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과 사자 :: '미술이야기' 태그의 글 목록 (2 Page)
2019. 5. 10. 00:10 미술 이야기

Banksy, Love is in the Bin, 2018, Private Collection, Photo: Sotheby’s © Banksy SOTHEBY'S © BANKSY

 

작년 2018년 10월 5일, 소더비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작품이 경매 망치가 내려쳐지자마자, 그의 작품이 분쇄되는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거기에 대한 글을 남기면서 나름 추측을 해봤다. (그 글에 대해서는 요새 미술~뱅크시 Banksy ...또 사고치다를 읽어보길)  

https://sleeping-gypsy.tistory.com/49

불러오는 중입니다...

 

예상한대로 그 경매에서 낙찰 받은 익명의 유럽인 여성 콜렉터는 그 작품을 그대로 소장하기로 했고, 이 작품은 이제는 <Love is in the Bin> (2018)이라는 제목을 달게 되었다.  이 제목을 달게 된 것은 경매가 끝난 후 일주일 경 지난 10월 11일 소더비 측이 뱅크시의 정식 인정기관인 "해충구제 (Pest Control)"에서 발부한 인증서가 첨부되어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농담인지 모를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그 기세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강렬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나 뿐인건가?

이후 뱅크시 자신의 작품이 절반 정도만 분쇄된 것에 대해서는 '분쇄기의 오작동'이라며 '해명 (?)'을 했다고 한다.   (건전지는 수명이 긴 에너자이저를 썼는데, 분쇄기는 좋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나보다)   

이 해명을 읽고, 잠시 내가 올린 위의 글에서 제기한 의혹을 뱅크시가 구글 번역기를 돌려 읽었나 생각을 했....   그럴리는 없고. 사실상 이 절반 쯤 분쇄된 작품을 보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그러기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했으리라. 

이 작품은 이제는 <Love is in the Bin> (2018)이라는 제목을 달고, 지난 2월 5일부터 3월 3일까지 독일의 바덴바덴 소재의 프리다 버다 미술관 (Museum Frieder Burda, Baden-Baden)에서 전시를 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그 익명의 낙찰자가 독일계가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본다.)   

 

Museum Frieder Burda, Baden-Baden

관람객들에게 관람료를 받지 않고 전시되었다고 하는데, 그 미술관의 웹사이트에 소개글에 언급된 것같이, 과연 경매시장이라는 불에 기름을 때려 부으면서 그러한 미술시장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의문을 남긴다. 

BANKSY @ MUSEUM FRIEDER BURDA LOVE IS IN THE BIN

Museum Frieder Burda, Baden-Baden 전시 준비 중인 모습

 

이후에는 작품의 소유자로부터 영구 대여를 받는 형태로 2019년 3월 7일부터 스튜트가르트 주립미술관 (the Staatsgalerie Stuttgart)에서 전시하게 되었다고 한다.   독일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뱅크시 팬이라면 한번쯤 일정을 짤 때 참고해보시기를...

스튜트가르트 주립미술관의 구 건물. 예전 예술 아카데미가 있던 건물이라고 한다

 

1984년 완성된 스튜트가르트 주립미술관의 신축 건물, 주로 현대미술을 전시한다고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9. 00:10 미술 이야기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7. 00:30 영화 이야기

François Boucher (1703–1770), The Toilette of Venus (1751) oil on canvas ; 108.3 x 85.1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사실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의 배경음악은 바로크 음악이므로 엄밀히 말해서 이 영화와 패러럴을 이루는 것은 바로크일지도 모르나, 정서는 어디까지나 로코코라는게 개인적 감상이다.  프랑소아 부셰는 로코코의 정신을 가장 잘 드러낸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위의 작품은 그 중에서도 '로코코'의 시대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제목은 <비너스의 화장대> 정도에 해당할텐데, 여인의 모습은 여신이라기보다는 부유한 귀족이나 왕족의 정부같은 분위기다.  발그레한 볼을 가진 곱디고운 그림 속의 앳된 여성은 '신들은 누드로 그리자'라는 회화적 관례에 따라 비너스라고 억지로 주장하기엔 그녀가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현세적이기 때문이다.  쾌락적이고 방탕하고 경박한 것이 로코코 문화의 특징이라고 비판하곤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비판의 근거로 사용해도 될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리 포동포동 귀여운 아기 천사, 푸토들이 있어도, 품에 새하얀 비둘기를 품고 있어도, 이 여성은 궁전이나 저택의 한 방에서 꽃 단장을 하고 있는 현세의 여인이지 천상의 비너스처럼 보이지는 않는 것이다.  

부셰의 이쁘지만 왠지 분위기 요상한 이 그림은 당시 귀족들의 방탕하고 문란한 생활의 일면을 보여줬던 <<위험한 관계>>라는 프랑스 소설, 그리고 그 프랑스 소설의 창조적인 한국화 버전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된다.  

Boucher, Diana Resting after Her Bath (1742)

사정은 부셰의 또다른 작품 <목욕 후 휴식을 취하는 다이애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초승달 모양의 티아라를 머리에 장식하고 있고, 사냥 도구와 포획물들이 옆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보아 사냥을 즐기던 달의 여신, 다이애나의 지물은 충실히 지니고 있다. 설정상, 사냥을 마친 다이애나가 자신의 수행원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다이애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처녀의 신으로 자신만 처녀로 남기를 고집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수행원들도 처녀로 남기를 명했고, 이를 어길시엔 엄벌을 내렸던 여신이다. 오죽하면 우연히, 정말 우연히 사냥하다 다이애나가 목욕하는 장면 한 번 쳐다봤다고 악테온을 쪽쪽 찢어 죽임을 당하게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아무리 봐도 부셰의 다이애나가 그렇게 결벽증 있는 여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에 있어서 너무 숨김이나 경계가 없어, 감상자들이 맘껏 그녀의 아름다운 누드를 감상할 수 있게 그려져있다. 위의 비너스와 마찬가지로, 앳되보이고 발그레한 볼이 어여쁜 이 아가씨 둘이 누드라는 것의 정당성은 결국 제목에서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라는 (얇디얇은) 외투를 입은 암묵적이지만 명백한 관능성 또한 로코코 미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예전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영화평을 읽어보시고 이 영화의 로코코성에 대해서 한번 판단해보십사~

https://sleeping-gypsy.tistory.com/84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Untold Scandal, 2003)

보통 리메이크 영화는 믿고 거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의 경우, 소설이 원작인 영화인 경우에도 좀 신중해지는 편이다. 특히, 내가 영화화가 되는 소설을 이미 읽었던 경우에는.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리속에서..

sleeping-gypsy.tistory.com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6. 00:10 미술 이야기

이전에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좋아하는 영화를 꼽다보면 그 좋아함에도 여러가지 층이 있음을 알게 된다. '로마의 휴일'처럼 매번 볼 때마다 왠지 아련하면서도 즐거워지는 영화가 있는 반면, '블레이드 러너'처럼 제목을 떠올릴 때마다 그 묵..

sleeping-gypsy.tistory.com

최근들어 내가 하는 블로그 글 밑장 빼서 윗장 괴기 작업의 일환으로 오늘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글을 퍼 올리는 한편, 여기에 덧붙여 이러한 필름 느와르 (Film Noir) 장르와 에드워드 호퍼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좀 덧붙이고자 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는 단연 <나이트 호크스 (Nighthawks)>(1942)라고 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해서도 쓴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 (1942)

 

니가 외로움의 맛을 알아?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 (1942)

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 84.1 x 152.4 cm, Art Institute of Chicago '도시 군중 속의 고독'을 탁월하게 묘사했다고 평가받는 에드워드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다...

sleeping-gypsy.tistory.com

그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긴 하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수많은 영화감독들에게도 영감을 준 작가로도 명성이 높다. 최근의 작품으로는 <<셜리 (Shirley)>>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13점을 바탕으로 플롯을 구성한 독특한 작품으로 미국의 3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긴 시간을 배경으로 셜리라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호퍼의 작품이 미장센이 적극적으로 그리고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서 배우의 극적인 동작보다는 정지된 듯한 장면이 많아 연극적인 분위기의 작품이다.  

영화 <<셜리>>의 공식 트레일러 Shirley: Visions of Reality (2013)

구스타프 도이치 (Gustav Deutsch)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감독 작품인 이 작품은 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영화 감독들에게 에드워드 호퍼의 영향력을 이야기하면서 더 자주 언급된다.  영화 감독들 사이에서의 호퍼의 인기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럽의 감독들에게도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젠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가 영화 감독들 사이에서만 인기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왜 호퍼의 작품이 영화 감독들에게 그토록 인기가 높은 것일까? 

Edward Hopper, Night Shadows (1921) Etching: Plate: 17.4 x 20.8 cm, Sheet: 33.5 x 36.6 cm, MET

그의 스케치나 소품의 에칭 작품 (윗 작품)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의 작품은 영화 제작시의 콘티라고 부르는 '스토리보드'와 무척 유사하다. 그의 작품을 그대로 영화의 콘티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호퍼의 독특한 시각은 그대로 카메라의 각도로 적용시킬 수 있고, 그의 감성이 녹아든 화면은 영화 장면으로 그대로 옮기고 싶게 만든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1935년 영화 "39 Steps"의 한 장면.  에드워드 호퍼의 '밤의 그림자'라는 에칭 작품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호퍼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에 적극 활용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콘티 혹은 스토리보드의 예. Robert Wise 감독, Maurice Zuberano 제작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스토리보드와 함께 쥴리 앤드류스와 7명의 아이들이 넓은 정원을 가로누비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처럼, '콘티' 혹은 '스토리보드'란 영화 제작시 일종의 가이드라인 혹은 설계도로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구획되는 세계 속에 어떤 식으로 글로 된 시나리오를 이미지화할 것인지를 미리 그려두는  것이다. 일견 네모난 틀 안에 그려진 만화의 컷과도 같은 이러한 콘티를 통해 실제 영화 제작전에는 준비를, 실제 촬영시에는 배우의 동작과 동선, 카메라의 움직임과 위치를 지시하는 것이다.     

대공황에 이어 급격히 현대화의 과정을 지나온 미국의 모습을 잘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호퍼의 작품 속에는 현대인이 느끼는 군중 속의 고독감을 잘 포착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흑백의 대비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필름 느와르에 적합한 것이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Edward Hopper (1882–1967),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33 1/8 × 60 in. (84.1 × 152.4 cm).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영화 Abraham Polonsky 감독의 1948년 영화 Force of Evil의 한 장면.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의 거리 장면과 유사하다.  동시대를 그린 동시대의 작품이니 풍경이 유사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서의 구도와 필름 느와르의 미장센과 유사한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다. 호퍼의 작품을 관통하는 적막감과 고독감은 필름 느와르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고, 이는 동시대 사진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세기말 적이고도 묵시록적 <<블레이드 러너>>의 분위기도 호퍼의 <<나이트호크스>>의 적막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실제로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야시장의 장면은 호퍼의 작품을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1997년 영화와 같은 제목의  PC 게임 <블레이드 러너>의 한 장면은 각도까지 호퍼의 작품과 유사하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한 장면
1997년 비디오 게임 Blade Runner의 한 장면으로 영화에서 데커드가 들렀던 야시장의 국수집을 묘사한것. 이는 다시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와 구도가 유사하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특히 <나이트 호크스> (1942)와 필름 느와르의 관계에 대해서 살짝 알아보았다.  자, 그럼,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그만큼 유명한 회화 작품,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의 콜라보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 

Juan Cairos라는 작가의 호퍼의 <나이트 호크스>의 패러디로 화면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등장인물로 구성했다.  이 작가에 대해서는 알아봐도 더 이상 알아낼 수가 없었다.  여기서 화룡점정은 카페안의 '매 한마리' 진짜 나이트 호크이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4. 00:10 미술 이야기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삼미신 (Three Graces)은 비너스의 수행단원들로 젊은 여성들에게 미와 매력과 활기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세분해보자면, 아글라이아 (Aglaia), 탈리아 (Thalia), 유프로진 (Euphrosyne)으로 각각 담당분야가 아래와 같다.  

아글라이아 (Aglaia) – 우아함 혹은 총명함

탈리아 (Thalia) – 젊음과 활기

유프로진 (Euphrosyne) – 환희 혹은 즐거움 

이들은 우아함, 미, 그리고 매력이라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미덕을 의인화한 것이다. ‘삼미신’은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에 자주 등장한다. 사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삼미신은 이상적인 미학적 주제였다. 완벽을 상징하는 삼이라는 숫자와 아름다운 여인들이 셋이나 등장하는 그림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삼미신을 주제로 한 작품은 회화와 조각을 망라한다.    

삼미신이 등장한 작품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봄)’을 들 수 있다. 물질계와 정신계를 좌우로 나누고 그 둘을 통합하는 존재로서 비너스를 등장시킨 작품에서 삼미신은 당연히 신의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Sandro Botticelli La Primavera (Spring), (1477) Ufizzi, Florence

그 밖에도 보티첼리의 작품으로 “비너스가 삼미신과 함께 젊은 여성에게 선물을 주다’라는 프레스코 작품도 있다. 이 프레스코는 플로렌스 근교 레미라는 마을에서 1873년에서야 발견된 것이다. 메디치 가문의 일원의 결혼식 선물이라 추측된다. 

Sandro Botticelli (1445–1510), Venus and the Three Graces Presenting Gifts to a Young Woman (1486/1490), fresco ; 212 x 284 cm, Louvre  왼쪽의 네여인이 비너스와 삼미신이고, 오른쪽의 여인이 신부라고 추측된다.
Raphael, The Three Grace (1504) oil on panel ; 17 × 17 cm, Musée Condé, Chantilly, France  르네상스 3대가 중 한명인 라파엘의 소품 중에서도 삼미신은 등장한다. 가장 아름다운 성모상을 그린 화가인만큼 그의 삼미신에는 그의 성모상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럽고도 온화한 느낌이 담겨있다.

르네상스 3대가 중 한명인 라파엘의 소품 중에서도 삼미신은 등장한다. 가장 아름다운 성모상을 그린 화가인만큼 그의 삼미신에는 그의 성모상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럽고도 온화한 느낌이 담겨있다.   

Lucas Cranach the Elder, The Three Graces (1531) Musée du Louvre 북유럽 르네상스 작가 중 하나인 루카스 크라나흐 (부)도 삼미신은 빠뜨리지 않고 그렸다.

북유럽 르네상스 작가 중 하나인 루카스 크라나흐 (부)도 삼미신은 빠뜨리지 않고 그렸다.    

그 밖에도 고대부터의 회화나 조각 작품들도 많고, 아카데미에서도 즐겨다뤄지는 주제였다. 

1세기경의 삼미신, 폼페이의 프레스코

 

삼미신, 2세기 대리석 조각. 로마시대의 복제품.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Antonio Canova, The Three Graces (1813-16) marble ; 182 cm, Hermitage Museum

이 죽을놈의 인기! 삼미신의 인기는 도대체 식을줄을 모른다. 현대에 와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피카소가 그린 ‘세 무용수’는 전통적인 삼미신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고, 니키드 상팔의 ‘삼미신’의 경우 여성작가의 해석이라는 면에서 참신하다. 

Pablo Picasso, The Three Dancers (1925) Tate Modern   피카소가 그린 ‘세 무용수’는 제목은 '무용수'이지만 전통적인 삼미신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Niki De Saint Phalle (1930-2002), The Three Graces, 3.7~4.6 m, National Museum of Women in the Arts, Washington D.C.  니키드 상팔의 ‘삼미신’의 경우, 기존의 삼미신 도상과 비교해봤을때, 훨씬 자유로와 보인다. 수영복 차림의 풍만한 세 여성이 마치 해변가에서 공놀이를 하거나 춤을 추는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Male Gaze’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주문자나 제작자나 거의가 다 남성이었던 예술계에서 아름다운 미녀들의 앞면 측면 뒷면을 다 감상할 수 있는 삼미신은 도대체가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도상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5. 2. 00:10 미술 이야기

한동안 뜸했던 '내 맘대로 작품보기'

Elena Yushina

이번에도 우연히 페북에서 발견한 그림.  사실 이 작품의 작가에 대해 알아내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그 페북 주인장이 작가 이름을 잘못올려서.  좀 더 검색하다가 우크라이나 작가들을 소개하는 한 웹사이트에서 그 작가의 이름이 Elena Yushina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가는 1958년생의 생존 작가이고 그 어느 웹사이트에 따르면 '인상주의자'로 분류되어 있다.  그 웹사이트에는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게재되어 있던데, 전반적으로 멜랑콜리하다고나 할까 감상적이라고나 할까.  아름답게 채색된 작품들이긴 한데, 뭔가 호기심이 일어나는 작품들은 아니라는게 내 솔직한 감상이긴 했다. 하지만, 봄과 여름의 중간 햇살이 따사함과 따가움 사이에 있는 길목에 부합해서일까 ?  이 창 그림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그래서 이 작품에 대해서 내맘대로 써보기로 맘먹게 되었다. 


내 관심사가 관심사다 보니, 똑똑한 페북은 계속 '이것도 네가 좋아할 거 같아'라며 미술 관련 사이트를 권해주곤 하는데, 그런 계정들 대부분이 작품들에 대한 정보나 의견 없이 그냥 그림들만 하나씩 올리는 곳들도 많다.  덕분에 처음보는 작품들을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고, 지금 이 글도 그 덕분에 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페북과 핀터레스트 등에 수도 없이 올라오는 작품들은 대부분 다소 감상적인 주제에 인상주의와 사실주의적 화풍이 적당히 섞인, 장식적인 회화 작품들이 많아 커다란 감흥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 작가의 작품들도 아름답긴 한데, 다른 작품들은 그런 많은 그림들과 유사한 것 같긴하다.  이 창문 그림은 결정적으로 찻잔 옆에 그려진 나비 한마리가 감성을 더해준다고도 할 수 있고,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치우치게 되는 미묘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감상적과 감성적, 결국 한끗 차이다. 

이 작품의 주제는 창인데, 사실 회화 작품과 창의 관계는 역사가 깊다. 

폼페이 유적에 그려진 창문을 그린 벽화 Example of First Style painting, House of Sallust, Pompeii, (B.C. 2nd C)

 고대에 건축기술이 아직 덜 발달되어 창을 빵빵 뚫지 못하던 시절, 그 갑갑한 심경을 달래고자 사람들은 벽에다 창을 통해 바라본 듯한 바깥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원근법이 발전하면서 회화와 창의 메타포는 더욱더 발전을 하게 되었고, 낭만주의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앙리 마티스 등 현대의 많은 작가들이 창을 즐겨  그리곤 했다.  

개인적으로 엘레나 유시나의 창 그림을 보고 두 작품이 뇌리에 떠올랐다.  둘 다 미국 국적의 작가들로, 하나는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1882-1967)이고 또 하나는 앤드류 와이어스 (Andrew Wyeth: 1917-2009)이다.    

Edward Hopper, Evening Wind (1921) Etching, Plate: 17.6 x 21 cm ; Sheet: 24 x 27 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먼저 에드워드 호퍼의 경우, 창을 즐겨 그린 대표적인 화가이다. 그의 소품 중에서, 엘레나 유시나라는 작가와 유사한 분위기의 '저녁 바람'이라는 에칭 작품이 있다.  자신의 침대위로 오르려던 나체의 여인이 창에서 불어들어온 바람에 문득 창쪽으로 얼굴을 돌리는 순간을 포착한 것 같은 작품이다.  여인은 창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어 그녀의 표정을 읽을 수 없지만, 왠지 공허하고 쓸쓸한 표정일 것 같다.  감상적 혹은 감성적 작품이다. 다만 이 작품의 경우, 매체의 특성상 흑과 백만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녀의 머리칼과 벽면의 검은 색을 표현한 펜의 선의 변주와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 창 밖의 풍경의 공허함이 전체적으로 쓸쓸한 분위기의 효과를 잘 살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Andrew Wyeth, Wind from the Sea (1947), tempera on hardboard ; overall: 47 x 70 cm, framed: 66.4 x 89.5 x 7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엘레나 유시나의 창을 보고 처음 떠오른 작품은 사실 앤드류 와이어스의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작품인데, 구도나 분위기 면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보다 좀 더 그녀의 작품과 근접하다.  물론 아래에서 창을 올려다 본 듯한 엘레나 유시나의 그것에 비해, 이 그림은 그냥 성인 어른이 창가에 서서 바깥을 바라본 각도라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그녀의 창이 찻잔에 내려앉은 나비때문에도 그렇지만 좀더 몽환적이고 환상적이라면, 와이어스의 창은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다소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모습이다.  오랫동안 쓰지 않던 다락방의 창을 환기를 위해 열었을 때의 모습을 그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이겠지만, 낡고 삭아버린 레이스 커튼이, 제목대로라면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계산되지 않은듯 펄럭이는 거의 투명한 커튼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별 주제 없이 그려진 이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볼 때마다 다시 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  바람이나 커튼이 계산을 할수 없으니 계산되지 않은 듯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작품은 스냅 사진이 아니라, 작정하고 시간을 들여 그린 회화 작품이고, 그 어떤 순간을 포착하여 선택한 것은 화가일테니, 그렇게 계산되지 않게 보이는 것도 작가의 실력이다.  

사실 앤드류 와이어스의 대표작으로는 <크리스티나의 세계>라는 작품으로 이 작품 덕에 거의 미국 국민 화가 반열에 들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작품이 훨씬더 감동적이다.  

Andrew Wyeth, Christina's World (1948) Egg tempera on gessoed panel, 81.9 cm × 121.3 cm,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City

엘레나 유시나의 창을 바라다보면 따뜻한 봄날의 바람이 볼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면서, 새로운 날들에 대한 희망이 내게 불어드는 것 같다면, 앤드류 와이어스의 낡은 레이스 커튼 사이로 바깥이 내다보이는 창은 그다지 눈부실 것도 없고 어쩌면 때로는 냉혹하게 들이닥칠 수도 있는 인생의 파고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겸허함과 의연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같은 창 그림인데 이렇게 다르게 느껴진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4. 30. 00:10 미술 이야기

2018년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들의 순위 마지막 시간. 오늘은 16위에서 20위까지. 

일전에는 매일매일 하나씩 역순으로 올렸는데, 이번에는 정리차원에서 다섯개씩 묶어 1위부터 올려본다. 저번에는 중복되는 작가들의 경우는 몰아서 올렸는데, 이번에는 정리차원이니 중복되더라도 다시 한번씩 올리는 걸로~ 

따라서, 이번에 모딜리아니의 작품의 경우, 10위와 16위에 각각 자리하고 있고, 그의 작품을 10위 작품 알려드릴때에도 올린바 있으나 이번에는 16위 작품에 뽀인트를 두고 감상하시면 된다는 말씀!   

 

16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0위와 16위 모딜리아니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0위와 16위 모딜리아니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계속~ 쭈욱~ 가요 순위 프로그램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순위를 20위부터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보고 있다. 이제까지처럼 한 작가의..

sleeping-gypsy.tistory.com

 

17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7위와 20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7위와 20위

며칠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때, 개별 작품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그 공약에 대해서 기억하는 사람이 있던 없던 일단 약속은 약속이..

sleeping-gypsy.tistory.com

 

18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6, 14, 18위 클림트의 작품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6, 14, 18위 클림트의 작품들

며칠전 올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꼼꼼히 살펴보기 시간! 오늘은 인플레를 고려한 순위 18위에 당당히 자리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 블로흐-바우어 의 초상 I" 을 살펴보는 시간이지만, 편의상 그..

sleeping-gypsy.tistory.com

 

19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9위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시앙 프로이트의 초상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9위 프랜시스 베이컨의 루시앙 프로이트의 초상

일전에 올렸던 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2018'을 밝힌 후에 한 작품씩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 그 첫번째 글을 올렸다. 제목하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2018-무려17위와 20위 오늘은..

sleeping-gypsy.tistory.com

 

20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7위와 20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7위와 20위

며칠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에 대한 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때, 개별 작품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그 공약에 대해서 기억하는 사람이 있던 없던 일단 약속은 약속이..

sleeping-gypsy.tistory.com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9. 4. 29. 00:10 미술 이야기

2018년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들의 순위 오늘은 11위에서 15위까지. 일전에는 매일매일 하나씩 역순으로 올렸는데, 이번에는 정리차원에서 다섯개씩 묶어 1위부터 올려본다. 저번에는 중복되는 작가들의 경우는 몰아서 올렸는데, 이번에는 정리차원이니 중복되더라도 다시 한번씩 올리는 걸로~ 

따라서, 이번에 잭슨 폴록의 작품의 경우, 5위와 11위에 각각 자리하고 있고, 5위를 알려드릴때에도 올린바 있으나 이번에는 11위 작품에 뽀인트를 두고 감상하시면 된다는 말씀!   

11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5위, 11위 잭슨 폴록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5위, 11위 잭슨 폴록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를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 랭킹 20위'로 포스팅을 한 후로 하나씩 짚어가고 있는 중. 처음의 전체 랭킹을 논한 포스팅으로는 여..

sleeping-gypsy.tistory.com

 

12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2위, 12위 윌렘 드 쿠닝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2위, 12위 윌렘 드 쿠닝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쭈욱~ 계속 됩니다~ 먼저, 전체 랭킹을 논한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http://sleeping-gypsy.tistory.com/51 가요 순위 프로그램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sleeping-gypsy.tistory.com

 

13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3위 리히텐슈타인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13위 리히텐슈타인

얼마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의 순위를 인플레를 고려한 가격을 적용해서 20위까지 매겨보았다. http://sleeping-gypsy.tistory.com/51 거기서 착안해서 이 놀라운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가들에 대해..

sleeping-gypsy.tistory.com

 

14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6, 14, 18위 클림트의 작품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6, 14, 18위 클림트의 작품들

며칠전 올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꼼꼼히 살펴보기 시간! 오늘은 인플레를 고려한 순위 18위에 당당히 자리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 블로흐-바우어 의 초상 I" 을 살펴보는 시간이지만, 편의상 그..

sleeping-gypsy.tistory.com

 

15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9위와 15위 피카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인플레 고려 9위와 15위 피카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랭킹 연재. 시작했으니 계속 달리는 걸로~ 처음 밝힌 대로, 가요 순위처럼 인플레 고려한 가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들 순위를 20위부터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보고 있습..

sleeping-gypsy.tistory.com

 

posted by 잠자는 집시
prev 1 2 3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