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2019/11 글 목록
2019. 11. 28. 21:24 미술 이야기

처음 아래의 이미지를 봤을 때, 나는 '아폴로와 다프네' 신화의 현대적 해석인줄 알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널리 알려진 이야기 중에 하나인 '아폴로와 다프네' 이야기.

아름다운 다프네가 끈질기게 쫓아오는 아폴로를 피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최고 계급의 아폴로보다는 한참 그보다 등급 낮은 강의 신이었던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해야 금쪽같은 딸의 육신을 월계수 나무로 바꾸는 일.  확대 세부 버전의 다프네의 손은 그녀의 따뜻한 피가 흐르던 몸이 월계수 나무로 변화하는 과정을 포착한 것이다.  난 예전에 영화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의 손만 확대해서 비추는 장면을 보고, 인간의 손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깨달은 적이 있었다.  이번에 본 아래의 '손'의 그림도 많은 감정을 전달해준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운명과 싸우다가 최후의 수단을 택하는 소녀의 애잔한 손짓.   자신의 육신과 작별하면서 느낄 수 있는 절망과 체념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따뜻한 피가 흐르던 다프네의 손이 월계수로 변화하는 순간.  손만 보였을 뿐인데, 그녀의 절망 체념 애잔함이 전해지는 듯하다.   René-Antoine Houasse,  Apollo et Daphne (1677) 세부 oil on canvas ; 158 x 121 cm, Palace of Versailles

앞서 언급했듯이, 난 이 세부만 확대한 부분에 묘사된 손만을 봤을 때에는 이 작품이 고대 신화 에피소드에 대해 요새 작가가 시도한 현대적 해석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좀더 찾아보니, 이 손의 부분은 커다란 작품의 일부를 잘라 확대한 것이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원작이 현대 작품이 아니었다것도. 무려 이 손이 포함된 전체 작품은 두둥~

베르사이유 궁에 어울리는 광택나는 화려한 버전의 아폴로와 다프네~  René-Antoine Houasse,  Apollo et Daphne (1677)  oil on canvas ; 158 x 121 cm,  Palace of Versailles

현재 소장처는 베르사이유 궁이던데, 왠지 베르사이유 궁에 소장될 법만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바로크 내지 로코코스럽다.  그곳에 사시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선호할 만한 분위기랄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취향에는 다소 과해서 오히려 촌스럽다고도 느껴질 수 있는...    

난 이렇게 세부를 관찰하는 것과 전체를 감상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토록 다른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미술관에 접근 금지 줄에 다리가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커다란 경보음이 울리지 않을 정도로  몸을 가능한한 바짝 작품에 가까이하고 목을 쭉빼고 그림을 살펴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번 경우는 아무래도 내가 원작을 알지 못했고, 부분을 잘라내서 확대한 부분을 먼저 봐서 그런 것 같지만, 여하튼 상당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앞으로는 종종 이런 식으로 작품을 살펴보기도 해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아폴로와 다프네'의 이야기를 묘사한 예술 작품 중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리라.  베르니니의 대리석 조각 작품. 살펴보면 살펴볼 수록 이것이 딱딱하고 차가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몸의 표현과 섬세한 감정의 표현, 세부의 묘사가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  Gian Lorenzo Bernini, Apollo and Daphne (1625) Marble, 93” at Galleria Borghese

아마 '아폴로와 다프네'의 이야기를 묘사한 예술 작품 중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베르니니의 '아폴로와 다프네'일 것이다.  천하의 금수저 엄친아 아폴로의 모습과 그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웠다는 다프네의 모습도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더욱이 재료가 대리석임에도 불구하고 아폴로의 손이 닿은 다프네의 살결의 부드러움, 다프네의 표정에 나타난 놀라움과 필사적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 그리고 그들을 감싸는 월계수 잎들과 아폴로의 손이 닿은 곳부터 월계수 나무의 둥치로 변해가는 모습이 애니메이션처럼 생생하고 섬세하다.  이 작품을 보면 회화 작품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동을 조각 작품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벌였다는 조각과 회화의 우위 논쟁 때, 이 작품이 만들어졌었더라면 미켈란젤로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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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7. 12:05 미술 이야기

이전 글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특강은 보통 정규 강좌가 개강하기 직전에 매번 특별한 주제를 선택해서 진행해왔어요.  매번 특강도 규칙적으로 진행하게 되다보니, 정규 강좌처럼 특강도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있게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번 특강 때에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잡아서 그 중에서도 바람둥이 제우스의 화려한 사생활과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시리즈의 두번째 시간! 또 그리스 신화 속 다른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살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내용이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어떻게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는지 알아보려고요. 신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에 친숙하면 할 수록 서양미술 감상도 더욱더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신화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각 인물이 누구인지를 표시하는 '지물 (attributes)'와 각 에피소드를 표시하는 '도상'이라는 것이 자리잡게 되거든요.  그것을 잘 모르면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사물, 등장인물들의 동작 등이 다 '암호'처럼 고유한 시각언어로 자리 잡고 있답니다. 이번 기회에 풍요로운 신화의 세계를 함께 살펴보도록 해봐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의 겨울 학기 직전에 개최하는 특강 안내를 드립니다.   

강사명: 민윤정

강의제목: 신화 속 사랑과 미술2-사랑 이야기

일시: 2019년 12월3일. 화요일 15:00~16:20  

장소: 현대백화점 신촌점 문화센터 11층 5번 강의실 

수강료: 10,000원 

그 밖의 문의는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326-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이곳을 클릭!하시면 등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현대백화점 회원가입을 먼저 하신 후에 수업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이하는 수강 신청 화면에 있는 안내글 복.붙 해봅니다~  

고전을 알면 현대도 더 잘 보입니다. 각 시대의 사회상과 함께 그 시대의 미술을 소개하면서, 전통에의 차용과 패러디가 대세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예를 들어드립니다.  고전미술을 감상하는 분들에게도, 현대미술을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도 모두 유익한 수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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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5. 17:30 일상 이야기

 

 

어두운 내용의 글이라 즐거운 사진 하나 첨부. 내 차를 고치는 분들이 이런 포즈로 일을 하셨다 상상하며 유머감각을 회복했다. 

 

 위 사진의 유러스러운 패러디를 이해못하실 분은 없겠지만 그래도 원전을 첨부~

며칠 전 지상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아주 오래 전, 운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유턴을 하다가 또 다른 초보운전자가 몰던 옆차와 나란히 돌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후에 처음이다. 그때가 처음 사고이긴 했지만 그때엔 둘다 그냥 없던 일로 하자고 처리했었기에, 엄밀히 말하면 보험사 관여한 최초의 사고다.  난생 처음 낸 사고이긴 했지만, 그렇게 놀라지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엔 접촉사고 났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자각이 없을 정도로 '살살' 부딪쳤기 때문이다. 상대방 운전자는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를 동반한 여성이었는데, 내리자마자, 그렇게 '돌진을 해오면 어쩌냐!'고 화를 냈지만, 나는 '돌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대꾸를 미처 못했다. 사실 '부딪쳤다'기보다는 서로 '살짝 긁혔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오죽하면, 내 블랙박스는 확인을 해보니, 시동 건지 어느정도 지나야 작동을 시작하는 블랙박스인지라, 사고 당시 시간의 첫 화면이 내가 사고가 난 후 내려서 차가 긁힌곳을 살펴보는 장면일 정도였다. 시동 건지 불과 몇 초후의 사고인데, 내 차가 어딜 향해 '돌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난 애초에 사고의 원인이기도 했지만, 내 차의 오른쪽에 정차되어 있던 소형 트럭이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상대방 차가 내 쪽으로 오는 것을 못봤고, 내가 주차한 선이 요금을 내는 부스가 있는 라인이라 그 부스를 향해 나아가던 상대방 차는 내 차를 보지 못해 서로 범퍼가 긁힌 것이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나기 마련이고, 그럴 때를 대비해 보험을 들었기에 일단 보험사 직원에게 출동을 요청했고, 서로 자신의 보험사 직원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다. 아마 내 차가 정지된 상태였다가 출발한 상황이고 상대방 차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던 상태였으니까 내 책임이 더 클 것이라는 보험사 직원 설명을 듣고 '그렇구나~'하고 귀가를 했고, 내 차는 담 날로 보험사서 말해준 공업사에 차를 맡겨 고쳤다.   

내 차가 긁힌 모습. 프라이버시상 상대차 사진은 안올리겠지만, 검은 차에 내 차의 흰페인트가 나보다 조금 더 묻은 정도였다. 

문제는 보험사 사고 조정을 한다는 직원이 전화가 왔을 때였다. 상대방 운전자, 즉 애랑 동승해서 운전을 했던 그 여자 운전자가 사고 때문에 병원을 가겠다고 했다면서, 병원은 그냥 가지 않도록 하고, 렌트 하지 않는 조건을 붙여서 그 대신 차 수리비는 내가 전부 부담하는건 어떠냐고 교섭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계속 '200만원 이하니까', '200만원 이하니까'... 그러는데, 나중에 보니 그 금액이 이후 보험 가입할 때 할증이 붙는 최저 금액이라 했다. 

물론 나는 한국에 온지 몇 년되지 않기도 했고, 미국에서도 사고는 없었으므로 이런 접촉사고 자체에 대한 경험치가 워낙 적기도 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시속 10Km될까 말까한 접촉사고로 병원을 가야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처음엔 이건 사기 아니냐고, 보험사 직원에게 말하며 펄쩍 뛰었는데, 이후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워~워~ Calm down~ calm down~ 이러는 분위기.  '그런 사람 많다'는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무슨 양아치도 아니고, 아직 어린 아이를 데리고 백화점 쇼핑을 온 학부형 엄마가 그런 발상을 하는 것에 나는 놀라왔지만 말이다.  듣자하니 그래봤자 큰 이익이 나는 것도 아니다. 또 만약 법(?) 혹은 상식 (?) 대로 책임을 나눠서 처리한다고 해도, 보험 가입할 때 할증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사고로 뭔가 큰 불이익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혹자는 어쩌면 그 쪽 보험사에서 유도를 했을 수도 있다고, 혹자는 저번에 나 같은 입장이었었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나라면 물론 아주 적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의 금액으로 내 양심과 품위를 맞바꾸며 일처리를 하고 싶었을까?' 곰곰 생각해보았다.   

한번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 비슷한 경험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경험담들이 쏟아졌다. 혹자는 그걸로 병원 실제로 다닌다고 난리를 치는 상대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 가끔 가벼운 접촉 사고에 뒷 목덜미 잡고 차내리는 조폭 양반들이 있더니만, 그게 코메디 영화가 아닌 현실이었고, 더욱이 현실 속에서는 그 상대가 깍두기 형님들이 아닌, 나같은 보통 사람이었다.  나도 뭐 평소엔 불의를 보고도 잘 참는 사람이고, 다들 그렇게들 한다고 하니, 그리고 무엇보다 골치아픈거 싫으니, 그 200만원 한도 내에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해버렸지만, 며칠내내 뒷맛이 씁쓸하다. 정말 형편이 딱한 사람이었다면 몰라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일처리를 꼭 그렇게 했어야했나?  남들이 그러면 나도 그래도 된다는 발상이 우리 사회에 수많은 문제를 만들어오지 않았던가.  

내차 빼고 다 모지리~ 라고 생각하고 다녀야겠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11. 21. 00:06 일상 이야기

우리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요만큼만' 이라고 바랄 정도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한가위 명절 추석이 있다면, 미국에는 추수감사절이 있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미국은 매년 11월 4번째 목요일로 정하고 있기에, 매년 날짜는 달라진다. 우리 추석도 음력으로 쇠다보니 날짜가 바뀌니까 이점도 비슷하다면 비슷하달까?  

미국에 있을 때, 추석마다 가족과 친구들이 행여 타지에서 쓸쓸히 지낼까 연락을 해주곤 했는데, 그땐 오히려 미국에선 아무도 추석을 쇠지 않으므로 별반 느낌이 없었다. 물론 연락을 주는 가족과 친구와 수다 한마당은 벌이고는 했고, 엄청 반갑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정작 미국 사람 모두가 쇠는 추수감사절엔 한국에서 연락 하나 없었고, 그럴때면 내가 타향에서 혼자 살고 있구나 실감하곤 했다.  물론 돌이켜보면, 추수감사절은 매번 학기 끝무렵이라 딱히 휴일이라고 여유를 만끽하기보다는 연휴찬스로 밀린 자료 조사며 페이퍼 쓰느라 정신없어서 외로워서 괴롭거나 할 틈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추수감사절 당일은 매번 추수감사절  만찬에 초대를 받곤 했는데, 이를 거절하기엔 예의가 아닌거 같아 초대에 응하고는 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땐 '아~ 이 바쁜 와중에~'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막상 아무에게도 초대받지 않고 나혼자서 숙제나 하고 앉아서 며칠내내 보냈다면 잠들다 베겟잎을 적시거나 벽을 박박 긁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미국 생활을 했던 곳은 텍사스 오스틴이었다. 그 곳은 그 지역의 말투자체가 강하고 특색이 있어 미국인데도 영어를 쓰지 않는거 같은 느낌조차 들 정도였고 지역색이 강한 곳이었다. 일단 주 자체가 엄청 크고 (전속력으로 달려도 주를 가로지르는데 10시간 이상은 걸린다), 그래서인지 모든게 규모가 컸다. 'Everything is Big in Texas.'가 공공연한 모토였을 정도.  내 선입견인지 몰라도 사람들도 토박이들은 평균적으로 좀 더 덩치가 큰 듯했고, 식당같은데서의 음식량도 어마어마했다.  그곳에서만 발상 가능한 추수감사절 요리 중 하나가 바로 "Turducken" 터~ㄹ더큰 이라고 읽는 이 요리란 과연 무엇일까?

어마무시한 크기의 터~ㄹ더큰 

그것은 바로 칠면조 (turkey) 안에 오리 (duck) 안에 닭 (chicken)을 한마리 씩 통째로 넣어 구운 요리.  이름하야 tur-duc-ken이다.  

처음에 슈퍼에서 아예 이렇게 조치를 마친 생 고기를 파는데 표지판에 turducken이라 적혀서 의아해하다 실체를 알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서 친구들끼리 텍사스에서 생각해낼 만한 요리라고 웃었는데, 과연 이것을 처음 만들어 먹기로 한 곳이 텍사스인지는 확실하지는 않다.  혹자는 이게 cajun (루이지애나 지방에 정착한 프랑스인들) 요리라고도 하고, 혹은 야외에서 요리를 할 일이 많던 사냥꾼들이 개발한 음식이라고도 하는데, 정설은 없는 것 같다.  칠면조 중자 하나만 해도 대가족들이 몇끼를 먹기에 충분한 양인데, 꼭 '그렇게까지 해 먹어야 속이 시원했냐~!!'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지만 뭐,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고 식욕도 식성도 다르니까.... 

 어쨌든 오늘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세상에 이런일이~'차원에서 글하나 올려본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명절하면 떠올리는 각종 전과 잡채, 갈비찜 등으로 풍성한 식탁이 맘을 풍요롭게 해주듯이, 커다란 칠면조 구이와 크렌베리 소스, 에그녹 등으로 가득찬 테이블과 부억을 가득 채운 음식의 향으로 고향을 떠올리는 미국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  혹 이 글을 읽는 한국에 있는 미국 친구들이 향수를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11. 15. 09:18 미술 이야기

이번에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압구정 본점 특강 공지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특강은 보통 정규 강좌가 개강하기 직전에 매번 특별한 주제를 선택해서 진행해왔어요.  매번 특강도 규칙적으로 진행하게 되다보니, 정규 강좌처럼 특강도 하나의 주제로 일관성있게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저번 특강 때에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잡아서 그 중에서도 바람둥이 제우스의 화려한 사생활과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시리즈의 두번째 시간! 또 그리스 신화 속 다른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살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화의 내용이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어떻게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는지 알아보려고요. 신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에 친숙하면 할 수록 서양미술 감상도 더욱더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신화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각 인물이 누구인지를 표시하는 '지물 (attributes)'와 각 에피소드를 표시하는 '도상'이라는 것이 자리잡게 되거든요.  그것을 잘 모르면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사물, 등장인물들의 동작 등이 다 '암호'처럼 고유한 시각언어로 자리 잡고 있답니다. 이번 기회에 풍요로운 신화의 세계를 함께 살펴보도록 해봐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압구정 본점 특강

주제: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2

일시: 2019.11.28(목) 14:40-16:00

장소: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컬처센터 1층 H 강의실 (압구정본점의 문화센터는 별관에 위치합니다. 정확한 주소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9길 21이고, 압구정 교회 옆에 있어요)

혹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49-4551)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하세요~ [현대백화점 회원  가입을 하시고 나서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11. 8. 21:08 미술 이야기

2019년 남아 있는 달력이 달랑 한장이네요!  세월 참 빠르죠?  오늘은 입동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가을이 꽤나 길어서 갑자기 추워졌다 생각하니 벌써 11월 초순이 다 지나고 있네요.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겨울학기가 시작되어 가는 즈음에 개강되는 특강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무역센터 점의 특강 공지를 드리고자 합니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무역센터점 특강

주제: 신화 속의 사랑과 미술 2

일시: 2019.11.21(목) 19:10-20:20

장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문화센터 11층 3번 강의실 

혹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문화센터 내 안내데스크에서 직접 문의하시거나 전화문의 (02-539-4560) 해주시구요. 

온라인 등록은 여기를 클릭! 하세요~ [현대백화점 회원  가입을 하시고 나서 수강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제가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특강은 이전까지는 매번 특별한 주제를 선택해서 진행했었는데요. 매번 특강도 규칙적으로 진행하게 되다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회화 작품에서 많이 다뤄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을 차례로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  그래서 저번 특강 때에는 바람둥이 제우스의 화려한 사생활과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또 그리스 신화 속 다른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아울러 이 신화의 내용이 화가들의 상상력을 통해 어떻게 아름다운 회화 작품으로 재탄생되어 왔는지 알아보도록 합니다.    신화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에 친숙하면 할 수록 서양미술 감상도 더욱더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함께 살펴보도록 해봐요~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11. 2. 19:44 미술 이야기

언젠가 같은 제목 "내맘대로 작품보기-회화는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올린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설명한 것이 아래 그림!

오늘 볼 그림은 헨리 알렉산더의 <겨울 창을 통해 본 눈이 있는 풍경>(1870)이다.  페북을 통해 발견한 그림인데, 너무도 포근한 느낌.  정말 특별할 것 그닥 없는 창가, 그리고 그 창을 통해 바라본 평범한 이웃의 풍경의 장면이다.  특별할 것 없지만 세상 편하고 포근하고 안락했던 순간들이 뇌리를 마구 스치게 하는 그림.  

'회화는 세상으로 열린 창'이라는 메타포는 서구에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창을 그린 화가는 무척이나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앙리 마티스가 있을 것이고, 에드워드 호퍼도 창 그림을 많이 그린 화가 중 하나이다.  인상파 화가들은 전반적으로 창, 혹은 창을 통해 바라본 바깥 풍경을 많이 그렸다.  이 그림은 그렇게 많고 많은 창 그림 중 하나인데, 오늘 유독 내맘에 들어온 이유는 아마도 날씨가 갑자기 차가워져서인가보다.  창 밖 풍경은 눈이 소복소복 쌓여 추워보이지만, 푸르름을 유지한 화분이 놓여진 실내는 모르긴 몰라도 벽난로가 피워진 따뜻한 곳 같아 보여서...  그림에는 보이지 않지만 벽난로 앞의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놓여져 있을 것 같아서...  약간 거리는 있지만, 겨울 이불 속에 몸을 감싸고 그 속에서 발가락 꼼지락 거리며 귤 까먹고 노닥거리던 평화롭고 한가로운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데, 인터넷으로 작가를 검색하니 이 작가의 생몰년이 맞나 싶게, 1860~1894로 나온다. 이상하다. 이 작품 제작년도는 1870년인데. 그럼 이 화가는 불과 35년 인생을 살면서 10살에 이렇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관통한 듯한 작품을 남겼단 말인가?  일단 여기 글 남겨놓고 담에 차차 더 찾아보기로 한다. 

 

Henry Alexander Bowler (1824-1903)?, Snow Scene through a Winter Window (1870)

P.S.  짧은 시간이지만, 이 글을 포스팅하고 작가의 생몰년과 작품 완성년도와의 미스테리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큰 성과는 없었다.  이게 페북의 폐단이다.  전부 한 사람이 포스팅한걸 공유하거나 포스팅 할 뿐 딱히 해당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단 사람이 없다. 구글 검색을 해보고, 그 작가 이름으로 '일본 다도'라는 작품에 기모노 입은 소녀들이 찻상 앞에 모여 있는 그림이 하나 있길래 일본어로까지 야후 재팬으로 검색해봤는데도 해당작가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이름의 작가가 있었는데, 그 작가의 생몰년은 (1824-1903).  만약 헨리 알렉산더라는 것이 작가명이 맞다면, 페북에 나온 Henry Alexander가 아닌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작가 쪽이 위 작품의 작가로는 더 신빙성이 높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10세 소년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위의 그림은 기법적인 측면에서나 작품 속에 녹아든 삶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나 무리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Henry Alexander Bowler라는 작가도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은듯, 유일하게 작가의 작품이 실린 미술관 사이트는 Tate인데, 작품도 달랑 하나다. 제목하야, The Doubt: ‘Can these Dry Bones Live?’ (의문: 이 마른 뼈들은 (되)살아날 것인가?)라는 부활에 관한 의문을 언급하는 성서적 내용이다. 정확한 제작년도는 알 수없고, 1855년 전시한 적이 있다는 기록만 있는 모양. 테이트 소장의 성서적 주제가 담긴 알레고리 회화는 정물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화풍면에서는 크게 거리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일견 정물화로 보이는 위의 작품도 충분히 알레고리적 의미를 끌어낼 수도 있어보이고...     

 

테이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작품은 1855년 전시된 기록이 있다고만...  Henry Alexander Bowler, The Doubt: ‘Can these Dry Bones Live?’  출처: https://www.tate.org.uk/art/artists/henry-alexander-bowler-46

'내맘대로 작품보기'를 쓰기로 할 때에는 그냥 작품을 보고 직관적 감상만 쓰는 연습하려는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또 죽자고 한번 덤벼 보았다.  앞으로도 혹 더 작가나 작품에 대해 더 알게 된다면 덧붙여 나가려고 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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