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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30. 23:48 미술 이야기

아마 현대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르셀 뒤샹의 '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작가의 이름이나 제목인 '샘 (Fountain)'은 모르더라도 '남성 소변기를 엎어둔 것'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Marcel Duchamp, Fountain, (1917) photograph by Alfred Stieglitz (source: Wikipedia)

이번 여름 학기 수업 시간에도 꽤 긴 시간을 할애해서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연기되어버린) 가을 학기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일련의 수업도 이 '샘'과 함께 열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평가나 자초지종은 다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혹 기억이 가물가물한 분들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길.

글의 흐름을 위해서 여기서 다시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마르셀 뒤샹은  1917년  약간의 참가비 ($6)만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그런 전시에 철물점 변기를 하나 사서는 거기에  R. Mutt 라는 서명을 하고는 《샘》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하게 된다.  (이 R. Mutt라는 이름은 도자기로 만든 변기를 제조하는 회사의 이름 Mott Iron Works와도 비슷하지만, 'mutt'라는 단어 자체는 '잡종개'라는 의미도 있고, '바보 멍청이'라는 의미도 있다. 말장난을 즐겨하던 그다운 작명이다.)  이렇게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상품' 그것도 그닥 우아하지 않은 '변기'를 미술전시회에 떡 하니 내려고 하면서, "예술작품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은 작가의 '손'으로 '제작'된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선택' 즉 그의 '아이디어'에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결국 그 문턱 낮은 전시에서조차도 퇴짜를 맞았지만, 그의 그러한 황당무계한 행동과 그 이면의 개념은 이후 미술의 판도를 바꾸게 된다.  포스트모더니즘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는 모더니즘 미술에서 그토록 중시하던 '독창성 (originality)'과 '진품성 (authenticity)'이라는 개념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우리가 <모나리자>를 철통같은 경비하에 유리액자에 넣은 상태로 전시를 해도, 바글바글 모인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도 조금이라도 가까이  한번 보겠다고 애를 쓰는 이유는 그 작품이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일무이'한 걸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에서의 ‘아우라’의 아성이 위협받게 되는 결정적 계기는 사진과 영화 때문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1936년 발터 벤야민의 “기계적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 (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라는 중요한 에세이에서 다뤄진 바 있다.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은 이후 작가들이 창작을 하는 태도에 획기적 변화를 야기했고, 문자그대로 '변기'를 제작하는 작가들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 일례로 이탈리아 작가 모리조 카텔란 (Maurizio Cattelan)이 <아메라카>라는 제목으로 구겐하임 화장실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시한 황금변기가 그 예이다. (관련 포스팅은 여기를 참조!)

 

2016년 뉴욕 구겐하임에 전시되었던 (?) 아니, 구겐하임 미술관의 화장실에 설치되었던 모리조 카텔란 (Maurizio Cattelan)의 <America>. 변기를 <미국>이라 명명해서 논란이 되었고, 이후 영국으로 옮겨서 전시를 하는 와중에 도난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또 한차례 논란이 되었다. 미국의 황금만능주의를 비판하고자 했다는 작가의 말은 실은 진부하기 짝이 없고, 뒤샹의 <샘>이 없었다면 존재했을까 싶고, 뒤샹의 작품에 대한 참조라는 의미라는 쪽이 작가가 밝힌 제작의도보다 훨씬 재미있다.

 

그렇다면 뒤샹은 왜 하고많은 대량생산된 공산품 가운데 남성용 소변기를 택한 것일까? 여기에 대한 연구서가 그 많고 많은 뒤샹에 대한 글들 중 어디엔가는 있을지 모르지만, 난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제목이 '샘 (fountain)'이라는데서 힌트를 얻어 짐작해보곤 했다. 우리나라 개론서에는 주로 '샘'이라고 쓰고 있지만, 원제는 Fountain. 번역한대로 '샘'이라는 뜻도 있고 '분수'라는 뜻도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식음용으로 설치해둔 수도를 지칭하기도 한다. (좀 더 친절하게 Drinking Water Fountain이라고도 한다.) 발 쪽의 페달을 밟거나 측면의 버튼을 누르면 물줄기가 퐁퐁퐁 솟아 올라 거기에 입을 갖다대면 물을 마실수 있는 장치이다. 

우리나라는 공공 시설이나 건물에 가면 큰 정수통이 엎어져 있는 정수기나 정수기 기계가 따로 설치되어 있어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은데, 미국의 경우, 수도랑 직접 연결된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명칭이 '샘 (fountain)'이다.  비교적 최근 건물의 경우,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의 경우 흰색 도자기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 더 많다.  몇 개의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스테인레스 재질로 만들어진 샘

모르긴몰라도, 뒤샹이 뉴욕에서 살았을 당시 스테인레스 재질보다는 흰색 도자기로 만들어진 '샘'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어쩌면 뒤샹이 남성 소변기를 엎어놓은 것은 이 식음용 샘의 형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한다. 파리 다다에 참가했고, 이후 뉴욕으로 건너와서는 뉴욕 다다를 이끈 뒤샹으로서는 놀랍지도 않은 삐딱함이다. 소변기를 가져다가 물마시는 장치와 같은 모양으로 배치하고 제목까지 '샘'이라고 붙인다. 이러한 상식의 전복은 다다의 기본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소변기를 뒤집어 '제시'한 것은 '배설'을 위해 만들어진 장치를 '섭취'를 위한 장치로의 변모를 꾀하는 전복도 함축된 것은 아닌가 하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여기에는 성적인 함축도 있는 것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뒤샹이 성장기에 프로이트 선생이 말씀하시는 '항문기' 시절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이후 미술 분야에서 유독 '변기'를 활용하는 작가가 많은 것은 뒤샹의 유산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클래스 올덴버그의 <부드러운 변기 (Soft Toilet)> (1966) 휘트니 미술관 소장
서도호 작가의 '변기'모양의 설치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10. 8. 00:18 미술 이야기

예술계의 홍길동이라고 할까 쾌걸 조로라고 할까?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Banksy)가 또 사고를 쳤다. (상황은 여기서 확인!)

사건은 10월 5일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유명 작품 '풍선을 든 소녀 (Girl with Balloon)가 1백4만 파운드, 한화로 15억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팔리고 난 직후에 일어났다.  직후에 뱅크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작품이 경매에 나와 팔리게 되면 작동하도록 이 작품에 분쇄기를 장치했음을 밝혔다고 한다.  물론 이는 당시 경매에서 작품이 조각조각 분쇄되는 장면을 보고 진정으로 놀라는 관중들의 모습이 담긴 인스타그램들과 함께 여러 뉴스에 게재되었다. 

물론, 이 상황 자체가 과연 어떻게 가능했는지 여러가지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1. 분쇄기가 액자 속에 장치가 되어 있었다고 하지만, 과연 경매를 준비하는 측에서는 액자에 끼워져 있는 작품을 사전에 살펴보지 않았던 것일까? - 경매 이전 작품의 상태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서 한번쯤은 작품을 액자에서 빼보지는 않았던 것일까? 게다가 작품과 액자 무게 외에 그 정도의 장치가 되어 있었다면 작품은 이상할 정도로 상당한 무게였을텐데 말이다.

2. 그 분쇄기는 왜 작품의 절반 정도밖에 분쇄가 진행되지 않은 것일까?  전부다 분쇄되었다면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되었을텐데, 지금 상태로는 미묘하다.  예상했던 대로, 구매자는 이 상태의 작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작품은 이 상태로 또 거래가 될 것이라 짐작된다. 

3. 그 분쇄기를 장치하고 나서 경매에서 판매될 때까지 수년은 걸렸을텐데, 과연 그 분쇄기는 어떻게 작동했던 것일까?  - 뱅크시의 정보원 (?)이 그 작품의 소재를 계속 추적해오다가 소더비 경매장에 잠입하여 경매가 이뤄지는 순간 원격 조정장치의 스위치를 눌렀던 것일까?   건전지 없이 그런 작동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나? 전기 장치는 잘 모르지만, 여하튼 미스테리다. 

경매 관련자들을 깜쪽같이 속였다 치고, 지치지 않는 건전지 에너자이저를 써서 성공적으로 경매사가 경매봉을 두드리는 순간 분쇄기를 작동시켰다 치자.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든, 이번 사건은 미술사에 또 다른 역사를 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퍼포먼스라고도 볼 수 있는 이번의 사건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터무니 없기까지 한 천문학적인 금액들이 오가는 경매에서의 작품거래에 대한 반항의 메시지를 보내는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그런 식으로 유명세에 따른 작품 가격이 높아지고 하는 미술계의 통례에 반대하기 위해 자신(들)의 얼굴이나 구체적인 이력을 밝히지 않아 왔던 것이다.  

뱅크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다. 애당초에 그 (혹은 복수의 작가군단?)가 익명으로 활동한 것은 그(들)의 작품이 영국 브리스톨 거리에 그리피티를 그리는 것을 시작해서인데, 영국에서 거리에 낙서를 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법적인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도 알려져 있다. 물론 위에 밝힌대로 미술계의 통상적인 관례에 대한 반항이라는 설도 있다.  (일부 웹사이트에서는 그가 1974년 영국 출생이라고 밝힌 곳도 있는데, 대부분의 미술관련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그에 대해서 밝혀진 것이 없다고 씌여있다.) 

후에 그리피티 이외에도 꾸준하게 기발한 활동을 해온 그의 작품은 많은 논란과 함께 경매에서의 작품의 가격은 점점 더 높아져만 갔다.  

(자세한 활동은 그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라.  http://www.banksy.co.uk/out.asp)

다분 정치적이고, 반전주의, 반자본주의적 메시지로 가득한 그의 작품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그의 명성에 편승해 뱅크시를 자처하는 작품도 적지 않고, 그에 대해 '내 작품 아님'을 홈페이지에서도 밝히기도 한다. (한번 더 꼬아서 생각하자면, 이러한 의사표명 또한 그의 자작극이 아닌가 의심하게도 된다. 왜냐하면, 익명으로 작품활동하는 것 자체가 '작품에 따라다니는 작가의 이름'이라는 관례에 대한 반항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애당초 굳이 저렇게 주인 찾아주기 식의 성명서를 낼 필요가 있나 싶기 때문이다.) 

이렇게 온몸으로 반자본주의적이고 반체제적인 작품을 하는 그가 미술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게 된것은 어찌된 영문인걸까? 

일례로 2003년 제작되었던 Bomb Hugger라는 그래피티 작품의 경매 경과를 살펴보자. 




Sotheby's London 

Date:2010-02-11 

Lot Number :284 

Low Estimate :$39,200[+92%]* 

High Estimate :$54,800[+37%]* 

Hammer Price :$75,200 

Sold For :$92,250*



2010년 2월 11일자 경매를 보면 이 작품의 최종 가격은 최저 예상 가격 4만불을 가볍게 넘어 최종가는 9만2천불, 한화로 1억이 넘는 금액에 거래가 되었다.   애당초 미술 작품에 터무니 없는 가격을 매기는 이러한 미술 시장에 대한 비판은 경매서 고가로 팔린 작품을 거리에서는 60불에 파는 행위를 하거나 직접적으로 아래와 같은 작품을 제작하는 등, 여러차례 그의 작품 속에서 언급되었다. 

Banksy – I Can’t Believe You Morons Actually Buy This Shit, 2007  '너희같은 멍청이들이 정말로 이런 쓰레기를 사다니, 나는 당최 믿을 수가 없다.'는 제목으로 경매장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이쯤 되면, 그의 작품 값을 올리는 것은 미술 시장이자 미술계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가깝게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 좀 거슬러 올라가면 마르셀 뒤샹 없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다. 

Banksy, Soup Cans (2006) EHC Fine Art 앤디 워홀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인건가? 현대미술가들은 스프캔이라는 상품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가?

 

미술사 적으로 보면, 이는 마르셀 뒤샹이 1917년 한 전시회에 철물점에서 구입한 남성용 소변기에 R. Mutt라는 서명만 하고, '샘 (The Fountain)'이라는 제목으로 출품을 한 것에 비견될 만한 사건이 되지 않을까?    

애시당초 참가비만 내면 전시를 허용하는 허술한 전시회에 출품했음에도 당시에는 그가 출품한 변기는 출품이 거절 당했다.  이후, 작가는 작품을 '제작'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기만 해도 되는 것이라는 면죄부 (?)를 받게 되는 미술사적인 일대사건으로 기록되게 되는 것이다. 이후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그 면죄부로 얼마나 많은 작품들을 '선택'해왔던가. 

이번 뱅크시의 첩보전을 방불케할 '퍼포먼스'는 미술사적으로 또 다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경매에서 작품의 가격을 매겨 유통하는 과정에 대한 반항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 퍼포먼스 자체는 또 다른 형태의 예술 형태로 자리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절반쯤 분쇄기를 통과한 그 작품은 이번 경매가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지도. 

한편, 뱅크시가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사전에 분쇄기를 설치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해당 경매에서 작품이 순식간에 분쇄되어 액자밑으로 흘러내리는 과정을 촬영한 것을 올리면서 "The urge to destroy is also a creative urge" - Picasso라는 구문을 함께 실었다. 이는 항상 자신의 이전의 작품과는 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창조를 추구했던 피카소가 '창조적인 진공청소기'라 불렸던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천명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미술계의 황금만능주의에 대해서는 비판을 했지만, 그 미술계에서 최고가를 갱신하며 그러한 시스템을 만끽한 피카소에 대해서는 별 저항이 없었나보다.  

https://www.instagram.com/p/BomXijJhArX/?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sheet



posted by 잠자는 집시
2018. 9. 9. 18:25 미술 이야기

친구 필라델피아에 출장을 건데, 거기서 만한 없는지 알려 달라고 하네요.

여러분은 필라델피아~’ 하면 뇌리에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크림치즈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고기를 좋아라 하신다면, 필리 치즈 스테이크를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게 수도 있겠군요.  


교육열 높으신 분이라면, 아이비리그 학교 하나인유펜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있는 곳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구요.  연배가 되시는 분이라면 덴젤 워싱턴과 행크스의 영화 <Philadelphia> 떠오르실지도 모르겠네요. 최근에는 케서방이라고 불리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재미있는 영화 <National Treasure> 배경이었다는 것에 기억이 미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출신이라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출신지에 대한 자부심이 은연 중에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에게게? 싶지만, 역사가 일천한 미국 안에서 필라델피아는 유서 깊은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미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이 많은 곳입니다. 미국 최초의 비즈니스 스쿨인와튼,’ 미국 최초의 병원, 미국 최초의 동물원, 미국 최초의 미술학교 등등….

 

영화 얘기를 다시 돌아가보면, 많은 남자분들에게는 <필라델피아> <내셔널 트레져>보다는 <록키>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속에서 재기를 꿈꾸는 왕년의 챔피언 실베스터 스텔론이빰빠라 빰빠 빰빠~~’ 유명한 OST 울려퍼지는 가운데, 계단을 우다다다 뛰어 올라선, ‘훅훅, 훅훅, 이건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여라며 특훈에 매진하던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특훈의 현장이 바로 필라델피아 미술관 (Philadelphia Museum of Art) 건물 계단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유명세에 힘입어 현재에는 록키의 커다란 동상도 세워져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 동쪽 입구]

 

록키 팬이고 미술에 딱히 관심이 없다시면 바깥 쪽에서 동상 앞에서 날리는 포즈로 사진 하나 멋있게 찍고 돌아서도 상관없겠죠.  


니면, 곳에서 방문 당시 열리는 특별전이나 맘에 드는 작품들을 골라 보셔도 상관은 없어요하지만,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미국 세번째로 미술관이고, 훌륭한 컬렉션으로 유명합니다미술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을 위해서, 혼자서 모르고 보면 휘익~ 지나칠 것만 같은 작품 점을 소개합니다.   


1. Marcel Duchamp, The Bride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Even (The Large Glass) (1915-23), oil, varnish, lead foil, lead wire, dust, two glass panels, 277.5 × 177.8 × 8.6 cm


2. Paul Cézanne (1839-1906), The Large Bathers (1906), oil on canvas ; 210.7 x 251.0 cm,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아, 그전에 잠깐~!

곳에는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 전통을 미국내에서 최초로,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평가받는 토마스 이킨스 (Thomas Eakins: 1844-1916)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요. 미국 최초의 미술학교로 유명한 펜실바니아 미술 아카데미 (Pennsylvania Academy of the Fine Arts)에서 우여곡절은 있었고 당시에는 논란을 야기한 적도 있긴 하지만, 명실공히 미국에서 미술 아카데미에서의 미술교육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미국 미술사에서 사실주의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인물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필라델피아 미술관 안에는 마르셀 뒤샹의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벌거벗겨진 신부, 심지어 (Bride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작품이 있는데요. 작품의 다른 버전이라기보다는 복제품은 3각각 스톡홀름의 현대 미술관 (Moderna Museet),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 일본 동경대 코마바 미술관 소장 있습니다.   


Marcel Duchamp, The Bride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Even (The Large Glass), 1915-23, oil, varnish, lead foil, lead wire, dust, two glass panels, 277.5 × 177.8 × 8.6 cm © Succession Marcel Duchamp (Philadelphia Museum of Art)

 

공사하다 부서진 같은 구조물이기에 주변에 펜스가 없었다면 작품인지도 모르고 지나쳐버리기 십상입니다. 작품의 제목도 길긴 엄청 제목인데, 심지어 말조차 되지 않는사정이 이렇다보니, 글을 쓰거나 토론할 ~ 힘들어서 그냥 < 유리 (the Large Glass)>라고 엄청 짧은 별칭을 자주 씁니다.   


마르셀 뒤샹은 철물점에서 구입한 변기를 R. Mutt라는 서명만 채로 전시회에 출품한 것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후, 미술관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 (?)들이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구요, 고전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요새 미술이란~’이라는 한탄을 하게 만든 인물이기도 하죠.  


거두절미하고 이야기 하자면, 유리의 주제는 남녀간의 사랑은 힘든다정도가 될런지요. 신부의 영역인 위쪽과 남자들의 영역은 아래쪽으로 나눠져 있고, 둘은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보이고 있죠. 근거로는 상단과 하단은 각기 다른 유리로 만들어져 이어져 있고 가운데는 단절이 되어 있습니다. 여자가 하는 말은 남자들이 알아듣기 힘들고, 남자들의 구애는 번번히 운에 따라 성공하기도 하고 좌절되기도 합니다. 20세기 버전의 화성에서 남자, 금성에서 여자입니다.   


제목도 해괴하고 작품도 괴상하지만, 미술사 적으로 유명해서 관련된 서적이나 아티클이 너무 많은 작품입니다. 뒤샹도 그냥 가는대로 만든건 아닌 것이라는 증거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형체들 코코아 그라인더, 세개의 실린더 (독신자들에 해당) – 드로잉이 남아있고, 작품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 노트를 모아서 녹색 상자( 이름하여, ‘Green Box’)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이들은 다시 유명 미술관 소장품들이 되었구요.  


노트들을 보면, 과학에도 관심이 많던 뒤샹은 원래 작품들에 등장하는 기계들이 움직이는 것들로 만들고 싶어했던 같습니다만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유명세가 대단한 작품인 것은 이렇게 보그 표지에 아름다운 모델과 함께 실린 것만 봐도 아시겠죠?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하나의 명물은 세잔의 작품인데요. 후기 인상파의 일원이자, 모더니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세잔의 <목욕하는 여인들> 시리즈 가장 작품 하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같은 주제로 많이 그린데다가 곳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보니 통칭필라델피아 수욕도라고 부릅니다.  


[‘욕녀들이라고도 번역되는 작품은 한정된 주제로 지속적 작품을 그린 것으로 유명한 세잔의 주제들 하나죠.  세잔의 단골 주제로는 목욕하는 여인들,’ ‘상트-빅트와르 ,’ ‘사과들이 있는 정물,’ ‘카드 놀이 하는 사람들 있죠]


[세잔의 대수욕도]ㅡ통칭필라델피아 수욕도

Paul Cézanne (1839-1906), The Large Bathers (1906), oil on canvas ; 210.7 x 251.0 cm,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영화 <아저씨>의 원빈은 놈만 노린다하시지만, 세잔은 주제에 하나 꽂히면 그것만! 그렸습니다. 워낙 많은 수욕도를 그린 탓에 세계 곳곳에 비슷비슷한 수욕도 소장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뉴욕의 MoMA,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같은 필라델피아의 반즈 파운데이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가 있습니다.]    


신화나 역사에서 찾을 있는 특정 에피소드가 없고, 일견 특별할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작품은 삼각형으로 비워진 공간 가운데 멀어지는 이의 뒷모습이 너무 현대적이라, 누드로 묘사되는 여인들은 보통 여신이라는 회화적 언어와 상반됩니다. 도대체 저렇게 19세기 프랑스에 저렇게 많은 수의 여인들이 야외에서 목욕을 있는 공간이 어디 있었겠어요? 누드의 여성이 저렇게 떼로 몰려 있는데, 관능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없는 작품은 세잔의 특징이라고 있는 조형성에 대한 관심이 아주 나타납니다.



최근 들어서는 유명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건물의 레노베이션에 착수했다고 들은 같은데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posted by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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