척이나 작다는 것이 특이한데, 실제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페르메이르의 작품에서도 항상 그녀의 눈동자에 맘을 빼앗겨 나도 모르게 한참씩 바라보곤 했었는데, 루시 멕켄지의 작품에서는 진주 목걸이의 아름다운 광택과 소녀의 눈동자를 번갈아가며 계속해서 바라보게 된다. 제목은 <Vermeer Eyes with Pearls>인데 굳이 해석하자면, '진주 장식을 한 페르메이어의 눈' 정도가 될까? 인상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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