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Roy Lichtenstein' 태그의 글 목록
2019. 2. 3. 00:30 미술 이야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다음으로 유명한 작품은 아마도 노르웨이의 국민 화가라고 할 만한 에드바르드 뭉크의 <절규>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전에 잠시 언급한 적이 있다.)

Edvard_Munch, The Scream (1893) oil, tempera and pastel on cardboard, 91 x 73 cm, National Gallery of Norway

心臓の「叫び」(支援キャンペーン)원본 페이지

 

뭉크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일본의 공익광고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내가 본 것만 몇 가지 된다. 지금와서 찾아보니 검색이 되는 것은 방향제 광고 하나이지만 말이다.  광고를 보다보면 우리의 절규 청년의 지시대로 방향제를 얼른 플러그에 꽂아야 할 것 같지 않은가?  꽂아주니 저렇게 행복해하니 더더욱!  

90년대 글레이드 플러그 인 (콘센트식 방향제)의 광고에 사용된 뭉크의 <절규> 이미지

 

엊그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패러디하여 (예술적 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크게 성공한 일레인 스터트번트에 대해서 언급한 김에 패러디에 대한 예를 하나 들어보았다.  아래가 엊그제 올린 두 작가의 작품들.    

Roy Lichtenstein, Crying Girl (1963), lithograph on lightweight, off-white wove paper, 40.6 cm × 61.0 cm 

Elaine Sturtevant (1926-2014), Lichtenstein, Frighten Girl (1966), oil and graphite on canvas ; 115.6 x 161.9 cm. 

  '무의미한 복제', '차용'이 하나의 특징이 된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컴퓨터 그래픽, 포토샵의 기술은 나날이 발달하다보니, 정말 누구나 다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결은 다르지만, 알고 있는 예술 작품을 광고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히 이용하면 확실히 효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패러디의 효과란 이런 것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2. 1. 00:30 미술 이야기

어제 Anish Kapoor에 대해서 글을 올리고 (어제 올린 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 좀 더 검색해보았다. 인스타그램의 폐해라고나 할까?  이미지 하나 달랑 올라와 있어서 그걸 보고 오만가지 상상력의 나래를 폈으나, 그 다음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공공 조각을 목적으로, 그것도 알루미늄으로 만든 설치 작품이 알루미늄 호일도 아니고 그렇게 쪼그라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이후 짬짬히 다른 뉴스 사이트를 뒤져봤지만, 그랬다는 뉴스는 한 군데도 없었다. 

낚인거 같다! 거의 확실하게...

덕분에 난 '내 맘대로 작품 보기' 시리즈에 포스팅 하나 더 올리고, 블로그 읽고 아니쉬 카푸어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고 그의 작품에 공감하며 좋아했을 독자들도 있을 것이니 그닥 손해보는 일은 아니다, 위안하며.... 어제 포스팅은 그냥 두고 다시 하나 글 올리기로 한다. 

하지만, 가짜 뉴스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경각심을 가져야겠다 생각해본다. 이게 일개 조각상의 뉴스가 아니라 좀더 중대한, 이를테면 우주인들의 지구침공이라던지 아틀란티스의 반격이라던지 이런 뉴스였는데, 내가 홀라당 믿어서 글을 퍼날랐다면 얼마나 큰 후폭풍이 있었겠는가!  (반성.반성.)

눈오는 날의 <구름 문>

 

바람으로 유명한 시카고의 한겨울, 진짜 '구름 문'의 모습.  어제 글을 읽은 분들께 혼란을 야기했다면 진정 쏴리~ 

 

사과의 의미라면 뭣하지만, 이왕 내친 김에 <구름 문>의 다른 모습도 몇 개 보너스로 올려보자면. 

이 정도 규모의 설치 작품은 사실상 제작에 있어서는 건축에 가깝다. 설계도와 함께. 

<구름 문>이 모형 단계를 지나서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제작을 했다고 알려져있다. 

위에서 바라본 <구름 문>  위에서 이렇게 바라본 적은 없지만, 하늘의 풍경도 한아름 다 담고 있는 모습은 내가 아래서 느꼈던 감상을 또 한번 확신에 가깝게 해준다.  

 

배꼽이라고도 불리는 가운데 옴폭 파인 부분에서 올려다 본 <구름 문>

 

다시한번 느끼지만, 분위기에 따라서는 세기말 적이기도 하고, 외계에서 내려온 비행선 같기도 하고, 생명체 같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으로 등장한 2011년 영화 <소스 코드 (Source Code)>에 SF스럽게 등장하기도 했다.  

Kapoor’s Chicago work figured in the 2011 movie “Source Code” starring Jake Gyllenhaal.

 

덧붙이자면, 아니쉬 카푸어의 <구름 문>과 너무도 흡사한 중국 짝퉁이 있어서 작가가 격노해서 소송 중이라고도 들었다... (이것도 자세히 나온 기사가 없어서 확실한 전말은 알수 없고, 어제 낚이고 난 직후라 기사의 진위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중국의 커라마이시에 있다고 하는데...  위그르어로 '검은 석유'라는 뜻의 도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이 있는 도시라고 한다.  이 중국 작품의 작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해진 바에 따르면, 그 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름 방울들의 거품'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자세히보면, 카푸어의 작품과 유사한 큰 덩어리 주변으로 자잘한 알루미늄 반구체들이 늘어서 있는데, 작가의 말을 믿자면 (혹은 그렇게 말했다고 하는 기사를 믿자면), 기름 방울들 중에 큰 놈을 묘사한게 어쩌다 보니,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과 유사한 것이 된다.  

 

중국의 커라마이시에 설치된 '기름 방울들'이라는 제목의 설치 작품. 이 작품의 존재를 알고 아니쉬 카푸어가 격분해서 항의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설에는 소송 중이라고도 하는데 자세한 것은 알수 없지만 그가 화가 난건 이해가 된다. 

누가 봐도 비슷하다고 할 것 같은데, 아류 작가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을 대놓고 카피하다니! 대범하다고 해야할지.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앤디 워홀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일레인 스터트번트 (Elaine Sturtevant)의 경우, 전체적인 작품세계가 그러하지 않은가?  그리고 예술계에서 실제 리히텐슈타인 작품보다 그의 작품을 모사한 스터트번트의 작품이 열 배가까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었던 것이 현실이니까. 

Roy Lichtenstein, Crying Girl (1963), lithograph on lightweight, off-white wove paper, 40.6 cm × 61.0 cm

Elaine Sturtevant (1926-2014), Lichtenstein, Frighten Girl (1966), oil and graphite on canvas ; 115.6 x 161.9 cm. 

리히텐슈타인의 <우는 소녀>는 2007년 경매에서 $78,400에 낙찰되었다. 반면, 스터트번트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모사한 <Lichtenstein, Frighten Girl>(1966)의 경우, 2011년 경매에서 무려 $710,500에 판매되었다. 이어, 그녀가 사망한 2014년 이 작품의 가격은 예상 최고액 $800,000을 가볍게 뛰어 넘고 $3,413,000에 팔렸다. 물론 중국의 복제품과 스터트번트의 경우 차이는 있다. 중국의 복제품의 경우, 인터뷰 (혹은 인터뷰라고 알려진 글)에서조차 아니쉬 카푸어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는 반면, 스터트번트의 경우 제목에서조차 대놓고 리히텐슈타인의 이름을 넣고 있다. 이러한 이유없는 모방, 복제를 '차용 (appropriation)'이라고 하는데,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혹 아는가, 향후 수십년 지나면 중국의 짝퉁 (?) 설치작품이 다시금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회자되면서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 어떨지...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0. 21. 00:30 미술 이야기

얼마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의 순위를 인플레를 고려한 가격을 적용해서 20위까지 매겨보았다.  

http://sleeping-gypsy.tistory.com/51 

거기서 착안해서 이 놀라운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가들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설명해나가고 있다. 오늘은 앤디 워홀과 나란히 팝아트의 거장으로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1923-1997)의 작품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우선 오늘 다룰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아래와 같다. 

13) Roy Lichtenstein, "Masterpiece" (1962) $165-millions (2017 private sale) [약 1,869억]   말풍선 내용: '어머나, 브래드~ 자기, 이 그림이야말로 '걸작'이에요!  세상에나~ 이제 곧 뉴욕의 모든 이들이 당신 작품을 구하려고 난리가 날 거에요.' 

이 작품은 원래 소장자 아그네스 건트의 맨하탄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아파트에 수년간 걸려있던 작품이었다.  사법 개혁을 위한 Art for Justice fund의 자금 모금의 일환으로 내놓았고, 이를 예술계의 큰손 스티븐 코헨 (Steven A. Cohen)이 2017년에 $165-millions에 구매하였는데, 이는 약 1,869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아마 '로이 리히텐슈테인'이라는 작가의 이름까지는 좀 길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특징적인 연재 만화의 한 장면을 확대하여 그린 작품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친숙하다고 느낄 것이다.  위의 작품은 그가 생애 최초의 개인전을 열 당시 출품했던 작품으로 작가의 장난기가 가미된 것 제목이다.  물론 농담의 이면에는 젊은 화가의 자부심도 약간은 담겨 있었으리라.    

리히텐슈타인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만화의 장면에서 차용한 이미지에 말풍선과 벤데이 닷츠 (Ben-Day dots)*를 활용해서 그린 작품으로 유명한데, 앤디 워홀과 함께 60년대 예술계를 풍미했던 팝아트의 거장 중 한 명이다.  그는 대중 매체에서 가져온 주제를 캔버스에 유화라는 전통적 방식으로 그렸다는 데 특징이 있는데, 신문같은 인쇄 매체에서나 볼 수 있는 벤데이 기법을 활용한 그의 그림에서 개인의 감정은 드러나지 않는다.  

 

1962년 뉴욕의 레오 카스텔리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당시의 리히텐슈타인   Roy Lichtenstein at Castelli Gallery sitting with Spray (1962), Masterpiece (1962), Engagement Ring (1961) and Aloha (1962), 1962. Photograph by Bill Ray.  

왼쪽: 원본 만화  ; 오른쪽: 리히텐슈타인의 <걸작> 

리히텐슈타인의 <걸작 (Masterpiece)>은 테드 갈린도라는 만화가의 삽화를 자신이 재해석 한 것인데, 원래 만화에서의 말풍선 내용은 다음과 같다: "But someday the bitterness will pass and maybe I'll be the girl to change your heart! But for now at least I can be near you!

즉, 지금은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남자에 대해 언젠가는 자신을 좋아해 줄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품고, 지금 당장은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는 내용. 당시 유행했던 닭살돋는 연애 소설적 내용인데, 이런류 만화의 대부분의 대사가 60년대 한국의 영화 대사 같이 다소 감정과잉적인 내용이 많다. 이를 리히텐슈타인은 재치있게 내용을 바꾸었고, 원래 설정 상은 차 안이지만, 리히텐슈타인의 경우, 설정이 화가의 스튜디오 안이라 짐작할 수 있다. 

아래는 그의 초기 '만화 차용' 작품이자 이후 그의 대표적 작품들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미키, 이것 좀 봐! (Look, Mickey)'이다.  리히텐슈타인이 벤데이 닷츠 기법을 활용하기 전에는 보통 유화를 그리듯이 채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원래 만화와 비교해봤을 때, 구도에 있어서 원본의 주변을 조정을 하였고, 말 풍선을 삽입하므로서 만화같은 효과를 이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화와 미교해보면, 대화창이 아래에 자리한 원래의 삽화보다는 리히텐슈타인의 유화 작품이 훨씬더 만화 컷 같다.) 

왼쪽: 원본 만화 ; 오른쪽: Roy Lichtenstein, Look Mickey (1961), oil on canvas ; 121.9 x 175.3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 Estate of Roy Lichtenstein/DACS 2012 

아래의 작품들은 리히텐슈타인이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확립하고 나서의 작품들의 예이다. 원본이 되는 만화들과 비교해보자.  원본의 만화에서는 그 당시의 멜로 만화가 그러하듯이 감정 충만한 때로는 과잉인 내용이 말풍선 안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은 의도적으로 그 '감상적' 대사를 제외함으로써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적 복제를 한 듯한 인상을 준다. 그는 이러한 기계 복제와 수작업, 감정과잉과 이성적 표현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다리기를 하면서 작업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의 작품이 인쇄매체를 이용하여 제작한 만화 컷보다 더 드라이해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는 이렇게 차가와보이는 작품을 수작업으로 제작하였다는 점. 이러한 대조적 특성들을 이용해서 예상을 뒤엎는 식으로 작업했다는 것이다. 

위: Roy Lichtenstein, In the Car (1963); 아래 원본 만화. 이 경우에 리히텐슈타인은 말 풍선 속의 대사를 생략해서 그렸다.  참고로, 말풍선 내용은 '(병원이나 미용실 등) 예약 해둔 것은 어기지 않겠다고, 그와 드라이브 따위는 가지 않겠다고 맹세했건만.... 그런데 어느샌가 난...' 이다. 도도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랑에 빠져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여인의 심리가 드러난 말 풍선이다. 

 참. 그리고 이 그림의 복제판 (?)이 한국에도 있다.

이 곳이 어디인지 알고 싶다면, 이전의 글 참고 *^^*



맨 위: Lichtenstein, Crying Girl (1964), porcelain enamel on steel ; 116.8 × 116.8 cm. 중간: 리히텐슈타인, 스케치 ; 맨 아래: 원본이 된 만화. 여기서의 말풍선 내용도 감정감정하다.  아마도 데이트 약속을 잊어버리고 어긴 남자친구에게 화를 내고서는 나중에 눈물 펑펑 흘리면서 후회하는 여자친구인가보다. 

말 풍선 내용: '(흐흑...)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난...난 내일 사과를 해야지... 생각해보면...이번이 그 사람이 처음 성공한 것인걸...그는 너무 신나있었던거야...(그래서 약속을) 잊어버린거야...'

리히텐슈타인 재단(Lichtenstein Foundation)이 발행한 온라인 카탈로그 레조네 (Catalogue raisonné)**를 살펴보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발전된 것은 1962년부터로 신기하게도 1961년도까지 그러한 경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설에 따르면, 그의 아들이 만화책을 보다가 '아빠는 이런 그림 못그리지?'라고 질문에 울끈불끈 해서 이러한 만화에서 착안해서 그렸다고는 하나, 거기에 대한 사실확인은 못했다.  

다만, 미술사적으로 살펴보면, 팝아트의 대두 배경 자체가 그렇지만, 그의 팝아트로의 전향도 그가 활동하기 이전 미술계에서 명성과 권위로 그 아성이 깨질것 같지 않던 추상표현주의 (Abstract Expressionism)에의 반동이라는 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추상표현주의는 철학적으로는 실존주의, 칼의 융 심리학 등의 영향을 받아 전후의 상황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외형적으로는 거대한 캔버스의 추상화로 특징지어지는 미술 사조이다. 미국으로서는 최초로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예술을 인정받은 사조였기에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인 명성과 위용은 대단했다. 캔버스를 화가의 실존이 내던져진 투쟁의 장으로 해석하던 경향에서 알 수 있듯이, 1950년대 후반에 이르러 젊은 화가들이 보기에 추상표현주의는 너무 심각하고 무거운 것이었고, 생각만 엄청 복잡하고 허세 쩔은 것이었다.    

실크 스크린을 애용한 앤디 워홀과 벤데이 닷츠를 이용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이들 모두 기계적 방식을 사용한 복제를 택한 이면에는 너무 심각하고, 말끝마다 실존 실존 하는 아버지들에 대한 반항이었는지도 모른다.  개개인 화가의 실존이 드러나는 회화 (추상표현주의)와 정반대되는 대량생산으로 몰개성인듯해 보이는 기계적 작품에 착안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지가 언젠데.... 변화한 사회 속의 대중들도 그러한 심각하고 무거운 추상표현주의의 대안들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리히텐슈타인으로서는 그 계기가 무엇이었든지간에, 요새 말로 치면 콘텐츠 개발에 대성공을 이룬 셈이다.  




*벤데이 닷츠: 벤자민 헨리 데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판화가가 발명한 인쇄기법으로 균일한 원들의 분포 밀도를 조절함으로서 명암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신문의 삽화, 5-60년대 만화등의 인쇄에 많이 사용되었다. 이 기법을 유명하게 한 것은 단연 로이 리히텐슈타인이다.  

**카탈로그 레조네: 주요 작가의 전 작품을 망라하여 주석과 함께 편찬한 작품 집. 해당 작가의 전문 연구가, 미술사학자들이 집필과 연구조사에 참여하여 제작되므로 신빙성이 높은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0. 11. 01:30 미술 이야기

며칠 전 경매에서 소더비 경매에서의 해프닝에 대해서 짧은 글을 썼다.  

http://sleeping-gypsy.tistory.com/49

평범한 직장인의 경제 관념으로서 뱅크시의 그 조그마한 작품이 15억에 달한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랄 일이겠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경매의 경우, 그 거래 금액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전한 일상의 금전 감각은 집에다 두고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금액이 밝혀지는 것은 그나마 공개 경매의 경우이고 'private auction'이라고 칭하는 비공개 경매의 경우, 그야말로 은밀한 사적인 경매라 그 금액조차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과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놀랄 금액으로 판매되는 작품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고, 그 작품들의 거래 가격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경매 최고가를 정리하는 기사는 매년 나오지만, 여기에는 이미 세계 유명 미술관에 소장 중인 작품들은 제외된다.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될 것이다. 1962년 당시 추정가격이 1억달러였다고 하는데, 이는 2017년 인플레를 고려한 금액으로 환산하면 8억1천만 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약 9천218억원. 현재로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플레가 계속되고, 미술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계속 된다면 언젠가는 1위 자리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 없지만 말이다.   

2018년 현재, 경매에서 판매된 가장 비싼 작품들 15점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The Most Expensive Paintings in Auctions – 2018
1) Leonardo da Vinci, "Salvator Mundi" (ca.1500)  $450.3-million (Christie's 2017 auction)  약5천151억에 해당 
2) Willem de Kooning, "Interchange" (1955) $30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3천414억원
3) Paul Cézanne, "The Card Players" (ca. 1890) estimated $250- to $300-million (2011 private sale) 
4) Paul Gauguin, "Nafea Faa Ipoipo" (1892) $210-million (2014 private sale)  약2천389억원
5) Jackson Pollock, "Number 17A" $20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2천276억원
6) Mark Rothko, "No. 6 (Violet, Green and Red)" (1951) $186-million (2014 private sale) 약2천216억원
7) Gustav Klimt, "Wasserschlangen II (Water Serpernt II)" (1904) $183.8-million (2012 private sale) 약2천91억원 
8) Rembrandt van Rijn, "Pendant portraits of Maerten Soolmans and Oopjen Coppit" (1634) $18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2천80억원
9) Pablo Picasso, "Les Femmes d' Alger" ("Version O") (1954-55) $179.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약2천41억원
10)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1917)  $170.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약1천939억원
11) Roy Lichtenstein, "Masterpiece" (1962) $165-million (2017 private sale)  약1천877억원
12)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sur le côté gauche)" (1917) $157.2-million (2018 Sotheby's auction)  약1천789억원
13) Pablo Picasso, "Le Rêve" (1932) $155-million (2013 private sale)  약1천764억원 
14)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I" (1912)  $150-million (2016 private sale)  약1천707억원 
15) Francis Bacon,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  $142.4-million (2013 Christie's auction)  약1천620억원

 

1) Leonardo da Vinci, "Salvator Mundi" (ca.1500)  $450.3-million (Christie's 2017 auction)  약5천151억에 해당 - 아직 확실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결정난 것은 아닌 이 작품이 현재 세상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으로 등극했다.  현재 아부 다비의 루브르에 전시 중이라고.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의 작품이 2018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 1위를 차지했다. 

2) Willem de Kooning, "Interchange" (1955) $30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3천414억원

3) Paul Cézanne, "The Card Players" (ca. 1890) estimated $250- to $300-million (2011 private sale) - 자세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카타르의 왕족이 구입했다고 알려졌다.  언젠가 카드 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별도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지만, 세잔은 이 주제로 다수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그 외의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큰 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4) Paul Gauguin, "Nafea Faa Ipoipo" (1892) $210-million (2014 private sale)  약2천389억원  - 타히티의 원주민언어로 단 제목을 해석하면 '언제 결혼 할거니?'라고 한다. 문명에 찌들지 않은 이상향으로 타히티를 그리며 현대판 '전원시'를 제작한 고갱의 작품

5) Jackson Pollock, "Number 17A" $20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2천276억원

6) Mark Rothko, "No. 6 (Violet, Green and Red)" (1951) $186-million (2014 private sale) 약2천216억원

 

7) Gustav Klimt, "Wasserschlangen II (Water Serpernt II)" (1904) $183.8-million (2012 private sale) 약2천91억원 

8) Rembrandt van Rijn, "Pendant portraits of Maerten Soolmans and Oopjen Coppit" (1634) $180-million (2015 private sale) 약2천80억원

9) Pablo Picasso, "Les Femmes d' Alger" ("Version O") (1954-55) $179.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약2천41억원

10)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1917)  $170.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약1천939억원

 

11) Roy Lichtenstein, "Masterpiece" (1962) $165-million (2017 private sale)  약1천877억원

12)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sur le côté gauche)" (1917) $157.2-million (2018 Sotheby's auction)  약1천789억원

13) Pablo Picasso, "Le Rêve" (1932) $155-million (2013 private sale)  약1천764억원 



14)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I" (1912)  $150-million (2016 private sale)  약1천707억원  - 인플레를 고려하면, 클림트가 같은 모델을 대상으로 1907년 그린 초상화가 14위에 해당되고, 이 작품은 18위에 해당한다.  참고)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1907) $135-million (2006 Christie’s auction)   $163.9-millions

15) Francis Bacon,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  $142.4-million (2013 Christie's auction)  약1천620억원 - 1992년 세상을 뜰 때까지 생존화가로서는 작품 가격이 가장 높은 화가 중 하나였던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 그의 친구이자 화가인 루시앙 프로이트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아래의 목록은 인플레를 감안했을 때,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된 작품 20점의 리스트이다.  화폐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기 마련이므로, 최근에 최고가를 경신하며 판매된 작품들 10점에는 순위가 변동이 없다 (6위와 7위만 살짝 바뀜) 그리고, 20위 안에는 현재 랭킹 15위까지 다 포함 됨을 알 수 있다(2018년 현재 최고가를 기록했던 작품 11위부터 15위에 해당하는 작품은 볼드체로 표시했다.)

The Most Expensive Paintings in Auctions – 2018
1) attributed to Leonardo da Vinci, "Salvator Mundi" (ca.1500)  $450.3-million (Christie's 2017 auction) $450.3-milliona  
2) Willem de Kooning, "Interchange" (1955) $300-million (2015 private sale)  ~$310-millions
3) Paul Cézanne, "The Card Players" (ca. 1890) estimated $250- to $300-million (2011 private sale)  $272 +-millions 
4) Paul Gauguin, "Nafea Faa Ipoipo (When Will You Marry?)" (1892) $210-million (2014 private sale)  $217-millions
5) Jackson Pollock, "Number 17A" $200-million (2015 private sale)  ~$206-millions
6) Gustav Klimt, "Wasserschlangen II (Water Serpernt II)" (1904) $183.8-million (2012 private sale)  $193.1-millions
7) Mark Rothko, "No. 6 (Violet, Green and Red)" (1951) $186-million (2014 private sale via Yves Bouvier) $192-millions
8) Rembrandt van Rijn, "Pendant portraits of Maerten Soolmans and Oopjen Coppit" (1634) $180-million (2015 private sale)  $186-millions
9) Pablo Picasso, "Les Femmes d' Alger" ("Version O") (1954-55) $179.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185.2-millions
10)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1917) $170.4-million (2015 Christie's auction)   $175.9-millions
11) Jackson Pollock's "No. 5” (1948)  $140 million (2006 Sotheby’s auction)   $170.0-millions
12) Willem de Kooning, Woman III (1953) (2006 private auction via Larry Gagosian)   $166.9-millions
13) Roy Lichtenstein, "Masterpiece" (1962) $165-million (2017 private sale)   $165.0-millions
14)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1907) $135-million (2006 Christie’s auction)   $163.9-millions
15) Pablo Picasso, "Le Rêve" (1932) $155-million (2013 private sale)   $162.8-millions
16) Amedeo Modigliani, "Nu couché (sur le côté gauche)" (1917) $157.2-million (2018 Sotheby's auction)  $157.2-millions
17) Vincent van Gogh, Portrait of Dr. Gachet (1890) $82.5-million (1990 Christie’s auction)
18)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I" (1912)  $150-million (2016 private sale via Larry Gagosian)  $153.0-millions
19) Francis Bacon,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 (1969)  $142.4-million (2013 Christie's auction)  $149.6-millions
20) Pierre-Auguste Renoir, Bal du moulin de la Galette (1876)  $78.1-million (1990 Sotheby’s auction)  $146.3-millions


앞서 밝혔듯이 인플레를 고려해도 많은 작품들이 가격 순위면에서는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가가 계속 올라서 인플레가 지속되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이하는 위의 랭킹 15에서 빠진 이미지들을 보충해서 올린다.  

인플레 고려 11) Jackson Pollock's "No. 5” (1948)  $140 million (2006 Sotheby’s auction)   $170.0-millions

인플레 고려 12) Willem de Kooning, Woman III (1953) (2006 private auction via Larry Gagosian)   $166.9-millions

인플레 고려 14) Gustav Klimt,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I (1907) $135-million (2006 Christie’s auction)   $163.9-millions, 현재 뉴욕의  Neue Galerie에 전시

인플레 고려 17) Vincent van Gogh, Portrait of Dr. Gachet (1890) $82.5-million (1990 Christie’s auction)

인플레 고려 20) Pierre-Auguste Renoir, Bal du moulin de la Galette (1876)  $78.1-million (1990 Sotheby’s auction)  $146.3-millions  - 위의 빈센트 반 고흐의 '닥터 가셰의 초상'과 함께 두 작품 모두 일본의 제지회사를 소유한 사이토 료에이 (齊藤了英)가 각각 크리스티와 소더비에서 구입하여 당시에 큰 뉴스거리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을 본 소감이 어떠신지요?  앞으로 위에 언급된 작품들에 대해서 한 작가씩, 그리고 해당 작품에 대해서 한번씩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5. 08:07 일상 이야기

신이 내게 다른 것을 다 주시면서 빠뜨리고 안주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방향감각.  


그렇다.  그래서 난 길치이다.  


그렇기에 난 같은 장소를 최소한 대여섯 번을 왕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특정 장소까지의 경로를 겨우 기억한다.  여하한 이유가 없으면, 난 그렇게 어렵사리 기억한 경로를 고수한다.  하지만, 나의 또 다른 특징이 있으니 그건 네비게이터의 말은 엄청 고분고분 듣는다는 것이다.


길치인 나도 이제는 완전히 익숙한 신촌에서 집까지의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거기서도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평소엔 신촌 로터리 쪽에서 홍대 앞을 지나치거나, 동교동 사거리 쪽으로 나가서 홍대 전철역을 지나 결국은 SK 합정 주유소 앞쪽 진입로에서 강변북로를 타서 귀가하곤 하는데....


어제는 네비게이터가 홍대 쪽으로 가라길래 순순히 산울림 소극장이 있는 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막길로 올랐다.  그런데 그때부터 방향이 점점 이상해진다.  그래서 내 딴에는 없는 방향 감각을  최대한 발휘~ 일단 강변북로 표지판을 따라 한참 운전을 했는데, 결국 내가 발견한 건 일산쪽으로 향하는 강변북로!  평소에 가는 길에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왼쪽은  한남대교 쪽 오른쪽은 일산 쪽 이렇게 나뉘는데, 거긴 안그런가보았다. 


그래서 일대를 약간 돌다보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신촌 일대....너 오늘 되게 낯설다~) 네비게이터가 이번엔 시청 쪽으로 가랜다~  그쪽으론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방향적으로는 평소 집으로 가는 쪽의 정반대인데.... 그렇지만, 내 차의 네비게이터 양 뿐 아니라, 티맵의 네비게이터 군까지 이구동성으로 마포, 시청/광화문 쪽으로 가라고 아우성~  

결국, 아현동, 충정로, 서소문 고가차도, 세종대로, 소공로, 회현사거리, 퇴계 지하차도 옆, 퇴계로 2가, 삼일대로, 남산 1호터널 한남대교 방면, 한남대로, 독서당로, 서빙고로, 보광로, 뚝섬로, 용비교 (티맵보고 옮겨 적어봄)를 경유하여 귀가.  덕분에 터널 통과할 때 통행료를 내긴 했지만, 첨으로 가보는 길이라 신선했다.  내가 늘 다니던 길이 막혀서 교통 정보를 통합해서 네비게이터가 새로운 길을 알려줬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덕분에 생각보다 크게 막히지 않는 쾌적한 귀가 길이었다.   심지어 한남동 쪽 주유소 앞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도 만났다.  Pop Art Everywhere~




정말 간 만에 이대 앞도 지나가 보고, 학교 다닐 때 버스로 오가던 아현동, 충정로 이런데도 이제는 차로 지나가 보고, 유학 전 한국에 있을 때 자주 가던 호암아트 홀, 조선호텔 앞도 지나오다 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몽글몽글....   아마 소요시간이 평소보다 짧았다고 느꼈던건 추억따라 상념에 젖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상하다... 분명히 평소 집으로 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이었는데... 

(잠시 갸우뚱) 
아하!~ 역시 지구는 둥근 게 틀림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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